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으로 독존한다-218화 (218/240)

일곱 번째 용사 (1)

신의 숲 트리아나의 정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조용히 와인을 마시던 트리아나가 돌연 술잔을 입에서 떼고 잔을 들여다봤다.

“······.”

와인잔에 3분의 1쯤 채워진 붉은 빛의 술이 돌연 투명한 색의 액체로 바뀌었다.

‘이건?’

신계에 심상치 않은 상황이 벌어질 때 그녀는 이 잔을 통해 관련 환상을 볼 수 있다.

술잔 속 맑은 액체에 정체불명의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그 중 두 명은 여신들.

그녀들의 앞에서 웃고 있는 시커먼 형체의 존재들은 다름아닌 악마들.

‘이건 좀 좋지 않은 상황이네.’

트리아나는 탄식했다.

이 환상이 보여주는 건 여신 두 명이 악마들과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래에 벌어질 일일 수도 있고, 과거에 이미 벌어졌을 수도 있다.

아니면 지금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는 일일 수도 있고.

시점은 알 수 없지만 저와 같은 상황은 반드시 벌어지게 된다.

‘대체 누가?’

안타깝지만 그림자만의 형상으로는 누구도 특정할 수 없다.

여신을 상징하는 흐릿한 형상에 불과하니까.

악마도 마찬가지.

대체 어떤 악마들과 음모를 꾸미는 지 추측이 불가능하다.

‘나를 제외한 일곱 여신 모두를 의심해야 하나?’

당연히 현역 여신들이다.

잠들어 있는 고대의 여신들이 악마들과 만나 한 패가 되는 건 불가능하니까.

헤트시아.

아프릴리스.

헤나.

루넬리스.

카보네스.

베로니카.

그라나스.

이중 두 명이다.

트리아나는 각각의 여신들을 떠올리며 의심이 가는 존재를 추측해봤지만.

‘모르겠구나.’

그렇다고 섣불리 그녀가 나설 수는 없는 상황.

‘내가 움직이게 되면 로안이 위험해지게 돼.’

그녀는 로안에게 페널티를 거는 대신 여신들과 악마들이 그를 향해 그 어떤 위해도 끼치지 못하게 만들어둔 상태다.

물론 그녀가 나서지 않는다는 전제 하다.

그러나 여기서 그녀가 룰을 깨고 움직이게 되면 더 이상 로안은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

그를 거슬려하는 적대 여신들이 어떤 식으로든 로안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막을 수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상대는 일곱 명의 여신들이다.

심지어 그중 두 명의 여신은 악마들과 작당을 하고 있는 상황.

그녀 혼자서 로안을 보호하며 그들 모두와 맞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

그녀는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 * *

그 시각 신의 숲 크시아의 정원.

로안은 그라엘이 준 술병을 꺼내 크시아를 부르는데 성공했다.

일종의 소환이랄까?

“뭐지? 이 술병을 꺼내기만 했는데 바로 나타나는군. 정말 이 술을 좋아하는 건가?”

로안이 황당해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크시아는 못마땅한 듯 그를 노려봤다.

“로안! 네가 대단한 건 인정해줘야겠구나.”

“그게 무슨 말이지?”

“네가 들고 있는 그 술. 그거 정말 희귀한 거야. 그라엘 외에는 만들 수 없는데 좀처럼 만들지 않으니까.”

그런 거였나?

공연히 신의 숲 최상급 과실주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귀한 술을 별거 아니라는 듯 쿨하게 내주다니.

그라엘이 왠지 더 고맙게 느껴졌다.

“우두커니 서 있지 말고 어서 그 술을 나에게 바치렴. 그러려고 온 것이 아니었니?”

크시아가 기대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로안을 바라봤다.

“아마도 트리아나가 알면 무척이나 섭섭해 하겠지만 말이야.”

그녀의 말에 로안은 고개를 갸웃했다.

“트리아나 님이 섭섭해하다니 그건 또 무슨 말이지?”

“네가 들고 있는 그 술. 트리아나도 정말 좋아하거든. 그런데 그걸 네가 나에게 바친 걸 알게되면 꽤나 속상해할 거란 뜻이야.”

로안은 살짝 당혹스러웠다.

‘정말 그런 거라면 꽤 섭섭해할 수도 있겠군.’

일순 이 술을 트리아나에게 가져다 바칠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로안은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네 앞에 서 있는 나도 최대한 이용해야만 해.〉

이런 식으로 말하는 여신이다.

