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용사의 성(城), 오랜 잠에서 깨어나다 (4) >
파멸마 조니스는 뜻밖의 상황에 경악했다.
그는 설마 자신의 공격을 한낱 용사 따위가 받아낼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간신히 받아낸 정도다.
막아도 엄습하는 대미지에 의해 아이린의 몸은 만신창이가 된 상태.
그녀는 입에서 피를 울컥 쏟으며 쓰러지고 말았다.
쓰러지기 직전 로안이 무사하다는 것에 안도하며 빙긋 미소 짓기는 했지만.
“조심하세요, 폐하.”
그녀는 그말을 남기고 쓰러지더니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 용사 아이린이 파멸마 조니스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
그렇게 아이린이 조니스의 공격을 막아준 덕분에 로안은 악마 질라인의 인장을 무사히 강탈하는데 성공했다.
[당신은 악마 질라인의 인장을 강탈했습니다.]
[인장 폭주까지 100일 남았습니다.]
[그 안에 인장을 통제할 권능을 획득하십시오.]
[대량의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당신의 레벨이 81이 되었습니다.]
[펫 네르나스의 레벨이 81이 되었습니다.]
······.
듣기만 해도 뿌듯한 알림들이 연이어 울렸지만 로안은 좋아할 수가 없었다.
아이린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쓰러져 죽은 후 이내 연기가 되어 사라져버리자 가슴에서 울컥 뜨거운 뭔가가 치솟는 듯했기 때문이다.
‘아이린······.’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다.
대전장에서 아무리 부활이 가능하다지만 그를 위해 죽음을 불사할 줄이야.
그가 위기에 처한 순간 아이린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었다.
잠시라도 망설였다면 조니스의 창을 막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조니스에 의해 죽으면 경험치가 대폭 하락하게 된다.
아마도 아이린은 방금 전 죽음으로 레벨이 한 단계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천만다행인 점은 그녀의 장비들은 특별한 영혼 귀속 장비라서 죽어도 드롭되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레벨이 하락했다는 건 상당한 희생이 아닐 수 없다.
“크큭! 그 와중에 인장을 얻은 거냐? 정말이지 지독하게 운이 좋은 녀석이로군.”
그때 조니스가 고개를 돌려 로안을 노려봤다.
로안은 대답대신 양손의 무기를 휘둘렀다.
‘뇌광격! 뇌력참! 뇌전폭!’
뇌전도법의 최강 초식들!
채찍처럼 공간을 가르는 지켄의 불멸도가 조니스의 상체를 미친듯 후려갈긴다.
‘일도붕멸! 만도붕멸! 파천붕멸!’
그와 동시에 펼쳐진 거력붕멸도법의 필살기들!
스켈레톤 로드의 악몽도에서 뻗어나간 거력의 기운이 톱 형상의 기파를 형성하며 조니스의 하체를 절단낼듯 짓쳐들어갔다.
촤아아악! 파파파파―
순간 조니스는 날개를 배리어처럼 둘러 로안의 공격을 받아냈다.
콰아앙! 콰콰쾅!
콰콰콰콰쾅!
폭음이 연속으로 울리며 뒤로 세 걸음 물러난 조니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다시 경악의 표정을 지었다.
그는 설마 로안의 공격이 자신을 세 걸음이나 물러나게 만들 정도로 강력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끝까지 거슬리는 녀석이로군.”
곧바로 조니스의 날개에서 붉은 빛이 번쩍였다.
촤각!
순간 날개 형상의 기파가 번개처럼 날아와 로안의 몸을 갈라버렸다.
윙 블레이드!
이는 방금 전 아이린의 방패에 가로막혔던 공격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으로 드래곤들이라 해도 이에 적중되면 치명상을 면하지 못한다.
조니스는 로안을 반드시 죽이겠다는 생각에 그의 필살기 중 하나인 윙 블레이드를 날린 것이다.
로안의 몸은 동강이 남과 동시에 먼지로 변해 흩어졌다.
파스스스―
그러나 그렇게 사라진 건 로안의 본신이 아닌 분신.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로안은 조니스가 윙 블레이드를 시전하기 직전 분신들을 생성켰다.
80레벨이 되며 분신 소환 능력도 대폭 강화됐다.
분신들을 생성 시 한 지점에 생겨나는 게 아니라 수십 미터 반경 이내 임의의 위치에 배치 가능하다.
그렇게 생성된 분신들 중 하나와 분신 블링크를 하면 순간적으로 위치가 뒤바뀌는 터라 생존기로도 아주 유용하다.
방금 전 로안은 그 방법으로 조니스의 윙 블레이드를 피해냈다.
‘윙 블레이드를 피하면 곧바로 광역기인 블러디 익스플로전이 펼쳐진다.’
