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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표본-49화 (49/369)

49화

“자, 그럼 이젠 뭐할까.”

‘음.’하면서 팔짱을 끼고 심도 있게 고심하는 현대왕이었다. 그런 현대왕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하나같이 여러 게임을 언급하기 시작했는데, 사이퍼즈를 비롯해서 건즈온라인, 혹은 메탈슬러그 같은 것을 요청하고 있었다.

[아니면 아이워너비더보시!]

[모두의 마블하세요 모두의 마블!]

[토크온이 더 재밌는데…. 전 현대왕님 토크온 할 때가 제일 재밌더라고요.]

[현대왕 님, 신음 소리 내주시면 안돼요?]

마지막 것은 제외하기로 하고… 하여튼 여러모로 고민에 휩싸여 있던 현대왕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머지않아 좋은 게임 하나가 머릿속에 홱하고 스쳐 지나갔다. 현대왕은 ‘오호.’하고 휘파람 소리를 내면서 팔짱을 풀었다.

“좋은 게임이 떠올랐습니다. 이거야 말로 아주 추억의 게임이지요.”

[?]

[뭔데?]

의문을 갖는 시청자들을 뒤로하고 현대왕은 파일노리에 접속했다. 그리고 로그인을 하였는데, 그러자 19세 이용가만이 볼 수 있는 별의별 자료 제목들이 음란하게 드러났다. 이를 본 시청자들 몇몇은 [어머]를 외치고 있었다.

“어머는 개뿔. 알 거 다 아는 사람들이 왜 그러십니까? 마치 오징어 먹을 때 오징어 생식기보고 ‘어머! 이걸 어떻게 씹어 먹어!’하고 외치는 사람 같이.”

[ㅋㅋㅋ]

일단 19세 게임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19세 미연시도 나름 재미있긴 했지만 그것을 방송하는 것은 워낙 어려웠고 갑작스레 야한 씬이라도 등장했다간 현대왕은 그대로 방송에서 퇴출당할 지도 몰랐다.

“흐음, 좋았어.”

이윽고 게임 파일들을 둘러보던 현대왕이 마침내 원하던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클릭, 그대로 포인트를 이용하여 다운로드를 하였다. 그가 플레이하려는 게임이 무엇인지 발견한 시청자들이 [엇!]하고 하나같이 놀라는 모습이었다.

“제가 오늘 할 게임은 킹오브 파이터즈 98입니다.”

[오오미]

[킹오브라니, 여태까지 킹오브 파이터즈 하는 건 본 적 없는데.]

현대왕은 지금까지 방송을 하면서 단 한 번도 킹오브 파이터즈를 해본 적이 없었다. 요컨대 방송에서 보여준 적이 한 번도 없던 것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현대왕의 킹오브 파이터즈 실력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현대왕이 그런 시청자들을 바라보고는 피식 웃음을 머금으며 중얼거렸다.

“여러분들은 모르시겠지만 제가 한 때 킹오브 파이터즈 개고수였습니다.”

[올 ㅋ]

“제가 한 가지 알려드릴까요? 킹오브 파이터즈에서 이기는 법은 아주 단순합니다. 일단 니카이도 베니마루라고 노란색 대나무 머리 한 놈이 있어요. 그 녀석을 고른 다음에 마구 점프를 하면서 발로 차주고 하단 차기를 해서 넘어뜨리고를 반복하면 됩니다.

그게 고수의 비법이죠. 아셨습니까? 이해 못하신다고요? 후후,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친절히 보여드리도록 하죠.”

[ㅋㅋㅋㅋ]

이윽고 킹오브 파이터즈 98이 다운로드 되고, 현대왕이 그것의 압축을 풀어 받은 다음 컴퓨터 안에 깔아 보였다. 그리고 바로 그것을 클릭하여 킹오브 파이터즈를 실행시켰는데…. 시청자들 대부분 [추억의 게임이다….]라며 옛날의 추억을 회상하고 있었다. 현대왕은 말없이 5번과 1번 버튼을 눌러 코인을 뽑은 다음 캐릭터를 고르는 메인으로 들어갔다.

