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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으로 독존한다-155화 (155/240)

< 패리드 호수의 주인 (2) >

1단계 거점 확장 효과!

정원이 요새화되며 방어 능력이 대폭 늘어났다.

그러나 대량의 악마 코인이 투자된 만큼 또 다른 효과들도 존재했다.

[케르웨이가 확장된 정원에 서큐버스 신병 훈련소를 건설했습니다.]

[서큐버스 신병 모집중입니다.]

[정원에 속한 서큐버스들의 한계 레벨이 상승한 덕분에 이후 경험치를 통해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케르웨이Lv70의 한계 레벨이 Lv80으로 상승합니다.]

[그라델라Lv65의 한계 레벨이 Lv75로 상승합니다.]

······.

이로써 그라델라도 레벨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보스급인만큼 요구 경험치가 높아 레벨이 쉽게 오르지 않지만, 대신 1레벨이라도 오르면 전투력이 대폭 상승하게 된다.

“잘됐군. 이제 광렙의 시간이다!”

오랫동안 정체되었던 레벨의 한계가 드디어 깨어지자 그라델라는 이미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이 순간 제가 로드와 함께 있다는 건 행운이겠죠. 하지만 로드께서 독식하실 경험치를 나눠가지게 돼서 너무 죄송스러워요.”

이 와중에 그런 것에 미안함을 느끼다니.

그라델라의 충성심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기특한 생각이다만 부담갖지마. 난 경험치 독식보다 부하가 강해지는 게 더 좋으니까.”

“로드의 도움에만 기대지 않고 저도 힘을 보탤게요.”

“충분히 힘이 될 거야. 저기서 보스 빼고는 네가 별로 두려워할 만한 존재는 없거든.”

아쿠아가 기진 패리드의 서에 나와 있는 내용대로라면 타락한 물의 정령들의 평균레벨은 70에 불과하다.

보스 65레벨인 그라델라에게는 어렵지 않은 상대들.

레벨 80 최종 보스만 조심하면 무난한 사냥터라 할 수 있다.

“준비됐지?”

“넹, 로드. 잠깐만요. 축복 드릴게요.”

“축복이라고?”

“막 한계 레벨이 깨지며 새로운 능력을 각성했어요.”

그라델라가 특유의 도도하면서도 매혹적인 자태로 춤을 췄다.

[냉혹의 서큐버스 그라델라가 파티원의 능력을 높입니다.]

[당신의 모든 스탯이 10% 상승합니다.]

[지속시간 30분]

“오! 아주 심플하면서도 쓸만한 버프군.”

특히 스탯이 높은 로안에게는 매우 강력한 효과다.

“이제 결계를 뚫고 들어가자.”

“네, 로드.”

[타락한 물의 정령 유적에 입장합니다.]

결계를 통과하자 이같은 알림과 함께 던전의 크기가 엄청나게 확장되었다.

결계 밖에서 보는 모습은 피상적일 뿐, 실제 던전의 모습은 이렇게 결계 안으로 들어와야 자세히 볼 수 있다.

“쿠훗! 이게 대체 얼마만의 적이야?”

“호호호! 드디어 봉인이 풀렸구나!”

“가소로운 침입자들이여! 너희들의 혈액으로 패리드 호수를 붉게 물들일 것이다.”

타락한 물의 정령들은 매우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아쿠아처럼 2등신의 자그만 형태도 보였지만, 몸에서 나오는 사악한 기운 때문인지 조금도 귀엽지 않았다.

“그라델라! 광역 도발 가능하지?”

“그럼요. 제가 한곳에 모을게요. 경멸의 빛!”

그라델라가 전방을 향해 조롱하는 듯한 포즈를 취했다.

서큐버스라고 상대를 유혹하는 능력만 있는 게 아니다.

상대를 경멸해 극도의 적개심을 유발하는 능력도 만만치 않다.

경멸의 빛이 바로 그것이다.