반경 100미터 정도를 초토화시키는 사기적인 광역기!
게임에서 조니스와 싸워본 정도가 아니라 나중에는 가지고 놀았던 고인물 로안이다.
따라서 그는 조니스가 어떤 스타일의 공격을 펼치는 지 훤하게 알고 있다.
“분신이라? 끝까지 나를 귀찮게 하는군.”
조니스는 로안이 윙 블레이드를 피해낸 것에 기막혀했지만 그 즉시 여유를 주지 않고 또 다른 필살기 하나를 시전했다.
“그럼 어디 이것도 한 번 피해보아라!”
그의 손가락에서 붉은 피구름이 생성되더니 이내 폭발하듯 쾅 소리와 함께 붉은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콰콰콰콰!
귀를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그를 중심으로 반경 100여 미터 이내 있던 모든 생명체가 그대로 터져버렸다.
“크아아악!”
“으아악!”
물론 그렇게 죽은 이들은 모두 악마 각성자 군단의 병력들 뿐이다.
파멸마 조니스는 로안을 죽이긴커녕 아군의 일부를 괴멸시키고 만 것이다.
그 와중에 로안의 분신은 2개만 소멸되었을 뿐 본신과 분신 2개가 폭발의 반경에서 벗어난 상태다.
“큭! 그조차도 피해내다니 놀라운 녀석이군.”
조니스는 설마 로안이 블러디 익스플로전의 공격까지 피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미리 그 필살기가 펼쳐질 것을 알고 있었다면 모를까, 드래곤들이라고 해도 쉽사리 피하기 힘든 공격인데.
「주인님! 그놈은 저희들이 맡겠습니다.」
그 순간 아그너스의 음성과 함께 네 드래곤들이 상공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조니스가 인상을 구겼다.
“인간 로안! 네놈이 제법 대단한 건 인정한다만 다음엔 오늘과 같은 운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포위되는 순간 매우 곤란해질 것을 안 조니스는 다급히 드래곤들이 나타난 반대방향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그런 조니스의 뒷모습을 로안은 차갑게 노려봤다.
‘놈이 생각처럼 넘사벽의 전투력은 아니었다.’
이는 로안 스스로도 놀란 사실이다.
그는 방금 전 파멸마 조니스의 공격을 두 번이나 피해냈다.
심지어 그 전에는 놈을 세 걸음이나 뒤로 물러나가게 할 만큼 강한 대미지도 주었다.
이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그중 최강은 단연 막강한 스탯이다.
‘환생사의 스탯빨이 정말 사기적이긴 하구나.’
아무리 그래도 설마 레벨 81에 레벨 98 월드 보스와 잠시지만 맞짱을 뜰 줄이야.
사실 로안이 고인물의 지식을 통해 조니스의 공격패턴을 알고 있다지만, 피지컬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런 지식은 무용지물이다.
어느덧 로안이 그만한 수준에 이를만큼 강해진 것이다.
‘조만간 놈을 사냥하는 게 가능할 수도 있겠어.’
아직은 조금 무리고.
‘레벨이 90쯤 되면 가능할 지도.’
어쩌면 혼자서도 말이다.
《 사르곤 제국 황제 디우스가 전군 퇴각 명령을 내립니다. 》
그때 울리는 알림.
이대로는 승산이 없다 판단한 디우스가 공성을 포기한 것이다.
사실 지금 이 순간 디우스처럼 경악에 빠진 이도 없으리라.
그는 지금 공황 상태 상태였다.
‘으······! 놈이 파멸마 조니스의 공격에서 살아나다니! 내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들구나.’
악마 질라인의 분신이 강림해 놈과 전투를 벌이다 놈에게 패배한 것도 크나큰 충격이었다.
악마 질라인의 분신은 디우스의 능력으로도 대적이 불가능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건 놀라운 것도 아니었다.
잠시지만 로안은 파멸마 조니스와 맞먹는 수준의 전투력을 보여줬으니까.
『모두 최대한 빨리 전장을 빠져나가라.』
이미 악마 각성자들은 모두 전의를 상실한 상태다.
이대로면 추가로 악마 각성자 군단이 지원을 온다해도 승산은 없다.
오히려 적들의 사기만 올려주는 일이 될 것이다.
《 황제 디우스가 퇴각했습니다. 》
《 악마 제4군단이 퇴각했습니다. 》
《 악마 제5군단이 퇴각했습니다. 》
······.
로안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적들이 퇴각하는 걸 지켜봤다.
이 전장은 좀 특수해서 악마 군단장이 【퇴각】을 선택하면 군단 전체가 그 즉시 전장을 이탈해버린다.
추격이 불가능하다.
오직 놈들의 악마 거점을 박살내는 것만이 답이다.
