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으로 독존한다-100화 (100/240)

고인물의 뒤끝 (2)

로안은 드롭템들을 모두 챙겨 유적 계단 앞에 쌓았다.

물론 고대 용사의 초상화는 아공간에 넣어두었다.

또한 신비한 자색빛이 반짝이는 바람의 마룡검을 만지작거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여긴 아주 쓸만한 특수옵션이 붙어있군.’

―특수옵션 : 민첩 증폭 +20%

당장 추출해서 마룡대도에 부착해도 될 만한 옵션이다.

‘이것도 일단 아공간에 넣어두자.’

추출하고 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데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악에 받친 하라드와 제국 병사들이 몰려오고 있었으니까.

“또 왔나?”

하라드가 이를 갈았다.

“정말 운빨 한 번 죽이시는군요, 로안 남작님.”

“틀린 말은 아니군. 그보다 이제 그만 두는게 어때? 이 정도에서 관두는 게 서로가 좋을 것 같은데 말이야.”

“크하하하! 무슨 말씀을! 저는 이제 시작입니다. 남작님도 한 번 정도 죽는 걸로 끝날 생각은 아니리라 믿고 있습니다만.”

“물론 도의 상 그럴 수는 없겠지. 죽어도 한 번은 더 도전해볼 생각이야.”

“한 번이라니 무슨 말입니까? 최소 세 번은 기본입니다.”

하라드는 단단히 벼르고 있는 듯했다.

“세 번이라니. 그건 좀······.”

로안은 짐짓 지쳐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그는 이런 태도를 보이면 하라드가 무한의 도전욕에 불타게 됨을 잘 알고 있었다.

물러나는 척하며 상대를 도발하는 수법이니까.

어떻게 보면 비열해보이는 행동이지만.

‘저런 놈에게는 비열하게 나가는 게 답이지.’

남들 볼 때 가혹하게 느껴진다 해도 상관없다.

놈이 단순히 사르곤 제국의 군인이라서가 아니다.

아까 놈이 죄없는 용병들을 마구 학살하는 것을 봤으니까.

동정심 따위를 가질 필요없이 탈탈 털어주는 게 답인 것이다.

‘올 테면 와봐. 난 계속 죽여줄 테니까.’

그런 로안의 내심을 알리 없는 하라드가 아공간에서 뭔가를 꺼냈다.

“이번에는 이걸 맡기겠습니다. 내가 승리하면 지금까지 빼앗은 걸 모두 돌려주시지요.”

[제국 지휘관의 막사]

-분류 : 도구

-등급 : 전설

-설명 : 사르곤 제국의 지휘관들에게 제공되는 특별한 막사. 희귀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이 막사는 강력한 내구도를 가지고 있으며, 각종 악천후로부터 적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해준다.

-휴식 효과 +50

-취침용 해먹 10개 : 해먹에서 취침 시 생명력 및 마나 회복 속도 증가

-대형 보급 창고 : 각종 식량 보관 가능[군용 식량 : 1000/1000]

-위험 탐지 : 적대적 존재가 접근시 알람 발동

‘오호!’

로안은 눈을 반짝였다.

게임에서도 사르곤 제국은 저런 군용 특수 장비를 제작하는 데 탁월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전설 등급 도구를 제작할 정도로 말이다.

물론 제작 시 소모되는 재료가 매우 희귀한 것들이라 전설 등급 도구는 대량 제작이 불가능하다.

상급 지휘관 혹은 드물지만 앞으로 상급 지휘관이 될 재목에게 수여하는 정도로만 소량 제작할 뿐.

‘저건 구하기도 쉽지 않은 건데.’

경매장에 매물로도 나오지 않는 물건이다.

‘군 외부로 반출이 금지되어 있을 텐데. 저래도 되나 몰라.’

물론 로안이 걱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문책을 당하는 건 하라드일 테니까.

“좋아. 그 정도면 나쁘지 않지. 거인에게 맡겨라.”

“각오하는 게 좋을 겁니다. 이번에는 다를 테니까.”

하라드는 이번에도 승리를 확신하는 듯했다.

무기도 달라졌다.

영웅 등급이지만 공격력만 보면 아까 마룡검 못지 않은 검이었다.

“진형을 갖춰라! 섣불리 덤벼들지 말고 포위해서 견제해라.”

