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화
마인크래프트! 사각형의 세계에서 여러 가지 도구나 광물, 동물들을 이용해 살아가는 게임으로서 실제 비제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게임이다. 주로 컨텐츠를 직접 개발해서 방송에 사용하는 작품으로 많은 매니아들을 소유하고 있다.
마인크래프는 두 가지 용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 한 가지가 서바이벌, 두 번째가 크리에이티브다. 서바이벌은 말 그대로 야생을 하는 것이고 크리에이티브는 블록들을 이용해 건축물을 짓거나 여러 가지 도구를 이용해 실험하는 게임! 지금 그런 게임을 현대왕은 가족놀이에 사용하고 싶다고 제안한 것이었다.
“내가 왜 그런 걸 해? 지금 장난해?”
당연지사 남고딩은 반발했다. 느닷없이 단체 합동방송을 진행하는 것도 어이없어 죽겠는데 마인크래프트라니? 심지어 그냥 마인크레프트를 하자는 것도 아니고 가족놀이를 하잔다! 무슨 석유 파는 아랍왕자나 할 법한 하렘왕을 주제로!
‘애초에 여자친구를 두고 할 컨텐츠야 그게?’
남고딩은 진심으로 어이없어했다.
“고딩이여. 내 일생의 소원이 뭔지 아는가.”
“뭔지 알고 싶지도 않거든?”
“그것은 바로 하렘왕이 되는 걸세.”
“어쩌라고. 고자왕이나 되라!”
이윽고 강강도 반발했다.
“저도 역시….”
“아니? 강간님은 왜 그러시는 겁니까? 설마 역할이 맘에 안 드세요? 시할머니나 시할아버지 하고 싶으신 겁니까 설마?”
“그게 아니라 역시 이 컨텐츠는 제 방송에 적합하….”
“아하! 제 아내를 하되 조금 비중이 큰 역할을 하고 싶다는 거군요? 그거 그거 괜찮습니다! 강간님이 원하시는데 들어드려야죠 훗. 나란 남자, 어쩔 수 없는 남자.”
“…….”
부들부들.
“형! 근데 나 마인크래프트 없음!”
“그거 게이버에서 받아.”
“우왕… 지금 나보고 바이러스 및 트로이목마 천국인 게이버 블로그에서 마인크래프틀 다운받으라는 거임? 어찌 그럴 수 있음? 우리 피를 나눈 의남매 아니었음?”
“우리가 피를 나눈 의남매였냐? 내 아를 낳아도.”
“지금 둘이 뭐하는 거야!”
드립을 치는 두 사람의 모습에 남고딩이 벼락처럼 소리쳤다. 순간적으로 귀를 틀어막았던 현대왕이 중얼거렸다.
“낭자. 그대의 질투심은 내 이해하오만 내 청각이 떨어지면 그대의 신음소리를 다시는 듣지 못하게 되오.”
“씩씩.”
남고딩은 씩씩거리면서 스카이 라이프 방에서 나가버렸다. 콩딱지가 이를 보고 소리쳤다.
“어, 나갔다.”
“훗. 튕기긴.”
“형님! 탱탱볼 같은 여인 때문에 정말 고생이 많네여!”
“괜찮다. 동생이여. 난 이래봬도 알라신처럼 관대한 남자는 아니지만 하렘에는 관대한 남자다. 이 정도쯤이야 식은죽 먹기지.”
“? 식은 죽 맛없는데. 그거 먹는 거 어려운데여?”
트집 잡는 콩딱지를 무시하고 현대왕은 다시 남고딩을 전체 방에 초대했다. 남고딩이 들어옴과 동시에 소리쳤다.
“왜!”
“와, 초대하니까 바로 들어오시넹! 탱탱탱탱!”
“훗. 보았느냐 동생아. 이것이 바로 나의 매력이란 것이다. 천하의 츤데레 남고딩조차 내 쪽으로 끌어들이는 블랙홀 같은 마력!”
“와! 하필 블랙홀이라니 들어가다 죽겠네여 형!”