이오리, 쿄, 아테나 등등 여러 익숙한 캐릭터가 시야에 드리웠다.

“아테나 헠헠.”

한 때 아테나의 광빠돌이였던 현대왕으로선 오랜만의 재회에 깊은 감흥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ㅋㅋㅋ]

“킹오브 파이터즈는 정말이지 명작이 따로 없는 게임이지요. 슈밤, 마이 슴가 보소.”

캐릭터는 고르지 않고 여자 캐릭터들의 모습이나 이리저리 확인하면서 노골적으로 멘트를 날리는 현대왕! 역시 시청자들이 붙여준 ‘변태왕.’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자, 그럼 이제 한 번 골라보겠습니다.”

그리고 캐릭터들을 차례대로 고르는 현대왕이었다. 킹오브 파이터즈 98은 총 세 명의 캐릭터를 골라 사용할 수가 있었다. 적팀과 순서를 정해서 싸우는 대전격투게임이었는데, 한 때 정말이지 킹오브 파이터즈가 한국을 지배했던 시대가 있었다.

[이오리랑 쿄랑 배니마루네 ㅋㅋ]

현대왕이 고른 캐릭터는 딱 그 세 캐릭터였다. 98의 주인공인 이오리와 쿄, 그리고 조연이지만 주연급에 속하는 배니마루였는데, 하나같이 남자 캐릭터만 골랐다는 게 시청자들 딴에선 조금 놀라웠다.

“전 여자 캐릭터를 딸깜, 그 이상으론 취급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위험한 발언일 수도 있건만, 현대왕이라서 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이윽고 현대왕이 첫 게임을 스타트했다. 현대왕과 처음에 붙게 된 팀은 한국팀으로 깁간환과 장거한, 최번개였다.

“으아닛, 처음 상대가 한국팀이라니! 슈발 난 친일파였군….”

일단 현대왕이 조종할 캐릭터 순서는 배니마루, 이오리, 쿄였다. 맞서는 컴퓨터 한국팀의 첫 번째 상대는 장거한이었다.

“덤벼라 뚱뙈지!”

이윽고 덩치가 산처럼 큰 장거한이 등장했고 게임 스타트가 울렸다. 현대왕은 시작하자마자 ‘으랏차차!’하면서 배니마루를 허공으로 도약시켰다. 그리고 앞발을 뻗으면서 이렇게 소리치는 것이었다.

“어퍼컷! 나는 복싱을 발로 배웠다!”

퍽퍽! 신기하게도 그것에 순수하게 맞아주는 장거한. 역시 첫 번째 게임은 많이 약한 편에 속했다. 하지만 때때로 들고 있는 무식한 철퇴를 이용해 휘두르기도 하였는데….

“너의 철퇴는 마치 심형 같군!”

맞을 때마다 그런 개드립을 치면서 싸워나갔다. 이윽고 첫 선수인 장거한을 무사히 쓰러뜨린 현대왕의 베니마루! 베니마루가 승리의 포즈를 취하는 가운데 현대왕이 시청자들을 향해 중얼거렸다.

“보셨습니까? 이게 바로 일반 사람들은 오를 수 없는 경지의 게임입니다. 오로지 고수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이지요.”

[아무나 다 고수되겠다.]

“너 벤.”

물론 진짜로 그렇게 발언한 시청자를 추방시키진 않았다. 이윽고 현대왕이 다음 선수인 최번개를 상대하기 시작했고, 한국팀을 상대로 싸운 것은 불과 5분도 지나지 않았다. 그 안에 첫 번째 승리를 따내고 두 번째 게임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흠흠, 너무 쉬운데?”

두 번째 게임 역시 순조롭게 진행하는 현대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난이도가 이지에 가까웠으니 말이었다. 하지만 현대왕은 한 선수를 이길 때마다 별 것 아니라면서 멋지게 잘난 척을 해보였는데, 시청자들 딴에선 어이없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그렇게 보스 전에 있는 여섯 번째 팀까지 오게 된 현대왕.

