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으로 독존한다-154화 (154/240)

< 패리드 호수의 주인 (1) >

‘저건?’

로안은 뜻밖의 상황에 놀랐다.

여신 카보네스가 가호를 내린다는 건 이미 메인 임무의 보상에 명시되어 있어 기대하고 있었다.

보통은 이 경우 하루 정도되는 버프가 생겨나곤 한다.

치명타 확률 및 치명타 피해량 대폭 상승!

전투 계열 여신인 카보네스가 가장 많이 주는 가호는 바로 이것.

그런데 기대와 달리 전혀 엉뚱한 일을 벌였다.

‘드롭템의 등급을 바꿔버린다?’

물론 등급 하향이 아닌 상승이다.

일반인지 희귀인지 알 수 없던 팬티에서 칠색 광채가 발산될 줄이야.

‘칠색 광채는 신화 등급인데?’

[서큐버스의 속옷(신화)을 얻었습니다.]

역시나 루팅하니 예상대로다.

‘후! 이건 대박이긴 한데.’

신화 등급이라 그런지 팬티의 모양이 이루말할 수 없이 야해졌다.

지금껏 보았던 그 어떤 것과 비교불가할 정도로.

그때봤던 전설 등급은 이에 비하면 지극히 정상적이라 할 수 있으리라.

‘이런 걸 입는 존재가 있긴 할까?’

당연히 없다.

어차피 희귀 이상부터는 서큐버스들도 착용을 하지 않는다고 하니까.

물론 이걸 머리에 뒤집어 써야 할 운명을 가진 녀석은 있지만.

그거야 예외적인 케이스이고.

“로드! 그것은 대체······. 아, 말이 안 나오네요.”

그때 그라델라가 로안이 쥐고 있는 팬티를 보며 경탄의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로안이 두 눈을 크게 뜬 채 묘한 표정을 지으며 성큼 걸어오자 치를 떨며 뒷걸음질 쳤다.

“자, 잠깐만요! 설마 제게 강제로 입히려는 건? 아무리 로드라도 그건 안 돼요!”

로안은 어이가 없었다.

“날 뭐로 보는 거냐?”

당연히 그는 이걸 그라델라에게 입힐 생각은 없었다.

아이템 설명 창에 나타난 내용을 읽으며 걸어오느라 표정이 좀 이상해졌을 뿐이다.

[서큐버스의 속옷]

-분류 : 보물

-등급 : 신화

-설명 : 흔한 서큐버스의 속옷에 여신 카보네스의 가호가 깃들어 신비롭게 변형되었다. 전투의 여신 카보네스의 취향에 맞게 팬티에 특별한 효과가 추가되었다.

-효과 : 이것을 손에 쥐고 흔들면 적들에게 일시적으로 정신적 충격을 주어 상황을 반전시킬 수도 있지만, 그 경우 당신의 명성이 하락할 수 있다.

-추가 효과 : 특수한 펫이 머리에 쓰고 춤을 추면 행운이 대폭 상승한다.(3/3)

‘대박! 과연 신화 등급이군.’

설명도 아주 상세하다.

행운 효과만 따지면 이건 전설 등급처럼 한 번 사용 후 소멸되지 않고 무려 3번이나 사용이 가능하다.

이걸 제논의 머리에 씌운 후 춤을 추게 하면 초대형 균열의 핵 3개를 얻을 수 있다는 뜻.

그런데 용도는 그것만이 아니다.

카보네스의 취향 즉, 싸움을 좋아하는 그녀답게 이 팬티를 전투에도 쓸모 있게 만들어냈다.

정신 공격!

이른바 적들을 일시적이지만 멘붕 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러려면 이걸 손에 쥐고 깃발처럼 흔들어야 한다.

‘카보네스와 팬티의 조합인가? 별게 다 나오는군.’

심지어 명성이 하락할 수도 있다.

그런 걸 무릅쓰고 써야할 상황이라면?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이리라.

아니면 뭔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을 때라던가.

‘일단 잘 넣어놓자.’

[서큐버스의 속옷(신화)을 아공간에 입고시켰습니다.]

그렇게 신비한 칠색 광채와 함께 팬티가 사라지자 그라델라는 비로소 정신을 수습했다.

그 사이 용사로 각성한 데랄쿠도 뭔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는지 여전히 입을 쩍 벌린 채 말을 하지 못했다.

“정신 차려라!”

로안이 어깨를 툭 치자 데랄쿠는 비로소 흠칫하며 정신을 차렸다.

“대체 방금 그건 무슨 물건인가, 인간?”

“알아서 좋을 것 없는 물건이야.”

“그런가? 역시 그렇군. 아주 요사한 물건 같은데 조심해라.”

데랄쿠는 아직도 마음이 진정이 안 되는지 한숨을 길게 내쉬며 말했다.

