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화
경찰관의 물음이 넌지시 들려오는 소리에 예나는 휴대폰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직도 경찰관은 휴대폰의 통화를 끊지 않고 상대방의 목소리를 기다리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예나는 그에 응답해줄 생각이 없다는 것처럼 휴대폰의 종료 버튼을 꾹 눌렀다.
이윽고 두 다리를 오므리고 가랑이를 감추던 은별이 수치스럽단 눈빛으로 예나를 쳐다보았다. 아직까지는 어떻게 정신을 붙잡고 있는 은별이었다.
“변태 같이… 뭐하는 거야아!”
그런 은별의 발악에 예나가 몸을 숙였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은별의 어깨를 툭 건드려본다. 그러자 은별은 기다렸다는 것처럼 ‘하읏!’하면서 가볍게 신음했다. 예나는 일말의 홍조조차 일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변태는 당신이에요.”
“…….”
“발정난 당신의 모습 때문에 민국이가 좋아하는 걸까요?”
또 한 번 톡하고 은별의 어깨를 건드린다. 은별은 슬슬 취기를 견디기가 힘든지 눈이 몽롱해지고 있었다.
그녀의 신음 소리를 듣기 위해 몇 차례 어깨를 건드리던 예나가 마침내 은별의 어깨를 완전히 밀었다. 철푸덕하고 바닥에 등을 대면서 쓰러지는 은별. ‘으읏….’하고 신음을 내며 마치 강인한 남자의 손길에 꼼짝도 못하는 것처럼 연약한 얼굴을 짓고 있었다.
예나는 그런 은별을 덮치는 자세로 내려다보았다.
“그 얼굴 때문일까요?”
“…….”
“당신의 목. 허리, 가슴, 다리. 전부 다 내꺼로 만들면 민국이도 날 돌아볼까요?”
버텨야 한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해결책을 찾을 거라고 작심하던 은별이었다. 그러나 일반 술과는 위력이 다른 흑화 소주였다. 결국 은별은 어느 순간 방심을 하자 그대로 정신을 놓고 말았다. 곧장 술주정에 들어가 버리는 은별이었다.
“좀 더….”
“…….”
“좀 더 만져줘 아으응….”
자기 몸을 스스로 비비는 은별이었다. 그런 은별의 취한 모습에 예나는 입가에 덩그러니 미소를 지었다.
“변태.”
“아흐으….”
“여긴가요. 여기가 좋은 건가요.”
“거, 거긴… 으으.”
정신줄을 놓아버린 두 사람은 필시 깨어나면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었는지도 망각할 것이었다. 예나는 은별의 와이셔츠 안으로 부드럽게 손을 집어넣었다. 서로 피부가 하얗고 부드러웠기 때문에 감촉은 맨질맨질할 것이었다.
“이 부드러운 피부를 민국이는 만졌겠네요.”
“…아응.”
“그리고 저도 만졌어요.”
활처럼 허리를 세우는 은별이를 예나는 말없이 바라보았다. 작디작은 가슴이었지만 흥분한 상태에서는 봉긋이 솟아올랐다. 예나는 왠지 모르게 그곳에 한 번 얼굴을 묻어보고 싶어졌다. 이윽고 그 생각을 곧장 실행하는 예나였다.
“아, 안 돼으애… 아으으….”
“은별 씨의 땀내가 느껴져요.”
“하으읏….”
“야하군요.”
이젠 아예 작정을 하고 은별의 와이셔츠를 벗기는 예나였다. 긴 청바지 역시 양손으로 있는 힘껏 벗긴다.
술에 취하면 그저 정신을 놓고 감각에만 열중하는 은별이었기에 그런 것에 조금도 대응할 수가 없었다. 이윽고 브레지어와 팬티 속옷만이 남은 그 상태에서 예나는 은별의 배를 혓바닥으로 스윽 핥기 시작했다.
은별은 아찔한 감각에 어깨를 들썩이면서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이 땀도 전부 핥아 버릴 거예요.”
“그…마안….”
“여기도… 이곳도….”
가슴을 비롯해서 목덜미까지, 심지어 겨드랑이까지 예나는 한 곳도 놓치지 않았다. 둘 다 맛이 간 상태에서 이성적인 생각은 할 수가 없었다. 오로지 쾌락과 감정에만 의존할 뿐. 그리고 이내 은별이 살짝 오르가즘을 하듯 가볍게 전신을 떠는 순간이었다.
“하아, 하아.”
“…….”
