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으로 독존한다-116화 (116/240)

고대의 기묘한 힘 (1)

숲의 아름드리 거대 고목 아래.

검은 색 후드로 얼굴을 가린 한 여성이 일순 비틀거렸다.

다름아닌 엘레토르였다.

‘윽! 두통이······.’

두통이라기보다는 현기증이었다.

급작스레 위치가 변경되면서 일어난 시야의 혼란.

그 현기증은 금세 사라졌다.

‘여긴?’

대학살의 전장에서 괴상한 몸 상태로 있던 그녀는 본신으로 돌아온 것을 깨달았다.

꾸룩.

앞에는 커다란 새 하나가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탑승 펫인 스톰.

“그 사이 얼마나 시간이 지났지, 스톰?”

꾸룩.

스톰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녀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 말이다.

잠시 후 그녀는 그동안 시간이 거의 흐르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아이린의 위치 또한 아까와 동일한 장소야.’

어쩌면 학살자의 탑에서 있었던 일이 현실이 아닌 환상에 불과한 건 아닐까?

[당신의 특수 아공간에 학살자의 탑 보상 아이템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알림이 그곳에서의 일이 결코 환상이 아닌 현실이었음을 알려줬다.

‘······.’

심지어 상태 창을 보니 관련 정보도 표시되어 있었다.

랭킹과 보상까지 말이다.

[학살자의 탑]

-랭킹 78위

-영웅의 보물 상자 1개

-명성 1000

-트렐 5000 코인

-획득 경험치 10% 상승/1달

대학살의 전장에서 애초 그녀는 1위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를 느껴 10위권, 아니 20위권이라도 들겠다는 식으로 목표를 낮추었다.

그런데 최종 결과는 78위.

그래서인지 보상은 형편 없었다.

그나마 쓸만한 건 경험치 추가 버프뿐.

한 달 동안 괴물 처치시 경험치를 추가로 10% 획득할 수 있게 됐으니까.

‘로안이라는 녀석은 대체 어떻게 1위를 할 수 있었던 거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그놈의 정체가 의심스러워.’

엘레토르는 로안만 떠올리면 혼란스러웠다.

‘그보다 이 영웅 상자는 뭐야?’

말 그대로 영웅 등급 아이템이 들어있을 것이다.

‘영웅 등급 따윈 별 필요없는데.’

그래도 혹시 좋은 게 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는 특수 아공간에서 상자를 꺼내 열어봤다.

[특수 아공간이 사라집니다.]

[영웅의 보물상자를 개봉합니다.]

[영웅 펫 전용 영양 사료 1봉지를 획득했습니다.]

상자가 사라지고 큼직한 사료 한 봉지가 나타났다.

‘사료?’

그녀는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사료를 한동안 쳐다봤다.

‘이게 내가 수십 번을 죽어가며 얻은 보상 아이템인가?’

1위와 2위의 보상 아이템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3위만 해도 엄청났었다.

그것들을 떠올리자 입맛이 썼다.

꾸룩.

그때 스톰이 그녀와 사료봉지를 번갈아 쳐다보며 눈을 깜빡였다.

“먹어라.”

스톰은 영웅 펫이었다.

어차피 먹이를 줄 때가 됐으니 잘됐다 싶어 그녀는 사료 봉지를 뜯어 바닥에 쏟았다.

쿠룩! 푸드드득!

스톰이 좋아하며 날개를 파닥이더니 바닥의 사료를 하나씩 쪼아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무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엘레토르는 분한 듯 주먹을 말아쥐었다.

‘어쨌든 시간만 낭비했군.’

아니 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니 낭비한 시간도 없다.

굳이 따지자면 정신 낭비라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에 안 드는 녀석이었는데, 더더욱 죽여야할 이유가 생겼어.’

로안은 그녀가 용사 아이린을 죽이는 것을 끈질기게 방해하고 있는 중이다.

그 뿐이 아니다.

비록 대학살의 전장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그녀는 로안에게 죽임을 당했다.

당연히 복수해야 할 것이다.

종합하면 결국은 로안을 죽이는 것만이 답이었다.

‘학살자 랭킹 1위? 그래봤자 현실은 그 따위 괴상한 공간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지.’

잠시 후 스톰이 사료를 모두 먹자 엘레토르는 녀석의 등 위로 올라탔다.

곧바로 스톰은 라고스 영지를 향해 질주했다.