“아테나가 있는 팀이군요! 이런! 안타깝지만 별 수 있겠습니까? 아무래도 아테나가 절 너무 사랑한 나머지, 저에게 고백을 했는데도 제가 받아주지 않자 결국엔 죽이려고 얀데레가 된 모양인데, 훗. 그래도 난 받아줄 수 없단다. 넌 가슴이 남고딩만 하잖… 아니, 이건 제가 잘못 발언 하였군요. 남고딩만하다니, 그런 치욕스런 발언을 내 입으로 해버릴 줄이야….”

하여튼 간에 아테나 팀과 붙게 된 현대왕이었다. 이번에도 현대왕은 자신의 최고의 비법인 도약 발차기와 하단 발차기를 사용할 생각이었는데, 여섯 번째 팀은 과연 뜻대로 될까?“덤벼라 이 어리석은 영혼아!”

“싸이크볼!”

퍽! 시작하자마자 아까처럼 도약하여 발차기를 했건만, 아테나가 날린 볼에 맞고 쓰러지는 베니마루였다.

“밀당 좀 할 줄 아는구나! 가까이 가려고 하니까 튕기는 거 보소!”

다시 일어나서 싸우기 시작하는 현대왕의 베니마루였다. 하지만 무슨 연유에선지 아테나는 현대왕의 공격에 일체도 당하지 않았는데, 현대왕이 어디서 공격할지 전부 예측하고 있다는 듯 바로바로 반격하는 모습이었다.

“싸이크볼! 싸이킥 소드!”

“…….”

결국 계속되는 아테나의 공격에 첫 패를 맞이하게 된 현대왕. 참으로 황당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아테나에게 이오리를 비롯해서 쿄, 베니마루까지 전원 패배하다니![아테나 쎄네]

[ㅋㅋㅋㅋㅋ]

과연 어떻게 변명을 할까 기대하는 시청자들이었다. 이윽고 현대왕이 천연덕스러운 목소리로 지껄였다.

“제가 사실 지금까지 모니터를 끄고 하고 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쩌네]

“심지어 다리털로 인터페이스를 조종하고 있었는데 이젠 그러면 안 되겠군요. 특별히 상대가 상대이니 만큼 머리털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테나의 실력을 인정하고 다리털이 아닌 머리털로 승부를 해주겠다고 발언하는 현대왕이었다. 이윽고 현대왕이 1번을 눌러 재도전의 기회를 가졌고, 아까 전에 했던 캐릭터 그대로 게임을 진행했다.

“싸이크볼!”

이번에도 첫 번째 순서는 아테나였다. 재도전할 시 상대팀의 캐릭터 순서는 일관되게 진행되는 것이다. 이윽고 현대왕이 첫 번째 선수로 아까 전처럼 베니마루를 진출시켰고, 다시금 베니마루와 아테나의 격돌이 시작되었다.

“싸이킥 소드!”

“야 이! 치사하게 때린 곳 또 때리냐!”

살짝 빡돌아서 일갈하는 현대왕이었다. 하지만 컴퓨터가 그것을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이번에도 아테나는 베니마루를 비롯해서 나머지 두 캐릭터 모두 패배시켜주었다.

“…….”

[ㅋㅋㅋㅋ이젠 무슨 털로 할까?]

“이젠 곶휴 털로 하겠습니다.”

웃고 있던 시청자들 중 몇몇이 [뭐?],[무슨 털?]하고 물었지만 현대왕은 답하지 않고 다시 재도전의 기회를 가졌다. 그리고 남자답게 똑같은 팀으로 일관하였는데, 글쎄 아테나가 대마초라도 빤 마냥 조금도 봐주는 감이 없었다. 이게 과연 난이도 이지가 맞는가 의심이 가는 현대왕이었다.

“사이코 리플렉터!”

“…하아!”

