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의 인싸와 아싸 (2)
대악마 바알커스가 사라졌지만 베니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선 채 로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넌 악마를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는구나.”
방금 전 로안이 바알커스 앞에서도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자 베니는 뜻밖인 모양이다.
“천만에! 인간인 내가 악마를 보고도 겁이 안난다는 건 거짓말이겠지. 마음과 달리 표정에 내색을 하지 않을 뿐이다.”
“실제로는 겁이 난다는 뜻이야?”
“당연하다.”
“그럼 나는?”
베니는 그녀 자신을 가리켰다.
“나는 두렵지 않아?”
“그걸 말이라고 물어? 당연히 두렵지. 다시 말하지만 난 그저 인간일 뿐이다. 너는 신이고. 인간이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건 웃기는 얘기잖아.”
“하긴 그게 정상이겠지. 이해해줘. 내가 너의 마음을 읽을 수 없으니 이렇게 물어볼 수 밖에 없거든. 어째서 여신인 내가 너의 마음을 읽을 수 없는지 모르겠다만.”
베니가 미심쩍어하는 눈빛으로 로안을 쳐다봤다.
“그건 항상 듣던 얘기야. 그런데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르니 물어도 소용없다.”
“그말은 트렐라도 너의 마음을 읽지 못했다는 뜻이네.”
“물론이야. 그녀라고 예외는 아니지.”
그러자 베니가 뭔가 도전적인 눈빛으로 로안을 바라봤다.
“그렇다니 왠지 더 읽고 싶어지는 걸.”
베니의 두 눈에서 신비한 광채가 피어났다.
순간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미증유의 힘이 로안의 몸을 뒤덮었다.
‘으윽! 뭐하겠다는 거지?’
여신이 작정하고 권능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지금의 로안으로서는 당해낼 방법이 없다.
저항해도 소용없는 일.
로안은 어디 해볼 테면 해보라는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자 잠시 후 베니의 두 눈에서 피어났던 광채가 사라졌다.
“하! 정말 웃기지도 않네. 어째서 너 따위 인간의 마음 하나를 내가 읽지 못하는 걸까?”
“모른다. 나에게 물어봤자 소용없는 일이야.”
혹시나 했는데 다행이다.
속 마음을 들킬 경우 아주 곤혹스러운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까.
‘아직 태초의 빛 신검 제네시스의 존재나 여신들의 향연에 대한 걸 베니가 눈치채서는 안 돼.’
베니의 표정을 보니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심통맞은 표정으로 로안을 노려봤다.
“틀림없어. 이건 분명 트렐라가 널 보호하고 있어서 벌어지는 일일 거야.”
베니의 트렐라에 대한 적개심은 이전에 헤트시아가 가졌던 것 이상인 듯했다.
“흥! 어디에 숨어서 날 귀찮게 하는지 모르지만 결국 트렐라는 내 앞에 무릎을 꿇게 될 것이다.”
트렐라가 무릎을 꿇는다고?
망상도 자유다.
아마도 어디선가 회심의 반격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달리 최강 전투의 여신이 아니니까.
그러나 로안은 그런 내심을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베니가 로안을 슥 노려봤다.
“혹시라도 트렐라가 다시 힘을 되찾을 거란 망상은 버리도록 해. 신계를 장악한 덕분에 나의 권능은 이제 트렐라가 건재한 상태라고 해도 당해낼 수 없을 만큼 강해졌으니까.”
역시나 그런 건가.
어쩐지 대악마 바알커스가 베로니카 앞에서 무슨 하인처럼 비굴하게 굽실거린다 했더니.
‘베로니카와 카보네스 둘 다 이전보다 훨씬 강해져 있다는 얘기야.’
그런데 그렇다면 자신감이 충만해야 정상이다.
무엇 때문인지 베니는 상당히 초조해 보인다.
‘아직 트렐라를 두려워하고 있는 거군.’
그에 대한 이유를 파악하는 건 뜻밖에도 간단했다.
【신계의 전황 : D-93일】
베로니카 연합 148
트렐라 852
황당하지만 현재 영향력 포인트에서의 전황이 완전히 역전되어 있는 상태니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헤트시아 연합의 완전한 우세였다.
그런데 베로니카와 카보네스의 배신으로 전쟁의 판이 완전히 달라졌다.
