248화
‘오오, 좀 커지긴 커지는 거 같은데?’
불끈 달아오른 성기를 있는 힘껏 잡아당겨보는 민국이었다. 그러자 길쭉길쭉 고무처럼 조금씩 올라오는 민국의 성기. 하지만 역시 길이의 한계치는 존재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현재 민국의 길이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눈을 휘둥그레 뜰 텐데… 민국은 자꾸만 목욕탕의 흑인이 떠올라서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부들부들….
‘지고 싶지 않아! 져서는 안 된다!’
그건 남자로서 본능적인 마초 본질이었다. 누구나 커다랗고 강하고 싶은 본능이 있다. 민국은 그 중에 성기를 유독 커다랗고 강하게 만들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었다.
“지지 않아아아아아아!”
성기를 마구잡이로 늘어뜨렸다가 본래 상태로 돌아오게 하는 것을 반복하는 민국. 하지만 커지기는커녕 어쩐지 계속 잡아당겨서 땡기듯이 아파오려고 했다.
“으어어억.”
머지않아 그 땡김에 불안함을 느끼고 허리를 숙인다. 어쩐지 지식인에서 언급한 것이라 그런가… 믿기도 조금 거시기했고 문제가 많았다.
‘심지어 이러다가 떨어져버리는 거 아니야?’
그렇게 되면 크기는커녕 큰 욕심이 만들어낸 결과물의 예제가 되어버리고 말 것이었다. 민국은 분질러질 듯한 땡김에 성기 늘이기를 포기하고 다시 인터넷을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흠, 이런 이런 훈련 방법이라….”
성기 크기를 길게 하기 위한 심도 있는 고찰은 민국만이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기에 만족하지 못한 듯 무수한 질문 글을 올리거나 갖갖이 비법을 써둔 게 있었다. 그러나 그 중에 거짓된 비법이 많다는 증거로 일부 사람들이 실험했다가 고추 망가질 뻔했다면서 댓글로 욕을 한사발한 것들이 많았다.
게시글 내용 : 고추 고무줄로 잡아당기면 길어져요. 잡아당긴 상태에서 고정해두고 여덟 시간 취침하고 일어나보세요. 괴물되어 있습니다.
댓글 : 진짜 괴물되네 개새끼야 니 때문에 내 고추 망가져서 수술 받으러 간다 ㅉㅉ댓글2 : 너 고소해버린다 썅노무 새끼야!
댓글3 : 와… 지 고추 작다고 이런 짓을….
게시자 댓글 : 내껀 큰데? ㅉㅉ 꼴 좋다 깔깔깔ㄴ 댓글4: 이분 이전 게시글 뒤져보니 자기꺼 작다고 하소연했던 글 적혀있네요. 불쌍한 분이니 봐주세요.
어찌 됐든 민국은 여러 가지 방법들을 알아보기 위해서 약 한 시간을 검색했다. 엄청난 근성이었다. 이윽고 검색을 완료한 민국이 댓글로도 호응이 좋은 노하우 게시글 한 개를 발견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단단하게 만든 다음에 1kg짜리 아령을 줄로 묶어서 달아놓으라고?”
요컨대 다는 곳은 민국의 그곳이었다. 상상만 해도 어마무지한 짓이었지만, 의외로 이것을 통해 효과를 보았다는 사람들의 댓글을 비롯해서 게시자의 게시글 내용도 꽤나 과학적이고 의학적으로 적혀 있었다.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한 글인 것 같았다.
“문제는 아령이 없단 말이지. 그렇다고 지금 사러 가기에도 좀 그렇고. …아?”
1kg짜리 물건을 찾던 민국은 돌연 은별이를 떠올렸다. 은별이는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여성이었다. 때문에 몸매가 탄탄하고 유연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의 방에 당연지사 운동 기구가 없을 리 없었다. 이전에 1kg부터 2kg까지의 아령이 두루두루 있던 것을 본 기억이 있었다.
‘좋아 좋아.’
