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스카이 라이프에 바로 접속한 현대왕은 콩딱지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뚜루루루…. 몇 번의 신호 끝에 콩딱지가 연락을 받았다.
“아닛? 우리 사 사 사, 는 아니고… 좋아하시는 우리 형님이 왜 내게 연락을 하셨나? 무슨 용건으로 부르부르 부르셨지~?”
“야 딱지야, 이거 받아봐.”
현대왕은 설명할 것도 없이 곧장 스카이 라이프의 채팅창에 파일을 올렸다. 현대왕 미연시였다. 콩딱지가 의아해하다가 물었다.
“저번에 나한테 추천했던 야동임?”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진짜 너 이거 하고 나면 야동 볼 때보다 더 흥분될 거임.”
여러모로 말이다.
“오, 레알?”
“레알 트루! 진짜 이거 보고 나면 뭐랄까, 으음! 입에서 욕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빳빳해진달까?”
“와, 크고 아름다워지는구나!”
“맞아!”
“안 봄.”
콩딱지가 통화를 끊었다.
“…….”
[ㅋㅋㅋㅋㅋㅋㅋ]
가만히 있는데 다시금 연락을 해오는 콩딱지.
“형형형형!”
“어 왜왜왜왜!”
“안 봄.”
그리고 다시 끊어주는 콩딱지였다.
“…….”
현대왕은 침묵했다. 이럴 땐 무슨 방법으로 콩딱지가 파일을 받도록 만들겠는가? 방법은 한 가지가 있었다. 현대왕은 곧장 그림판으로 들어가 문장 하나를 적은 뒤 JPG 파일로 저장시켰다. 그리고 그것을 현재 생방 중인 자신의 방송에 메인으로 올려주었다.
‘1분 뒤에 콩딱지의 비밀을 알려드리겠음.’
시청자를 통해 그 소식을 들었는지 바로 연락을 해오는 콩딱지였다. 현대왕이 곧장 전화를 받아 보였다.
“형형! 잠….”
“푸에취!”
이번엔 반대로 콩딱지의 연락을 끊는 현대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연락을 취하는 콩딱지.
“형형형! 끊지마! 형형형형!”
“어, 딱지야? 네가 뭔 일로 전화를 했니, 내게 무슨 용건이라도 있어?”
현대왕은 언제 메인에 ‘1분 뒤에 콩딱지의 비밀을 알려드리겠음.’이라는 그림을 올렸다는 양 지우고는 시치미를 때기 시작했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띠발….’이라 중얼거린 콩딱지가 질문했다.
“형. 보내주려는 파일이 뭔데? 진짜 야동 파일임?”
“야동 파일은 아니고 실은 이거 너랑 내가 출연한 미연시 게임이야.”
“헐 레알?”
“레알. 나도 해보고 진심으로 놀랐다, 세상에…… 이런 명작이 있었다니!”
[ㅋㅋㅋㅋ]
“흠… 형이 명작이라고 하는 거 보면 보통 게임이 아니라는 건 최진… 아니, 진실 같은데. 그럼 한 번 해봐?”
“해봐, 진짜 재밌을 거라니깐? 나 이거 하면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
정말이지 선택지를 고르고 나서 등장한 끔찍한 장면들 덕분에 시간 가는 줄도 몰랐던 현대왕이었다. 이윽고 진실을 알고 있는 몇몇 시청자들이 [딱지야 ㅠㅠ]하며 애도를 표했다. 딱지는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소리쳤다.
“오케이! 내가 한 번 받아주겠으!”
“오오 딱지야! 역시 넌 뭘 좀 아는 놈이야!”
“형! 내가 알아봤자 얼마나 알겠어? 형보다 더 알겠어? 특히 이 미연시에 대해선 나보다 형이 더 많이 알고 있을 걸?”
‘전혀 좋은 칭찬이 아니란다 시바러마.’
짐짓 현대왕이 미소 짓고 얘기했다.
“그래 그래, 일단 받아봐. 받은 다음 하고 나서 다시 내게 연락해. 알았지 딱지야?”
“알았어 대왕 형. 난 대왕 형을 믿으니까 정말 벼엉쉬인! 같은 게임을 내게 대접해줄 린 없다고 생각해. 난 형을 믿어.”
