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박기범 대리가 탄 닛산 레오파드가 요코하마 시내로 접어들었다. 5시 반에 일어나 여섯시 정각에 출발했지만 요코하마 시내는 아침 출근길 차량으로 몹시 혼잡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코하마도 손꼽히는 일본의 대도시이기 때문이다. 번잡하게 막힌 자동차 사이를 뚫고 길을 물어가며 마침내 한신은행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로군.”
차에서 내려 은행안으로 들어가자 은행은 그 때 막 영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는 기업금융부서로 올라가 대출담당자를 만났다.
“어디에서 오셨나요?”
“저는 한국의 무등그룹에서 왔습니다. 기업대출 때문에요.”
다행히 담당자는 재일교포였고 한국어를 아주 잘했다. 잘하면 이야기가 잘 풀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대출이라. 당신네 회사 재무제표를 보면 대출해도 좋을 듯 합니다만 대략 500억 엔이라는 돈을 한 번에 빌려주는 건 어렵습니다. 즉 우리 회사의 대출여력으로는 최고한도가 연간 총 대출기준 1000억 엔이거든요. 이미 기업대출분, 가계대출분 다 합해서 500억 엔이 차서요. 한도 부족으로 저희는 최대 100억 엔만 대출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은행들로부터 거절을 당한 경험에 비추어보자면 그나마 나은 조건이었다.
“이자나 담보. 한국산업은행의 지불보증은요?”
“어차피 산업은행 지불보증이 있으면 이자가 조금 더 내려가는 거죠. 그 차이입니다. 한국기업이고, 산업은행 지불보증이 없다면...”
그 은행원은 재무제표를 다시 한 번 훑어보았다.
“여기 재무제표 기재사항대로라면 한 9.5%정도?”
모처럼만에 듣는 희망적인 소식이었다. 한자릿수의 이자를 내기 위해 이곳에 왔으니 9.5%면 회사가 요구하는 10%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그럼 저희 측 상무님이나 본사하고도 협의를 해야 하니 일단 대출가능성을 열어주세요.”
박기범 대리의 말에 은행 담당자가 말했다.
“어차피 저희도 보고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큰 규모의 대출은 지점장님하고 말을 일단 해야해서요. 저희 측도 한국의 기업들과 거래를 트면 좋지요. 한국은 이자가 높으니 보다 싼 이자로 여기서 빌리시면 자본조달 비용이 크게 낮아지고, 한국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죠.”
은행원은 박기범 대리에게 말했다.
“저희는 일단 한국산업은행이나 한국의 은행들에 말해서 당신네 회사의 재무정보를 받으려고요. 물론 당신들도 자료를 주셔야 하고요. 그래야 저희도 안심하고 빌리지 않겠습니까?”
“좋습니다. 100억 엔 정도면 다소 부족하지만 일단 됐고. 이자문제는 다음에 또 협의하도록 하지요. 그리고 부탁인데 산업은행과는 접촉을 하지 말아주세요. 저희는 산업은행하고 사이가 나빠요. 만일 산은에 요청한다면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 말에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 은행원이 되물었다.
“무슨 소리인가요?”
어차피 은행원에게 말을 해봐야 별 소용이 없을 듯 싶었다.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고 뭐라고 말을 하기가 껄끄러웠다.
“우리나라엔 정경유착이라고 하거든요. 또 관료들이 무소불위여서 자기들에게 뇌물을 주지 않으면 기업들을 괴롭힙니다. 저희는 뇌물이나 정치자금과는 거리가 너무 먼 회사라서요.”
“어쨌든 번호 남겨주세요. 저희도 한번 알아보고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신은행과의 접촉은 일단 성공적이었다. 이 사실을 바로 보고하기 위해 그는 은행 로비에 있는 공중전화로 달려갔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통화를 이미 하고 있었기에 은행 밖으로 나가 보도에 놓인 공중전화로 달려가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네. 상무님 접니다. 여기 요코하마인데요. 한신은행과는 말이 잘 됐습니다. 100억엔 정도 대출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 잘됐군. 어서 돌아오게.”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자마자 박기범 대리는 차를 타고 다시 도쿄로 향했다. 번잡한 시내를 통과해 회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건물로 올라가자 황 상무가 그를 반겼다.
