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화
“당신이 한국의 각시탈 입니까?”
초면인 강강을 상대로 내뱉은 첫 마디는 바로 그것이었다. 오죽 황당했으면 초반에 예의 있는 인사가 아닌 그런 도발적인 발언을 했겠는가. 하지만 강강은 내심 민국이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을 이해하는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면이라니! 그것도 윤기가 나는 허연색의 가면. 콧구멍과 분홍색 입술, 짙은 쌍꺼풀의 두 눈동자를 제외하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가면의 모습에 민국은 할 말을 잃었다.
“만나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요….”
“…….”
가면을 벗으라 얘기할 것을 미리 눈치 채고 있었는지 강강이 먼저 그렇게 운을 띄었다. 민국 딴에선 어이가 없어 혀를 내둘렀다.
‘확실히 그 말이 맞긴 하지만.’
실제로 만나자고 제안했던 것이지 맨 얼굴 그대로 만나자고 제안했던 것은 아니었다. 허나 민국은 설마 그녀가 가면을 쓰고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한 것이다. 황당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리라.
‘그건 그렇고 머리는 왜 이렇게 하얘?’
도무지 염색을 한 거라곤 믿을 수 없었다. 혹시 나이를 먹을 대로 먹은 늙은 인물은 아닌 가 추정하게 되었지만, 그것도 아닌 듯싶었다. 머리 색깔은 하염없이 하얗지만 젊은 사람만이 낼 수 있는 특유의 윤기가 자잘하게 흐르고 있던 것이다.
“그래도 초면인데 서로 만나면 실물로 대화를 나눠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괜히 맨 얼굴로 나왔겠습니까?”
손가락을 들어 스스로의 얼굴을 가리키는 민국이었다. 그런 민국을 자연스레 올려다보는 강강. 눈빛에 설마 이런 녀석이 비제이 현대왕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듯 신기함이 담겨 있었다.
“그래도 싫어요….”
“하아….”
민국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이지 골치 아픈 여자다. 남은 맨 얼굴로 나왔는데 혼자서 가면을 쓰고 당도했다니!
‘그럼 내가 그 가면을 벗도록 만들어주지.’
고집 쎈 여인이니 만큼 단순히 힘으로 제압한다고 해서 말을 듣진 않을 것이었다. 애초에 여자를 상대로 육체적인 강인함을 선보이는 것도 원치 않았고 말이다. 민국은 분위기로 말미암아 가면을 벗도록 만들어주겠다고 작심했다.
“좋아요, 좋습니다. 그럼 일단 식사하러 식당이나 갑시다. 배고프시죠?”
“전….”
“아주 아주 배고프다고요? 알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쏠 테니 어디 한 번 가시죠.”
“…….”
강강이 말할 여유는 주지 않은 채 곧장 앞장서서 길을 걷는 민국이었다. 강강은 정말이지 저 작자가 그 막장 비제이 현대왕이 맞나 의구심을 표하는 눈초리로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갔다.
돌이켜보면 민국의 목적은 이미 달성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강강이 울고불고 안타깝다면서 난리치는 일은 없었으나, 실물을 보고 많이 놀란 눈치였으니까.
“…….”
흘긋 흘긋 길을 지나갈 때마다 남녀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민국과 강강을 훑어보았다. 물론 두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엔 각기 다른 의미가 담겨 있었다.
민국에겐 ‘진심으로 저렇게 잘 생긴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는구나.’ 하는 눈빛으로…. 강강에겐 ‘…저 여자 왜 가면을 쓰고 저러고 있어? 머리는 또 왜 저렇게 하얘?’ 하는 눈빛으로 말이다.
‘이런데도 안 벗는단 말이지.’
하지만 고작 주위 사람들의 눈총 가지고는 가면을 벗을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어깨를 움츠리고 두 손을 모은 채 졸졸 따라오는 강강. 이윽고 근처 식당가에 당도한 민국은 친구들의 소문으로 연거푸 들어왔던 맛집으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빈 테이블 있나요?”
“네, 저쪽에 가서 앉으세요.”
식당으로 들어선 민국을 깍듯이 대하는 여자 점원이었다. 단순히 손님으로서 예의를 차리는 모양새도 있었으나, 그 동작 하나하나에는 잘 생긴 민국을 향한 호감도 들어 있었다. 이윽고 여자 점원이 민국을 따라 들어오는 다음 인물에게 똑같이 인사했다. 아니, 인사하려다가 당황했다.