짝짝짝하고 감탄하듯이 박수를 치는 콩딱지와 현대왕의 모습에 씩씩거리던 남고딩이 다시금 방을 나가려고 했다. 이번엔 초대해도 들어오지 않을 생각이었다.
“은별아찌. 진정하고 나랑 다시 게임을 합시다.”
“싫어! 장난해? 여자 셋을 데리고 지금 게임을 하겠다고?”
질투의 화신 강은별! 하지만 그녀는 이성을 잃은 나머지 실수로 ‘여자 셋’이라 언급하고 말았다. 그녀의 대사에 시청자들이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뭐지?]
[여자 셋? 어떻게 여자 셋이야? 여자 둘 아니었나?]
남고딩도 그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조금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허나 이에 콩딱지가 아주 센스 있는 모습으로 유들유들하게 대처했다.
“헉! 내가 여자라니! 으읏… 추, 추고가 사라지기 시작했어!”
추고의 글자를 반대로 말씀하시면 됩니다. 시청자들이 콩딱지의 센스에 웃는 가운데, 현대왕이 남고딩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은별아씨. 왜 그러시는 것이오? 진정으로 내가 다른 여자들과 게임을 하는 게 싫은 것이오?”
“그게 아니라…! 애초에 여친이 있는 상태에서 그런 주제로 마인크래프트를 한다는 게 못된 심보로 보여서 그러는 거야!”
“허허! 질투심 많은 귀여운 양 같으니.”
“…너 앞으로도 칙촉이랑 영원히 함께 하게 될 줄 알아.”
남고딩의 경고에 현대왕은 순간적으로 ‘엇…?’하고 위기를 느꼈다. 그녀의 대사에는 상당히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칙촉… 칙촉이라면 남고딩과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사건…. 그리고 그 사건에서 악마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칙촉을 구매해버렸으며… 그로 말미암아 남고딩과는 관계를 맺지 못한….
“설마 콘셉트와 콘셉트 구멍이 하나가 되는 것처럼 우리도 그리 될 수 있는 걸 앞으로 거부하겠단 뜻이오?”
“…그래! 앞으로 다~! 시는 콘셉트와 콘셉트 구멍이 융합되는 걸 넌 볼 수 없을 거야!”
“허억! …내 비록 현실에서 드래곤볼의 용신에게 빌어도 이루지 못할 거! 여기에서라도 이뤄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너무 질투가 심한 거 아니오 은별 낭자?!”
“싫은 건 싫은 거야! 너 그럼 내가 다른 남자 비제이들이랑 이거와 똑같은 주제로 마인크래프트 하면 참을 수 있어?!”
“당연히 나는 참…!”
“…….”
“참…… 참……! 참… 참치기름 마요네즈! 열려라 참게!”
“…뭐하는 거야 지금!”
“아 왜! 나 하렘왕 되어보고 싶다고! 슈퍼 하렘와아앙!”
현대왕이 아기처럼 때를 쓰기 시작했다. 어지간히 하렘왕이 되어보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런 현대왕의 생소한 모습을 보면서 남고딩은 ‘어머 어머… 뭐 저런 게 다 있어?’하는 말만 중얼거릴 뿐이었다.
그런 두 사람의 사 싸움에 강강은 그저 ‘…….’로 대처했고, 콩딱지는 ‘흐암, 딸쳐야징.’하면서 파일노리에 들어갈 뿐이었다.
“고딩고딩고딩고고도도이도딩딩님! 그럼 이런 건 어떰?”
“…님은 왜 불러요 콩딱지님?”
잠자코 있던 콩딱지가 돌연 나섰다. 현대왕의 때를 상대해주고 있던 남고딩의 신경이 그녀에게로 돌아갔다. 콩딱지가 제안했다.
“하렘왕 컨텐츠가 님 가슴처럼 너무 싫으시면! 1대1 컨텐츠로 진행하는 거임!”
“…빈유도 세기의 보물이거든요? 전 제 가슴 소중히 생각해요! 그리고 1대1 컨텐츠는 또 뭐예요?”
