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금의 시대-123화 (123/159)

123화

"스위스 애들이 계속 매수 물량을 퍼붓는데, 이를 어쩌죠?"

"현재 도쿄는 어때?"

"킨키 상사는 현재 10% 하락입니다."

"무등그룹이 문제야. 어디선가 매수물량이 나온다니."

바로 그 스위스 물량은 무등그룹의 비밀 역외계좌인 OBS였다.

무려 1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쥐고 있는 OBS계좌에서 계속 주식을 매집했고 이제는 누가 더 든든한 지갑으로 버티는지에 대한 게임으로 변해있었다.

"이봐. 지금 킨키 상사와 무등그룹에 대한 옵션 매도물량 두배로 늘리고, 공매도 물량 역시 두 배로 늘려. 물량으로 승부한다."

"너무 위험한데요?"

다급한 표정으로 다른 직원이 말했다.

"상관없어. 아시아는 원래 별거 없어. 스위스 놈들이 걱정이지만 요들송이나 부르는 놈들이 뭘 알겠어? 선물옵션시장에서 물량으로 승부하면 현물시장도 움직이게 되어있어. 밀고 나가라고. 어서."

선물시장에서 무등그룹의 매도물량이 갑자기 엄청나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6%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다시 떨어져 10%로 곤두박질 쳤다.

"세상에. 10억 투자했으니 4천만원을 벌었다가 다시 원점이네."

박기범 전무는 한탄스럽게 말을 하면서 이번에는 급히 홍보부장을 불러들였다. 그리고 그에게 말했다.

"어제 준비한 원고 있지? 언론 발표 건. 전국 언론사에 팩스로 보내라고."

그렇게 지시를 내리고 근처에 놓인 전화기를 아무거나 집어들고 일본으로 국제전화를 걸었다. 레니 유키치 사장이 전화를 받았다.

"유키치 사장? 나 빅기범 전무요. 석유건. 언론에 터트려도 될겁니다. 아. 현재 킨키 상사 주식은 어때요?"

"12%나 빠졌던데? 그 쪽은?"

"우리도 그 정도인데 이 언론보도 건으로 다 엎어버리면 되는 것이지요. 뭐."

홍보부장은 직원들을 시켜 각 언론사의 보도 기자 이메일과 언론사의 팩스로 보도자료를 보냈다.

"이게 뭐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거대 신문사. 기사 송고를 쓰던 기자 하나가 자신의 고유 팩스로 온 종이 하나를 집어들었다.

"광고인가?"

피곤하다는 듯 눈을 어루만지며 종이를 본 그 기자는 깜짝 놀라서 편집국장에게 달려갔다.

"국장님."

"뭐야?"

"이거. 무등그룹한테서 온 건데, 인도네시아에서 석유가 발견되었답니다. 무려 10억 배럴이요."

"세. 세상에."

국장은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10억 배럴이면 얼마나 되는거야? 이거 빨리 올려. 우리 신문사가 가장 먼저 올라가야 해."

1분도 되지 않아 HTS프로그램의 뉴스란에 기사가 새로이 떴다.

-무등그룹, 석유유전 발견(상보)이 기사는 아주 놀라왔다. 조니 박은 모니터에서 이를 접하고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석유? 석유라니."

"조니. 10억 배럴짜리 유전이 터졌다는데?"

"그거 사실이야? 도쿄나 자카르타에서는 뭐래?"

도쿄 주식시장 차트를 보던 다른 직원이 말했다.

"조니. 도쿄에서도 킨키 상사가 석유발견되었다고 보도했어."

"이럴수가."

어이가 없다는 듯 탄식을 내뱉은 그가 말했다.

"빌어먹을. 모든 포지션 다 청산해. 취소시켜."

"알겠어."

직원들이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한 주문을 입력했으나 이미 시장에서는 로젠바움이 원하는 가격에 청산이 되지 않았다.

몇초만에 무등그룹 주가는 하락을 나타내는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반전했고 순식간에 주가는 10%나 상승했으며 도쿄 시장에서도 킨키 상사 주식은 15%상승으로 반전했다.

"조니. 선물시장도 마비야. 포지션 청산하려면. 빌어먹을 마진 콜이야."

"그래도 청산해. 포지션 다 청산하라고."

흥분한 나머지 소리를 지른 그는 머리를 움켜쥐면서 의자에 주저앉았다. 급히 포지션을 청산했지만 손실은 막대했다.

공매도에서만 손실률은 20%를 기록했다. 여기에 퍼부은 돈만 6천억원. 손실금액은 1200억원이었다.

그러나 선물옵션시장에서의 손실을 더 컸다. 서울에서만 선물손실액은 1조였고 도쿄에서는 2조를 잃었다.

이날 3시. 증권시장의 마감과 동시에 집계된 로젠바움의 손실은 서울과 도쿄 도합 3조 6천억원이었다. 달러로 36억 달러.

"빌어먹을"

그 시각. 무등그룹은 환호의 분위기였다. 이 날 하루만 기업가치가 15% 급등했고 박기범 전무는 개인적으로 10억을 투자해 2억 5천만원을 벌 수 있었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