따라서 로안이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이 술을 크시아에게 바친 것으로 트리아나가 섭섭해할 리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잘했다고 하겠지.’

마지막 메인 임무.

이것을 완수하게 되면 보상으로 〈신령한 빛의 조각 ? 성장〉을 얻을 수 있다.

경험치 획득량이 대폭 증가해 빠른 레벨업이 가능해주게 해주는 신화 등급 아이템.

물론 지금은 레벨 제한 페널티가 걸려있어 별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겠지만.

‘메인 임무 보상템 일곱 개를 합쳐 신령한 빛의 성배를 만든다.’

여신들의 향연에서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라 할 수 있는 아이템!

따라서 무슨 일이 있어도 크시아로부터 메인 임무를 받아야 한다.

“흥! 역시나 트리아나가 섭섭해할 거라 말하니 고민이 되는가 보구나. 하지만 나 또한 강요할 생각은 없어. 내키지 않으면 술병을 가지고 트리아나에게 가보든가.”

크시아는 코웃음을 흘리며 짐짓 술에 관심이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러나 힐끔거리는 그녀의 시선을 보니 여전히 술에 미련을 갖고 있는 건 분명했다.

로안은 씩 웃었다.

“그럴 수는 없지. 받아라. 크시아 네게 주려고 가져온 거야.”

그러자 크시아가 뜻밖이라는 듯 고개를 돌려 로안을 쳐다봤다.

“정말로 트리아나가 아닌 내게 주는 거야?”

“그래. 대신 부탁이 있어.”

“메인 임무를 말하는 거라면 관둬. 난 네게 그 어떤 도움도 줄 생각이 없거든.”

로안이 크시아의 메인 임무를 완수하면 크시아의 명성은 물론 영향력 포인트가 증가하게 된다.

그야말로 손해날 것이 없는 일.

그런데도 크시아는 로안에게 메인 임무를 주지 않겠다는 얘기다.

“왜지? 이건 네게 더 유리한 상황이잖아.”

“표면적으로는 그렇지만 왠지 너의 의도대로 되는 기분이라서 말이야.”

크시아는 수상쩍은 눈빛으로 로안을 쳐다봤다.

“말해봐. 너의 꿍꿍이가 뭐지?”

“꿍꿍이라니 무슨 말이야?”

“전황이 불리한 데도 너는 너무 침착해. 뭔가 일을 꾸미고 있지 않고서야 그런 태도를 보여줄 수 없지.”

“불리하다고 전전긍긍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로안은 그라엘의 술병을 크시아에게 내밀었다.

“안 받을 건가? 그럼 트리아나 님께 가져다 주겠다.”

슥.

순간 크시아가 로안의 손에서 술병을 낚아챘다.

“주니까 받긴 한다만 메인 임무는 포기해.”

“그게 네 뜻이라면.”

로안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크시아가 황당해하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렇게 쉽게 끄덕이면 어쩌자는 거지? 설마 이 술을 그냥 줄 셈이야?”

“그건 내 부탁과 상관없이 네게 주는 순수한 호의다.”

“순수한 호의?”

“그래. 부탁을 들어주는 건 너의 자유. 내키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

크시아가 묘한 미소를 흘렸다.

“메인 임무는 신계의 전쟁이 끝난 이후라면 얼마든지 줄 수 있어. 그건 어때?”

“더 빠르면 좋겠지만 그때라도 상관은 없다.”

“정말 그래도 돼?”

“물론이야.”

신계의 전쟁은 3개월 남짓이면 끝난다.

신령한 빛의 성배를 그때까지 만들지 못하면 아마도 전쟁은 트렐라가 패배하게 될 것이다.

그럼 트렐라는 그 대가로 잠들게 된다.

‘패배도 염두에 두는 게 좋겠지.’

로안은 트렐라가 패배한다고 해서 그녀와 함께 징벌을 받거나 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제약은 있겠지만, 지금과 비슷하거나 혹은 좀 더 나은 처지에서 계속 지낼 수 있다.

트렐라가 그렇게 조치해뒀다고 했으니까.

그저 트렐라만 패배의 대가로 잠들어버릴 뿐.

‘하지만 그때라도 메인 임무를 완수하면 트렐라를 다시 깨울 수 있어.’

여신들의 향연을 통해서 말이다.

트렐라는 꼭 한 번 패배해보고 싶어했으니 그녀에게는 흥미로운 일이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최악일 때의 일이고.’