“그리고 그대 덕분에 드디어 나는 용사로 각성했다. 정말로 고맙다. 이후 어떤 일이든 그대의 일이라면 반드시 돕겠다.”

“일단 강해져라. 그게 날 도와주는 거야.”

“걱정마라, 인간. 난 강해질 것이다. 악마 각성자들로부터 사브라 왕국뿐 아니라 카오니아 세계를 지킬 것이다.”

데랄쿠는 눈을 강하게 빛내며 말했다.

로안은 미소 지었다.

“그래. 제법 용사다운 느낌이 나는구나. 지금의 그 각오 잊지마라.”

“물론이다.”

“그보다 혹시 임무 창에 새로운 임무 같은 거 생기지 않았나 살펴봐.”

“그렇지 않아도 사브라 왕국의 반란을 진압하고 국왕이 되라는 임무가 생겨 유심히 읽어보는 중이다.”

딱 보니 영웅행이다.

이 운 좋은 녀석 같으니!

용사가 되자마자 바로 영웅행 임무가 떴으니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강해질 것이다.

‘그래봤자 아직 3명뿐이야.’

4명의 용사를 더 찾아야 한다.

데랄쿠와 같은 뜬금없는 용사의 등장으로 이제 누가 나머지 네 용사가 될지 확신하기 힘든 상황.

물론 강무진은 거의 확정적이니 그를 제외하면 3명만 찾아내면 될 것이다.

‘메인 임무가 빨리 뜨기를 바랄 수밖에.’

그때 영웅의 무덤 건물 전체가 흔들렸다.

[영웅의 무덤 유적이 잠시 후 소멸합니다.]

[영웅의 무덤에서 속히 나가주십시오.]

이 유적은 그 목적을 달성했으니 소멸되면 그걸로 완전히 사라진다.

“어서 입구로 나가자.”

로안 등은 무덤의 1층으로 내려온 후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그 즉시 무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동시에 그 아래 웬 동굴의 입구가 하나 드러났다.

‘저건 숨겨진 유적이군.’

영웅의 무덤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던 유적.

‘권성의 룬에 잡혔던 게 바로 저거였어.’

영웅의 무덤에는 권성의 룬에 탐지될 만한 요소가 없었다.

드롭템이 없었으니까.

대신 저 유적에 가면 권사 관련 아이템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 영주! 이제 나는 새로운 임무를 위해 떠나보겠다.”

그때 데랄쿠가 카라얀, 그리고 부하들과 함께 로안을 향해 다가와 말했다.

“지금 바로 사브라 왕국으로 갈 생각이냐?”

“아직은 아니다. 일단 본래 계획대로 전임 대장군 콰쿤을 찾아갈 생각이다.”

“그럼 서둘러야겠군. 어서 가봐라. 무운을 빌지.”

“그대 역시 무운을 빌겠다.”

데랄쿠는 로안을 향해 정중히 머리를 숙여 예를 표하고는 돌아섰다.

카랴얀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영주님의 은혜 영원히 잊지 않겠어요.”

“무사히 데랄쿠와 만나서 다행이구나.”

“왕국이 안정되면 왕자님과 결혼식을 올릴 거예요. 그때 와주실 거죠?”

“물론이야. 꼭 갈테니 부르기나 해라.”

그러자 카라얀이 환하게 웃으며 돌아섰다.

* * *

데랄쿠 등이 떠나자 로안은 이제 당분간 새로운 메인 임무가 뜰 때까지 레벨 업에 몰두하기로 했다.

‘영지는 내가 없어도 알아서 돌아갈 테니 걱정할 것 없어.’

지략에는 메르벨, 무력으로는 닐스와 랄프가 있다.

거기에 지금은 마쿠스 공작과 베안트 공작까지 휴가를 빙자해 머물러 있는 상태다.

현재 레온 왕국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 중 하나라 해도 무방한 것이다.

‘거기에 이것까지 사용하면 대륙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가 된다.’

로안은 오늘 메인 임무의 보상으로 얻은 〈신령한 빛의 조각〉를 살펴봤다.

[신령한 빛의 조각 ? 균열방어]

-분류 : 성물(聖物)

-등급 : 신화

-내용 : 일곱 개를 모으면 특별한 하나의 장비를 획득할 수 있다.

-소지 효과 : 소지자가 지배하는 지역에는 차원의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다.

[현재 당신이 지배하는 곳은 레온 왕국 라고스 영지입니다.]

[라고스 영지를 균열 방어 지점으로 등록하시겠습니까?]

“예.”

주저할 이유가 없다.

이런 건 한시라도 빨리 등록해야 한다.

악마 각성자 중 누군가 미친척하고 균열을 날릴 가능성도 있지만, 그와 상관없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균열도 무시못할 위험이니까.