“흐하하하! 우리 콩딱지, 날 완전히 신뢰하고 있구나? 그래! 얼마든지 날 신뢰하도록 해! 결코 널 통수치는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콩딱지에게 파일을 넘겨주는 현대왕이었다. ‘다 즐기고 나면 소감을 말해줘.’라는 말을 끝으로 현대왕은 스카이 라이프 방에서 나왔다. 잠시 정적. 한숨을 내쉬며 현대왕이 중얼거렸다.
“자, 이제 조금만 기다려 봅시다.”
그리고 현대왕이 플레이했던 시간만큼만 기다렸다. 그러자 바로 콩딱지에게 연락이 왔다.
“어, 딱지야. 다 해보았니?”
“어. 형 쒸발, 다 해봤어 쒸발.”
“용케도 다 해보았구나, 참 대단하다 딱지야.”
“엉. 첫 번째 선택지에서 두 번째를 클릭했지. 그랬더니 예사롭지 않은 결말이 나왔더. 현대왕 쉬발… 아니 아니, 하여튼 형 말대로 정말 개쩔더라. 이건 21세기 시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명작이 분명해 현대왕 멍청… 아니 아니, 하여튼 그랬어.”
“그래? 역시 내가 했던 말이 맞지? 이 시대에 나올 수 없는 명작이라고.”
“맞아 현대왕 병신… 아니 아니, 하여튼 이거 만든 제작자 새끼 누구야? 이런 걸 만들 줄 아는 재주꾼이라면 바비큐 속의 바퀴벌레 마냥 뛰어난 녀석일 게 분명해! 갑자기 면상 좀 보고 싶네? 데헷 데헷!”
“푸하하! 그러게 딱지야, 나도 그 새끼 찾으려고 지금 맘을 먹고 있단다. 우리 나중에 그 녀석 반드시 찾아서 알흠다운 보상을 주자꾸나?”
“알았어 형. 후장을 개통해버려.”
“씨발 그 얘기하지 마.”
“알았어. 음, 형. 그나저나 나 이제 가봐야겠다.”
“그래 잘 가라.”
“응 …에, 에… 게이췻!”
뚝하고 전화를 끊는 콩딱지였다. 이로써 다시 혼자 남게 된 현대왕이 중얼거렸다.
“그랬답니다.”
웅장한 BGM, 공익이 버스를 이십번이나 갈아타네를 다시 한 번 틀어 보이며 현대왕이 소리쳤다.
“현대왕 미연시를 제작한 개썅노무 새끼를 내 앞에 데려와서 무릎을 꿇히는 사람에게 큰 상을 내려주리다! 본방을 뚫을 수 있는 뷕뷰를 서너개나 드리도록 하지! 씨발 그 새끼 청와대 앞으로 데려가서 삼보일배하게 만들어버릴 테다!”
단단히 벼르는 현대왕이었다. 그리고 시청자들이 보는 앞에서 현대왕 미연시를 휴지통 안에 처넣으려는 순간!
“아니 잠깐만.”
갑자기 좋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현대왕이었다.
“이거 한 번 남고딩에게 시켜볼까?”
[오오!]
열광하는 시청자들이었다.
“그럴까요, 여러분? 한 번 그 변태 여편네에게 이 게임 좀 시켜봐요?”
[ㅇㅇ!]
[ㅇㅇ]를 남발하는 시청자들이었다. 그 모습에 현대왕이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저었다.
“쯧쯧… 여자 비제이라면 사족을 못 쓰네. 아니 근데 왜 시청자들 중에 유난히 남고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상한 거 아냐? 난 걔 실제로 봤는데 그렇게 예쁘지도 않던데. 키도 방울토마토만해요.”
[ㅋㅋㅋㅋㅋ]
[예뻐요 안 예뻐요?]
“예쁜 거는… 음, 여러분. 때때로 자신만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여인만큼 좋은 것도 없답니다.”
항상 그렇듯이 남고딩을 디스하는 현대왕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남고딩이 실제로 예쁘지 않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정말 예쁜 여자에 속했었으니까.