* * *

디온 성 영주의 저택.

학살자의 탑 이벤트가 종료되고 로안 또한 본신으로 돌아왔다.

차원 시차로 인해 현기증이 살짝 느껴졌지만 이내 멀쩡해졌다.

동시에 볼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털의 느낌.

몰캉말캉한 느낌.

토실이와 몰캉이였다.

“요녀석들!”

현실의 시간은 그대로지만 마치 오랫동안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다.

로안은 잠시 녀석들을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로드!”

그때 누군가 저택 안으로 황급히 뛰어오며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닐스의 음성이었다.

로안은 거실로 나가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닐스?”

“로드! 제가 2위를 했습니다.”

닐스의 표정은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대학살의 전장 랭킹 2위.

그것 때문에 저리 호들갑을 떨며 들어온 모양이다.

로안은 끄덕였다.

“축하해. 고생많았어.”

“하하하, 모두 로드 때문입니다.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보상을 받았습니다.”

닐스는 제정신이 아닌 듯했다.

[랭킹 2위]

-학살자의 보물 상자 3개

-신화 비급 12성 승급석 1개

-전설 비급 12성 승급석 2개

-영웅 비급 12성 승급석 3개

-희귀 비급 12성 승급석 4개

-명성 2만

-트렐 100만 코인

-획득 경험치 75% 상승/1달

로안이 기억하고 있는 랭킹 2위의 보상이다.

닐스로서는 정말 믿기지 않은 보상일 건 분명했다.

각종 12성 승급석이나 보물 상자도 그렇지만 명성을 2만이나 얻었으니까.

닐스는 이제 이것 하나만으로도 대륙에서 손꼽히는 명성의 소유자가 되었다.

그리고 트렐 100만 코인.

사실상 당장 은퇴해도 죽을 때까지 돈 걱정없이 평생 떵떵거리며 살 수 있을 만한 코인이리라.

“받으십시오, 로드.”

그런데 그때 닐스가 보물 상자 3개와 각종 아이템들을 로안의 앞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학살자의 보물 상자 3개.

그리고 신화 비급 12성 승급석을 비롯한 이번에 받은 모든 12성 승급석들이었다.

“왜 이걸 내게 주는 거지?”

“로드가 아니었다면 제가 얻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이건 당연히 로드의 것이죠. 코인은 재정 코인으로 입금하려고 합니다.”

로안은 어이가 없었다.

‘하여간 너무 욕심이 없어서 탈이다.’

욕심이 없다기 보다는 충성심이 높아서이겠지만.

“마음은 고맙지만 됐으니 다시 넣어 둬.”

“제가 감당할 수 없는 보물들입니다.”

닐스는 한사코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로안은 닐스의 보물을 챙길 생각은 없었다.

고인물인 그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이보다 더한 것들을 얻을 수 있지만, 닐스에게는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알 수 없다.

“명령이다, 닐스. 이 아이템들은 누구에게도 주지 말고 스스로 강해지는 데 사용해라. 코인도 마찬가지야. 나중에 상급 비급들의 성취를 높이려면 그 정도 코인은 필요해.”

“하지만······.”

닐스는 어쩔 줄 몰라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레벨 9의 3류 용병에 불과했던 그다.

그런 그가 기사가 되고 40레벨 승급도 무사히 마치게 된 것은 모두 로안 덕분이었다.

“로드! 저에게 너무 과분한 보물들입니다.”

“과분하다고?”

“지금 이 정도만 해도 저는 분수를 넘어설 만큼 성공했습니다. 저는 이제 더 이상 욕심이 없습니다. 이대로만 유지하며 평생 라고스 영지에서 로드께 충성을 바치며 살고 싶습니다.”

닐스는 너무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그는 로안을 만나지 않았어도 장차 대륙 최강의 S급 용병 중 하나가 될 운명인데 말이다.

“잘 들어, 닐스.”

로안의 두 눈이 강하게 빛났다.

“나는 장차 카오니아 대륙에서 가장 강한 존재가 될 거야.”

“로드께서는 분명 그리 되실 겁니다.”

닐스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공연히 로안이 듣기 좋으라고 맞장구 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지금껏 본 로안은 정말 그러고도 남을 신비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걸 알고 있다면 그대도 강해져야겠지. 나의 오른팔로 부끄럽지 않도록 말이야.”

“저 같은 것이 어떻게 로드의 오른팔이······.”