곶휴털로 해도 패배하는 현대왕이었다. 이외에 여러 털로 다 재도전의 기회를 가졌지만 현대왕은 계속해서 패배했고, 결국엔 최후의 카드를 쓰게 되었다.

“…….”

98의 보스인 루갈을 고르는 현대왕. 시청자들이 [에이 뭐야.]하면서 비웃음을 그렸지만 현대왕은 뻔뻔스럽게 무시할 따름이었다. 이윽고 유유히 침묵 속에서 게임이 시작되었고, 현대왕은 루갈로 바로 도약 발차기를 하면서 전진하기 시작했다.

“싸이킥 소드!”

“…….”

하지만 또 똑같은 식으로 아테나에게 당하기 시작했는데, 시청자들은 답답함에 스킬 좀 쓰라고 발언할 따름이었다. 결국 그런 채팅창을 보다 못한 현대왕이 이렇게 소리치기에 이르렀는데.

“슈발! 나 기술 쓸 줄 모른다고 이 거지들아!”

결국 솔직하게 자신을 인정하는 현대왕이었다.

“사이킥볼!”

“너 그만 지껄여 이 개객갸!”

“사이킥 소드!”

“으아!”

미치고 환장할 현대왕이었다. 결국엔 98인 보스로도 패배하는 현대왕이었다. 나중엔 팀원 전원이 패배하게 되자 현대왕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감정이입을 해버려서 몸을 부들부들 떨게 되었다. 그러다 마지 못해 책상을 쿵 치면서 이렇게 소리치는 것이었다.

“야 너 신상캔다 씨발롬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발! 내가 디시인 사이드에 아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이 소설책에 끼인 이끼 같은 녀석아! 너의 그 앙큼함이 나의 이빨을 시리게 만들어주는구나!”

스스로가 지껄였음에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현대왕이었다. 이윽고 다시금 도전하는 현대왕! 이번에도 역시 루갈을 골라 아테나와 붙게 되었는데.

“사이킥 소드!”

초반부터 들려오는 그 소리에 현대왕은 곧장 킹오브 98을 종료했다.

“재미없네요.”

[ㅋㅋㅋㅋㅋㅋ]

“이런 게임을 만든 회사가 대체 어디입니까? 수준 떨어지게 시리. 이런 거 만들 시간에 차라리 슈퍼마리오 같은 게임 만들어서 하란 말입니다. 진짜 슈퍼마리오가 이것보다 훨씬 더 재밌으면 재밌었지 못하진 않았다!”

멋지게 디스까지 해주는 현대왕! 역시 졸렬함의 극치였다.

“슈밝….”

여전히 패배의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는 것인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이윽고 현대왕이 다른 컨텐츠를 찾기 위해 메인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전에 했던 토크온을 발견하고 그것을 클릭하는 현대왕.

[올 ㅎ 이번엔 토크온인가?]

[또 어떤 막장 짓을 보여주시려구 ㅋㅋㅋ]

시청자들이 한층 기대를 머금는 모습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현대왕은 역시 게임보단 말재주로 방송을 진행하는 타입이었다. 그러다 보니 토크온만 하면 사람들이 웃어재끼는 일이 많았는데, 현대왕은 킹오브 파이터즈의 아테나로 말미암아 생긴 스트레스를 모두 그곳에 풀어버릴 계획이었다.

“…….”

이윽고 아이디를 볼 수 없도록 토크온을 캠에서 가려버린 현대왕. 그리고 수다 채널로 접속해서는, 여러 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후후후, 귀여운 아가들이 가득하군.”

음흉한 웃음소리를 지껄이던 현대왕이 이내 방 하나를 발견하더니 그것을 클릭했다. 총 세 명만 접속할 수 있는 방이었는데, 이미 두 명이 들어가 있어 현대왕만 들어가면 풀방이 되는 실정이었다. 머지않아 그 방에 접속한 현대왕.

“방제가 나 여자임 이군요.”