아프릴리스와 루넬리스는 잊혀진 고대의 여신이 되었고, 헤나와 그라나스는 붙잡혀 어딘가 갇혀있다 했다.
헤트시아 또한 도주중이고.
당연히 헤트시아 연합은 깨졌다.
베로니카 연합에 소속된 여신은 베로니카와 카보네스 뿐.
다른 여신들은 모두 전쟁 포기를 한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로안의 두 눈이 빛났다.
‘트렐라는 전쟁 포기를 하지 않았어.’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모르지만 지금도 그녀는 영향력 포인트 전쟁을 수행 중이다.
물론 그 전쟁의 대리자는 로안.
트렐라가 로안을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어째서 트렐라의 점수가 이토록 높은 것일까?
그거야 당연하다.
베로니카와 카보네스는 애초부터 존재감이 별로 없는 여신들.
그녀들의 영향력은 둘이 합쳐봤자 200 포인트도 되지 않는다.
반면에 트렐라는 패퇴하여 도주중인 상태인데도 그녀들과는 차원이 다른 영향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트렐라답네.’
가만히 있었다면 헤트시아 연합이 유리했을 텐데, 베로니카 등의 배신으로 이 전쟁이 오히려 트렐라에게 압도적인 우세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이대로 기간이 지나면 영향력 포인트 전쟁의 승자는 트렐라가 되겠지.’
베니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리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고.
쉽게 잡힐 줄 알았던 트렐라가 어디로 숨어버렸는지 오리무중인 상태이니 더더욱.
‘그래서 날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거야.’
베로니카와 카보네스는 물론이고 악마들도 어느 이상 로안을 어쩌지 못한다.
이는 트렐라가 애초부터 그런 조건을 걸었기 때문이다.
로안에게 막대한 페널티를 부여하고 동시에 그녀 자신에게도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는 페널티를 부여한 대신 로안의 절대 안전을 보장한 것이다.
만약 베로니카나 카보네스가 이 룰을 깨뜨리는 순간 그녀들은 영향력 포인트 전쟁에서 자동으로 패배하게 된다.
‘신계의 전쟁! 이 전쟁에서 승리한 측은 패배한 여신들을 잊혀진 여신으로 만들 수 있지.’
중도에 포기하고 항복할 경우 승자의 관용을 얻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용서받는 건 아니다.
그나마 용서받을 가능성이 있을 뿐.
모든 건 최종 승리 여신이 될 트렐라의 마음인 것이다.
‘그리고 보니 이거 상당히 흥미로운 상황이네.’
로안은 로안대로 베로니카 등을 벼르고 있지만, 트렐라 또한 비장의 한수를 남겨두고 있는 상태라는 얘기다.
‘트렐라가 영향력 포인트 전쟁에서 승리하면 내가 굳이 손을 볼 필요도 없이 신계는 그녀에 의해 깔끔하게 정리된다.’
물론 무조건 낙관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앞으로 93일.
과연 트렐라가 악마들의 추적에서 무사할 수 있을까?
특히 신계를 장악해 막대한 권능을 획득한 베로니카와 카보네스가 카오니아 대륙과 이면 세계들을 이 잡듯이 뒤질 텐데 말이다.
무엇보다 트렐라가 큰 부상을 입은 상태라니 로안으로서도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럴 때가 아니야.’
최악의 사태가 벌어져 트렐라가 붙잡혀 오기라도 하면 무척이나 곤란해진다.
‘그전에 태초의 빛을 완성해야 해.’
문제는 베니다.
그녀는 지금 로안의 곁에서 거머리처럼 들러붙어 있는 상태니까.
‘골치 아프네. 도무지 내 곁에서 떨어질 생각을 안하고 있어.’
혹시나 싶어 로안은 귀령이동을 통해 대전장의 한 유적으로 이동해봤다.
이미 한 번 가봤던 유적은 언제든 이동이 가능하니까.
스스.
그런데 역시나 유적 입구 앞에 서자 베니가 마치 애초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서 있다.
‘이러면 아스피스 성으로는 귀환하지 않는 게 좋겠다.’
악마들을 동원해 신계에서 다른 여신들을 공격했던 베니다.
비록 인간계에서 직접 힘을 쓰는 건 시스템의 룰에 따라야 하지만 그런 걸 신경쓰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베니라면 내 부하들을 공격해 날 협박하는 일 정도는 서슴없이 할 수도 있어.’