패배를 모르는 여신!

승리의 여신!

로안은 가능하면 트렐라의 그 명성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해줄 생각이다.

‘패배하면 그 와인잔을 얻을 수 없으니까.’

승리의 상징과도 같은 트리아나의 술잔.

가능하면 꼭 얻고 싶은 물건이다.

“그럼 나는 이만 가보겠다, 크시아.”

“그래, 로안. 이 술은 잘 마시도록 할게.”

지금 당장은 메인 임무를 주지 않겠다는 크시아의 뜻이 완고한 이상 여기 더 있는 건 의미없는 일.

‘뭔가 마음을 돌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군.’

크시아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또 다른 선물이 있다면 좋을 텐데.

‘잠깐! 그걸 줘볼까?’

돌아서서 정원 밖으로 향하던 로안이 순간 멈춰섰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크시아를 쳐다봤다.

그녀가 어깨를 으쓱했다.

“뭐지, 로안? 또 내게 할 말이 있어?”

“깜빡한 게 있어서 말이야.”

로안은 그라엘의 망태기에서 거대한 뭔가를 꺼냈다.

마룡 발레리스(Lv109, 가디언).

기절한 상태로 포획되어 있는 마신의 숲 가디언이다.

그것을 본 크시아의 두 눈이 빛났다.

“어째서 그걸 꺼내는 거지?”

“이걸 네게 바치고 싶은데?”

포로로 잡은 마신의 숲 가디언을 바치게 되면 해당 여신의 명예가 크게 상승한다.

트리아나는 명예에 별 관심이 없지만, 크시아는 다르다.

다른 정도가 아니라 명예에 과도하게 집착한다.

그녀가 트렐라에게 이기려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니까.

“정말 내게 그걸 바칠 생각이니?”

“물론 다른 조건은 없어. 순수한 호의다.”

“······.”

크시아가 잠시 침묵했다.

뭔가를 상당히 고민하는 듯한 표정.

그러면서 힐끔 로안을 몇 번 노려보기도 했다.

탐나는 선물을 보며 뭔가를 고민하는 표정은 인간 소녀와 다를 바 없다.

왠지 귀엽게 느껴질 정도다.

“정말로 이걸 받아도 될까?”

“부디 받아줬으면 한다. 이 포로를 네게 바칠 수 있게 되어 진정으로 영광이야.”

시의적절하게 접대 멘트가 나오는 건 고인물의 특기라 할 수 있지.

“그래? 제법 기특한 생각이네.”

역시나 진정으로 영광이라는 말을 들은 크시아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좋아! 네 호의를 받아들이마, 로안.”

그녀는 뿌듯해하는 미소를 지으며 한손을 앞으로 뻗었다.

화아아악!

신령한 빛무리가 마룡 발레리스의 거대한 몸체를 감싸 그것을 어딘가로 이동시켰다.

“나의 명예를 높여줘서 고마워, 로안.”

“고맙긴. 그럼 나는 이만 가보겠다.”

로안은 그녀에게 인사를 한 후 돌아섰다.

물론 노리는 건 있다.

이 정도로 정성을 보였으면 크시아의 성격 상 그냥 지나치진 않을 테니까.

“잠깐! 기다려, 로안.”

역시나 예상대로다.

로안은 고개를 돌렸다.

크시아가 복잡해보이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네가 이렇게 가버리면 내 꼴이 너무 우습잖아. 내게 부탁하고 싶은 것 없어?”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원하는 건 메인 임무다.”

“그건 전쟁이 끝난 후에 주기로 했으니 됐고. 다른 건?”

“글쎄! 또 다른 부탁은 이미 말한 것 같은데?”

지난 번에 말했다.

전쟁 종료!

여신들끼리 싸우는 짓은 이제 그만 하라고 말이다.

“여기서 전쟁을 그만 끝내자. 네가 설득하면 다른 여신들도 따를 거야.”

로안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다시 말했다.

그럴 리 없겠지만 이변이 발생해 크시아가 종전을 받아들인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으니까.

순간 크시아가 로안을 노려봤다.

“거절하면 또 새드 엔딩이니 뭐니 하며 날 겁줄 생각이겠지?”

“네가 겁을 먹는다면 좋겠지만 그럴 리 없으니까 안타까울 뿐이다.”

“아니, 그건 너의 착각이야, 로안.”

“착각?”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꽤나 겁을 먹었으니까.”

겁을 먹다니!