그 순간 월드 알림이 떴다.

《레온 왕국 라고스 영지에 신령한 빛의 가호가 펼쳐집니다.》

《이후로 라고스 영지에는 더 이상 균열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로안은 놀라지 않았다.

‘이건 게임과 동일하네.’

용사들에게 균열 방어 능력이 생겨났을 때도 이 알림이 뜬다.

아직까지 헤로스, 아이린, 데랄쿠 누구에게도 균열 방어 능력은 없지만 머지않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균열 방어에 대한 월드 알림이 뜨게 되면, 해당 지역에 대한 인기는 하늘로 치솟게 된다.

균열로부터 안전한 장소라는 이유에서다.

‘그나저나 이제는 균열의 핵을 얻는 게 문제다.’

악마 각성자들은 그들이 섬기는 악마들로부터 퀘스트를 받아 균열의 핵을 얻을 수 있다.

로안이 비록 악마 모드를 발동하고 있지만 진짜 악마들과 소통하는 건 아니라서 그건 불가능하다.

‘결국 그놈들이 날린 균열로부터 핵을 얻는 방법뿐인가?’

그러나 앞으로 라고스 영지에서는 그 또한 불가능해졌다.

더 이상 악마 각성자들이 균열을 날릴 수 없게 됐으니까.

‘균열의 핵 얻자고 균열 방어 능력을 해제할 수는 없지.’

어떤 규모의 균열이 날아올지 알 수 없는데다, 설사 소형이라고 해도 사망자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영지들이 균열 공격을 받았을 때 얻는 방법이 있다.

‘언제 어디로 균열이 날아올지 모르니 그것도 쉽지 않아.’

물론 여기까지는 정석적인 방법이고.

고인물이니 변칙적인 방법은 당연히 알고 있다.

‘드래곤들과 거래를 하는 거지.’

드래곤들은 각종 특이한 물건들에 대한 수집욕이 매우 강하다.

지금이 아닌 전대 악마 각성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균열의 핵도 취미삼아 수집해 놓았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 수집욕은 흑룡 베가와 파멸의 용 네르나스가 가장 강한 걸로 알고 있는데.’

둘 다 상대하기 골치아픈 존재들.

그나마 말이 통하는 풍룡이나 빙룡에게 먼저 물어보는 게 좋을 것이다.

사실 빙룡도 상대하기 매우 까다로운데 지금은 그녀가 오히려 서로 교류하자며 손을 내민 상황이니까.

그러나 드래곤들에게 가려면 대전장 밖으로 나가야 한다.

‘우선은 레벨부터 좀 올리자.’

기왕 들어왔으니 이번엔 최소 레벨 70을 달성할 생각이다.

70레벨 승급 아이템인 천도비록도 있으니 레벨만 올리면 승급은 금방이다.

‘천도객으로 승급하면 또 많은 게 달라지지.’

레벨 70이 되면 악마 모드 중 하나인 글루토누스 모드도 개방된다.

방어 위주에 고자의 저주나 날려대는 크루스 모드와 달리 글루토누스 모드는 좀 더 공격에 특화되어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아공간에서 잠자고 있는 뇌전도법(전설)도 레벨 70이 되면 수련이 가능해진다.

“로드! 이제 어디로 가실거죠?”

그때 그라델라가 와서 물었다.

“저기 보이는 동굴부터 가볼 생각이야.”

“숨겨진 유적이군요. 꽤 무서운 기운이 풍겨요.”

“그럴 거야. 보통 이런 곳에는 고레벨 유적들이 위치해 있으니까.”

로안이 동굴로 접근하자 근처에서 토실이와 놀고 있던 물의 정령 아쿠아가 깜짝 놀라며 다가왔다.

“안 돼! 부탁이니 저곳에는 가지마라, 토실이의 주인.”

“가지말라고? 무슨 사정이라도 있는 거냐?”

“고대의 타락한 물의 정령들이 갇혀 있는 장소. 그들이 나오면 이 호수는 오염되어 각종 사악한 괴수들만 우글거리는 곳으로 변하고 만다, 라고 적혀 있다.”

“적혀 있다고?”

그러자 아쿠아가 아공간에서 에메랄드 빛이 나는 커다란 책을 하나 소환했다.

“이건 이곳 패리드 호수의 비밀이 적혀 있는 책으로 오직 호수 관리자인 나만 볼 수 있다.”

“그 책에서 봤다는 거구나.”

아쿠아가 끄덕였다.

“타락한 물의 정령들의 평균 레벨은 70이고, 보스는 80레벨. 만약 그대가 패배하면 이 호수는 타락한 물의 정령들에게 장악될 거고 나는 쫓겨나거나 노예가 되고 만다.”