하라드는 이번에는 마치 던전의 고레벨 보스 괴물을 상대하듯 신중하게 전투에 임했다.

그의 부하들도 마찬가지였다.

스킬을 한 번 쓰거나 공격을 한 번 하는 것도 하라드의 지휘에 따라 움직였다.

그러나 그렇게 했는데도 결과는 동일했다.

어느새 바닥에는 피투성이가 된 채쓰러져 있는 부하들의 시체만 보였다.

스스스.

하나둘 연기가 되어 사라지고 있었다. 물론 게이트에서 부활했을 것이다.

“크윽! 대체 어떻게 이런······.”

그 사이 하라드 역시 로안의 마룡대도에 복부가 갈라진 채 처참히 널브러졌다.

그러자 로안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이제 그만하지. 슬슬 미안해지려고 해서 말이야.”

“개새끼야, 닥쳐!”

하라드는 급기야 폭발했다.

그러나 그의 의식은 이내 흐려졌고 곧바로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이후로 다시 나타난 하라드는 더 이상 제시할 좋은 아이템도 없었다.

그냥 무작정 죽자사자 덤벼들었다.

“모두 들어라! 저 남작 새끼를 죽이는 자에게는 위대한 사르곤 제국의 정식 군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심지어 멀리서 끈질기게 구경 중인 용병과 각성자들에게 합류하라는 제의를 하기도 했다.

포상으로 제국의 정식 군인이 되게 해주겠다는 건 솔깃한 제의였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사실 용병들 모두 하라드 일당에게 이를 갈고 있었다.

그런데도 또 죽을 것을 각오한 채 들어온 이유는 단 하나였다.

인생에 다시 보기 힘든 희귀한 구경거리를 보기 위함이었다.

오만무도한 제국의 일개 부대가 단 한 명에게 끝없이 학살당하는 장면 말이다.

하라드 등이 대놓고 개싸움을 하자며 달려들었지만 로안은 담담했다.

그가 할 일은 계속 죽여주는 일 뿐이었다.

결국 하라드가 포기한 건 지속적인 경험치 하락으로 레벨이 다시 다운되었을 때였다.

[로안이 당신을 죽였습니다.]

[당신은 고대의 유적 평원 대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제국 검사의 장검(희귀)이 사라졌습니다.]

[대량의 경험치가 사라졌습니다.]

[레벨이 한 단계 하락해 Lv49가 되었습니다.]

[레벨 하락으로 당신은 상급 마검사에서 중급 마검사로 강등되었습니다.]

[50레벨 상급 마검사가 되려면 승급 아이템이 필요합니다.]

“······.”

하라드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승급을 했는데······.

승급 아이템은 군에서 많은 공적을 세워야 하사받을 수 있는 포상 아이템이다.

그런데 강등이라니!

다시 승급하려면 얼마나 개고생을 해야 할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더구나 그는 오늘 하루만 3단계나 레벨이 하락했다.

유적 수호자 거인에게 덤볐다가 죽어 레벨이 52에서 51로 하락했고, 로안에게 무수히 죽어 2단계 더 하락한 것이다.

‘크으윽!’

울화를 못이긴 하라드는 결국 실신했고 그의 부하들이 힘없이 그를 업고 어딘가로 사라졌다.

그렇게 로안과 제국군 부대와의 대결은 로안의 승리로 끝이 났다.

* * *

[다크 울프의 마룡 반지]

-등급 : 전설

-마법 저항력 +150

-마법 치명타 +2%

-특수 옵션 1 : 마법 공격력 +100

-특수 옵션 2 : 민첩 증폭 +20%

-특수 옵션 3 : 비어있음

-특수 옵션 4 : 비어있음

-장착 제한 : Lv40

-직업 제한 없음

로안은 하라드로부터 받은 다크 울프의 마룡 반지를 오른손에 장착했다.

본래 특수옵션은 마법 공격력 증가뿐인데, 마룡검의 특수 옵션인 민첩 증폭을 추출해서 여기에 부착한 것이다.

[붉은 오크의 마룡 반지]

-등급 : 전설

-마법 저항력 +100

-마법 치명타 +1%

-특수 옵션 1 : 근력 +3

-특수 옵션 2 : 비어있음

-특수 옵션 3 : 비어있음

-특수 옵션 4 : 비어있음

-장착 제한 : Lv20

-직업 제한 없음

현재 왼손에는 이것을 끼고 있었다.

