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화
<성검의 노래>
“흐으으음.”
건강한 아침, 건강한 몸, 건강한 정신, 겅간한 멘탈. 오늘도 서민국은 호화로운 아침을 맞이하여 전신 거울로 자기 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디 보자.”
이윽고 자라난 턱수염을 스르륵 만져보는 민국이었다. 꽤나 까칠까칠해서 깎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이내 시선을 팬티 차림인 몸으로 옮기더니 손을 아래로 내려보였다. 스르르륵. 입고 있던 빤스를 내려서 자신의 훌륭한 코끼리를 한 번 주시하는 서민국.
“역시 크군.”
팔짱을 끼면서 민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한국 서열 1%에는 들 수 있겠지. 후훗. 나란 녀석. 큰 녀석.”
보는 사람도 없겠다 허리를 왔다갔다 왕복하면서 출렁 춤을 추는 민국이었다. 그러자 민국이 원하는 데로 출렁이면서 흔들리는 그의 성스러운 무기, 창문의 쨍쨍함이 그의 무기를 비추어서 더욱 웅장함을 드러낸다.
“자! 그럼 어디 간만에 목욕탕이나 가볼까!”
빤스를 도로 입고 민국은 그렇게 소리쳤다. 오늘은 간만에 목욕탕에 가는 날! 집에서 샤워를 하는 것 가지고는 몸을 씻는 것에 한계가 있었고, 민국은 때때로 목욕탕에 가서 몸을 뜨끈히 녹이고 오는 게 스트레스에 풀리고 좋다고 느끼는 참이었다.
“후후, 이웃집 아저씨들 내 성스러운 성검을 보고 눈이나 크게 뜨시라우.”
무기에 자신이 있던 민국은 오늘 강철 같은 빤스를 입고 집을 나왔다. 그리고 폼나게 목욕탕으로 입장! 목욕탕에 대범하게 들어오는 청년에 옷을 벗고 있던 아저씨들이 눈을 흘긴다. 민국은 자신 있게 서랍속에 옷을 벗어 집어넣더니 팬티를 벗었다.
“…….”
이윽고 옆칸에서 옷을 벗던 한 아저씨가 서민국의 둥그런 무기를 보더니 눈을 휘둥그레 뜬다. 민국은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다 말고 자신의 아래를 쳐다보는 그의 놀란 모습에 ‘훗….’하고 가볍게 미소 지었다.
‘이게 바로 나의 힘이지.’
남자는 크기다. 수많은 사람들이 굳이 크기는 중요치 않고 테크닉이 우선이라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치고 크기가 큰 사람은 솔직히 없다.
남자는 오로지 크기! 크기가 있으면 테크닉이 가벼워도 깜빡 죽기 마련이다(?). 물론 조루 경향이 약간 있다 보니 흥분하기도 전에 끝나버리는 문제가 있었지만… 민국은 그래도 요즘은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목표는 올해 크리스마스에 은별이를 아헤가오로 만드는 것!’
눈자위를 위로 치켜뜨게 한 다음에 ‘헤~’하고 내민 혀. 그리고 승리의 브이자를 양손에 짓고 양 볼에 갖다 대는 것이다. 민국은 올해 그런 은별의 모습을 기념 사진으로 하나 남겨둘 생각이었다.
‘크기는 이 이상 늘릴 필요도 없을 테니까 테크닉만 죽어라 연습하자.’
그리고 아저씨가 쳐다보든 말든 가볍게 허리 놀림을 해본 민국이었다. 가벼운 헛기침과 함께 목욕탕으로 입장한다.
“후우, 열기가 뜨겁구만.”
목욕탕의 열기는 굉장했다. 오랜만에 오는 만큼 익숙하지가 않아 체온 변화가 심했다. 민국은 벌써부터 땀이 나려는 것 같아 수건을 목에다가 두른 다음에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저기가 좋겠네.”
이윽고 머리를 샴푸로 감으면서 목욕탕 전용 원형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있는 아저씨들을 보았다. 그들이 있는 곳으로 향한 민국은 빈 의자에 앉아서 곧장 가져온 샴푸를 내려놓고 면도기부터 들었다.
물로 잘 닦은 다음에 얼굴에 클렌징을 묻히고 곧장 털을 깎기 시작한다. 여유로운 손놀림으로 금세 털을 깎아낸 민국은 반들반들한 얼굴을 매만져보다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샤워기로 몸도 대충 닦는 민국. 대충 준비는 완료한 상태인지라 민국은 슬슬 욕탕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취했다.
‘온탕이 좋지.’