“하렘와아아아아앙!”
“넌 조용히 좀 해…!”
때를 쓰는 현대왕에게 윽박을 지른 남고딩이었다. 콩딱지의 설명이 이어졌다.
“말 그대로임! 대왕이 형을 남편으로 하고 아내는 한 명! 하지만 그 아내를 한 명마다 돌려서 해보는 거임! 마치 실제 결혼 생활하는 것처럼!”
“…….”
“그건 하렘이랑은 좀 다르지 않음? 오히려 실제로 결혼 생활할 때 이 사람이 어떨까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직접 경험해보고 앞으로의 생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음! 나 똑똑하지 않음?”
[오오옷….]
[왠지 이게 더 재밌겠다….]
[난 콩딱지가 아내 잘할 거라고 생각하고 콩딱지에 표!]
[ㄴ미친놈아 콩딱지 남자야]
[ㄴ사랑에 성별이 어디 있는가?]
성별을 주제로 하여 채팅창에서 논란이 가미되고 있는 가운데, 다수의 시청자들이 콩딱지의 제안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남고딩 역시 채팅창 시청자들의 호응을 지켜보다가 자문했다. 콩딱지가 제안한 컨텐츠 정도는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었다.
‘…….’
그리고 이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지자 남고딩은 현대왕에게 집중했다.
“그렇다는데?”
“그것도 나쁘지 않쿤!”
언제 징징대면서 아기처럼 때를 썼냐는 듯 현대왕은 팔짱을 끼며 자신 있게 소리쳤다.
“내 위트 있는 남편의 면모를 펼쳐서 여기 있는 비제이 세 명 모두 ‘어머 현대왕 없으면 못 살아!’하고 만들어주도록 하지.”
“맞고 싶어?”
“앙, 더 때려줘.”
“…….”
이제 진이 빠져버렸는지 남고딩은 상대하기도 귀찮았다. 콩딱지가 고개를 끄덕인 뒤 강강에게 물었다.
“윤간님은 어떠세요?”
“윤….”
“오브콜스! 좋다구여? 헤헤 굳이 영어 쓰지 않으셔도 되어!”
“…….”
파르르르….
“자, 그럼 다들 접속합시다.”
아기의 모습을 버리고 현대왕은 다시 신중해진 이전의 모습으로 진행을 시작했다. 남고딩은 ‘어쩌다 내 팔자가 이렇게 된 건지….’하면서 사주팔자를 한 번 보던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콩딱지는 재미있는 컨텐츠가 되겠다면서 즐거움을 꽃피웠고 강강은 의견 하나 못 피력했음에 파르르르….
“마인크레프트 접속!”
마인크레프트는 비제이들이라면 다들 한 번씩 접해볼 게임이었기 때문에, 굳이 다운로드를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콩딱지 제외)
“좀만 기다리셈! 찾아보겠음!”
“아 그냥 내 파일로리 써라.”
“허얼! 파일로리라닝! 정말 아청아청하네영!”
‘아청’이란 단어에 남고딩은 현대왕의 컴퓨터에 있는 아청법 위반 동영상이 슬쩍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혹시….’하면서 또 다른 위험 영상들이 그의 컴퓨터 속에 숨겨져 있지 않을까 의문을 가졌다. 현대왕이 그런 남고딩의 염려를 눈치챘는지 그녀를 향해 말을 이었다.
“앞으로 내 컴퓨터에는 아청이 아닌 그대의 영상이 담길 것이니 염려마시오 낭자.”
“미치셨네요. 변태 왕자님.”
현대왕이 콩딱지에게 파일로리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뒤, 현대왕의 아이디로 파일로리에 로그인한 콩딱지는 그가 다운로드 받은 무수한 파일들을 보면서 감탄했다.
“우와… 형….”
“훗, 감탄했냐 동생아.”
“형… 진짜 대박….”
“…….”
“……?”
강강은 입을 다물었고, 남고딩은 대체 그의 아이디에 어떤 파일들이 다운로드 받아 있는지 궁금해하는 표정이었다. 이윽고 남고딩이 콩딱지에게 말했다.
