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화
만일 은별이 닥쳐 있는 현재의 상황을 스타크래프트 해설진 3인이 설명한다면 이런 이야기가 될 것이다.
"어허! 이거죠! 최대 효율을 뽑기 위한 불가항력이죠! 혼자 뽑는 것보단 둘이 힘을 합치는 게 효율적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거든요!"
"셋, 넷이면 그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요. 민국 선수, 일단 은별 선수 공략을 우선시 하는 건가요?"
"예전에 임요환 선수가 홍진호 선수를 상대로 3연벙이란 전략을 사용한 적이 있거든요! 그때 홍진호 선수는 완전히 너덜너덜해졌던 기억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은별 선수를 그런 식으로 공략하려는 계획인가 봅니다!"
"아~ 정말 무시무시하죠. 주도권을 잡으려고 기회를 노리는 은별 선수. 하지만 이미 페이스는 서민국의 페이스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은별은 부끄러워 죽을 얼굴로 간신히 민국의 사타구니를 보고 있었다. 밤에 보았을 때는 수치를 제대로 알 수 없던 그 우람한 크기가 지금 그녀의 눈앞에 있었다. 입을 벌리는 운동을 연거푸 하던 은별이었다. 팔짱을 낀 민국이 마치 알라신처럼 팔짱을 끼며 말했다.
"여봐라, 거기 아직 안 됐느냐."
"하, 할 거야! 가만히 좀 있으라구!"
결국 재촉에 못 이겨 일을 수행할 때가 되었다. 은별은 천천히 얼굴을 들이밀기 시작했다. 이런 때 누군가가 와서 현관문을 열고 들이닥쳐준다면 정말이지 고마울 터인데! 하지만 아쉽게도 은별의 기도를 들어줄 사람은 어느 누구도 없는 것 같았다.
"…할짝."
은별은 일단 넣으려다가 말고 맛만 보기로 했다. 천천히 사타구니의 끝부분을 혀로 가볍게 핥아보는 은별이었다.
"허억!"
"!"
"더, 더 해줭."
"……."
그리고 민국은 마치 신세계를 맛본 사람처럼 고개를 순간적으로 들었다가 내렸다. 묘한 쾌감에 자기도 모르게 신음한 민국. 은별은 그의 사타구니가 아주 빳빳해져 있는 걸 보고는 꿀꺽 침을 삼켰다. 내부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에 묘한 충동이 이는 것을 느끼는 은별이었다.
'아무 맛이 없네….'
보기에는 약간 거추장스럽고 더러워보일 수 있는 남자의 성기였다. 허나 혀로 약간 맛을 본 결과 은별은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다만 털의 까칠까칠한 부분이 맛을 보는데 조금 거슬렸다는 것? 마치 음식으로 대결하는 만화에서 음식을 먹고 심사하는 심사단처럼 맛을 음미하던 은별은 곧 입을 열었다.
'천천히… 천천히 넣어보자….'
그것은 말을 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민국의 것을 입안에 온전히 담기 위함이었다. 결과적으로 민국이 원하는 것은 그것이었으니까. 부디 턱이 아프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은별은 조금씩 민국의 그것에 입을 갖다댔다.
"아…."
입을 벌림과 더불어 뜨거운 숨결을 내뱉자 바로 앞에 있는 민국의 사타구니가 움찔거렸다. 그 기괴스러운 행위에 은별 역시 놀라며 어깨를 움찔했다. 하지만 여자의 자존심으로 물러나지 않고 기어코 그것을 입안에 담는 은별이었다.
"웁."
"으어어."
민국은 다시 한 번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았다. 그의 다리가 처음으로 느끼는 신선한 쾌락에 오묘히 떨렸다. 은별은 입안에 담은 사타구니를 느끼면서 생각했다.
'이상해… 그리고 쓸데없이 커….'
은별이의 작은 입으로는 확실히 전부 담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았다. 그리고 길이가 길이였던 지라 목구멍 안으로 전부 삼켜내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은별은 일단 그 상태에서 조금만 고개를 아래로 내려 사타구니를 좀 더 삼켜보았다.
그때마다 민국은 쾌락의 증거를 증명하듯 신음을 내뿜었고, 그 신음 소리에 저도 모르게 은별의 눈길이 그를 향했다.
"그거요 낭자. 우어어…."
"……."
민국은 아예 고개를 들고 있었다. 은별은 그런 민국의 모습에 여러모로 맘이 혼란스러웠다.