뭐 그거야 로안이 아스피스 성으로 귀환하지 않는다 해도 베니가 하려고만 마음 먹으면 언제든 가능한 일이리라.
그래도 로안으로서는 최대한 그러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대체 왜 날 따라다니는 거지? 나와 더 할 얘기가 있는 거야?”
로안은 대놓고 물어봤다.
그러자 베니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
“글쎄! 할 얘기야 수시로 생겨나겠지.”
“그래서 앞으로 계속 날 이런 식으로 지켜보겠다고?”
“그게 뭐 어때서? 어차피 넌 나의 것이 될 텐데 나의 시선 정도는 익숙해지도록 해라.”
베니는 로안이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 흥미롭다는 듯 말했다.
그러나 그거야 그냥 하는 말이고 그녀의 진정한 속셈이 무엇인지 로안은 짐작하고 있었다.
‘트렐라가 내 앞에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겠지.’
어떤 식으로든 트렐라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베니는 단번에 트렐라를 제압할 생각인 것이다.
그말은 곧 트렐라가 조만간 로안의 앞에 나타날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는 뜻.
그러나 그거야 말로 트렐라를 모르는 소리다.
‘그녀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거야.’
즉, 트렐라는 앞뒤 안보고 로안의 앞에 모습을 드러낼만큼 민폐스러운 짓을 할 여신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로안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숨어있는 장소가 악마들에게 발각되어 낭패를 당할 상황을 걱정할 뿐.
‘그보다 골치 아프네. 이러면 디우스를 해치우기가 난감한데.’
이제 베니가 악마들과 한통속이 된 이상 로안이 황제 디우스를 해치우려고 하면 어떤 식으로든 방해를 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악마 각성자들을 해치우고 그들의 배후에 있는 악마 분신을 소환하는 일도 베니가 옆에 있으면 쉽지 않게 될 것이다.
‘도대체 이 찐드기 여신을 어떻게 해야 떼어놓을 수 있을까?’
이런 때는 무턱대고 생각하지 말고 정보나 상태 창을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게임에서 습관적으로 한 행동이다.
현실에서도 과연 도움이 될까?
‘어? 이건!’
여러 정보 창 중의 한 곳을 살피던 로안은 전혀 뜻밖의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패리드 호수 이용객 현황]
-크시아 : 자유 이용권 이용 중
‘어떻게 된 거야? 크시아가 왜 저기에 있지?’
놀랍게도 패리드 호수에서 크시아가 쉬고 있었던 것이다.
정확히는 쉰다기 보다는 숨어있는 것이 맞겠지만.
‘그러고 보니 패리드 호수는 여신이라고 해도 주인의 허락없이 들어올 수 없어.’
그 호수의 주인에게 권능을 부여한 트렐라가 잠들지 않는 한 말이다.
이는 시스템의 강력한 룰이기도 하다.
크시아는 이전에 로안이 패리드 호수에 언제든 가도 좋다고 허락을 한 상황이라 들어갈 수 있지만.
베니는 아니다.
로안이 허락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잘됐어. 일단 크시아를 만나보자.’
무엇보다 그곳으로 가면 베니의 집요한 감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패리드 호수 귀환!’
[패리드 호수로 이동합니다.]
그렇게 로안이 사라지는 순간 베니의 표정이 당혹스럽게 변했다.
“잠깐!”
그러나 로안은 이미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진 후였다.
* * *
“아쿠아가 로드를 뵈어요.”
패리드 호수 수정궁의 대전.
로안이 모습을 드러내자 귀여운 이등신 외모의 물의 정령 아쿠아가 공손히 예를 취했다.
로안은 미소 지었다.
“그래. 오랜만이구나, 아쿠아. 여긴 별일 없지?”
“네. 정말 오랜만에 오셨어요, 로드.”
아쿠아가 로안의 앞에 가까이 다가왔다.
로안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이제 곧 여신 베로니카의 화신 베니가 이곳에 들어오려 할 거야. 절대 허락하면 안 돼.”
아쿠아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래도 괜찮나요?”
“물론이야. 그보다 아스피스 성을 이곳 호수 안으로 소환하고 싶은데.”
“얼마든지 가능해요.”