아쿠아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원래 완벽하게 봉인되어 있는 곳이었는데 왜 갑자기 저 입구가 드러났는지 모르겠다.”

“그건 아마도 최근 새로 생겨났던 영웅의 무덤 유적이 오늘 소멸되며 발생한 충격 때문일 거야. 봉인도 일부 풀렸을 수도 있어서 저대로 놔두면 더 위험해.”

로안은 던전의 입구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러고 보니 던전의 입구에 뭔가 검고 탁한 것들이 있었다.

아직 밖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곧 나오려고 눈치를 살피는 기색이 역력했다.

“타락한 물의 정령들이야.”

아쿠아가 몸을 움츠리며 떨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토실이가 떨지 말라며 아쿠아의 볼에 머리를 비볐다.

아쿠아의 표정이 밝아졌다.

“토실이가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정말 그대를 믿어도 되는 거야, 인간?”

로안은 아쿠아의 머리를 슥 한 번 쓰다듬으며 끄덕였다.

“물론이다. 내가 가서 타락한 물의 정령들을 쓸어버릴 테니 넌 여기서 토실이랑 놀고 있도록 해.”

“정말? 나는 토실이랑 노는 거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그럼 다녀오마.”

“잠깐 기다려라, 인간.”

아쿠아가 훌쩍 뛰어 로안의 어깨로 올라오더니 볼에다 쪽 키스를 했다.

[물의 정령 아쿠아의 축복이 펼쳐집니다.]

[물 속성 저항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물에서 자유롭게 숨을 쉴 수 있습니다.]

[물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그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기특하게도 버프를 펼쳐줬다.

특히 물 속 유적에서는 매우 유용한 버프다.

영웅의 무덤과 달리 저 아래 던전에는 물이 차있을 수도 있으니까.

“고맙다, 물의 정령.”

“고맙긴. 토실이의 주인이라는 것만으로도 인간 그대는 믿을만한 존재야. 언제든 필요하면 나의 축복을 펼쳐주겠다.”

“그보다 너 혹시 내 펫되고 싶은 생각 없어? 그럼 토실이랑 매일 놀 수 있을 텐데.”

로안은 기회다 싶어 물어봤다.

아쿠아를 펫으로 데리고 다니면 귀여운 녀석이 하나 더 늘어나게 되니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덤으로 아쿠아가 가진 물 관련 능력은 지금처럼 물속에서 활동할 때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의 영지에도 강과 호수가 있거든. 네가 그걸 관리해주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러자 아쿠아는 정말 심각하게 고민이 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그러고 싶다만 그럼 이곳 패리드 호수는 오염되고 말 거야. 물론 그대의 그 마음은 고맙게 생각한다.”

로안의 펫이 되고는 싶지만 형편 상 어렵다는 뜻.

하긴 아쿠아는 파멸의 용 네르나스가 목욕 장소로 삼을 만큼 깨끗하고 거대한 호수의 관리자다.

그런만큼 호수 관리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매우 강했다.

“여긴 너 말고 호수를 관리할 정령은 없는 거냐?”

“패리드의 서(書)에 의하면 타락한 물의 정령들이 순수한 물의 정령들을 노예로 만들어놓았다고 들었다. 만약 그대가 그들을 구해온다면 호수를 관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래? 그럼 그땐 내 펫이 되어줄 수 있어?”

“내가 자리를 비워도 호수가 깨끗하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

“좋아. 반드시 순수한 물의 정령들을 구해오겠다.”

그렇게 아쿠아가 로안의 펫이 될 가능성이 생기자 토실이와 몰캉이가 몸을 마구 비벼대며 좋아했다.

서로 어울려 놀고 있는 것만 보면 아쿠아는 이미 로안의 펫이나 다름없다.

제논만 시큰둥한 표정으로 귀마를 탄 채 주변을 탐색하고 있을 뿐.

“아쿠아! 기왕 축복 펼쳐주는 거 여기 있는 내 부하에게도 부탁한다.”

로안은 그라델라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쿠아는 살짝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끄덕였다.

“그대의 부탁이라면 어쩔 수 없지. 볼을 대라, 서큐버스. 천박한 네게는 과한 축복이다만 그대의 주인이 원하니 특별히 해주마.”

“고마워, 물의 정령.”

천박한 서큐버스 어쩌고 했지만 그라델라는 조금도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그런 걸로 기분 나빠하기엔 아쿠아의 모습이 너무 깜찍하고 귀여웠으니까.

한편 그때 로안의 귀에 들리는 알림.

[당신의 거점인 서큐버스 케르웨이의 정원 1단계 확장이 완료되었습니다.]

[정원의 규모가 확장되며 방어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오! 거점이 드디어 확장된 건가?’

서큐버스의 정원에 악마 40만 코인을 투자한 것이 드디어 결실을 맺은 모양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