“그나저나 이 게임을 어떻게 하도록 만들어야 하나. 일단 내가 통화를 걸면 녀석은 분명히 무시할 거고요. 내가 이런 게임을 제안한다는 것부터 수상하게 여길 거예요. 걔가 그동안 나한테 당한 게 많다 보니 사람을 심하게 못 믿더라고요. …크흑, 불쌍한 녀석.”
말을 잇는 현대왕.
“아! 그럼 이게 좋겠네. 시청자 여러분 중에 현대왕 미연시 파일 가지고 계신 분 여럿 있죠? 그거 가지고 남고딩 방에 들어가세요. 그리고 채팅창에 이것 좀 해보라고 제안을 하는 거예요. 만일 남고딩이 지금 하는 게임이 없으면 그거라도 하려고 하겠지. 제가 출연한 거니까 더 호기심을 많이 느낄 수도 있죠. …원래 어느 여자 비제이들이든 제가 출연한 게임은 사족을 못 쓰더군요. 분명히 그 게임 역시 진행하면서 내가 당하는 모습에 오른쪽 손은 마우스에, 왼쪽 손은 양다리 사이에… 는 개드립입니다. 넘어가십시오. 여기 청소년도 출입하는 방송인데 이런 말 함부로 하다가 저 파뿌리 TV에서 잘려요.”
실제로 야한 개드립을 연속으로 하다가 영구 정지를 먹은 비제이들도 있었다. 현대왕이 손뼉쳤다.
“하여튼 여러분들! 부탁드립니다! 얼른 가서 내 열 네 번째 여편네인 남고딩에게 현대왕 미연시를 추천해주십쇼! 아니, 그런데 이 여편네가 지금 접속해 있나? 아 오케이, 접속해 있군요. …흐흐흐.”
음흉한 변태 소리에 몇몇 시청자가 [변태 같애!]하고 웃어댔다. 그러자 현대왕이 지지 않고 ‘남자는 원래 모두 변태입니다.’하고 맞받아쳤다.
“남고딩, 이 여자 아이 같은 녀석! 넌 네 스스로가 깨끗하고 순결하다 생각하겠지만, 실은 여느 남자애들처럼 프루나에서 야동을 다운받는 영락없는 변태 아이에 불과하지!”
요즘 대세는 파일노리지만 말이다.
“그럼 전 이제 도방을 시작해야 하는데, 인터넷으로 녀석의 방에 접속하면 제가 현재 로그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를 발견하고 수상쩍게 여길 겁니다. 그러니까 저는 3D가 되는 편리한 휴대폰, 스마트폰을 이용해 관람하도록 하죠.”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파뿌리 TV를 관람할 수 있단 사실!
“자 그럼 어디.”
책상 쪽에 있는 휴대폰을 짚어들어 인터넷에 접속하는 현대왕이었다. 검색창에 곧장 파뿌리 TV를 검색! 홈페이지에 들어가 방송 중인 남고딩의 방을 검색해 보았다. 그러자 본방과 더불어 중계방 여러 개가 등장했다.
'본방은 꽉 찼으니까 중계방으로 접속해야겠네.’
로그인을 안 한 채 중계방에 접속한 현대왕. 잠시 후 남고딩의 방송 화면이 훤히 드러났다. 그녀 역시 캠으로 자신의 얼굴을 비추며 방송하는 타입이 아닌 지라, 컴퓨터 화면이 비추고 있었다. 현대왕은 마우스를 딸칵거리며 중얼거리는 남고딩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음… 네. 할 게임이 없어서요. 실은 오늘 시청자분들이랑 약속한 거 때문에 들어온 거예요. 저 잘했죠? 헤헤.”
“스벌, 귀척 쩌시네.”
진심으로 하는 소리였다. 남고딩이 언제 현대왕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던가? 아, 만일 실제로 이렇게 아양을 부린다면 현대왕은 진심으로 ‘뻐큐머겅!’을 날릴 지도 몰랐다. 이윽고 현대왕이 방송 중인 자신의 방에 마이크를 대고 시청자들에게 명령했다.
“자, 시청자 분들. 빨리 가서 남고딩에게 그 게임을 추천해주십쇼. 지금 저 휴대폰으로 관람 중입니다.”
