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최강의 검사 (1)
“아니, 저분은?”
그때 헤로스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져나왔다.
“천검 강무진 공작이다.”
그는 이미 강무진을 만나본 적 있었기에 단번에 알아본 것이다.
‘예상이 맞네.’
가까이에 있다면 정보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거리가 멀어 그냥 추측만 하고 있었는데.
“저분이 왜 저기에 있을까요?”
“글쎄! 나도 도무지 모르겠다.”
레온 왕국과 한 제국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 두 국가의 사이로 꽤 많은 국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라고스 영지의 북부에 강무진을 비롯한 한 제국의 기사들이 나타나다니.
‘게이트를 이용한 것 같은데?’
고대의 유적 평원 대전장 던전의 게이트를 이용한 것이라면 이해가 간다.
대전장 던전은 카오니아 세계와 전혀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것이며, 그 각각의 게이트들도 카오니아 대륙의 지형과 거리와는 무관하게 생겨나 있으니까.
즉, 실제 카오니아 대륙에서는 아주 먼 거리라고 해도 대전장 속의 게이트들을 이용하면 훨씬 가까운 거리일 수도 있다.
“자세한 사정은 잠시 후에 알아보고 일단은 리자드맨들부터 처리하겠습니다.”
리자드맨들이 전투를 위해서 오는 것이라 아니라 해도 이대로 방치하면 영지의 마을들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백작님은 여기서 대기하다 요새로 몰려오는 적들을 처치 부탁드립니다.”
“좋아. 여긴 염려말라고.”
로안은 헤로스와 플로리에게 요새 방어를 부탁했다.
동시에 바바리안들과 인간 병사들에게도 헤로스의 지휘에 따르라 지시했다. 오우거도 마찬가지다.
“오우거 너는 여기 남아 헤로스 백작님의 지휘를 받는다. 백작님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
“알았다.”
오우거(Lv52)는 불쾌하다는 듯 인상을 썼지만 반항하지는 않았다.
녀석의 표정이나 말투가 어떻든 어차피 여신의 권능에 의해 소환수가 된 신세라 로안의 명령에 불복종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백작님, 이 오우거 녀석 제법 쓸만할 겁니다. 잘 활용해주세요.”
그러자 헤로스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물었다.
“이놈이 내 말을 잘 듣겠냐? 표정이 영 불손해 보이는데?”
“무조건 복종하니 걱정마세요.”
“그래? 어디 얼마나 말을 잘 듣나 볼까?”
곧바로 헤로스는 오우거를 향해 외쳤다.
“이봐, 오우거! 지금부터 너의 지휘관은 나다.”
“큭! 알았으니 뭐든 시키기나 해라, 인간놈아.”
오우거가 비웃듯 말했다.
그러자 헤로스가 험상궂은 눈빛으로 외쳤다.
“이놈이 감히! 앞으로 취침!”
“우, 우라질!”
오우거는 자존심이 상한 표정이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앞으로 넘어지듯 엎드렸다.
“뒤로 취침!”
오우거가 벌떡 일어나더니 그대로 뒤로 취침하듯 누웠다.
헤로스가 감탄했다.
“오! 아주 표준적인 자세로군. 훌륭하다. 교관으로 삼아도 되겠는데?”
그러자 오우거가 큭 웃으며 내뱉듯 말했다.
“이 정도는 기본이지.”
“흠, 좋다. 내 지시를 충실히 따르는 것 같으니 더 이상 별 말은 않겠다.”
“크큭! 싸움이라면 뭐든 맡겨라.”
“그보다 너 근육질이 아주 마음에 드는군. 얼마나 단련해야 너 정도의 근육이 생기는 거냐?”
“알고 싶다면 하나씩 알려주지.”
오우거는 먼저 푸시업 자세를 취하며 설명을 했고 헤로스는 두 눈을 반짝이며 녀석의 말을 들었다.
이 와중에 오우거에게 근육 단련법을 물어보는 상남자가 있다. 표정을 보니 꽤 진지해 보인다.
더 황당한 건 세리나를 비롯한 옆의 바바리안들도 오우거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근육하면 어디 가서 절대 뒤지지 않는 바바리안들이지만 그래도 오우거의 단련법에 관심이 생긴 모양이었다.
‘참 나.’
로안은 어이가 없었지만 그러려니 했다.
리자드맨들이 몰려오는 데도 저러는 건 그만큼 여유가 있다는 뜻일 테니까.
‘어쨌든 아군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세리나를 제외한 바바리안들 대부분은 레벨 30에 미치지 못한다.
그 정도만으로도 리자드맨들을 상대로는 압도적인 전투력을 지니고 있지만, 숫적으로 열세이다 보니 이대로 싸우면 일부가 희생될 수도 있다.