혀로 전신을 핥던 예나의 허리가 위로 세워졌다. 고개를 돌려 침대에 있는 민국을 본다. 민국은 이번엔 정말로 완전 맛이 가버렸는지 조금도 일어나지 못하는 기세였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어느 한 곳을 집중해서 쳐다보는 예나였다.
“더… 더 하고 싶어어….”
“…….”
쾌락에 몸을 떨던 은별이었다. 한 번 가버린 것으로는 만족 못하겠는지 은별이 엎드린 자세로 바닥을 기어갔다. 그리고 예나에게서 벗어나자마자 침대 쪽으로 서서히 기어올라 민국의 하체가 있는 곳으로 얌전히 향했다.
예나는 이를 가만히 목도하고 있었다. 스으으윽… 이윽고 은별의 손길이 아주 자연스럽게 민국의 바지를 벗기고 있었다.
술에 취했을 때 항상 자신도 벗고 남도 옷을 벗기는 버릇이 있었지만, 민국의 옷은 유난히 익숙하게 벗기는 모습이었다.
“더어….”
“…….”
이윽고 민국의 바지를 완전히 벗겨낸 은별이 팬티 쪽으로 슬그머니 얼굴을 가져갔다. 한 치의 거리낌도 없이 민국의 팬티를 혀로 핥는 은별이었다. 물론 핥을 때마다 팬티 속의 무엇인가가 조금씩 흔들려왔다. 아무리 잠에 들어 있다 해도 남근은 현실의 감각에 쉽게 자극받는 것이었다.
“와아….”
“…….”
연거푸 핥아대자 민국의 남근이 팬티 속을 조금씩 뚫고 나오기 시작했다. 굵직한 귀두가 속옷 속에서 곡선을 그리다가 튀어나오자 예나는 그것에 눈이 갔다. 은별은 이것이 나오길 기다렸다는 듯이 해벌래한 표정으로 가까이 갔다.
“커어….”
팬티를 벗기자 드디어 민국의 남근이 완전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야말로 흉기라는 이름이 어울릴 정도로 굵직하고 커다랬다. 은별의 얼굴이 작긴 작았지만, 그런 그녀의 얼굴보다 좀 더 길 정도면 답이 나온 것이었다.
“…….”
만일 취하지 않은 예나였더라면 민국의 흉물스러운 남근의 발견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얼굴을 붉혔을 것이다. 그러나 취할 대로 취해 피크가 나가버린 예나 역시 민국의 남근에 크게 주저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이윽고 은별이 민국의 커다래진 남근을 손에 쥐고 혀로 할짝이기 시작했다.
찐득거리는 타액을 노골적으로 묻히는 광경이 마치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으어어….”
흑화 소주로 말미암아 여전히 의식을 차리지 못하는 민국이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소중한 부위에 어떤 쾌락의 감정이 통감되기 시작하자 슬슬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은별은 민국의 그런 행동은 신경 쓰지 않는 듯 한참을 핥으며 영역 표시를 하다가 이내 작은 입으로 ‘하음’하고 남근을 한꺼번에 물었다.
“…….”
고통은 없도록 이빨은 세우지 않고 혀를 놀리는 은별은 그야말로 흥분에 젖은 동물과도 같았다. 하지만 사람 역시 본능적으로는 동물이었고, 쾌락을 저주스럽게 여겨도 한 편으론 떨치지 못하는 보물이라 생각하는 존재였다. 이성의 끈을 완연히 놓쳐버린 은별의 입장에서 민국의 남근은 자신의 현존하는 쾌락을 최고치로 올려줄 수 있는 굉장한 물건이었다.
“흐읍. 하음….”
“으어… 으어어….”
위아래로 고개를 움직이면서 남근을 삼킬 때마다 민국은 좀비처럼 소리를 내었다. 비록 신음소리라고 하기에는 끙끙 앓는 소리에 가까웠지만, 그건 흑화 소주의 영향 때문이었을 뿐 실제적으로 민국도 쾌락에 빠져들고 있었다.
“으어어….”
이내 절정에 달하는지 민국의 허벅지에 힘이 빡 들어갔다. 푸슛! 높이 솟아오른 하얀 액체가 은별의 얼굴 위에 달라붙었다.
“냄새애애….”
“…….”
은별은 밤꽃 특유의 냄새가 콧속으로 들어오자 더 몽롱한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풀이 죽어버린 민국의 남근을 재차 일어서게 만들려고 수작을 부리려던 찰나였다.
“그것도.”
드디어 예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꺼예요.”
그녀는 매정한 목소리로 충고했다. 하지만 몸은 이미 비틀비틀… 도무지 가눌 상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조 하나도 없는 얼굴로 은별을 침대에서 밀쳐내는 예나였다.