“잠깐, 그 아이디 나도 좀 줘봐.”
“엇흠엇흠! 고딩이여! 아무리 여친이라 한들 개개인에겐 프라이버시라는 게 있소! 내게 파일로리란 엄마 아빠 동생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숨겨진 보물 원피스가 있는 곳이오!”
“맞음! 어째서 원피스를 훔쳐보려는 거임? 그렇게 원피스 속이 궁금함? 안에는 팬티밖에 없음! 그리고 사내들의 비밀을 여자들이 알려고 하는 건 아청법 이상의 범죄임!”
남고딩은 그 말에 ‘너도 실은 여자잖아.’라고 대응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뭐, 어찌 됐든… 현대왕이 숨기고 있는 파일로리의 다운로드 파일에 대해선 나중에 추궁해서 알아내면 될 것이었다. 남고딩은 스스로에게 여유를 가지자고 생각했다. 너무 여유가 없어도 바보처럼 보일 테니까.
“우와, 근데 형 이 아이디에 캐쉬질을 얼마나 한 거임? 막 게임에 현질한 수준일세.”
“후후, 놀랐느냐? 이래봬도 이 행님이 스폰을 통해 번 비용의 절반이 그곳에 들어가 있단다.”
“헐! 대애박! 그럼 이건 형이 그동안 번 돈의 돈 창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네영?”
“고럼 고럼!”
현대왕은 뿌듯해하면서 자랑을 했으나, 그것은 굳이 자랑하며 생색을 내기에는 묘한 병맛스러움이었다.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남고딩. 이윽고 콩딱지가 소리쳤다.
“그럼 이거 비밀번호 바꾸면 형 알아낼 방법 없는 거임? 파일로리는 휴대폰 인증이나 아이핀 인증 없이 아이디 만들 수 있잖음.”
“고럼 고럼 그렇지! 파일로리는 아이핀이나 휴대폰 인증 없이도 아이디 만들 수 있….”
현대왕은 순간 경직했다. 그제야 자신이 어떤 실수를 범했는지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야! 콩딱지! 너 설마!”
“ㅋ.”
가볍게 비웃음을 그린 콩딱지가 소리쳤다.
“나는 괴도소녀 잔느! 당신의 마음에 하트를 뿅뿅! 물건을 훔쳐가겠당!~!”
그러고는 스카이 라이프 방에서 나가다 못해 아예 방송까지 종료해버리는 콩딱지였다. 부르고 싶어도 닿지 않는 그녀….
“억!”
현대왕이 뒤늦게 위기를 절감하고 휴대전화를 들어 그녀에게 연락했으나, ‘휴대폰이 꺼져있음으로….’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파일로리에 접속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로그인을 시도해보았으나! 비밀번호가 바뀌었다는 소리만 들려올 뿐!
“어억! 어어어억! 어어어어어억!”
당했다! 콩딱지가 어떤 아이인지 한 순간 망각해버리고 방심한 것이었다. 그리고 방심한 최후는 이런 결과를 남긴 것이다.
“…뭐야, 그럼 지금 콩딱지한테 아이디 빼앗긴 거야?”
현대왕이 절규하는 가운데 이를 지켜보던 남고딩은 꼴 좋다는 듯 ‘ㅋ.’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 후, 남고딩이 스카이 라이프 방에서 나갔고, 강강은 한참동안 현대왕의 절규 소리를 듣다가 ‘…….’하고 방을 나가는 모습이었다.
이로써 혼자 남게 된 현대왕. 시청자들의 [ㅋㅋㅋㅋㅋㅋㅋㅋ]거리는 비웃음 속에서 현대왕은 복수의 목소리로 소리쳤다. 지금 이 순간, 마인크레프트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으어어 콩딱지 이 자식!”
야동의 바다를 빼앗아버린 콩딱지에게 복수의 마음을 품는 현대왕이었다. 합동방송 끝.
…마인크래프트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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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요한 에피소드가 진행됩니다.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다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예상도 못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