“어서 오….”
“…….”
소심하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강강이 졸레졸레 민국을 따라갔다. 이윽고 비어 있는 테이블에 먼저 착석해 보인 민국이 맞은편에 조심스럽게 앉아 보이는 강강을 흘긋 곁눈질했다.
‘키는 한 158cm로 추정되는 거 같고 머리는 하얗다. 목소리는 방송에서 들었을 때랑 똑같이 고운 편이고. 몸매는….’
자연스레 민국의 시선이 강강의 상복부로 향하게 되었다. 실은 아까 전에도 그녀와 처음으로 뵈었을 때 자연스레 시선이 아래쪽으로 쏠렸던 민국이었다.
‘존나 크다….’
저도 모르게 꿀꺽하고 침을 삼킬 뻔했다. 민국은 고개를 들어 다시금 강강의 가면을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무의식적으로 재차 그녀의 가슴에 시선을 향하게 되었다.
‘진짜 커….’
아무리 봐도 컸다.
‘개 크다….’
도무지 동양 여자에겐 나올 수 없는 가슴이었다.
‘뭐 저렇게 커…?’
사실 아까 길거리에서 그녀를 쳐다보았던 남자들 태반이 단순히 가면을 썼단 이유로 쳐다본 것은 아닐 터였다. 강강. 그녀는 일반 여자들과는 다르게 굉장히 풍만한 살덩어리를 가지고 있었다.
‘오오미….’
결국엔 꿀꺽하고 타액을 삼키는 소리까지 내면서 음흉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강강이 그 시선을 느꼈는지 흠칫하고 놀라는 모양새였다. 민국은 그런 그녀의 눈길을 느끼고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어색하게 헛기침했다.
“흠흠!”
“…….”
입술에 불끈 쥔 주먹을 대고 몇 번 어색하게 기침을 해보이던 민국이 곧 ‘어….’하고 첫인상에 대해 언급했다.
“가슴이 참 크시네요.”
“…….”
돌직구의 왕! 현대왕!
“아 농담입니다, 가 아니라 큰 건 큰 거죠. 전 크길래 잠시 바라봤을 뿐입니다. 그렇게 살덩어리가 묵직한 여성은 처음 보았거든요.”
성희롱 발언이라 고소해도 할 말이 없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민국은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인지 대범하게 어깨를 으쓱이고는 화제를 돌렸다. 강강 역시 원래 현대왕이 이런 성격이었거나 새삼 되짚으면서 응하는 태도였다.
“자, 드실 음식 고르십시오. 제가 쏠 테니.”
“저는 밥은 안 먹어도….”
“쿨럭 쿨럭! 캐핵! 카악! 퉷! 으음, 목소리가 왜 이런담.”
“…….”
“안 시키고 뭐하세요?”티나게 연기하면서 권하는 현대왕이었다. 아니, 강요라는 표현이 어울렸다.
“하아….”
결국 강강이 한숨을 내쉬어 보인 다음 천천히 음식을 고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맛나 보이는 음식을 한 가지 골라 보인 강강이 그것을 손으로 가리켜 보였다. 민국은 그녀가 고른 음식을 숙지해둔 다음 자신이 먹을 것 역시 골라 보았다.
“이게 좋겠네. 여기요.”
아까 전 민국이 식당에 입장했을 때 인사하였던 여자 점원이 나타났다. 여자 점원은 민국이 언급하는 두 가지 음식을 경청하여 숙지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곧 가면을 쓰고 있는 여인에게 자연스레 눈길을 옮기는 모습이었는데, 곧 상복부의 큼지막한 살덩어리를 보고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이윽고 민국이 흐뭇하게 웃어 보이면서 말을 이었다.
“그럼 부탁드릴게요.”
“예, 좀만 기다리세요.”
이내 여자 점원이 주방으로 향했을 찰나였다. 민국이 고개 돌려 강강을 바라보고는 말했다.
“역시 여자는 가슴이 커야하는군요.”
“…….”
“아, 성희롱 발언으로 오해했다면 사과드리죠. 제가 말하는 가슴이란 마음을 칭하는 겁니다 . 마음이 넓어야 가슴도 커지는 법이고 가슴이 커야 마음도 넓어지는 법이죠.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네.”
“헐, 무슨 말인지 아셨습니까? 전 제가 해놓고도 모르겠는데?”
“…….”