“100억 엔은 뚫었다 이거지?”
“그렇습니다. 물론 산은의 지불보증이나 이런 건 필요없어도요. 그 쪽에서 연락을 준다는군요. 필요한 데이터를 요청할 모양입니다. 그러면 우리도 본사에 말해서 자료를 받도록 할까요?”
황 상무는 그 말에 바로 대답을 했다.
“자네 전화 받자마자 내가 본사에 전화를 했거든. 본사 회계부서에서 재무데이터 작성해서 줄거야. 내일이면 온다는데?”
한신 은행에서 받은 명함이 있어서 특급우편이나 팩스로도 얼마든지 자료를 보낼 수 있었다.
“상무님.”
박기범 대리가 말했다.
“아까 줄곳 차를 타고 오면서 생각난게 있습니다. 이자가 싸니까 일본에서 돈을 빌리는건 좋은 생각일 수 있습니다. 다만 걱정되는건 정부보다도 인플레이션 같아요.”
“인플레이션?”
그 말에 황 상무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인플레이션이 높잖아요. 제가 알기로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나라의 화폐가치는 떨어지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일본과 서독의 화폐가치가 상당히 안정된 것은 그들 나라의 물가상승률이 낮아서 그렇다고 압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100엔당 500원 선으로 1대 5지만 우리의 물가가 더 높아진다면 장차 1대 10으로 가지 않을까요? 100엔당 1000원 뭐 이렇게요?”
“그럴 가능성도 있겠지. 하지만 우리 경제는 물가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테니. 결국 자네 말은 100억엔을 엔당 5배를 쳐서 500억 빌리면 나중에 1000원으로 뛰면 원금만 천억이라는 그 말 아니야? 이자 싸다고 그랬다가 더 뒤집어 쓰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제가 여기 처음 들어와서 황 상무님. 김 부장님에게 배운건 다 리스크였거든요.”
황 상무는 피식 웃었다. 임원이라 그런지 경영진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듯 해보였다.
“보라고. 자네는 아직 대리야. 임원과 대리의 차이가 뭔지 아나? 하다못해 대리와 과장간에 차이 말이야.”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박기범 대리가 고개를 갸웃 거리며 의자에 앉았다. 그런 박 대리를 쳐다보던 황 상무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런 문제를 제기한 건 옳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말이야. 우리는 장기대출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해. 그리고 장기대출은 리볼빙이 가능하도록 염두에 두어야지. 경영진들이라고 왜 그런 걸 모르겠어?”
황 상무는 앉은 의자를 끌어당겼다.
“자네는 세 가지를 명심해야해. 첫째. 환율이 급등해서 만기상환 시에 손해를 볼 거라는 점을 염두에 두겠지. 그렇다고 장기 선물 환을 살 수도 없고. 그러니 우리는 장기대출을 하고 만기시에 필요하다면 리볼빙이 가능하도록 해야지. 만기매칭전략을 쓰면 상관없어. 그건 재무관리 교과서에 나오잖아.”
“아. 그렇군요. 만기 매칭전략.”
수년전 대학다닐 때 재무관리를 공부할 때 배웠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둘째. 환율급등으로 손해를 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일이 닥쳐도 그 차이를 충분히 극복할 정도의 경쟁력으로 자금력을 확보하면 문제가 없어. 마지막으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두자릿수의 높은 이자율을 장기로 지출할때와 일본에서 낮은 이자로 빌리고, 환율차이로 인한 리스크를 고려할 때 어디가 더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유리할지를 알아야지.”
황 상무의 말이 끝나자 박기범 대리는 눈이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또 다른 새로운 영역이 열리면서 지혜의 빛을 내보내는 것 같았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럼 오사장님은 그 세가지를 모두 고려하신 건가요?”
“사장님은 장기대출결과 100엔당 6~700원으로 변할 거라고 예상은 하신 모양이야. 그래도 이자만 낮추면 설령 더 비싸더라도 오케이 하실걸? 우리나라에서는 어차피 못 빌리니까.”
갑자기 그는 사장의 의도가 궁금해졌다.