예전에 붉은 오크들을 처치하던 중 얻은 것이었다.

20레벨 반지지만 특수옵션은 물론이고 기본옵션도 버릴 것이 없다.

더 좋은 반지를 얻기 전까지는 계속 끼고 있을 생각이었다.

‘특수옵션 슬롯이 비어있으니 채워가는 재미도 있지.’

그동안에는 마룡템을 얻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이곳 수수께끼 유적에서 각 직업군의 영웅 등급 비급과 40레벨 마룡템이 드롭되기 때문이다.

‘하루 한 번만 돌 수 있으니 아쉽네.’

어쨌든 최소 한달은 여기 머물면서 마룡템을 독식할 생각이었다.

‘그보다 좋은 텐트를 얻었으니 굳이 불편하게 지낼 필요가 없지.’

[제국 지휘관의 막사를 펼칩니다.]

[휴식 효과 50이 적용됩니다.]

[막사 내부에서 휴식 시 각종 회복 속도가 빨라집니다.]

[해먹에서 취침 시 회복 속도가 더욱 빨라집니다.]

[막사내 대형 보급 창고가 설치되었습니다.]

[군용 식량 보관 중입니다.]

[1000/1000]

오크들이 만든 투박한 텐트와는 비할 수 없이 크고 강인한 쉘터 형 텐트였다.

해먹은 10개뿐이지만 수십 명이 지내도 거뜬할 만한 공간.

무엇보다 혼자 먹을 경우 무려 1000일 동안 버틸 수 있는 군용 식량이 창고에 가득 채워져 있다는 것.

‘얼빠진 제국군 대위 덕분에 휴대용 식량 걱정은 안해도 되겠군.’

막사 자체에 식량 보관용 아공간 창고가 별도로 갖춰져 있다. 텐트를 접으면 큼직한 배낭 정도의 부피라서 일반 아공간에 그냥 넣어둘 수 있었다.

사실상 아공간이 확장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물론 막사 보관 창고에는 식량만 넣을 수 있지만 그것만 해도 대박이었다.

이런 걸 바로 개이득이라고 하는 것이겠지.

‘그럼 어디 군용 식량을 한 번 먹어볼까?’

창고를 열어 보니 주먹만한 크기로 압축된 덩어리들이 가득했다.

[군용 식량]

-분류 : 음식

-등급 : 일반

-설명 : 사르곤 제국에서 제조한 군용 식량으로 성인 1명이 1일 동안버틸 수 있는 음식이다. 섭취 시 허기뿐 아니라 갈증도 해결되며, 소화 또한 잘 된다.

먹는 시간을 최소화하면서도 충분한 영양 섭취가 이뤄지게 한 군용 특수 식량.

전쟁에서 전투의 효율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제조법은 비밀로 알려져 있었다.

‘이거 게임에서는 무슨 맛인지 모르고 먹어봤는데 맛이 있으려나.’

하나를 꺼내 잠시 기다리자 점점 부풀어오르더니 수박만하게 변했다.

식빵처럼 생겼고 뜯어먹는 식이었다.

‘대충 먹을 만은 하네.’

매일 이것만 먹는다면 끔찍할 것 같지만, 그래도 훈련된 병사들은 잘 적응한다고 했다.

급한 경우 행군 중은 물론 전투의 와중에도 짬을 내서 먹을 수 있는 터라 최고의 전투 식량인 건 틀림없었다.

‘사르곤 제국이 이런 걸 만들어내다니 대단하긴 하지. 그래봤자 결국 한 제국에게 패배하지만.’

본래의 흐름대로 역사가 흐른다면 사르곤 제국의 국력은 그로인해 후반에 가서 절반 이하로 축소된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될지 몰라.’

솔직히 고대의 평원 유적 대전장이 지금 나타난 것 자체만으로도 역사의 흐름이 뒤바뀔 수 있다.

이미 역사는 전혀 다르게 흐르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메인 퀘는 언제 뜨려나.’

로안은 공연히 지금 용사 예정자들을 찾아다니기 보다는 일단 스스로의 레벨부터 높이는 중이었다.

메인 퀘스트가 뜨면 자연스레 용사들을 만나게 될 테니까.

‘······?’

그런데 군용 식량을 씹으며 생각에 잠기고 있는 로안을 토실이 등이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너희들도 먹어볼래?”