그냥 고개만 끄덕이는 강강이었다. 이윽고 민국이 ‘후~.’하고 가볍게 숨을 내쉬는데 그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기… 현대왕 님…?”
“아, 민국이라 부르세요. 현대왕은 방송할 때 사용하시고요. 그러고 보니 강강님 이름은 어떻게 되죠?”
“…유이라고 해요. 그런데 저기… 제가 예전부터 말하고 싶던 건데….”
아무래도 무언가 말을 하고픈 모양이었다. 민국은 굳이 마다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듣기로 했다.
“예, 뭡니까?”
“제가 척 보아도 누나 같은데… 아무래도 좀… 방송에서 그렇달까….”
“방송에서 뭐요?”
“그러니까… 타 비제이들에게 좀 예의 없게 행동한다고 할까… 그런 거요….”
유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약삭빠르게 이해하는 민국이었다. 이윽고 민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 원래 격식을 중요시 하는 남자입니다. 방송에서만 예의 없게 굴 뿐이지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지금 보셔도 딱 답이 나오지 않습니까?”
“…….”
영 답이 나오지 않는 유이였다.
“그래도 아까 전에 제가 음식 고를 때라든지… 그럴 때 그런 건….”
“허허! 그건 다 친해지기 위한 일종의 애정 표현이죠. 뭐야, 혹시 유이 씨는 고작 그런 거 가지고 삐지시는 겁니까? 슴가… 아니, 마음이 커서 그런 부분들은 곧잘 이해하고 넘어갈 줄 알았는데 영 그렇지 못하시군요?”
“…….”
그냥 말을 안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유이였다. 이윽고 여자 점원이 식사를 가지고 대령했다. 두 사람이 시킨 음식은 설렁탕이었다. 한 명은 마늘 설렁탕, 한 명은 그냥 설렁탕. 민국은 마늘 설렁탕을 유이에게 건네주었다.
“자, 받으세요.”
“…….”
이윽고 유이가 감사하다는 듯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한 다음 그것을 받아 보였다. 그리고 천천히 자기 자리에 놓아 보이는데, 이윽고 민국이 자신의 설렁탕을 앞자리에 놓으면서 흘긋 유이를 곁눈질했다.
‘이제 벗을 수밖에 없겠지.’
음식을 먹어야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요컨대 얼굴에 착용하고 있는 가면을 벗어야만 할 때인 것이다. 민국은 대놓고 유이의 가면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유이는 그런 민국의 눈길을 느낀 것인지 잠시 숟가락 들기를 머뭇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늘 설렁탕의 내용물을 숟가락으로 움푹 담아 보이는데… 마침 그녀의 나머지 손은 가면 끝을 잡고 있었다.
“…….”
두 사람 사이에서 풍기는 긴장의 분위기. 민국은 얼른 가면을 벗기만을 바라면서 유이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후루룩.”
“…….”
민국은 순간 눈을 깜빡이면서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분명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움직인 것 같았는데? 이윽고 머릿속을 돌이켜본 민국이 ‘아….’하고 어이없다는 듯 탄성을 지었다.
…믿을 수 없는 굉장한 빠른 속도였다. 요컨대, 유이가 수저를 놀려 내용물을 입에 담는데 1초도 걸리지 않은 것이다. 고작 해봐야 0.3초? 그 사이에 가면을 아래쪽만 벗고 수저를 빨리 놀려 내용물을 담은 다음에 다시 가면을 써 보인 것이다.
입술 전체를 제대로 볼 틈도 없었다.
“…….”
다시금 수저를 내려 설렁탕을 담아 보이는 그녀. 어이없다는 듯 지켜보고 있던 민국이 입을 열어 질문했다.
“계속 그렇게 드실 겁니까?”
“…….”
꾸벅 고개를 끄덕이는 유이였다. …저렇게 식사를 하려면 못해도 한 시간은 걸릴 듯싶었다. 민국 딴에선 정말이지 이해 못할 노릇이었다. 무언가 얼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저렇게까지 얼굴을 보호할 필요는 없지가 않은가? 결국 참다못한 민국이 주도권을 잡고 말을 이었다.
“아니 왜 그렇게 얼굴을 숨기는데요?”
“…….”
“얼굴에 무슨 장애라도 있습니까?”
그 말에 유이가 살짝 고개를 저으면서 ‘아니요….’하고 대꾸했다.
“그럼 혹시 못 생겨서 그래요?”
“…….”