고레벨이 되면 그야말로 전투 기계가 될 잠재력 높은 이들을 그런 식으로 잃는 건 허망한 일.
그들을 요새 방어에 투입하고 헤로스와 플로리를 남겨둔 건 그 때문이다.
그리고 로안은 아이린, 시어드, 레이만 데리고 몰캉이 위에 올라탔다.
“레이 님은 공격보다 방어 위주로 리자드맨들이 던지는 투창 공격에 신경써 주세요.”
“네, 그러죠.”
40레벨 이상 중급 마법사들이라면 동시에 여러 개, 많게는 수십 개의 마법 화살을 소환해 움직일 수 있다.
그것들을 공격에 사용할 수도 있지만, 방어에도 아주 유용하다.
마치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해 박살내는 것처럼 마법 화살들이 적의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으니까.
“그리고 시어드 사제님은 파티원들의 보호막에 신경써 주십시오.”
“네, 남작님.”
“그럼 저는 뭘 하죠?”
아이린이 물었다.
“공주님은 당분간은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레벨이 좀 더 오르면 그때 말씀드릴게요.”
“네.”
두 번 설명할 틈이 없었다.
쓸데없이 토를 달거나 하면 피곤해지는데, 다행히 모두들 말을 잘 알아들었다.
그리고 펫들에게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녀석들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움직인다.
토실이는 펫들을 지휘함과 동시에 루팅을, 제논은 귀마를 타고 상공에서 뒤따르며 마법 공격을 지원하니까.
특히 토실이는 루팅을 하며 주변의 괴물들을 홀려 로안이 있는 곳으로 데려오는데도 탁월한 능력이 있다.
로안이 단 한 마리의 괴물도 놓치지 않고 쓸어버릴 수 있으리라 자신하는 건 모두 토실이 덕분이다.
“이거 끝나면 맛있는 사료 한 봉지 줄게. 조금만 힘내자, 토실아.”
끄덕.
토실이는 로안의 볼에 머리를 비비며 걱정말라는 듯 해맑게 웃었다.
“녀석!”
로안은 토실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옆에 토실이를 졸졸 따라다니는 슬라임 엘버도 한번 쓰다듬어줬다.
주인 아이린보다 토실이를 더 좋아하는 녀석 같으니!
그래도 아이린은 별달리 서운해하거나 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엘버가 토실이와 친하게 지내는 걸 보며 좋아하고 있었다.
“몰캉아, 가자.”
순간 몰캉이가 바람같은 속도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몰캉이의 본신 즉, 상위 포식자인 마물 베르미스의 출현에 리자드맨들이 움찔했다.
“앞에 마물이다!”
“옆으로 흩어져!”
그러나 리자드맨들은 피하지 못했다. 멀리서 몰캉이를 봤다 싶은 순간 이미 지척에 도달해 있었기 때문이다.
“산개해서 투창!”
“놈은 하나 뿐이다!”
앞뒤로 퇴로가 막히자 리자드맨들도 반격을 해왔다.
놈들은 그냥 숲에 사는 괴물들이 아닌 왕국의 군대에 속한 녀석들이다.
그런만큼 제법 위협적인 공격이 펼쳐졌다.
슈슉! 슈슈슉―
특히 특유의 괴력으로 던진 단창들의 위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정면으로 날아드는 건 로안이 모조리 쳐내버리지만 좌우로 날아드는 건 레이의 몫이었다.
이에 대해 미리부터 언질을 받은 터라 레이는 수십 개의 마법 화살로 일종의 화망(火網)을 형성해 놓았다.
그것들이 위성처럼 몰캉이의 주변을 돌고 있다가 리자드맨들의 투창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동시에 다수의 마법 화살들을 각각의 타겟에 정확하게 맞출 수 있는 능력은 마법사의 타고난 집중력에 달려 있는데, 레이의 경우 이쪽에 있어서 천재적이었다.
[파티원 아이린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헤나의 성수를 얻었습니다.]
[전설 펫 전용 맛있는 사료를 얻었습니다.]
그 사이 로안은 리자드맨들을 부지런히 처치했고, 덕분에 아이린의 레벨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그녀의 레벨 업 시마다 보너스처럼 아공간에 입고되는 헤나의 성수와 토실이의 사료가 제법 쏠쏠했다.
-파티원 : 아이린(Lv10)(↑3)
-파티원 : 시어드(Lv30)(↑1)
어느덧 둘 다 승급 레벨에 도달했다.
용사 아이린처럼 시어드 역시 자동승급.
물론 모든 사제가 이렇지는 않다.
사제들의 승급은 해당 신의 의지에 달려 있으니까.