“좋아! 그럼 지금 즉시 소환한 후 적당한 장소에 배치해라. 그리고 서큐버스 정원에 있는 서큐버스들도 이곳으로 모두 소환해.”
“네, 맡겨주세요.”
지금은 아스피스 성을 움직여 유적을 찾아 돌아다닐 때가 아니다.
일단은 안전이 우선!
‘부하들도 보호해야지.’
패리드 호수 안이라면 베로니카나 카보네스는 물론이고 악마들도 들어올 수 없으니 그야말로 절대 안전지대라 할 수 있다.
촤아아아!
그때 대전의 중앙에 물의 결계가 하나가 생성됐다.
결계를 통해 보이는 건 다름아닌 베니.
그녀는 패리드 호수의 외부 결계 밖에서 노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녀는 결계의 막을 통해 대전의 옥좌에 앉아 있는 로안의 모습이 보이자 즉각 호통을 날렸다.
“지금 뭐하는 짓이니, 로안? 날 냉큼 그 안으로 들어게 하렴.”
무려 여신의 명령이다.
아무리 화신의 모습이라지만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권위도 느껴진다.
그러나 로안은 고개를 흔들었다.
“미안하지만 안 돼. 넌 패리드 호수에 들어올 자격이 없다, 베니.”
여기는 손님이 왕이 아닌 주인이 왕인 곳이다.
아무리 여신의 화신이라 해도 일개 손님의 하나일 뿐.
주인이 거절하면 들어올 수 없다.
“정말로 후환이 두렵지 않니, 로안?”
“여신인 네가 그런 식으로 말하면 인간인 나로서는 두렵지 않을 수 없겠지.”
“흥! 말만 그럴뿐 넌 날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그런가?”
로안은 담담히 웃었다.
솔직히 그는 베니가 크게 두렵지 않았다.
그냥 좀 귀찮을 뿐이다.
베니는 로안의 그러한 태도에 기막혀하는 표정이었다.
“어리석구나, 로안. 설마 영원히 그 안에서만 지낼 생각인 것이냐?”
“이 호수 안에서 못할 건 없거든.”
카오니아 대륙 어디에도 패리드 호수만한 낙원은 없다.
신의 숲에서 지내던 여신들의 화신들조차 최고의 휴양지로 여기는 곳인데 오죽할까?
‘생각해보니 여기서 93일만 버티면 자동 승리다.’
물론 트렐라가 잡히지 않는다는 경우에서지만.
‘트렐라도 이곳으로 대피했으면 좋았을 텐데.’
당연히 그녀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하지 못한 건 그만만 사정이 있다는 뜻.
‘어쩔 수 없지. 일단 크시아부터 만나보자.’
곧바로 로안은 아쿠아를 바라봤다.
“크시아가 있는 곳이 어디지?”
“제3호변 백사장 신성구역이에요.”
그 사이 패리드 호수는 무려 7단계까지 업그레이드된 상태다.
시설과 규모, 경치 등이 이전과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특히 호변(湖邊) 즉, 호숫가의 구역은 수백 개로 분리 확장이 되어 있는 상태.
그중 신성구역은 제1호변부터 제10호변까지 도합 10곳이 존재한다.
“그곳으로 가는 게이트를 열어.”
“네, 로드.”
로안은 대전의 중앙에 생성된 게이트를 타고 제3호변 백사장으로 이동했다.
철썩! 촤아아아!
규모가 확장되어 바다처럼 보이는 거대 호수.
파도가 밀려와 백사장을 적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널따란 백사장의 한 곳에 펼쳐진 자그만 쉘터.
그리고 쉘터의 해먹 위에 지친듯 누워있는 붉은 머리 소녀.
‘크시아!’
그녀는 곤하게 잠들어 있었지만.
로안이 다가가자 힘겹게 눈을 뜨고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너는?”
“그래도 용케 이곳으로 숨었구나, 크시아.”
“부탁이니 쫓아내지 말아줘.”
지난 번 만났을 때만 해도 로안에게 협박을 서슴치 않았던 크시아였지만 지금은 잔뜩 주눅이 들어 있다.
그야 당연한 일.
여기서 쫓겨나는 순간 그녀는 베로니카에 의해 즉각 영구 봉인되어 버릴 테니까.
잊혀진 고대의 여신이 되느냐 마느냐.
이 순간 그녀의 운명은 로안의 의지에 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