그라델라의 손 끝에서 피어난 괴상한 광채가 춤을 추듯 파동을 치며 퍼져나가자 넓은 입구에 흩어져 있던 타락한 물의 정령들이 모여들었다.

마치 굶주린 늑대들이 먹잇감을 향해 달려들 듯 포악한 기세다.

파파파팟―

로안의 신형이 사라짐과 동시에 무수히 피어나는 사선들.

강화된 제2도식 만도붕멸의 위력 앞에 타락한 물의 정령들은 물가루로 변해 흩어졌다.

[상급 생명력 회복 물약을 얻었습니다.]

[타락한 정령의 목걸이(희귀)를 얻었습니다.]

[서큐버스의 날개 속옷(일반)을 얻었습니다.]

결계 밖에서 토실이가 아쿠아를 안심시키며 놀아주는 동안 몰캉이와 제논은 착실하게 로안의 뒤를 따르며 루팅을 했다.

두 녀석 다 바람같은 속도로 드롭템이 반짝이면 가히 순간이동의 속도로 접근해 로안의 아공간에 입고 시켰다.

“오! 날개 속옷은 처음인데? 일반이니 네가 가져라.”

속옷이지만 날개의 일부까지 감싸는 일체형이다.

서큐버스가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

“어머! 그렇지 않아도 날개 속옷을 바꿨으면 했죠. 모양이 딱 제 취향이네요.”

“뭐하는 거냐? 그렇다고 여기서 바로 갈아입을 것 까진 없잖아.”

“히힛!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만.”

그라델라의 날개가 물빛으로 번쩍이며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다.

“어때요, 로드?”

“확실히 아까보단 낫다.”

어쩌다 보니 눈요기는 했지만 하여간 불시에 유혹 스킬이 들어오다니.

역시나 서큐버스들은 도무지 방심할 수가 없다.

[서큐버스 그라델라가 당신에게 존경심을 품습니다.]

이 와중에 존경심은 또 왜 증가하는 거냐?

[그라델라와 파티 시 상위 등급 아이템 드롭률이 소폭 증가합니다.]

물론 존경심이 올라서 나쁠 건 없다.

* * *

고대의 유적 평원 대전장의 한 곳.

드넓은 초원의 중앙을 넓은 강이 가로지르고 있었다.

“바로 이곳입니다, 폐하. 대전장에서 매일 변동하는 지형이 아닌 고정 지형이며 물도 풍부하고 지대가 평평해 황성을 세우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붉은 머리 여성의 말에 건장한 체격의 중년인이 흡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장소를 잘 찾았구나, 엘레토르. 이곳에 황성을 세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되겠느냐?”

“넉넉잡고 한달이면 충분하옵니다.”

“너는 지금 나를 놀리는 것이냐? 제국의 축성술이 아무리 대륙 제일이라 하나 거대한 황성을 세우는데 고작 한달이라니.”

“이번에 신이 대전장에 거점을 하나 얻었사옵니다.”

“그 얘기는 들었다.”

“폐하께서도 거점을 이미 보유하고 계시지 않으시옵니까?”

“임무를 통해 네크로맨서의 연구실이란 거점을 하나 얻었다. 그게 축성에 도움이 되겠느냐?”

“폐하께서 보유하신 거점은 향후 대전장에서 제국의 영역을 확장해나갈 때 큰 도움이 될 것이옵니다.”

엘레토르는 말을 이었다.

“하오나 신은 어둠의 코볼트 광산이라는 거점을 얻었사옵니다. 그곳의 다크 코볼트들은 전투보다 축성에 특화된 녀석들이죠. 악마 코인만 투입하면 알아서 자재도 조달하여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성채를 건설할 수 있다 하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실로 유용하겠구나. 가능한한 많은 성채를 건설하라. 황성은 물론이고 도시로 확장시켜 제2의 황도를 완성하도록 하라.”