냉탕은 민국 체질에 안 맞는다. 안 그래도 몸이 평소에 찬 편이기 때문에 뜨거운 걸 좋아했다. 그래서 섹스를 그렇게 좋아하나보다(?). 어찌 됐든 간에… 민국은 온탕으로 들어가자마자 아저씨들처럼 ‘허어~ 좋다~’하면서 눈을 감았다.
서서히 올라오는 뜨거운 열기… 동시에 몸을 달아오르게 하는 따뜻한 물의 온도. 이거야 말로 환상의 조합이 아닐 수 없다. 민국은 피로가 싹 가시는 걸 느끼면서 한동안 그곳에 있길 지속했다.
“후우!”
온탕에서의 시간을 보낸 뒤, 이젠 일어서서 샤워를 하는 곳으로 향하는 민국이었다. 제대로 샴푸를 내서 몸을 닦을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민국은 수많은 아저씨들이 있는 곳 중에서 자리가 비어 있는 곳으로 향했는데, 마침 민국의 옆에 있는 한 남자는 피부가 굉장히 까만색에 근육질의 남자였다.
‘와씨, 몸매 죽이네.’
비율이 좋고 어깨도 넒음직한 민국이 봐도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특히 등에 있는 잔 근육들이… 오우, 감탄사를 절로 내뱉게 만들었다.
‘이참에 나도 헬스나 시작할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요즘 몸 관리에 대한 고민을 부쩍하게 되는 민국.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
막 샤워기를 틀고 옆자리의 근육질 남자에 호기심을 느껴 고개를 돌린 찰나였다. 민국의 시선은 그대로 아래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간 그의 시선은 아주 정확히 어느 커다란 성검을 향해….
‘씨, 씨발!’
민국은 그 남자의 면상과 더불어 거대한 물건을 보는 순간 직감했다. 이건, 동양인에서 나올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설사 동양인이 이런 게 나온다 하더라도 로또보다 더 나오기 어려운 확률이다. 애초에 이 정도 크기는….
‘이 까만 피부… 그리고 노래 잘할 것 같이 생긴 두상… 두꺼운 입술… 커다란 성검….’
흑인! 옆자리에 있는 남자는 참 아이러니하게도 흑인이었던 것이다! 어째서 흑인이 한국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건지는 둘째치고.
‘미, 미친… 저게 뭐야… 나보다 더 크다니.’
민국도 대물이었다. 하지만 흑형 앞에서는 초라한 일반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굵직함과 더불어 길이까지… 모든 면에서 상식을 초월하는 흑인의 모습에 민국은 얼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한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 동양인은! 흑인에게 이런 점에서 뒤떨어진단 말인가! 근육이라던가 그런 건 뒷전이고 아무 상관없다. 허나 그것만은…! 서민국의 그것만은… 흑인을 이겨야만 했었다!
‘이런 강렬한 패배감!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어!’
어릴 때 학교에서 또래 여학생 놀리다가 턱 맞고 기절했던 때도 이런 패배감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여동생이 노크도 안하고 방문을 열어서 자신의 자위 행적을 발각 당했을 때도 이런 충격은 느낀 적이 없었다. 그만큼 서민국이 지금 받은 데미지는 상상을 초월했던 것이다.
‘씨발… 씨바알!’
왠지 지고 싶지 않았다.
‘지지 않아… 마케나이… 지고 싶지 않아!’
“음?”
룰루랄라 흑인답게 가벼운 노랫소리를 내면서 머리를 감던 흑인이었다. 옆자리의 진한 시선을 느꼈는지 그의 고개가 민국에게로 돌아갔다. 이윽고 머리를 감던 흑인이 민국을 바라보다가 말한다.
“요 맨, 왓춰맨.”
“…….”
대충 무슨 일이냐고 묻는 것이었다. 하지만 민국은 그에 대해서 대답은 못하고 우물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토록 강렬한 패배감! 지고 싶지 않아!
“요 맨? 왓춰투맨.”
“니가.”
다짜고짜 ‘니가’라고 말하는 민국이었다. 한국인에게 ‘니가’라는 건 ‘네가’ 즉, 상대방을 가리키는 뜻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 사람, 그것도 흑인에겐 니가라는 게 어찌 보면 욕으로 들릴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흑인을 차별하는 욕이 보통 ‘니거’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보통 흑인들은 한국인의 ‘니가’를 듣는 순간 ‘니거’로 오인하여 자신을 욕하는 줄 알았다.
그 증거로… 흑인은 민국의 ‘니가’라는 말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와 왓? 왓맨?”
“니가 니가 니가 니가 니가 니가.”
생에 처음으로 강렬한 패배감을 느낀 민국이었다. 엄청난 충격 데미지에 민국도 맛이 가서는 무의식적으로 그리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다. …전교 1등을 목표로 하던 때에 다른 이가 전교 1등을 차지해도 이런 패배감은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왓! 왓더퍽맨! 유 퍽맨 투?”