이윽고 방에 완전히 접속되었고, 또 다른 두 사람의 닉네임이 등장했다. 한 명은 금빛깔이라는 닉네임이었고, 나머지 한 명은 하품이라는 닉네임이었다.

“쟤 누구야?”

이윽고 금빛깔이 질문했다. 척 봐도 여자 목소리였다. 현대왕이 대꾸했다.

“네 남친.”

“응?”

“네 남친이라고 이년아.”

“헐.”

“뭐가 헐이야, 왜? 내 터프한 도발에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기라도 하니?”

“…뭐래?”

“애써 부정하는 거 보소. 너 은근히 쉬운 여자구나?”

슬슬 약을 빨기 시작하는 현대왕이었고, 그의 멘트에 하품이란 닉네임의 상대가 깔깔 웃기 시작했다. 목소리만 들어보아도 남자임을 알 수 있었다. 이윽고 금빛깔이 입을 열었다.

“너 나 누군지 알아?”

“어.”

“뭔데?”

“대마초 브레이커.”

[ㅋㅋㅋㅋㅋ]

“뭔 대마초 브레이커야? 이상한 사람이네.”

“낄낄, 아. 님. 장난이었고요. 님 지금 뭐하세요?”

이번엔 존칭으로 상대하는 현대왕. 반장 역할인 금빛깔이 중얼거렸다.

“네이버에서 기사보고 있었어요.”

“네이버? 님, 제가 거기보다 더 좋은 사이트 알려드릴게요.

“어딘데요?”

“파일노리요.”

“헐.”

“뭔 헐이야, 알 거 다 아는 양반이.”

뜸을 들이다 말하는 금빛깔.

“뭐가요? 저 아무것도 몰라요.”

“정말 몰라? 난 다 아는데?”

“그쪽이 뭘 아는데요.”

“뭘 알겠냐. 바로 네 마음이지.”

“…이 사람 진짜 왜 이래?”

골려먹음을 당하고 있는 방장 입장에선 기분이 상당히 나쁘겠지만, 보고 있는 시청자들 딴에선 상당히 웃길 수밖에 없었다. 이내 금빛깔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님, 제가 누군지 알아요? 저 이래봬도 학교에서 9등신 미녀라고 소문난 여학생이에요.”

[오오 9등신 미녀.]

[쩐다. 키 엄청 큰가 보네.]

금빛깔의 자기소개에 채팅방에 있는 시청자들의 웅성거림이 커졌고 현대왕이 질문했다.

“9등신 미녀?”

“네.”

“네가 9등신이라고?”

“네 그렇다니깐요.”

픽 웃으면서 한 마디 하는 그였다.

“내가 6등신이니 너와 함께 69자세가 가능하겠군!”

[ㅋㅋㅋㅋㅋㅋ] 웃는 시청자들이었고 금빛깔은 상당히 빈정 상했는지 ‘아 진짜!’하고 소리쳤다. 이윽고 현대왕이 추방당할라 서둘러 말했다.

“아 됐고 됐고. 여자는 비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슴가가 중요한 거야. 몇 컵이야?”

“저요? 저 가슴은 작아요.”

“그러니까 몇 컵인데?”

“에이 컵이요.”

“에이 컵?”

“네.”

“에이! 컵에 물이나 따라야겠군!”

[ㅋㅋㅋㅋㅋ]

“에이! 컵이 왜 이렇게 작은 거야?”

“아… 진짜! 님…… 진짜 죽을래요?”

그의 정체가 현대왕임을 모르고 있었기에 금빛깔은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현대왕이 그녀의 질문을 일체 무시하면서 중얼거렸다.

“우리나라는 다른 건 몰라도 슴가 크기는 양성평등인 듯.”

“와나 진짜….”

“근데 앞뒤가 헷갈리니 너랑 앞뒤로 왔다갔다 해봐야겠는걸.”

얼굴을 붉히는 금빛깔이었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그치? 이게 바로 미래의 네 남자 친구야.”

그렇게 통쾌하게 발언하고서 방을 나오는 현대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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