현대왕을 추종하는 시청자들이 곧장 남고딩 방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현대왕의 팬클럽에 가입한 팬들까지 일제히 접속하여 남고딩의 방에서 하나의 게임을 추천하기 시작했는데, 할 게 없어 빈둥거리고 있던 남고딩이 그것을 보고 소리쳤다.
“응? 현대왕 미연시요?”
발랄한 목소리로 아양 부리는 남고딩이었다.
“그런 게임도 나왔어요? …현대왕이 출연하는 거 보니까 별로 재미없어 보이는데…. 재미있다고요? …그런데 왜 갑자기 방에 들어오더니 그런 게임을 추천하세요? 혹시 현대왕이 시킨 거 아냐?”
벌써부터 의심을 시작하는 남고딩이었다. 이윽고 그녀가 파뿌리 TV에 접속하여 현대왕의 방에 들어가 보았다. 현대왕의 채팅창에 그녀가 접속했단 소식이 떴고, 현대왕의 방송에서 채팅을 하던 시청자들이 [ㅎㅇ!]하고 인사했다. 현대왕도 순발력 있게 연기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콩딱지 새끼랑 게임이나 한 판 땡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 열 네 번째 여편네야, 나 보고 싶어서 들어왔냐?”
그러자 채팅창에 ‘지랄….’이라고 써재끼는 남고딩. 이미 현대왕과 팬들은 하나 되어 그녀 속이기에 몰입하고 있었다.
“으음… 아니네?”
스마트폰으로 도방하는 그녀의 방에서 흘러나온 목소리였다. 이윽고 남고딩이 현대왕의 방송에서 나오더니 중얼거렸다.
“…그럼 할 것도 없는데 한 번 해볼까요? 현대왕이 나온 게임이라 정말하기 싫지만 마땅히 할 게 없어서….”
“행! 츤츤대는 거 보소!”
현대왕의 목소리를 차마 듣지 못하고 남고딩이 말을 이었다.
“그럼 한 번 해볼게요?”
그리고 남고딩이 시청자들에게 받은 파일을 받아 다운로드하기 시작했다. 현대왕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과연 남고딩이 후에 어떤 반응을 일으킬까 미소 지었다.
필시 남고딩이라면, 둘 중 하나다. 현대왕과 콩딱지가 알몸으로 하나 된 모습에 할 말을 잃고 얼이 빠져버리던지, 비명을 지르면서 욕을 내뱉던지. 방송을 할 때면 항상 깨끗하고 순결한 포맷을 유지하던 그녀인지라, 예상 못한 19금스런 장면에 얼굴을 붉힐 지도 몰랐다.
“음… 현대왕 미연시.”
이윽고 현대왕 미연시의 메인이 드러났다. 남고딩은 시골 풍경의 메인에 ‘그림 잘 그리시네.’하고 제작자의 그림 실력에 감탄했다. 이윽고 시작하기를 누르는 남고딩. 그러자 현대왕은 이미 한 번 본 적이 있는 그 장면이 떠올랐다.
(.....)
「여긴 어디지?」
“씨발.”
욕이 절로 나왔다.
(현대왕)
「아, 여긴 학교구나. 그런데 난 왜 앉아있지? 아, 자고 있었구나. 왜 자고 있었던 걸까? 아 졸려워서 잔 거구나.」
“진짜 새삼 느끼지만 쟤는 병신이 분명해요.”
자해하는 현대왕이었다.
(현대왕)
「이제 일어나야겠어. 웃차. 끄응, 왜 이렇게 다리가 아프지? 어? 이게 뭐람? 으악! 모기한테 물렸잖아? 500원짜리 모기 존나 아파!」
‘일단 지금까지는 평범한 것 같은데요…?’라고 중얼거리며 남고딩은 아무 생각도 없이 다음 장을 누르고 있었다.
(콩딱지)
「안녕 대왕아!」
“응?”
이윽고 처음으로 남고딩이 반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뜬금없는 콩딱지의 출연이라니. 미소년 같이 생긴 현대왕과 콩딱지의 모습에 남고딩이 한참을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왜 두 사람을 다 미소년처럼 순화시켰대요? 실제로 보면 다 돼지 같은 애들인데.”