닐스는 말도 안된다는 표정이었다.

“왜 안 된다고 생각해?”

“로드! 저야 물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로드의 오른팔이 되기엔 너무 부족합니다.”

“할 수 있어. 무조건 나만 믿고 따라와.”

로안은 아공간에 챙겨둔 보물을 꺼냈다.

[고대 엔트맨의 창투술(영웅)]

[고대 엔트맨의 마룡창(전설)]

영웅 비급과 전설 무기.

고대의 유적 평원 대전장에 있는 수수께끼 유적에서 닐스를 위해 챙겨둔 것들이다.

경황이 없어서 이제야 꺼냈다.

“이걸 준다는 걸 깜빡했네.”

“맙소사! 그것들은?”

닐스는 경악했다.

무려 레벨 40짜리 전설 무기인 마룡창에, 영웅 등급 창술 비급!

그야말로 그의 전투력을 몇 배나 더 올려줄 꿈의 아이템들이었다.

“비급은 당장 익히고 창은 잘 쓰도록 해. 나중에 더 좋은 것들을 구해주겠지만 당분간은 그래도 제법 쓸만할 거야.”

닐스는 감동받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내 결연한 눈빛으로 로안을 쳐다봤다.

“알겠습니다, 로드! 그럼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그는 이를 악물고 노력해보기로 했다.

로드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기사로서 더 이상 약한 소리를 해서는 안 될 것 같아서였다.

“좋아! 기대하지.”

로안은 미소지었다.

그러던 그는 막 거실로 나온 레이와 눈이 마주쳤다.

플로리 등과 함께 이곳으로 왔던 레이는 한동안 더 디온 성에 머물고 싶어했다.

그래서 로안은 영지의 귀빈으로 그녀를 대접하며 저택의 방 중 하나를 내줬다.

그런데 그 사이 저택으로 또 누군가 들어왔다.

기사 데라였다.

그녀의 뒤를 이어 하일, 세리나도 보였다.

‘하여간.’

로안은 그들 모두의 눈빛만 보고도 무엇 때문에 왔는지 알았다.

닐스처럼 자신들이 얻은 보상 아이템을 바치기 위해 온 것이다.

하긴 그럴 만한 사람들이기에 로안이 알박기 멤버로 인정해준 것이지만.

“닐스! 모두에게 잘 알아듣게 설명해줘.”

“예, 로드.”

닐스는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막상 이런 상황이 되니 그 역시도 이제 로드인 로안의 심정을 어느 정도 알 것 같아서다.

“그리고 마현자 엘레토르가 이곳으로 올 수도 있으니 경계를 늦추지 마. 수상한 존재를 발견하면 즉각 내게 보고하고.”

“알겠습니다, 로드.”

닐스는 즉시 다른 기사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로안은 고개를 돌려 레이를 쳐다봤다.

“레이 님도 그것들 어서 넣어두세요.”

레이는 사실 진작 거실로 나와 로안이 닐스에게 하는 말을 다 듣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설명이 없어도 로안의 뜻을 이해했다.

그녀는 알았다는 듯 끄덕였다.

“그럼 저도 강해져서 보답할게요.”

“그러실 필요는. 보답을 바라고 한 게 아닙니다.”

레이는 이번 일에 큰 공이 있었다.

그녀가 적절한 시기에 올라와줘 알박기가 성공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으니까.

“무슨 말씀인지 알고 있어요.”

레이가 미소 지었다.

“그래도 뭔가 목표가 있으면 좋잖아요.”

“목표요?”

“네. 그동안은 제가 별다른 목표가 없었거든요. 굳이 강해지고 싶은 마음도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저도 한계까지 강해져 보고 싶어요.”

처음 레이를 봤을 때 그녀는 매사에 뭔가 우울해 보였는데 지금은 많이 밝아져 있었다.

“라고스 영지에 마법사가 필요하지 않나요?”

“마법사야 물론 필요하죠. 하지만 마법사는 워낙 귀해서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내쫓지 않으시면 다른 유능한 마법사들이 모일 때까지 제가 여기 남아 영주님을 돕고 싶어요. 괴물 사냥을 하기에 여기만큼 좋은 곳도 없고 해서요.”

하긴 레이도 한 달 동안 지속되는 경험치 50% 버프를 보상으로 받았다.

고대의 평원 유적 대전장 던전에 들어갈 게 아니라면 라고스 영지만큼 좋은 사냥터도 없다.