“다만 악마 코인이 많이 드는 것이 문제이옵니다. 최근 가치가 오르고 있는 트렐 코인으로만 환전히 가능한 터라.”

“염려마라. 코인이라면 얼마든지 내주도록 하겠다.”

“폐하의 배려에 망극하옵니다.”

황제 디우스가 흡족한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 여기서 만족할 것이 아니다. 축성이 해결되었다 하니 이후 병력과 백성들의 이주는 대신들에게 맡겨두라. 나, 그리고 너를 포함한 마의 각성자들에게는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레벨을 올리는 것이 아니겠사옵니까?”

디우스가 다시 끄덕였다.

“바로 그것이다. 그토록 막고자 했건만 용사들이 하나둘 운명을 각성하고 있지. 언뜻 지금까지는 우리가 유리한 듯하나 앞으로를 예측해보면 생각처럼 낙관적이지는 않다.”

“모든 것이 그 로안이라는 괴상한 녀석 때문이옵니다.”

엘레토르가 분통을 터트렸다.

“그놈만 아니었다면 이토록 급히 천도할 이유도 없으며, 폐하께서도 대전장에 은신해 계실 이유도 없으셨겠지요.”

그러자 디우스 또한 인상을 굳혔다.

“나는 그 로안이라는 놈이 목에 걸린 가시처럼 거슬린다. 방금 전 알림에서 나오듯 우리는 이제 놈의 영지에는 균열조차 날릴 수 없게 되었다. 한데 놈에게는 초대형 균열의 핵이 10개나 있는 상황이지.”

“폐하께서 대전장에 계신 이상 균열은 위협이 되지 못하니 안심하시옵소서.”

디우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로안 그놈은 악마도 아닌 놈이 악마의 능력을 가진 것도 모자라 용사들도 제 손발처럼 움직이고 있다. 그놈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생각해 보았느냐?”

“아직도 놈에 대해서는 도통 밝혀진 바가 없사옵니다.”

“어차피 놈의 정체가 무엇이든 그건 중요치 않다. 앞으로 놈이 더 활개를 치지 못하도록 손발을 묶어두는데 주력해라.”

“이미 레온 왕국에 조치를 취해두었습니다. 폐하의 충신을 자처하는 멜더 후작이 레온 왕국의 국왕을 움직여 로안을 반역도로 몰 것이옵니다.”

“반역도라! 거슬리는 녀석을 쳐내는 데 그보다 더 좋은 명분은 없지. 그러나 그놈이 그리 순순히 당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그놈이 반역도로 순순히 처단될 리는 없겠죠. 하지만 영지를 잃고 떠돌게 되면 더 이상 초대형 균열의 핵으로 제국을 위협하지 못할 것이옵니다.”

“일에 차질이 없도록 잘 추진하라. 한데 이 일을 대가로 멜더 후작이 원하는 건 없더냐?”

“제국의 강력한 정예 군대를 레온 왕국의 왕도에 상주시켜달라 하였사옵니다.”

그러자 디우스가 큭 웃었다.

“제국의 군대를 다른 곳도 아닌 왕도에 상주시켜달라니! 알아서 속국이 되겠다는 뜻인가?”

“국왕을 꼭두각시로 만들고 자신이 실세가 되겠다는 뜻이겠죠. 어차피 그자에게는 레온 왕국의 번영보다는 자신과 가문의 영달만이 더 중요한 터라 속국이 되는 걸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 얼간이같은 놈이 내 부하 중에 있었으면 삼족을 멸했겠지만, 타국에 있으니 이용가치는 쓸만하구나.”

“후후, 언제나 얼간이들을 활용하면 피 흘리지 않고 쉽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사옵니다.”

디우스가 끄덕였다.

“하지만 멜더 후작보다 중요한 것이 마쿠스 공작이다. 그가 마의 각성자가 되면 알아서 레온 왕국은 내 손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그가 운명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미리 조치를 취해 두었사옵니다.”