‘황제 디우스! 언제나 그렇듯 상황 파악은 빠르군.’
놈은 상황이 아니다 싶으니 즉각 철수를 명령했다.
결과적으로 수십 개 군단 중 오늘 타격을 입은 건 3개 군단 뿐.
‘용사의 성 공성전에서 죽으면 레벨 다운은 기본이지.’
그만큼 3개 군단의 전력이 약화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레벨 다운이 문제가 아니다.
글루토누스 외형화의 저주는 죽고 부활한다고 해서 풀려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 * *
그 시각 사르곤 제국 메레테스 영지.
영지의 절반이 넘는 방대한 영역의 숲에는 도처에 던전들이 존재했다.
그 던전 중의 하나는 고대의 유적 평원 대전장으로 진입하는 히든 게이트다.
마현자 엘레토르는 이곳을 그녀 전용 게이트로 사용 중이다.
암부의 요원들조차 알지 못하는 오직 그녀만의 히든 게이트.
이는 대전장에서 사망 후 부활 시에 게이트에서 매복한 적의 기습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하······.’
그런데 엘레토르는 게이트 앞에서 부활한지 한참이 되었지만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레벨이 다운 된 것은 그렇다 칠 수 있다.
디우스에게 새로 하사받은 신화 등급 단검을 드롭한 것도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그러나.
황제 로안이 내린 저주가 그대로라는 사실에 그녀는 경악하고 말았다.
‘죽었다 부활했는데 어째서 내 몸이 여전히 이꼴인 거야?’
상태 창을 통해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다.
정보창을 통해 그녀의 신분과 이름을 보지 않는다면 이제 누구도 외모로 봐서는 그녀가 누군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문제가 아니다.
결벽증에 가까운 그녀의 성격 상 자신의 이런 추한 외모와 전신에서 풍겨나는 악취는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다.
악어가죽처럼 변해버린 피부에 인간인지 오크인지 알 수 없는 얼굴.
두 눈에서 눈물이 계속 쏟아져내린다.
‘로안! 네놈이 감히! 도저히 용서 못한다!’
엘레토르는 자신을 이꼴로 만든 레온 제국의 황제 로안에 대한 분노를 불태웠지만 그를 생각하면 오히려 더욱 절망적이었다.
〈글루토누스 외형화 2,163일〉
이대로라면 앞으로 6년 정도를 이꼴로 지내야 한다.
그러나 섣불리 로안에게 복수하러 찾아갔다가 또 저주를 당하면 이 기간이 얼마나 또 늘어날지 알 수 없는 일.
솔직히 말하면 이제 꿈에라도 보고 싶지 않은 존재가 로안이었다.
그와 적이 되었다는 것이 이토록 후회스러운 적은 처음이었다.
‘하루도 못 있겠는데 어떻게 6년을 버텨······.’
그녀가 그토록 맹신하던 대악마 타쿨룬도 이 상황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글루토누스 외형화 저주 해제 물약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물약을 구하라고만 할 뿐.
‘이꼴로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
악마 각성자로서 그간 그녀가 최선을 다한 것은 앞으로 더 멋지고 더 있어 보이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부와 명예!
모두 위에 군림하는 건 물론이고 악마가 가진 마력적인 힘으로 인간을 초월한 아름다운 미모를 얻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런데 이런 꼴이라면 악마 각성자로서의 삶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조차도 해결해주지 않는 대악마 타쿨룬이 매우 무능하게 느껴질 정도다.
‘차라리 죽어버릴까······.’
그녀는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절규했다.
무슨 닭털을 만지는 듯 퍼석퍼석한 머리카락.
홧김에 움켜줬더니 무더기로 뽑혀 나온다.
‘이건 아니야! 이건 아니라고······.’
그녀는 제1군단의 수장이자 제국군 참모다.
최대한 빨리 대전장으로 진입 후 황제 디우스와 함께 이후의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마법 통신이 가능한 마도구조차 아공간에 봉인해버렸다.
추가로 염화(念話)도 차단했다.
이 순간 그 누구의 연락도 받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토록 충성하던 황제 디우스도, 대악마 타쿨룬도.
모두가 귀찮을 뿐이다.
그녀는 무릎 사이에 머리를 박은 채 앉아 있었다.
.
.
.
그런데 외형화 저주로 인해 상심에 빠진 이는 엘레토르만이 아니었다.
제2군단장 케시안도 잠적한 상태로 연락이 안 되었다.
제3군단장 카이노프는 더 처참했다.
외형화의 저주도 저주지만 그녀는 악마 각성자로서의 모든 힘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로안에 의해 악마 질라인의 분신이 죽었기 때문이다.
재기불능의 상태!