그 말엔 답하지 않는 유이였다. 민국이 한숨을 내쉬면서 종용하기 시작했다.
“제가 무슨 그쪽이랑 연인 사이로 만나는 것도 아니고, 못 생겼다고 해서 사람을 차별하는 놈도 아닙니다 저란 놈은. 그런데 왜 그렇게 숨겨요? 이제 그만 좀 하고 좀 벗읍시다. 답답하게 가리지 말고.”
이번에도 답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결국엔 이마에 실핏줄이 살짝 돋은 민국이 ‘이렇게까지 나오시겠다?’하는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그녀가 고개를 들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저벅저벅 그녀에게로 향했다. 유이가 무언가 안 좋은 예감을 직감하고 슬쩍 물러나는 눈치였다.
“예압!”
이윽고 민국이 매섭게 두 손을 내뻗어 유이의 가면을 잡으려 들었다. 남자든 여자든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일단 벗기면 그만인 것이다! 민국은 유이의 맨 얼굴을 보기 위해서 처절하게 그녀의 가면에 손을 대려 들었다.
신체적인 면에서 남자보다 우월할 수 없었던 유이는 한참동안 발버둥 치면서 그만두라 얘기하고 있었다.
‘내가 기필코 벗기고 만다! 이 가면!’
“그만, 그만해요!”
“온니쨩 스고이 야메떼 라고 해봐! 그럼 그만둘게!”
“…….”
“말 안했으니 안 그만둠!”
그리고 계속해서 가면을 벗기려 드는 민국이었다. 이렇게 당하고만 있다간 결국엔 맨얼굴을 드러낼 것 같음에 유이도 마찬가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찌저찌 무사히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와 일정한 간격을 벌리고 물러나는 모습이었는데, 사람들의 시선은 이미 요란스러운 두 사람에게로 집중돼 있었다. 민국은 좌중의 눈길은 상관도 없다는 듯 두 손을 허공에서 뱅뱅 돌리면서 가면을 잡을 기회를 노렸다.
‘어디 한 번 해보자는 거지.’
이런 때가 올 것을 감안해서 구석진 빈 테이블로 정했던 것이다. 참고로 유이는 현재 벽에 등을 나란히 대고 있는 상태였다.
“흐흐….”
“빨리 그 가면을 벗지 못할까! 이 가슴 큰 여왕아!”
이윽고 한껏 도약하여 그녀를 덮치려 드는 민국이었다. 머뭇거리면서 소심하게 물러나있던 유이는 도약하면서 입에 담은 그의 발언이 몹시 치욕스러웠는지 ‘크윽!’하는 소리를 내보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한 발을 들었다.
‘어?’
도약하여 그녀에게로 다가가던 찰나였다. 민국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뭐지? 마치 무언가 엄청나게 빠른 것이 나의 얼굴로….’
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퍽!
“…….”
아주 삽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눈길을 던지고 있던 좌중의 안색이 하나같이 새파랗게 질려 버렸고, 민국은 도약했던 자리에서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얼굴엔 붉은 신발 자국을 선명하게 남기고 말이다. 그것을 목도한 유이가 이윽고 천천히 들어 보였던 발을 내렸다.
민국은 방금 전 그녀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돌이켜 보았다.
“…….”
발로 찼다. 그것도 엄청 빠르게. 마치 태권도 유단자처럼.
“그러니까… 그만두라고 했잖아요….”
“…….”
조심스럽게 중얼거리는 유이. 사실 그녀는 겉으로 소심해 보여도 내면은 아주 강인한 싸움꾼의 기질을 타고난 인물이었다. 한 때 그녀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질 나쁜 일진들이 그녀를 범하려고 했던 적이 있는데, 그녀가 단 3초 만에 손오공처럼 모두를 전멸시킨 것이다.
‘당신이 한국의 바람의 파이터입니까?’
최배달의 환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싸움 실력이 굉장한 유이였다. 이윽고 민국이 강한 타격으로 말미암아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너무 과하게 발을 놀렸던 탓인지 얼굴에 착용하고 있던 그녀의 가면이 뚝하고 바닥에 떨어져 버렸다.
“아.”
“…….”
황급히 그것을 주워 다시 쓰는 유이였으나, 이미 민국은 그녀의 얼굴을 눈에 들인 상태였다. 그랬기에, 더욱 억울했다.
‘뭐야….’
민국은 기절 직전 소리쳤다.
‘좆나 예쁘잖아!’
그리고 민국은 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