민국은 은별이의 방으로 연결된 통로 구멍으로 향했다. 그리고 통로 앞에서 똑똑하고 손등으로 노크를 해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두드려본들 반응은 없었다. 구멍으로 얼굴을 들이민 민국이 중얼거렸다.
‘어디 잠깐 갔나?’
허락 없이 들어가는 건 좀 매너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령만 들고 나올 생각이었으니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테다. 포스트잇으로 아령 좀 빌려 쓰겠다고 적어두면 되겠지.
“으랏차차.”
이윽고 은별이의 방안으로 넘어온 민국이었다. 언제 보아도 깔끔하고 단정된 그녀의 방. 주변을 두루두루 둘러보던 민국은 아령이 없음에 서랍 쪽으로 향했다.
“내가 알기로 속옷을 넣는 서랍과 물건을 넣는 서랍을 따로 구분해두는 거로 아는데.”
어쨌든 어느 서랍에 은별이가 자주 사용하는 아령이 숨어 있을 게 자명했다. 민국은 서랍들을 하나 하나 열어보면서 운동 기구를 찾으려고 했다.
“오오?”
그러다가 은별이의 기가 막힌 속옷들을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는다. 은근슬쩍 속옷을 손에 들어 보인 민국이 그것을 구석구석 둘러보더니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완벽한 빈유야. 하지만 그에 비해 골반은 정말 큰 편이지. 후후, 섹시한 달링답군.”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돌 지경이다. 민국은 또다시 욕정을 하는 자신의 물건을 느꼈다. 왠지 흥분이 되어 오늘 은별이가 오는 즉시 합체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
바지를 뚫고 나오려는 듯 힘차게 불끈 서 있는 자신의 물건을 내려다보는 순간 민국은 침묵했다. 또다시 목욕탕에서의 흑인이 떠오름과 동시에 강렬한 자괴감에 휩싸였다.
“으아아아!”
그 흑인에 비하면 은별이를 아헤가오로 만들 수 없단 자괴감이 들자 민국은 그녀의 속옷을 서랍에 도로 돌려놓았다. 그리고 다시 ‘아령 아령….’거리면서 열심히 서랍 속에 있는 아령 찾기에 몰두한다.
“드디어 찾았다!”
마침내 아령이 있는 서랍을 발견한 민국이었다. 1kg짜리 아령을 들어 보이면서 민국은 마치 전설의 용사가 검을 들듯이 열심히 천장 위로 올렸다. 이윽고 포스트잇에 아령 좀 빌리겠다고 은별이의 책상에 적어둔 뒤, 통로 구멍을 이용해 방안으로 들어온 민국.
“후후후후후.”
이제 드디어 자신의 음란한 계획을 실행할 수 있음에 민국은 조소를 머금었다. 많은 건 바라지 않는다. 여기서 좀만 더 커지면… 그 흑인과 동등해질 수 있다면….
“시작이다!”
민국은 그것만으로도 족했다.
* *
“민국이가 좋아할까…?”
한 편, 자기 성기 늘리기에 목적을 두고 있는 민국에게 이성적 호감을 가진 여인… 한예나는 고민하는 얼굴로 무언가를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은 겨울… 그리고 좀 있으면 찾아오는 크리스마스….
“좋아해줬으면 좋겠는데….”
예나는 자신이 손수 짠 목도리를 품에 안으면서 옹알거렸다. 그녀는 이번 크리스마스를 위해 이 목도리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다. 자신의 정성과 마음이 담긴 선물…. 이걸로 민국이의 관심을 조금 더 자기에게 돌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할 것 같았다.
‘하지만 요즘은 확실히… 민국이가 나에게 관심을 더 주는 것 같아….’
옛날엔 짝사랑이었다면 지금은 아니다. 그렇다고 서로 함께 하는 사랑이라고 하기는 다소 애매했다. 흑화 소주 건은 아직도 잊지 못할 사건으로서 민국의 본래 여자친구인 은별이에게도 큰 상처를 안겨 주었으니까.
‘…….’
그리고 그 일로 말미암아 예나는 은별이를 질투하면서도 한 편으론 마음 속 깊이 미안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예전처럼 은별이와 맞부딪히면 말싸움을 한다기 보다는… 져주거나 물러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도 이 정도는… 꼭 해주고 싶어.’