“헐, 어이없는 말 하는 거 보소. 가슴도 유리컵인 게.”
(현대왕)
「안녕 딱지야! 너 왜 여기에 있어?」
(콩딱지)
「그거야 학교에서 수업을 받았으니까 그러지! 너는 왜 여기에 있니?」
(현대왕)
「그야 학교 수업을 받다가 졸려워서 잤으니까 그러지.」
(콩딱지)
「이제부터 뭐할 거야?」
- 원하는 선택지를 선택해주세요!
“응? 선택지? 아, 이거 미연시였죠?”
남고딩의 부드러운 질문에 시청자들이 [ㅇㅇ!]하고 타자를 두드렸다.
1번 : 집에 가서 사과나무를 심을 생각이야.
2번 : 슬슬 집에 가야지
3번 : 집에 가서 잠이나 자게
4번 : 한 번 게이나 되어볼까 생각 중이야.
“음, 2번이겠지?”
망설임 없이 2번을 클릭하는 남고딩이었다. 역시 저돌적인 여자!
(현대왕)
「슬슬 집에 가야지.」
(콩딱지)
「…이 암퇘지년이!」
그리고 저돌적인 장면의 시작! 입을 열었다가 순간 다물어버리는 남고딩이었다.
(현대왕)
「꺄악! 왜, 왜 그래…!」
(콩딱지)
「가만히 있어봐 이 암퇘지야! …해해, 바지에서 오줌 냄새가 좀 나는데? 제대로 털긴 털었어? 비누 주울 때 자세로 서! 얼른 서라고! 헤헤, 우리 대왕이. 엉덩이 빡빡 씻었나?」
참고로 이 장면이 진행될 때는 ESC를 눌러도 종료되지 않았고, Enter를 눌러 정지시키는 방식도 없었다. 영상처럼 장면이 전환되며 자연스레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다!
(콩딱지)
「말하지 않으면 안 넣어줄 거야. 얼른 말해. 나는 게이다! 라고 전국민들을 향해 외치듯 말하라고! 얼른!」
(현대왕)
「흑! 나는, 나는 게이다아아아…!!!!!!!!!!!!!!」
(콩딱지)
「잘했어 이 숫퇘지야!」
퍽!
(현대왕)
「…Ang!」
“…….”
철썩! 철썩! 또다시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고귀한 소음에 현대왕은 차마 관람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렇게 엔딩이 끝난 순간이었다. 다시금 스마트폰으로 고개를 돌린 현대왕은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할까 궁금한 모습으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윽고 패닉에 휩싸인 마냥 침묵하고 있던 남고딩이 천천히 마우스를 메인 화면의 종료하기로 움직였다. 현대왕의 방에서 건너왔던 시청자들이 [ㅋㅋㅋㅋㅋ]하고 웃어댔다.
“음….”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남고딩이 또다시 게임하기를 클릭했다. 웃고 있던 현대왕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 버렸고, 그녀는 말없이 다시 한 번 게임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다시 선택지가 나왔을 때 이번엔 1번을 클릭했다.
(현대왕)
「집에 가서 사과나무를 심을 생각이야.」
(콩딱지)
「이 숫퇘지 같은 년이!」
(현대왕)
「꺄악! …왜, 왜 그래!」
(콩딱지)
「같이 심자고!」
철썩! 철썩! 그리고 또다시 진행되는 현대왕과 콩딱지의 H씬. 이번엔 2번을 택했을 때보다 더 지독한 하드코어 H씬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남고딩은 미동도 없이 엔딩이 나올 때마다 시작 부분으로 돌아가 3,4번을 선택하고 관람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전부 똑같이 관람하고 있던 현대왕 방에서 건너온 시청자 한 명이 난처함에 [재미있으세요?;;]하고 땀을 흘리며 물었다. 그러자 한참 집중 중이던 남고딩이 ‘아, 으음….’하면서 입을 열었다.
“그렇게는 아니지만… 할 만한데…?”
“…….”
바로 도방을 관두고 나오는 현대왕이었다. 이윽고 그가 마이크에 입을 대고 한 마디했다.
"쟤가 나보다 더 변태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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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미리 써두고 준비해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