“조치라고?”

“그가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해도 약점은 있는 법이라서.”

“약점이라면?”

“외손녀가 그의 약점이옵니다.”

“납치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납치는 오히려 분노만 자극할 뿐이죠. 마쿠스 공작을 다른 곳으로 유인한 후 손녀를 암살할 계획을 세워두었습니다. 암살조를 보냈으니 곧 그곳에 당도할 것이옵니다.”

“암살이라. 나쁘지 않군.”

“그것도 매우 잔인하게. 분노보다 더한 절망을 주기위해선 그 방법이 최선이옵니다.”

“그 일은 네게 맡기겠다!”

“예, 폐하.”

엘레토르의 입가에 섬뜩한 미소가 피어났다.

“크아아악!”

“아아악!”

그때 갑자기 근처에서 처참한 비명 소리가 울렸다.

디우스의 표정이 굳었다.

“이게 무슨 소리냐?”

지금 그의 주변에는 황궁의 막강한 근위 기사들이 철통같은 호위를 서고 있었다.

그 근위 기사들이 지금 누군가의 습격을 받은 것이다.

“적습입니다!”

“폐하! 속히 피신하시옵소서!”

근위 기사단장 델타 공작이 다급히 달려오며 외쳤다.

“적이 몇이나 되느냐?”

“다섯 명입니다.”

“고작 다섯 놈이라고? 그럼 설마?”

“천검 강무진과 놈의 부하들입니다.”

디우스와 엘레토르의 표정이 굳었다.

엘레토르가 다급히 외쳤다.

“폐하, 이곳은 신에게 맡기시고 일단 피하시옵소서. 그놈들은 제가 처리하겠사옵니다.”

“너 혼자서 가능하겠느냐?”

“염려마소서. 최악의 경우 죽기밖에 더하겠사옵니까?”

“그럴 것 없다. 듣고보니 나 또한 굳이 피할 이유가 없구나.”

순간 황제 디우스의 두 눈에서 흑색의 광채가 뿜어져나왔다.

‘그동안은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그놈을 피했지만 어차피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지.’

대전장에서는 죽어도 게이트에서 부활한다.

무엇보다 그가 진입한 게이트는 엘레토르조차 알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곳에 위치해 있으니 자신감이 생겼다.

곧바로 디우스는 두 팔을 양쪽으로 뻗었다.

츠츠츠! 츠츠츠츳!

그의 양손끝에서 각각 붉은색과 흑색의 구체가 생성되어 휘돌기 시작했다.

“폐하!”

엘레토르가 두 눈을 부릅떴다.

황제 디우스가 자신의 능력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 역시 황제가 무슨 능력을 가졌는지 항상 궁금했다.

【이름】 디우스 쿤 크라이저

【레벨】 ???

【종족】 ???

【직업】 ???/황제

【소속】 사르곤 제국

그러나 정보창에 나와있는 황제는 레벨과 직업이 항상 ???로 표시되어 있었다.

심지어 종족까지도.

그런데 지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직업】 마군주(魔君主)/황제

황제가 ??? 표시로 숨겨뒀던 자신의 직업을 개방한 것이다.

‘마, 마군주!’

악마들의 군주라는 뜻.

물론 마계에 있는 악마가 아닌 악마 각성자들의 군주를 의미한다.

‘내가 그토록 되고자 했지만 불가능했는데 폐하께서 마군주셨을 줄이야.’

엘레토르뿐 아니라 근위기사단장 델타 공작도 경악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디우스가 말했다.

“무엇을 그리 놀라고들 있느냐? 강무진은 나와 엘레토르가 상대할 테니 근위기사들은 놈의 부하들을 처리해라.”

“황명을 받드옵니다.”

그 사이 근위기사들을 추풍낙엽처럼 베어넘기며 다가서는 흑발의 노인.

