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화
또 주말이 찾아왔다. 사장 연봉도 두둑했고 보너스도 많아서, 그리도 분기마다 무등그룹은 배당을 주었는데 그 배당액도 상당히 많았다. 배당률이 평균 5%였다. 이는 오남현 명예회장의 요청이기도 했다.
일반 은행이나 시증금리보다는 무등그룹에 투자하는게 더 유용해야 한다고 늘 주장했다.
일부 모자란 시민단체는 주주자본주의에 물들어서 단기적 이익에 집착하고, 단기적 이익에 관심을 기울이는 주주들에게 휘둘린다고 무등그룹을 비판하지만 그 덕에 주가도 오르고 배당도 두둑해서 투자자들을 신나게 만들었다.
"시민단체? 호미 심슨이 더 지능이 좋을거야. 하하하."
진보언론이나 여러 시민단체가 무등그룹을 비판할때마다 주가는 올라서 그런 비판은 헛소리라는 점을 계속 보여주었다.
그가 사는 아파트는 비록 27평이지만 거실에는 최고급 텔레비전과 박기범 사장 자신이 모은 음악 CD, 레코드, 그리고 그것을 들을 수 있는 스테레오 장치가 방송국 수준으로 갖추어져 있었다.
그 해 8월. 일본에서 직접 비행기로 공수해온 최고급 장비였다. 인구가 줄어드는 나라인 일본에서는 이제 도산하는 지역 방송국이 생겨났고 이들이 매물로 내놓은 방송장비를 사들인 것이다.
비행기로 싣고 오는 비용까지 다 하면 1억 5천만 원이나 들었지만 그 정도면 양호하다고 생각했다.
노트북에 연결하면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도 진짜 콘서트 장에서 듣는 것처럼 크고 웅장하게 나온다. 그리고 텔레비전에 연결하면 작은 15인치 대신 50인치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We're leaving together
우리는 함께 떠나요
But still it's farewell
그러나 여전히 작별인사를 하죠
And maybe we'll come back
아마도 우리는 돌아올거에요
To earth who can tell?
지구를 향해 누가 말할 수 있을까요I guess there is no one to blame 아무도 비난을 할 사람이 없어요
We're leaving ground
지구를 떠나서
Will things ever be the same again?
모든 것이 똑같을까요?
(Chorus:)
It's the final countdown
The final countdown
나이가 들어서인지 헤비 메탈이 그리워졌다. 좀 더 젊어지고 싶다는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메탈리카는 너무 거부감이 들었지만 적당한 헤비메탈은 괜찮았다.
예전 같으면 잘 듣지 않았던 퀸(Queen: 영국의 락 밴드. 1970년부터 현재도 활동. 리드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는 1991년에 에이즈로 사망)이나 유럽(Europe:스웨덴의 헤비메탈 밴드. 1979~1992년까지 활동. 이후 2003년 재결성)의 음악도 자주 들었다.
조이 템피스트의 젊었을 적 모습이 담긴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아내가 유럽을 좋아했었다. 원래 아내는 꽃미남 가수를 좋아해서 유럽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아내는 금발에 파란눈을 가진 남자들을 좋아했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새로운 월요일이 생기고, 다시 국회로 들어온 박기범 사장은 회사로 출근을 하지 못하고 국회로 온 것이 불만스러웠다. 그는 귀에 이어폰을 끼고 유럽의 'The Final Countdown'을 들었다.
"파이널 카운트다운, 카운트다운, 카운트다운."
혼자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의자에 앉아있었다. 국회의원들이 서서히 들어왔지만 한번 쳐다보고 말았다. 누군지도 몰랐고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부패한 국회의원들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윽고 9시. 다시 청문회가 개최되었다. 자리에 착석한 국회의원들은 지난주처럼 난동속의 청문회를 겪고 싶지 않았다. 주말동안 여론은 무등그룹과 박기범 사장에게 우호적이었다.
2011년은 한국경제에 있어서 아주 좋은, 번영의 해였다. 1인당 국민소득도 2만 3천 달러로 사상최대였으며, 사상최초로 20-50클럽에 가입함으로서 명실상부히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1962년 제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경제발전을 시작한지 59년만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에서 선진국의 대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성과는 한국인 스스로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했고 사사건건 경제민주화니 뭐니 하여 발목만 잡는 정치권을 국민들을 혐오하게 만들었다.
"주말 잘 지내셨죠? 이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