도처에 괴물들이 득실거리니까.

“저야 당연히 환영입니다. 내 집이라 생각하고 편하게 머물러주세요.”

사실 레이는 토실이와 놀고 싶은 목적이 다분해 보이긴 하지만.

“고마워요, 영주님. 잡무라도 좋으니 저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머리 쓰는 일이라면 뭐든 자신 있어요.”

“말씀은 고맙지만 영지의 일은 신경쓰지 말고 편하게 지내셔도 됩니다.”

“보니까 여긴 따로 행정관이 없는 것 같아요. 닐스 경이 혼자서 도맡아 하느라 업무가 과중해 보여요.”

“잘 보셨군요. 영지의 인구가 너무 적다보니 인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솔직히 라고스 영지에는 마법사만 없는 게 아니다.

거의 모든 게 없다고 봐야 할 정도다.

그나마 희망이 있다면 재정은 아주 풍부하다는 것.

‘코인은 이제 남아돌 정도지.’

보상으로 받은 트렐 300만 코인뿐 아니라 베안트 공작가에서 보내준 코인도 100만이나 된다.

거기에 던전 투자 배당금으로 매달 꾸준히 입금될 금액도 막대하고 말이다.

“와아! 대박이다!”

그때 레이가 돌연 환호성을 질렀다.

“대박이요?”

로안이 묻자 레이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한 권의 비급을 들어보였다.

“방금 학살자의 보물 상자를 열었는데 이게 나왔어요.”

[대현자 엘니던의 마법서(魔法書)]

-분류 : 비급

-등급 : 전설

-설명 : 고대의 대현자이자 대마도사인 엘니던이 남겨놓은 마법에 대한 특별한 심득(心得)과 요의(要義)가 적혀 있는 책.

-습득 제한 : 상급 마법사, 마도사

“오! 대박!”

로안도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전설 등급 최상위 마법서다.

‘저게 나오다니!’

학살자의 상자에서 전설 등급이나 혹은 신화 등급 아이템이 나오긴 하지만 확률은 극악하다.

그래서 로안은 토실이의 행운 버프를 활용하기 위해 섣불리 상자를 열지 않고 있는데, 레이는 무턱대고 상자를 열었는데 대박 템이 나온 것이다.

“축하합니다.”

“고마워요. 모두 영주님 덕분이에요.”

레이는 꿈이라도 꾸는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말로만 듣던 전설 등급 마법서를 얻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으니까.

“그럼 나머지 상자도 마저 열어볼게요.”

랭킹 3위 보상으로 그녀는 학살자의 보물 상자 2개를 얻었다.

그것들을 로안에게 주려고 했는데 받지 않자 즉각 열어보기로 한 것이다.

그중 하나는 전설 등급 마법서.

남은 하나는.

번쩍!

찬란한 칠색 광채!

로안은 그걸 보며 입을 쩍 벌렸다.

‘뭐야? 설마 신화냐?’

칠색 광채가 나는 건 신화 등급 장비를 의미한다.

왠지 황당했다.

전설 등급 최강 마법서만 해도 대박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신화 장비라니!

‘진짜 운빨 죽이는군.’

타고난 행운이 높은 것일까?

드물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

특히 카오니아 세계관에서는 더더욱.

로안은 순간적으로 그녀에게 자신의 상자를 열어달라고 부탁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보통은 상자를 여는 이의 직업과 관련된 물건이 높은 확률로 나오게 된다.

따라서 도법 관련 비급을 얻으려면 로안이 직접 여는 게 낫다.

물론 토실이가 있으니 아마도 전설 등급 도법 정도는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 중이었다.

“아, 이건!”

그때 레이가 탄성을 지르며 상자에서 뭔가를 꺼냈다.

칠색 광채는 별 모양의 작고 귀여운 펜던트에서 발산되고 있었다.

“와아!”

그녀는 뭐가 그리 기쁜지 펜던트를 품에 안고 한동안 좋아했다.

하긴 신화 아이템이니 당연히 좋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는 그 펜던트를 한 손에 꼭 쥔 채 로안을 향해 다가왔다.

“받으세요, 영주님.”

“왜 그걸 제게?”

“어차피 제가 쓸 수 없는 물건이에요. 보시면 알아요.”

레이는 무척이나 뿌듯해하는 표정으로 로안의 손에 그것을 쥐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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