조각을 떼어 건넸지만 녀석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역시나 펫 전용 식량이 아니면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다.

특히 몰캉이도 의외였다.

그러고 보면 몰캉이가 본체 상태에서 성장을 위해 사체들을 포식하긴 하지만 보통 땐 토실이가 주는 것 외엔 입도 대지 않았다.

‘에구! 그러고 보니 저 녀석들 밥 주는 걸 깜빡했다.’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혼자서만 먹고 있다니.

그러고도 주인이란 말이냐.

왠지 미안한 마음에 가장 맛있는 걸 꺼냈다.

[전설 펫 전용 맛있는 사료 1봉지를 아공간에서 출고했습니다.]

“자, 이거 먹어!”

그러자 비로소 토실이가 폴짝 뛰며 좋아했다.

녀석은 그것을 몰캉이 등과 사이좋게 나눠먹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공간에는 아직 펫 식량들이 꽤 많다.

그동안 아프릴리스가 선행 임무를 통해 토실이의 사료를 책임져 왔고, 그것말고도 레이가 잔뜩 건넨 전설 당근들도 쌓여 있으니까.

[전설 펫 전용 당근 3개를 출고했습니다.]

그 중에 3개를 꺼내 토실이가 매고 있는 노랑 가방에 넣어줬다.

당근을 가방에 가져다대면 안으로 쏙 사라졌다.

“여기 넣어둘 테니 배고프면 하나씩 꺼내 먹어.”

끄덕.

가방에 먹을 것이 들어있자 토실이가 눈을 반짝이며 좋아했다.

더 몽땅 넣어줄 수도 있지만 그럼 녀석에게 음식 주는 재미가 사라진다.

녀석에게 먹을 걸 주는 것도 로안의 낙 중 하나였다.

그래도 방금 전처럼 까먹을 때를 대비해 비상 식량을 토실이의 가방에 주기적으로 채워줄 생각이었다.

‘그나저나 이 빵은 금방 배가 부르네.’

3분의 1정도 뜯어먹은 후 눈을 뭉치듯 뭉치자 작게 압축됐다.

이 상태로 주머니나 아공간에 넣어뒀다 나중에 먹으면 된다.

‘배도 부르니 좀 쉬고 있자.’

해먹 중 하나로 올라가 누웠다.

잠시 눕기만 했는데도 아까 소모된 마나가 빠르게 차오르기 시작했다.

‘확실히 전설 막사가 다르긴 다르구나.’

최근 득템한 것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었다.

* * *

카오니아의 세계에서 강해지는 방법은 물론 좋은 직업을 얻고 레벨을 올리는 것이다.

특히 환생사처럼 사기적인 스탯을 얻을 수 있는 직업이라면 대박일 것이다.

그러나 직업과 레벨 이외에 더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그건 당연히 템빨이었다.

물론 이 템빨에는 비급도 포함된다.

비급빨과 장비빨.

그런 면에서 수수께끼 유적은 로안에게 그중 특히 장비빨을 충족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또한 보물 상자의 회복 물약들도 쏠쏠했다.

즉, 이른바 물약 작업도 가능한 곳이었다.

“키킥! 그럼 묻겠다. 깨지면 못쓰고 깨지 않으면 쓸 수 없는 것은 뭐냐?”

‘계란.’

다음날 유적이 리셋되자 곧바로 질문하는 거인의 귀에 로안이 귓속말로 대답했다.

“으하하하! 역시 대단하구나. 입장해라. 오늘도 이 유적은 너의 것이다.”

.

.

.

[비급 〈고대 앤트맨의 마검술(영웅)〉을 얻었습니다.]

[고대 앤트맨의 강철검(희귀)을 얻었습니다.]

매번 영웅 비급이나 전설 무기인 마룡템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비교적 드롭률이 높은 편이었다.

[비급 〈고대 앤트맨의 쌍검술(희귀)〉을 얻었습니다.]

[고대 앤트맨의 화염지팡이(영웅)를 얻었습니다.]

[비급 〈고대 앤트맨의 속사술(희귀)〉을 얻었습니다.]

[고대 앤트맨의 강철검(희귀)을 얻었습니다.]

.

.

.

[비급 〈고대 앤트맨의 한빙장(영웅)〉을 얻었습니다.]

[고대 앤트맨의 마룡단검(전설)을 얻었습니다.]