“사장님의 속을 어떻게 알겠어. 아마 큰 돈을 낮은 이자를 빌리려면 이게 좋다고 생각하신 모양이지. 그리고 우리의 신용도가 좋으면 계속 리볼빙한 대출을 전환사채로 바꾸거나 장기채권으로 갈아탈 수도 있잖아.”
“여러 방법이 있겠군요. 하긴 단기간에 환율이 급변동하지만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원화가치가 떨어진다고 해도 장기라면 충분히 소화해낼 수는 있겠네요.”
“그렇지.”
황 상무가 맞장구를 쳤다.
“사장은 아무나 하는게 아냐. 사장님은 영업이나 R&D는 잘 모릇도 회계와 자금은 잘 아시거든. 다 이유가 있는 거야.”
겉으로 볼 때는 사장은 많은 월급을 받으며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임원이라고 해도 일반 직원들보다 스트레스도 덜 받고 더 편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기에 단순하게 생각만 하던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았다.
‘임원으로 승진하는데는 이유가 있군. 아직 난 많이 부족하군.’
“아까 100억 엔 대출이 가능하면 이자율은 얼마라고 했지?”
“대략 9.5%내지 10%정도라고 합니다. 협상을 통해 8.5%이하로 낮추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잘했어.”
황 상무는 미소를 띄고 박기범 대리를 쳐다보았다.
“우리회사의 성장가능성. 산업구조. 추후 리볼빙 가능성, 전환사채등을 고려해서 이자를 1%는 내려야겠지.”
“상무님. 8%대를 낮춰서 7%대로 맞출까요? 산업은행이 7.5%로 일본서 자금조달을 했으니 7.7%나 7.9%사이에서 맞추면 대성공일 듯 합니다.”
박기범 대리는 어디에서 생겨났는지 터무니없는 자신감으로 강하게 말을 했지만 황 상무는 피식 웃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 8퍼센트 초반으로 맞춰도 다행이야. 아직 대리라 그런가? 막무가내로 밀고 나가는지.”
“욕심이죠.”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 황 상무는 타자기 앞에 앉아 그가 직접 본사로 보낼 서류를 타이핑했다. 황 상무가 사용하는 타자기는 일반 타자기와는 달랐다. 글자를 치면 암호전문으로 변형되어 긴 종이에 구멍이 뚫린다.
이 내용이 전화선을 타고 서울 본사 텔렉스로 전송되면 기계가 종이에 뚫린 구멍을 파악하고 그에 해당하는 글자를 종이에 찍어서 전문을 알 수 있게 하는 장치였다.
주로 각국 대사관들이 본국 국무부나 외무부에 보내는 전문이나, 외신기자들이 본국에 자료를 타전할 때 사용하는 타자기였다.
특히나 안기부(前 국가안전기획부. 現 국가정보원)에서 기업들의 텔렉스 전문도 도청한다는 말이 있어서 이 텔렉스 타자기는 미국 국무부에서 사용하는 특수 텔렉스를 사와서 사용하고 있어서 도청이 원천 봉쇄된다.
박기범 대리는 자기 책상에서 그가 처리해야 할 일을 했다. 이곳 지사의 모든 입출입을 처리해야했다. 장부를 정리하고 얼마나 지출을 했는지 내역을 기재하고 있었다.
“상무님. 오늘 택시비 쓰신거. 영수증 주세요.”
“내돈으로 탄거야.”
“어라? 200엔이 비어요. 장부상으로 오늘 쓴 돈이 총 6000엔인데 증빙은 5800엔인데요? 200엔 더 쓴 내역을 못찾겠어요.”
황 상무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대리가 돼서 200엔을 못맞추나?”
꾸짖듯 말하다가 그가 주머니에서 영수증 하나를 꺼냈다.
“아. 어제 퇴근할 때 택시탄게 내돈이구나. 그럼 200엔이 맞아. 아침 출근 택시비 영수증 여기.”
영수증을 받아 뒷면에다 풀을 발라 종이에 붙였다. 그리고 지출내역과 그 증빙자료를 한데 묶어 파일철에 꽃았다. 이렇게 함으로서 그날 지출내역이 딱 맞았다.
“오늘도 정리했구나.”