'서, 설마 내가 이런 걸 해준다고 느끼는 거야? 이 변태 같으니라고….'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속으로 내심 뿌듯한 느낌이 드는 건 별 수 없다. 애초에 애인 사이라면 당연히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게 스스로에게도 행복한 일이었다. 민국의 꿈틀거리는 생소한 언동을 보자하니 은별이도 조금씩은 즐거워지는 자신을 느꼈다.
'다음엔 이렇게 해볼까…?'
이번엔 입속에 있던 혀로 귀두 쪽을 옮아매보는 은별이었다. 그러자 민국은 아주 좋아 죽겠다는 듯 거친 숨결을 내뱉었다. 은별은 마치 임무 퀘스트에서 성과를 이룬 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좋아 다음엔 이렇게…!'
"억, 이빨 세우지마."
"……."
무의식적으로 자신감이 생겨 자기도 모르게 이빨을 세우던 은별이었다. 그것에 조금 통증을 느꼈는지 민국이 다른 의미로 신음하며 말했다. 은별이 사타구니를 담은 입속을 잠시 우물거리다가 이빨을 닿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뭐가 이렇게 어려워! 진짜 하기 싫어!'
크기도 큰 마당에 길이까지 길쭉하니 이거 쉬운 거 같아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하지만 은별은 마음 한 편으로는 자꾸만 꿀꺽꿀꺽 솟구치는 감정을 억제하는데 노력했다.
'수치스러워….'
기분 좋다가 말다가, 수치스럽다가 흥분되다가, 일시적으로 수많은 감정들을 느끼면서 고개를 천천히 아래로 내리고 올리고를 반복하던 은별이었다. 그런 그녀의 소소한 반복 운동에 막 아다를 깬 지 얼마 되지 않던 민국은 미칠 모양이었다.
'크윽! 한 평생에 있을까 말까한 기회인데 이런 식으로 낭비해야 하는 건가!'
민국은 진심으로 그리 생각했다. 어차피 서로 관계를 한 번쯤은 맺은 이상 앞으로도 쭈욱 맺을 가능성이 농후한데, 민국은 은별이에게 대접받고 있는 이 순간을 결코 쉽사리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저번에 보여주었던 그 허무한 토끼로 인해 은별이에게 얼마나 많은 동정과 위로를 받았던가! 민국은 남자의 위력이란 게 무엇인지 은별이에게 한 번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그런 애니가 있었는데!'
민국은 예전에 보았던 애니메이션 하나를 떠올렸다. 물론 그것은 일반 애니메이션이 아닌 성인용 애니메이션이었다. 야한 성관계 씬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는 거의 제외에 가까운 애니메이션. '귀작'이라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여자는 표현은 안해도 거친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싶다고 들은 적이 있었어! 오히려 그런 식으로 관계를 맺으면 다른 남자와는 자고 싶어도 못 자게 된다고!'
네토라레를 막음과 더불어 오로지 자신만의 여자로 만들 수 있는 비법! 애니메이션으로 성관계를 배운 서민국이었다.
'좋다! 강은별! 이게 나의 필살기다!'
뜨겁다 못해 터질 것만 같은 민국의 페니스였다. 이제는 슬슬 마무리를 할 때였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고로 민국은 어느 애니메이션에서 보았던 한 장면을 고스란히 따라해보기로 했다.
'기분이 이상해…. 그리고 턱 아파.'
여전히 느릿느릿하게 민국의 그것을 입안과 혀로 애무하던 은별이었다. 돌연 자신의 뒷머리를 붙잡는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 손아귀에 상당한 힘이 느껴지는 것을 감지한 은별이 누구의 손인가 싶어 눈을 올려보았다.
"웁웁?(서민국?)"
"필살!"
민국은 그리 외침과 더불어 은별의 뒤통수를 꽈악 자신의 사타구니 쪽으로 당겼다. 졸지에 민국의 그것을 전부 삼키게 된 은별은 순간적으로 눈을 크게 뜨다가 '우웁!'하면서 괴로운 신음을 내질렀다.
"나의 고추는!"
그리고 그 상태에서 침대에서 일어나 있는 힘껏 허리를 놀리는 민국이었다. 은별은 졸지에 성인용품처럼 취급되듯 거칠게 머리를 왕복하게 되었다. 빠른 속도로 내질러지는 피스톤 같은 느낌 속에서 민국은 소리쳤다.
"우웁! 우웁웁웁!(뭐하는거야…! 그만해…! 괴롭다고!)"
"하늘을 뚫을 고추이다!"
이윽고 강렬한 사정감이 몰아쳤다. 민국은 그 상태 그대로 은별의 입속에 폭풍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은별은 뜨거운 액체들이 입속에 꾸역꾸역 넣어지는 것을 느끼며 또 다른 의미로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이, 이건 설마!'