원하던 영웅 권법 비급을 얻은 건 유적을 독식한지 십수 일이 지난 후였다.

‘한 달은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나왔네.’

[고대 앤트맨의 한빙장(寒氷掌)]

-분류 : 비급

-등급 : 영웅

-설명 : 고대의 앤트맨 마권사들이 수련한 신비한 장법(掌法). 강력한 혹한의 냉기로 상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근력과 지력이 높을수록 강한 타격이 가능하다.

-직업 제한 : 권사, 마권사 외 권법 계열

[권성의 룬이 등록된 당신은 고대 앤트맨의 한빙장 수련이 가능합니다.]

[500코인을 소모해 고대 앤트맨의 한빙장을 수련하시겠습니까?]

[흥정에 의해 450코인으로 가능합니다.]

“예.”

[고대 앤트맨의 한빙장이 비급으로 등록되었습니다.]

[한빙장 체화중입니다. 1%]

‘이거 꽤 쏠쏠하지.’

근접 거리에서 타격도 가능하지만 원거리 공격도 가능하다.

말 그대로 장풍을 날리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마법으로 치면 냉기 대미지를 줘서 적을 얼려버리는 것과 흡사하다.

한빙장을 날려 적의 이동 속도를 둔화시키는 건 물론이고, 경지가 높아지면 얼음덩어리에 가둬버릴 수도 있다.

[한빙장 1성에 도달했습니다.]

[한빙장 2성에 도달했습니다.]

.

.

.

[한빙장 5성 체화 중입니다. 1%]

4성까지는 금방 끝났지만 5성부터는 시간이 제법 소모된다.

현재 레벨에서는 도합 7성까지 연성이 가능하고, 코인도 충분했다.

―물리 공격력 +100

―근력 +3

그 사이 얻은 마룡템은 2자루.

거기서 추출한 특수옵션 2개는 붉은 오크의 마룡반지에 부착했다.

몹들로부터 경험치가 거의 들어오지 않아 레벨은 여전히 54였지만, 템빨이 조금씩 갖춰짐으로 인해 로안의 전투력은 계속 상승 중이었다.

‘그나저나 이제 삼일 후인가?’

[대학살의 전장이 열리기까지 3일 남았습니다.]

[D-3]

이 알림은 매일 뜨고 있을 뿐 아니라 상태 창 아래 표시되어 있어 언제든 확인이 가능했다.

‘무조건 1등이다.’

물론 자신 있었다.

그래도 워낙 변수가 많아 장담하기는 이를 것이다.

‘방심은 금물이야. 처음부터 전력을 다 한다.’

[긴급! 긴급!]

[적대적인 존재가 막사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뭐지?’

한빙장의 체화도 기다릴겸 막사의 해먹에 누워 느긋하게 생각에 잠겨있던 로안은 뜻밖의 알림에 놀랐다.

그동안 이 막사 근처로는 아무도 접근하지 않았으니까.

제국 일개부대가 로안에게 일방적으로 학살을 당하는 것을 목격한 이들이 많다보니 알아서 이쪽은 접근 금지 구역이 된 상태다.

로안으로서는 그것이 편했다.

어차피 이 유적을 한동안 독식하기로 작정한 터라 사람들이 몰려오면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레온 왕국의 미친 남작 놈아!”

낯익은 음성이었다.

다름 아닌 사르곤 제국군 대위 하라드.

막사 밖으로 나간 로안은 귀찮아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또 뭐냐? 다시 싸우자는 건가?”

“물론이다. 감히 제국군을 건드리고도 무사할 거라 생각하느냐? 당장 우리에게 강탈한 물건들을 모조리 내놓고 엎드려 빌어라.”

예의 따위는 때려치우기로 한 듯 하라드는 로안을 향해 적개심을 여과없이 노출했다.

‘대체 뭘 믿고 저러지?’

그러고 보니 하라드의 뒤쪽에 심상치 않은 기세를 풍기는 중년 남자가 오연히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쭉쭉 늘어선 수백 명이 넘는 병사들.

‘많기도 하군. 작정하고 왔나 보네.’

로안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저들이 들어오며 냈을 입장료와 생명보험료를 떠올리니 슬며시 미소가 나왔다.

‘그 사이 던전 좌 가격 좀 올랐으려나.’

점점 고대의 유적 평원 대전장 던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아무튼 심심하던 차에 잘됐다.

도전하러 왔으면 받아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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