그들 뿐 아니라 1,2,3군단에 속한 각성자들이나 병사들도 대부분 전의를 상실했다.
부활 후 탈영자나 이탈자도 속출했다.
처참한 저주를 당한 상황에서 제국군에 대한 충성심이 유지될 리 없으니까.
* * *
《 악마 군단이 데릭스 성의 공성을 포기했습니다. 》
《 데릭스 성의 방어전에 성공했습니다. 》
《 용사 강무진이 데릭스 성의 성주가 되었습니다. 》
아직 24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적들이 공성을 포기함으로 인해 공성전이 승리로 끝났다.
《 데릭스 성 방어전 보상은 기여도에 따라 차등 지급됩니다. 》
[기여도 Top 10]
〔1위〕 황제 로안
〔2위〕 빙룡 아그너스
〔3위〕 풍룡 엘카리나
〔4위〕 흑룡 베라
〔5위〕 적룡 카루이스
〔6위〕 마도사 레이
〔7위〕 용사 강무진
〔8위〕 용사 헤로스
〔9위〕 마쿠스 공작
〔10위〕 용사 아이린
1위부터 5위까지는 누구나 예상하듯 로안과 드래곤들이 차지했다.
로안은 3개 군단을 단신으로 괴멸시켰고, 악마 질라인의 분신까지 처치하는 등 오늘의 승전에 가히 압도적인 기여를 했다.
그리고 아그너스를 비롯한 네 드래곤들은 전쟁의 판도를 바꿔버릴만한 대재앙 파멸마 조니스를 쫓아버렸다.
그 자체로 2위에서 5위까지 기여도 순위를 차지하는 건 당연한 일.
가장 놀랄만한 존재는 6위를 차지한 마도사 레이다.
축복을 통해 아군에 막강한 버프를 준 용사들을 제치고 그녀가 기여도 6위에 오른 건 로안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수의 적들을 처치했기 때문이다.
고대의 대마도사 엘니던의 마법서에서 터득한 사기적인 능력의 광역 공격 마법을 보유한 덕분이다.
사실 아군의 생명력과 마나를 지속적으로 채워준 아이린의 기여도야 말로 어쩌면 레이를 능가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망으로 전장에서 이탈하게 되면 기여도가 하락하게 된다.
그런 와중에도 그녀가 기여도 10위에 오른 건 대단한 쾌거였다.
[대량의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당신의 레벨이 83이 되었습니다.]
[펫 네르나스의 레벨이 83이 되었습니다.]
[고대 용사의 보물상자 10개를 얻었습니다.]
[여신 베로니카와의 친밀도가 크게 증가합니다.]
[베로니카가 당신에게 특별한 가호를 내립니다.]
[당신의 방어력이 2배로 증가합니다.]
[지속기간 30일]
······.
지속적으로 울리는 보상 알림들을 들으며 로안은 데릭스 성으로 복귀했다.
‘설정대로라면 데릭스 성은 이제 아주 멋지게 변할 텐데.’
폐성처럼 보이던 고대 용사의 성이 오늘의 승리로 부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시나 성의 외양은 물론 내부 구조도 완전히 바뀌었다.
갖가지 멋들어진 건물과 시설들.
제국의 황성을 능가하는 거대한 규모다.
마치 마법의 성을 연상케할 정도로 반구형의 배리어가 성 전체를 뒤덮고 있다.
‘게임에서 보던 것보다 더 멋진데?’
여긴 이제 대전장의 주요 거점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악마 거점들에 대항하는 용사 진영의 거점.
아직은 하나 뿐이지만.
각 용사들이 모두 하나씩 고대 용사의 성을 얻어 7개의 성이 연결되면 매우 강력한 효과가 나타난다.
“주인님! 조니스는 도주했습니다.”
그 사이 돌아온 드래곤 메이드들이 로안의 앞으로 내려서며 부복했다.
또한 부활 후 복귀한 용사 아이린을 포함한 다섯 명의 용사들이 로안의 앞에 정중하게 예를 취했다.
[넬리가 당신을 다급히 부릅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울리는 신비한 알림.
‘넬리라면?’
다름아닌 여신 루넬리스의 화신이다.
독서하는 소녀 컨셉인 그녀는 지금 패리드 호수에서 휴양 중인데.
‘갑자기 나를 다급히 부르다니 무슨 일이지?’
[넬리의 소환에 응하겠습니까?]
로안은 끄덕였다.
‘예.’
용사의 성 방어전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니 여기서의 볼일은 끝났다.
오늘 큰 도움을 준 아이린에게 따로 고마움을 표시하려고 했지만.
일단은 넬리의 소환에 응하는 게 우선이다.
스스.
그 즉시 로안은 신비한 광채에 휩싸여 어딘가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