자기 바람도 있었고, 민국이에게 더 많은 걸 해주고 싶다는 욕심 때문도 있었다.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자니 돌연 민국이가 뭐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연락해볼까…?’
휴대폰을 들던 예나였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니 이젠 그럴 필요도 없지 않은가? 아직 믿기 어렵지만 이 세상에 마법은 존재했고, 새로 등장한 마법사 흑설 공주가 만들어준 편리한 통로가 예나의 방에 있었다. 예나는 고개를 돌려 민국의 방으로 연결된 그 구멍을 보았다.
“…….”
의자에서 드르륵 일어난 예나가 천천히 그 통로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구멍 속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손등을 들어서 벽에 노크했다. 똑똑.
“민국…아?”
하지만 민국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혹시 방송이라도 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방송을 한다면 아주 미세하게라도 방송하는 목소리가 들려올 텐데 그러지도 않았다. 예나는 혹시 자는 것일까 싶어서 휴대폰으로 함부로 연락하기도 어려웠다.
‘…….’
어떡할 지 망설이길 10분. 평소 때라면 민국이 반응할 때까지 구멍 앞에서 가만히 노크만 하면서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그런데 오늘따라 무진장 민국의 얼굴이 보고 싶은 예나였다. 그리고 그 심정을 차마 절제하기가 어려웠는지 예나는 노크를 몇 번하고 또 10분이 지나고 나서야 천천히 구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민국아… 나 잠깐 그리로 갈게….”
손수 짠 목도리는 아직 선물하기 이렀다. 크리스마스에 약속을 잡아서 만나 줄 예정이었으니까 말이다. 이윽고 구멍을 힘겹게 엎드려서 들어온 예나. 민국의 집 현관문과 거실이 보인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예나였다.
“…….”
화장실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로 보아 화장실에는 없었고, 창고도 특별히 사용하지 않는 이상 있을 가능성은 적었다. 결과적으로 저기 닫혀 있는 방문 너머로 민국이 있는 게 자명했다.
“민국…아? 있어…?”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면서 예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하여 얼마지 않아 민국의 굳게 닫혀 있는 방문 앞에 도착한 예나. 그러자 ‘이렇게 하는 건가? 으음… 어쩐지 내려놓으면 장난 아닐 것 같군.’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민국아…?”
목소리로 보아 민국은 자명했다. 하지만 무슨 연유에선지 혼잣말을 궁시렁궁시렁거린다. 대화 나누는 상대도 없는데 무슨 행동을 하는 것일까? 그런데 그때였다.
“엇! 으아악!”
“……!”
들려오는 비명 소리에 예나가 질겁하면서 눈을 크게 떴다.
“으악! 쓔밤! 으아악! 미친! 풀어야… 으아악!”
“미, 민국아아!”
가슴이 쿵쾅쿵쾅거렸는지 예나가 식겁하면서 문을 열어젖혔다. 그리고 민국이 있는 방문을 바라본다. 그러자….
“엇? 예, 예나야?”
“…….”
“…으아아아아악!”
실로 아스트랄한 광경이 눈앞에서 목도되었다. 예나는 이 순간 어떤 행동을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벌거벗고 있는 건 둘째치고… 어째서 중요한 부위에 고무줄로 매듭지어 아령을 달아놓았단 말인가? 심지어 민국은 너무 고무줄을 강하게 조였는지… 격심하게 괴로워하는 모습이었다.
“으아아아악!”
“미, 민국… 꺄아아악!”
괴로워하는 민국의 모습에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다가가던 예나였다. 그만 덜렁거리는 그의 두꺼운 물건에 예나가 얼굴을 홍당무처럼 붉히면서 눈가를 두 손으로 가렸다. 민국의 그곳은 이미 고무줄로 피가 통하지 못하다 못해 뜯어질 지경에….
“으아아아아! 사람 살려어!”
“미, 민국아… 빠, 빨리….”