어떤 사제에게는 승급 아이템을 요구하거나 승급 퀘스트를 내려주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경험치가 쌓이면 자동 승급시켜주기도 한다.
‘완전 엿 장수 마음대로지. 그래서 내가 사제 직업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야.’
레벨과 승급을 스스로 콘트롤할 수 없고 신들의 의지만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면, 고인물로서의 강점을 발휘하는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니까.
물론 동료로서의 사제는 환영이다.
사제가 있으면 여러모로 편하기 때문이다.
로안이 자신의 직업으로 사제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리자드맨들이 온다!”
“두려워할 것 없다. 각자의 위치에서 맞서 싸워라!”
한편 로안이 몰캉이의 기동력을 활용해 리자드맨들을 학살하는 사이 요새 쪽으로도 리자드맨들이 대거 몰려왔다.
이는 로안이 그런 식으로 리자드맨들을 몰아갔기 때문이다.
바바리안들의 막강한 전투력을 믿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헤로스와 플로리의 노련함을 믿어서다.
화르르르! 콰아아앙!
특히 플로리는 리자드맨들이 뭉쳐있는 지점을 집중적으로 노려 광역 공격 마법을 날렸다.
화염 폭발이 일어나는 순간 검붉은 구름이 피어오르며 타겟 범위에 있던 리자드맨들이 숯덩이로 변했다.
“제길! 마법사가 있다!”
“마법사부터 죽여라!”
앞서 달려갔던 리자드맨들이 끔찍하게 타죽는 모습을 보자 뒤쪽에 있던 리자드맨들이 이를 갈았다.
놈들 중 날랜 녀석들이 부서진 요새의 방벽을 뚫고 플로리를 향해 접근하려 했지만 그땐 헤로스가 이끄는 바바리안들의 방어진을 뚫어야 했다.
헤로스가 크게 외쳤다.
“한놈도 놓치지 말고 모조리 때려죽여라! 인정사정 봐줄 것 없다!”
“크와하하!”
바바리안 광전사들이 휘두르는 도끼에 맞아 머리가 박살나 죽는 리자드맨들이 다수였다.
그런 틈을 비집고 용케 들어오는 녀석들은 오우거에게 맞아죽었다.
또한 데라를 비롯한 인간 병사들은 플로리의 주변을 철통처럼 지키고 있었다.
* * *
한편 천검 강무진을 비롯한 다섯 명의 기사들은 그 자리에 정지한 채 전장을 살피는 중이었다.
“우리도 가서 도와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 그럴 필요없어 보인다. 저들이 알아서 잘 하고 있구나.”
“그래도 여기가 어디인지라도 알아두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아마도 레온 왕국의 영지 중 한 곳일 것이다.”
강무진은 멀리서도 전장의 상황을 가까이에 있는 듯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그러던 그는 낯익은 청년을 하나 발견했다.
다름아닌 헤로스.
그래서 추측해본 것이었다.
“저기 안면이 있는 녀석이 있으니 잠시 만나보고 가겠다. 너희들은 게이트 주변을 정찰해 리자드맨들이 있으면 쓸어버려라.”
“명을 받듭니다.”
네 명의 기사들은 강무진이 혼자서 따로 움직인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았다.
그가 누구인지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작정하면 어지간한 왕국 전체의 국력으로도 막을 수 없는 절대강자.
대륙 최강의 검사!
천검 강무진은 바로 그런 존재였으니까.
* * *
“크윽! 병사들이 다 죽고 있습니다!”
“이러다 전멸하겠습···크아아악!”
리자드맨 병사들이 맥없이 쓰러졌다.
그 사이에서 거대한 배틀엑스를 휘두르며 로안을 향해 덤벼드는 녀석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리자드맨 상급 지휘관 다르탄(Lv55, Boss)이었다.
“쿠아아아아! 건방진 인간 놈! 다른 놈은 몰라도 네놈은 반드시 죽인다!”
훙! 훙훙!
다르탄은 미친 듯 배틀엑스를 휘둘렀다.
그러나 도무지 로안을 적중시킬 수 없었다.
로안 때문이 아니었다.
몰캉이가 바람처럼 뒤로 피하며 공격반경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몰캉이에게 깔려 죽거나 물려 죽는 리자드맨 병사들이 속출했지만, 다르탄은 몰캉이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크으! 비겁한 놈!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 것이냐?”
다르탄이 계속 도발했지만 로안은 몰캉이 위에 앉아서 담담히 마룡대도를 휘두르고만 있을 뿐 놈을 공격하지 않았다.
물론 놈이 두려워서가 아니다.
놈이 아무리 보스급 괴물이라지만 작정하고 공격하면 어렵지 않게 쓰러뜨릴 수 있으니까.