“니가 니가 니가 니가 소리 지르는 니가! 음악에 미치는 니가!”
“유 퍽맨! 퍽맨 투맨 퍽퍽맨! 스타일 김치맨!”
“니가 챔피언! 챔피언 퍽유! 니가 니가 니가 니가 니가 니가 니가 니가! 두유 노 김치? 두유 노 강남스타일?!”
“오우~ 쉣!”
느닷없이 시비를 터는 민국의 모습에 화가 난 흑인이 들고 있던 샴푸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면서 민국에게로 걸어온다. 그러자 시끄러운 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무수한 아저씨들. 민국은 다가오는 흑인을 향해 자신의 비기, 샴푸 뿌리기를 시도했다.
“오우 퍽! 퍽 내 안구맨!”
“퍽유 니가! 챔피언 니가!”
눈에 정통으로 샴푸를 맞은 흑인이 두 눈을 손으로 잡고 괴로워하는 찰나였다. 민국은 후다닥 물건들을 정리해서 목욕탕을 빠져 나왔다. 제대로 씻기는커녕, 졸지에 정신적 치명타를 입고 집으로 돌아온 민국이었다.
“이럴… 수가아!”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민국은 참담한 기분에 빠져서는 그대로 엎드려 버렸다. 땅바닥을 쳐다보면서 민국은 생각했다. 이건, 굴욕이다.
“키배를 해도 화내는 놈이 항상 지는 거고, 옳은 말을 하는 놈에게 성내는 놈이 틀린 법인데, 난 왜 틀린 짓을 했단 말인가?”
애초에 초면인 상대를 향해서 욕질을 한 시점부터 민국은 제3자인 사람들에게 객관적으로 욕지거리를 먹어도 할 말이 없었다. 그 정도 수준의 범죄 행위를 했음에도 민국은 자신이 왜 그런 행위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설마….”
머지않아 민국은 자신의 중요 부위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다.
“내가 내 패배를 인정했단 말인가?”
중요 부위의 길이와 굵기, 모든 면에서 솔직히 패배였다.
“크윽!”
쿵! 민국은 있는 힘껏 주먹으로 바닥을 쳤다. 얼마지 않아 ‘으아아악 존나 아파’하면서 비명을 지르면서 주먹을 부여잡았지만 말이었다.
“끄으으으… 어째서… 어째서….”
민국은 주먹을 부여 잡고 괴로워하면서 절규했다.
“어째서 신은 내게 흑인의 고추를 내리지 않았단 말인가!”
‘으아아아아!’하면서 또다시 절규한다. 억울하다! 원통하다! 근육이 딸렸어도! 노래는 흑인보다 못해도! 그래도 고추 크기에서는 지고 싶지 않았는데! 고추 크기에서만큼은 단연…!!!!
“그래… 녀석보다 길어질 테다. 녀석보다 굵어지겠어!!!”
분노의 눈물을 소매로 훔치면서 민국은 살기 어린 눈빛으로 각오를 다졌다. 자신의 운명에 발악하기 위한, 눈물 겨운 사투를 알리는 신호였다. 절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민국은 고추로 흑인을 이겨보겠단 결심을 하였다. 그리고 그 결심은 민국의 앞으로의 훈련 계획을 설정하게 만들었다.
* *
‘우선 성검의 크기를 늘리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을 텐데.’
인터넷으로 곧장 이것저것을 검색해보는 민국이었다. 검색어는 하나같이 고추 크기 늘리는 법, 성기 크기 늘리는 법, 이외 자x 크기 크게 하는 법 등등이었다. 참으로 노골적인 검색어들이었지만 그렇게 해야만 민국이 원하는 게 나올 것 같았다.
지식IN : 중요 부위가 너무 작아서 그러는데 크게 키우는 법 없을까요?
의사 선생 : 성기 전문 의사입니다. 성기를 크게 키우기 위해서는 수술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수술 방식은 자가진피부터 주사 맞기까지 여러 방식이 있으며 각자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크으… 하지만 이건 고자가 될 수도 있단 소문이 무성하던데.”
아무리 성기를 크게 키우고 싶어도 고자가 되고 싶은 맘은 추호도 없었다. 고로 민국은 새로운 방안을 강구해야만 했다. 어디 보자… 어디 보자… 한참을 뒤적거리던 민국이었다.
“오오!”
괜찮은 방법을 물색해낸 민국이었다.
‘끝부분을 계속 늘어뜨리듯이 잡아당기면 혈관이 길어져서 그런가… 좀 더 커지던데요?’
민국은 곧장 그것대로 실행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