그러나 농담같지 않다.

크시아의 표정은 진지했으니까.

“정말 겁을 먹은 거야?”

“그래서 매우 불쾌해. 날 그런 식으로 겁준 건 네가 처음이거든.”

크시아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로안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따라서 난 반드시 이 전쟁에서 승리해서 너를 응징할 생각이다, 로안.”

“응징?”

“널 죽이진 않을 테니 안심해. 하지만 네가 좋아하는 트렐라가 사라진 세상에서 살아가는 건 너에게 무척 고통이겠지. 그 자체가 응징이 될 거야.”

“그럴 수도 있겠군.”

로안은 한숨을 내쉬었다.

겁을 먹었다고 해서 살짝 기대했는데 역시나 아니었다.

“그럼 건투를 빌겠다, 크시아. 나는 이만.”

“기다려. 아직 내 말은 끝나지 않았어.”

“또 할 말이 있나?”

“메인 임무를 주겠다.”

순간 로안의 두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정말이냐?”

“그래.”

“전쟁이 끝난 후에 준다더니 갑자기 왜 마음이 바뀐 거지?”

“그것까지 설명해야 해?”

“아니.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이유불문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니까.”

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하고 있다.

‘자존심 때문이겠지.’

인간인 로안에게 연거푸 커다란 선물을 받아놓고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그녀의 자존심 상 용납이 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라지만.

최강 전투의 여신인 트렐라와 자웅을 겨루는 파멸의 여신이 계속 소심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일.

‘과연 누구를 용사로 선택했을지 궁금하네.’

크시아와 관련된 용사 예정자는 로안도 알지 못한다.

게임에서도 이같은 경우는 없었으니까.

선택은 크시아의 마음.

로안으로서는 누구라도 상관없다.

“사실 누구를 용사로 선택할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그래서 결정은 네게 맡길 생각이야.”

크시아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피어났다.

“내게 맡기다니 그게 무슨 뜻이지?”

“설명은 네가 직접 읽어보도록 해.”

그 말이 끝나는 순간.

[메인 임무 〈일곱 번째 빛의 각성〉이 생성되었습니다.]

[일곱 번째 빛의 각성]

-분류 : 메인 임무

-내용 : 어둠을 밝힐 일곱 개의 빛! 이제 마지막 빛의 각성만 남았도다.

그러나 아직 그 빛이 머물 대상이 선택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여 로안 그대에게 일곱 번째 빛을 선택할 권한을 부여하겠노라.

단, 운명의 주사위가 선택할 세 명의 후보자 중에 한해서다.

-보상 : 〈신령한 빛의 조각 ? 성장〉

“나보고 직접 용사를 선택하라고?”

로안이 황당해하는 표정으로 묻자 크시아는 끄덕였다.

“너무 고민할 것 없어. 운명의 주사위가 네게 용사가 되어도 될만한 자격을 가진 이들을 셋 추천할 테니까.”

“주사위를 던지다니 꽤나 엉뚱한 방식이네.”

“다른 여신들도 다 이렇게 했어. 앞의 과정을 네게 보여주지 않았을 뿐이지.”

그런 거였나.

하긴 그냥 주사위가 아니라 운명의 주사위라면 단순한 운빨이 아니다.

여신들조차 알지 못하는 운명의 힘이 작용하는 것이니까.

“다만 한 가지 염두해둘 건 있어. 인간인 네가 운명의 주사위를 던지면 아무래도 너와 가까운 존재들 중에서 후보자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그건 잘됐군.”

누가 됐든 용사가 되는 건 축하할 만한 일.

부하들 중에 한 명이 용사가 된다면 이미 부하가 된 용사 오델리아와 함께 꽤 든든한 전력이 되어 줄 것이다.

[메인 임무 〈일곱 번째 빛의 각성〉을 수행하려면 운명의 주사위를 3번 던져야 합니다.]

[운명의 주사위를 던지겠습니까?]

“예.”

로안이 끄덕였다.

그러자 환한 광채가 일어났다.

[운명의 주사위가 용사 후보자로 레이를 선택했습니다.]

[운명의 주사위가 용사 후보자로 닐스를 선택했습니다.]

첫 번째 결과는 레이, 두 번째 결과는 닐스다.

나쁘지 않다.

둘 중 누구라도 용사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이들이니까.

그런데 세 번째 후보는 그야말로 엉뚱했다.

[운명의 주사위가 용사 후보자로 토실이를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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