“아야아.”
콰당하고 바닥에 떨어진 은별이 가볍게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술 때문에 몸을 못 거누겠는지 그대로 누워서 뒤척일 뿐이었다. 이 부분에서 볼 때 예나의 술버릇은 실로 신기한 것이었다.
흑화 소주의 내용물의 3분의 2는 전부 그녀가 비웠다고 자신해도 되었다. 그런데도 취해서 기절한 민국이나 은별과는 달리… 몸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아도 제2의 인격으로 정신을 뚜렷하게 유지하고 있었으니까.
“이것도….”
예나는 민국의 남근에 손을 갖다대보았다. 처음 만져보는 남근에선 아주 뜨거운 느낌이 나고 있었다. 마치 모든 피가 이쪽으로 한 데 모인 것 같았다.
“이 끈적끈적한 것도….”
천장으로 높이 솟아올랐다가 떨어진 하얀 액체가 민국의 남근에 진득히 묻어 있었다. 예나는 그것엔 개의치 않고 남근을 어떻게든 만져보는 모습이었다.
물론 성경험이 일체 없는 그녀 딴에서 민국의 성기를 자유롭게 다룬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녀의 제2인격은 그 어느 누구보다도 민국의 성기를 탐내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그의 유전자를 자기 손에 넣고 싶다는 욕구만은 누구보다도 강인할 것이었다.
“이것도 제… 소유물이에요.”
그리 말하면서 예나는 천천히 바지를 벗었다. 평상시 옷을 항상 겹겹이로 입고 자기 몸을 보이길 두려워하던 그녀였다. 오로지 여자의 몸은 신성한 것으로서 아끼는 것을 중요시하라고 어머니에게 교육을 받았으니까. 하지만 이성을 잃은 현재 예나로서는 그런 교육 따위 이제 바닥에 붙어 있는 껌이랑 비슷했다.
“제꺼…라구요.”
아래 속옷도 벗은 예나는 어찌 보면 섹시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늘 조곤스럽고 부드러운 이미지에서 탈바꿈한 듯한 모습이었다. 상의 와이셔츠는 벗지 않은 상태로 예나는 천천히 민국의 물건과 자신의 구멍이 닿도록 조절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이윽고….
“…….”
푸욱! 그간 막혀만 있던 소중한 처녀막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예나가 가볍게 신음했다.
***
경찰관은 한 연락을 받고는 긴급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평소 학생들의 짓궂은 장난전화들이 많다 보니 예전에는 이런 연락이 와도 대처를 안 했지만, 요즘은 똑바로 대처를 안 해 벌어진 사건들이 무수히 많아 의심이 가면 항시 추적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라.’
이전과는 다르게 범죄로 의심이 가는 전화가 갑작스레 연락이 끊기면 GPS로 추적하는 게 허락됐다. 연락이 왔던 휴대폰의 위치를 추적해보는 경찰관이었다. 이윽고 추적에 성공한 뒤 ---동 근처의 집이라는 것을 발견한 경찰관은 그 근처 경찰서에 제보를 하였다.
“예, 아니 방금 전에 어떤 이상한 전화가 왔는데 도중에 연락이 끊어져서요. 한 번 염려 차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 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GPS로 추적이 된 주소지를 그대로 알려주는 경찰관이었다. 이윽고 추적 주소를 그대로 옮겨 적은 ---동 근처의 경찰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곧바로 방문해보겠습니다. 어이 임순경! 출발 준비해.”
이윽고 경찰관 둘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요즘은 한국이 흉흉한 판국이었기 때문에 테일즈 건은 필수 착용이었다. 이윽고 허리띠에 테일즈 건을 둘러맨 두 사람이 경찰차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운전석에 탑승한 임순경이 조수석의 선배를 보면서 물었다.
“무슨 일일까요?”
“딱 봐도 장난전화거나 술 취한 사람이 그냥 전화한 거 같은데. 뭐 일단 가봐야 알지.”
의자에서 일어나길 싫어했던 조수석의 선배는 밤에 또 이게 웬말이냐는 듯 지긋지긋한 표정으로 벨트를 맸다. 임순경도 그런 선배를 따라 벨트를 착용한 뒤 핸들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우우웅! 액셀을 밟자마자 빠르게 움직이는 경찰차. 그러나 두 사람은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훗날 전설로 남게 될 오늘의 싸움을…. 기네스북에 올라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일 그것을…. 달랑 테일즈건 두 개로 상대하기에는… 그 상대는 너무나도 벅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