극도로 괴로운 모양인지 졸지에 거품까지 무는 민국. 예나는 일단 사람부터 살리는 게 우선이라 생각하고는 얼굴을 붉힌 채로 허겁지겁 좌우를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얼마지 않아 테이블의 가위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들어….
“조금만… 조금만 참아줘 민국아…!”
“으아악! 예나야아아아!”
절규하는 민국에게 뛰어가는 예나였다. 그리고 한 손으로 눈가를 가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가위를 든 채 민국의 그곳에 묶여 있는 고무줄에 빠르게 가위를 가져갔다. 잠시 후, 힘을 줘서 가위로 무언가를 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싹둑!
* *
“…바보 아니야? 어떻게 그런 멍청한 짓을 해?”
잠시 후 볼 일을 마치고 책상 위의 포스트잇을 확인한 은별은 궁시렁거리며 구멍으로 기어 들어왔다. 그리고 처참한 실태를 보이고 있는 민국과, 아까 전의 일이 자꾸 기억 속에 맴도는지 얼굴을 붉히고 있는 예나를 보게 되었다. 민국에게 대충 전후사정을 들은 은별은 팔짱을 끼며 실로 어이없어했다.
“흑인 따라잡겠다고 그런 짓을 하고. 정말 바보네 바보.”
“크으윽… 하지만 은별아! 내꺼보다 흑인 꺼가 크다는 건 아주 중대한 문제야! 하렘을 세운들 모든 여자들을 만족할 수 없을 거라고! 그러다가 흑인에게 네토라레를 당하고… 은별이 너는 흑인과 잠자리를 하면서 나에게 휴대폰으로 ‘더 이상 이 사람 물건 없이는 살 수가 없어…!’하는 소리를…!”
“개소리 집어치우셔요! 얼마나 이상한 만화를 많이 봤으면 그런 상상을 해?”
“으어어. 하지만 으어어!”
아직도 흑인에 대한 자괴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모양이었다. 예나는 그저 얼굴을 붉힌 채 흘긋 절규하는 민국을 바라볼 따름이었다. 은별은 그런 민국을 한심하게 쳐다보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고작 그런 거 가지고 헤어질 정도로 난 이상한 여자 아니야. 그리고… 흑인이고 뭐고 네가 그렇게 작은 것도 아니고….”
“…….”
“아! 몰라! 아무튼 그런 쓸데없는 고민하기 전에 네 할 일이나 똑바로 해! 이 바보야!”
괜히 자기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은 게 부끄러운지 가볍게 홍조를 일면서 소리치는 은별이었다. 민국은 그런 은별을 글썽글썽한 눈동자로 쳐다볼 따름이었다. 그때 예나도 ‘맞아 민국아….’하면서 조신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민국의 고개가 예나에게로 돌아갔다. 예나는 어색하게 미소 지으면서 말했다.
“나는… 민국이 너 자체로도 그냥 좋으니까….”
“…….”
“그러니까 그런 건 고민하지 말아줬으면 해….”
용기 내서 말하는 예나였다. 그런 두 사람의 배려에 민국은 잠시 동안 침묵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깨를 바들바들 떨면서 얼굴에 그늘을 드리웠다. 은별은 얘 또 왜 이러나 하는 얼굴로 한심하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때!
“으아아아! 은별아 예나야!”
“꺄악!”
“미, 민국아…?”
눈물을 흘리면서 표복절도의 소리를 내뱉는 민국. 그와 동시에 은별과 예나를 양팔로 껴안는다! 그의 급작스런 행위에 얼굴이 붉어진 두 사람. 은별이 어이없다는 듯 민국을 밀쳐내려고 하면서 소리쳤다.
“뭐하는 거야! 빨리 놔!”
“미, 민국…!”
“으아아! 내가 정말 잘할게! 이 사랑스런 여자들!”
“사랑스런 여자는 얼어 죽을…! 빨리 놔 이 변태야!”
“…….”
그렇게 민국의 크나큰 고민은 한 건 해결되는 듯싶었다. 일편단심으로 자기를 좋아하는 이성이 있다는 건 실로 각별한 행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