“간악한 제국의 마현자를 추적해왔더니 뜻밖의 거물이 계셨군요. 경황 중이라 예를 취하지 못하는 걸 이해부탁합니다, 황제 폐하.”

적대국이라도 황제이다 보니 강무진의 말투는 정중했다.

그러나 눈빛은 아니었다.

황제 디우스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마치 사악한 마물을 바라보는 듯 경멸조였다.

디우스가 싸늘히 웃었다.

“천검 강무진! 그대가 대륙 제일의 검사라고 그토록 명성이 자자하다지? 과연 얼마나 대단한지 오늘 내게 그 실력을 보여주겠나?”

그말이 끝나는 순간 디우스의 오른손에 있던 흑색구체가 강무진을 향해 날아갔다.

수박만한 크기의 구체가 점점 커지더니 강무진의 앞에 도달했을 때는 그의 키를 뒤덮을만큼 거대해져 있었다.

“얕은 수작!”

그런데 강무진은 흑색 구체가 도달하기 직전 번개처럼 앞으로 돌진해 디우스의 가슴을 갈라버렸다.

서걱!

번쩍!

이어서 다시 그의 검이 옆에서 기습하려던 엘레토르의 목을 갈랐다.

‘피해?’

그런데 검은 허공을 갈랐다.

엘레토르가 그녀 특유의 은신기인 그림자 이동으로 종적을 감춘 것이다.

‘뒤쪽이군.’

강무진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피어나는 순간 뒤쪽으로 검광이 번쩍였다.

“아아아악!”

엘레토르가 갈라진 가슴에서 피분수를 쏟으며 쓰러졌다.

그렇게 눈깜짝할 사이에 황제 디우스와 엘레토르를 베어버린 강무진의 가공스러운 실력에 근위기사들은 기막혀 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곳이 대전장이라 황제가 죽지 않고 부활할 것을 알기에 당황하지 않았다.

“모두 맞서라. 폐하의 복수를 하라!”

“큭! 가소로운 놈들!”

강무진이 사르곤 제국의 근위기사들을 향해 돌진하려할 찰나.

스스스.

갑자기 검은 구름이 그의 몸을 뒤덮었다.

끈적한 어둠의 기운.

당황해서 고개를 돌리는 순간.

쓰러져 죽은 줄 알았던 황제 디우스가 멀쩡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당황할 것 없다, 천검 강무진. 나는 그대에 대해 잘 알지만 그대는 나에 대해 전혀 모르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지. 억울하면 다음에 다시 도전하라.”

“닥치라! 이 따위 허접한 사술로······.”

그런데 디우스의 그 공격은 사술적인 공격은 맞지만 허접하지는 않았다.

강무진의 몸이 점점 공중으로 떠오르고 있었으니까.

그가 무슨 짓을 해도 점점 더 지상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런 그를 향해 디우스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그대도 패배라는 걸 한 번 맞보게되겠군.”

이번에는 붉은 색 구체가 날아왔다.

강무진은 몸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 상태라 그 붉은 구체를 피할 수가 없었다.

콰아아앙!

붉은 구체는 폭발했고 강무진은 그 충격에 까마득한 상공으로 튕겨나갔다.

‘크윽! 이런! 대체 어디까지 올라가는 건가?’

그는 적지않은 충격을 입긴 했지만 죽을 만큼 치명상을 입은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몸 상태로 이 까마득한 높이에서 추락하면 아무리 그라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황제 디우스는 그것까지 고려해 그를 이 높은 공중으로 띄운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저게 뭐지?’

이 까마득한 상공의 한쪽.

강무진의 시야에 뭔가가 들어왔다.

신비한 은빛의 몸체를 가진 거대한 존재였다.

‘설마 드래곤?’

순간 유유히 상공을 날고 있던 드래곤이 고개를 슥 돌려 강무진을 쳐다봤다.

무엇 때문인지 드래곤은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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