[대상에게 악마 글루토누스의 인을 새깁니다.]
[권능이 1 소모되었습니다.]
[권능 11/25]
[실패했습니다.]
[보스급 괴물은 당신보다 레벨이 낮아도 성공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바로 이것 때문.
그런데 벌써 열네 번째 실패다.
사실 알림에서 경고하듯 보스급 괴물에게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일은 맞다.
‘이게 안 될 것 같지만 되는 경우가 있거든.’
보스급 괴물이라고 무조건 안 되는 게 아니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을 뿐.
그말은 매우 낮은 확률이지만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계속 하다보면 한 번은 걸린다.’
게임에서 이미 해봤던 일이다.
권능 포션 즉, 여신들의 성수를 대량으로 구해 흡입하며 악마의 인을 새기는 시도를 해봤고, 결국 성공했으니까.
‘여기서는 성수가 아무리 많아도 그런 짓은 못하지.’
게임에서야 안 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성수 아까운 줄 모르고 막 썼지만, 현실에서는 그럴 수 없다.
언제 어떻게 필요할지 모르니 성수와 같은 아이템들은 잘 모아두어야 한다.
다행히 지금은 24시간 지속되는 헤나의 축복 덕분에 권능을 거의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르니까.’
로안은 다르탄을 중심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돌도록 몰캉이를 이동시켰다.
[권능 25/25]
그런 식으로 시간을 끌자 권능이 다시 모두 회복됐다.
[대상에게 악마 글루토누스의 인을 새깁니다.]
.
.
.
[실패했습니다.]
[실패했습니다.]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계속 실패였다.
그 사이에도 그의 대도는 계속 좌우의 공간을 마구 갈랐다.
토실이가 주변에 흩어진 리자드맨 병사들을 홀려왔으니까.
“크아아악!”
“꾸아악!”
그렇게 병사들이 계속 쓰러지자 다르탄은 더욱 광분해서 날뛰었다.
로안은 피하면서 권능 회복할 시간을 끌었다.
어느덧 요새 쪽은 웬만큼 정리가 되는 분위기였다.
또한 필드에 있던 녀석들도 토실이가 꾸준히 데려온 덕분에 살아있는 녀석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제 로안도 슬슬 끝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 사이 회복된 권능으로 재시도.
[실패했습니다.]
[실패했습니다.]
[실패했습니다.]
......
그러나 모두 실패다.
급기야 토실이가 지원을 나섰다.
숲에 흩어져 있던 리자드맨들의 숫자가 몇 안 된다고 판단되자 주인 로안을 돕기위해 귀환한 것이다.
부비.
토실이는 로안의 볼에 머리를 한 번 비비더니 즉각 춤을 추기 시작했다.
행운을 높여주는 펫의 춤!
그러자 엘버도 따라서 춤을 췄다.
놀라운 건 원을 그리며 돌고 있는 몰캉이 녀석에게서 은근히 리듬이 느껴지고 있다는 것.
그러고 보니 녀석이 웨이브를 타면서 돌고 있었다.
뿐만이 아니다.
귀마를 타고 상공을 누비는 제논의 어깨도 들썩이고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녀석이 날리는 마법 화살들이 마치 파도처럼 리듬을 타고 쏟아졌다.
[전설 펫 토실이에 의해 당신의 행운이 일시적으로 대폭 증가합니다.]
‘토실아.’
이건 토실이의 기력을 너무 소모해서 웬만해서는 쓰지 않게 하는 것인데.
“고맙다.”
로안이 시키지 않았는데도 펫들이 정성을 다해 행운을 모아줬다.
[토실이가 기력이 소진되어 휴식처로 사라집니다.]
[몰캉이가 기력이······]
녀석들이 차례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몰캉이는 일순 멈추더니 모두를 바닥에 내려가게 하고는 사라졌다.
제논과 귀마가 사라졌고, 심지어 슬라임 엘버의 모습도 환영처럼 연기가 되어 흩어졌다.
[행운 증가 지속 시간 10초]
[10, 9, ······]
펫들이 힘을 보태 만들어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다들 뒤로 물러나 있어요.”
로안은 다르탄의 공격을 받아내며 외쳤다.
그리고는 다시 다르탄을 향해 권능을 날렸다.
[대상에게 악마 글루토누스의 인을 새깁니다.]
[악마 글루토누스의 인이 성공적으로 새겨졌습니다.]
‘오!’
놀랍게도 성공이었다.
이로써 포식공간에 아주 쓸만한 녀석을 등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이놈을 해치울 때가 됐군.’
로안은 마룡대도를 거칠게 휘두르며 다르탄을 몰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