"흐흐흐, 어떠냐 이 암퇘지야."
"…웁웁!"
"이제 너는 내 육노예다! 나만을 보게 될 것이다 으흐흐!"
"웁웁웁웁!"
하얀 액체들이 입속을 가득 채우다 못해 더 나오려고 하자, 은별은 민국의 허벅지를 두드렸다. 허나 욕망에 미쳐 있는 민국은 그녀의 신호를 뜻대로 들을 수 있을 리 전무했다. 결국 '네가 그렇게 나오겠다 이거지!'하고 생각한 은별도 최후의 비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아득!
"어억!"
"으으으으읍!"
"으, 은별아! 아, 아노돼!"
"읍읍! 으으으읍!"
"내, 내, 성스러운 엑스칼리버가… 으악!"
애니메이션으로 성관계를 배운 자의 최후였다. 정액을 꿀꺽꿀꺽 삼키면서 은별은 입안에 담긴 민국의 사타구니를 꽈악 깨물었다. 진짜 피가 안 통할 정도로 깨물자 오히려 반대로 상황이 역전되었다. 민국이 괴로움에 몸부림치다가 은별이에게 살려달라 소리쳤고, 은별은 그제서야 몸을 물리면서 기침을 토해냈다.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으어어어어어억."
"콜록! …이 변태 같은 샊… 콜록! 여자 입을… 콜록 콜록! 뭐로 생각하는 거야?!"
은별은 입안에 담겨 있는 나머지 정액들을 그대로 뱉어내면서 입가를 소매로 열렬히 닦아댔다. 민국은 이빨 자국이 선명히 나 있는 자신의 사타구니를 내려다보면서 울상을 지었다. 이윽고 민국이 소리쳤다.
"낭자! 이게 뭐 하는 짓이오!"
"너야말로 뭐하는 짓인데? 내가 네 장난감이야?!"
"나는…! 그저 감옥전함이라는 애니메이션이랑 똑같이 따라했을 뿐인데!"
"성관계를 애니로 배우셨어요? 이 오타쿠만도 못한 놈아!"
몇 번 기침을 하며 콜록콜록 내용물을 뱉어내던 은별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둘 다 쾌락(?)과 더불어 등가교환의 조건을 확실히 취득한 것이라 볼 수 있었다.
'등가교환은 개뿔!'
은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 갈래!"
"어, 어딜 가!"
민국이 그런 그녀를 붙잡았다. 은별이 노려보며 소리쳤다.
"여자에게 그런 식으로 대하는 남자는 필요 없거든요? 놔주시죠!"
"한 번만 봐주십시오! 남자라면 누구나 그런 판타지 한 번쯤은 꿈꿔보지 않습니까!"
"내가 남자가 아닌데 어떻게 알아!"
은별은 버럭 민국에게 소리친 뒤 안방을 나가려고 했다. 돌이켜보니 입속에서 뱉어낸 정자들 상당수가 은별의 상의에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은별은 밤꽃 냄새가 가득한 상의에 인상을 찌푸렸다.
"옷 줘."
"옙?"
"옷 줘! 냄새나잖아!"
"아! 네! 드, 드리겠습니다!"
확실히 은별이의 의사도 묻지 않고 거칠게 행동했던 자신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는지 민국은 비굴해졌다. 곧장 자신의 장롱으로 가서 은별이에게 그나마 맞을 듯한 셔츠를 하나 찾아서 가져왔다.
은별은 순순히 자신을 따르는 민국의 모습에 조금은 화가 풀리는 모양이었다. 이윽고 민국이 주는 상의를 가지고 화장실로 향하는 은별이었다.
민국이 또 다른 무언가를 꺼내면서 물었다.
"속옷도 드릴까요?"
"필요 없어!"
쿵! 화장실로 들어가서 옷을 바꿔 입는 은별이었다. 거실에는 밤꽃 냄새가 풀풀 나는 상의가 적나라하게 놓여 있었다. 민국은 순간 팔짱을 끼면서 자신이 보았던 애니메이션 및 동인지들에 대해서 떠올렸다.
'그 녀석들의 잘못된 인식이 창조해낸 작품들이 커플 한 명을 싸우게 만드는구나!'
물론 그 생각은 그냥 하는 것이었고, 실제로는 자신이 조금 거칠었다고 생각하는 민국이었다. 이윽고 은별이 화장실 방문을 열고 나왔다. 민국이 굽신굽신거리면서 그녀에게로 향했다.
"옷은 어찌 잘 맞으십니까 은별 낭자?"
"…조금 크네. 나 이제 간다."
"엇, 왜 벌써 가십니까? 소인의 방에서 좀 더 머물다 가시지 않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