시계를 보니 벌써 5시 30분이었다. 창문으로 다가가서 바깥을 쳐다보았다. 창가에서 바로 보이는 고가도로에는 벌써 퇴근길 자동차로 붐비고 있었다.
“난 먼저 갈테니. 자네는 더 할거 있나?”
“아닙니다. 저도 다 끝났어요.”
“그래? 그럼 같이 가지. 저녁이나 먹고 가자고.”
그 둘은 회사를 나와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지난번에 갔던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 대신 근처에 있는 다른 식당에 들렀다.
“맥주 한잔 하지.”
컵에다 맥주를 가득 따라주고는 자신의 잔에도 가득 담은 뒤 황 상무는 갈증이 났던지 맥주를 쭉 들이켰다.
“잘 될 것 같아?”
“글쎄요. 100억엔을 한신은행에서 대출 받는데 성공하면 추가로 얼마나 더 빌릴 수 있나요?”
박기범 대리도 맥주를 한모금 마시고 말했다.
“글세. 그건 모르지. 하지만 우리가 필요한게 석유화학단지, 섬유공장 현대화와 재투자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적어도 1000억원은 필요하니까. 최소 200억엔은 빌려야 해. 그런데 내 생각으로는 더 빌려야 할 것 같아.”
그 말에 흥미를 느낀 박기범 대리는 맥주를 쭉 마셨다.
“말이 그렇지 아마 섬유공장 현대화는 전사적으로 대대적으로 추진할 모양이야. 아 참 그렇지. 자네 요즘 우리의 라이벌인 팔공그룹의 현황에 대해 아나?”
“팔공그룹이요?”
다소 기분이 나빠진 듯 그는 잔에 남아있는 맥주를 거칠게 들이켰다. 그리고 컵에다 맥주를 가득 따르면서 말했다.
“저는 팔공그룹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어서요.”
“이봐. 그 친구들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든다는군. 뭐 완성차보다는 자동차 부품위주로 간다고 한다는데 모르겠어.”
안주로 나온 마른 오징어 다리를 하나 입에 물고 우물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황 상무가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거기도 자금이 많이 필요한 모양이더라고. 그래서 일본에서 돈을 빌리려고 하는 모양이야. 무엇보다 일본에서 합작 파트너를 선정해서 공동진행을 하려나봐.”
“그럼 미츠비시와?”
그 말에 황 상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현대자동차와 손 잡은게 미츠비시니까. 거긴 아니야. 어디랑 손잡을지는 몰라. 다만 팔공그룹은 트럭과 버스 위주의 상용차 시장위주로 뛰어든다고 하더군.”
“혹시 그걸 막으라고 본사에서 연락이 왔었나요?”
맥주를 마시며 황 상무에게 묻자 그가 대답했다.
“응. 해외차입도 이끌고. 일단 한신은행과 접촉해서 1차로 100억 엔을 빌리면 나머지 필요한 자금은 이후에라도 조달이 가능하니까 팔공그룹을 저지하라는데?”
“그렇다면 더 많은 인원을 보내주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 말에 황 상무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보라고. 2년 전에 아주 적은 인원으로 충분히 경협자금을 받아냈잖아. 그런데 뭐가 더 필요해? 자네와 내가 둘이 해야지.”
“상무님. 그런데 만에 하나 한신은행으로부터 100억엔 전량 다 대출이 안될 수도 있어요. 그게 맥시멈이니까요.”
“괜찮아. 아무리 못해도 50억은 받겠지. 그러면 돼. 나머지는 다음에도 빌릴 수 있거든. 최초로 뚫는게 중요한거니까.”
대수롭지 않게 말을 한 황 상무의 눈치는 박기범 대리를 철썩같이 믿는 듯 했다.
“그럼 팔공을 저지할 계획을 짜야겠군요. 야마시카 감사랑 접촉해서 팔공그룹과 공동작업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을 찾고 그들과 만나서 팔공과 손잡지 못하게 설득해야 할 것 같군요.”
“거 봐. 자네를 믿으면 벌써 이렇게 답이 나오잖아. 문제없어. 내일 내가 출근하는 대로 지금 말한 계획을 보고할 테니 그리 알라고.”
황 상무는 크게 웃으며 박기범 대리의 어깨를 툭 쳤다. 오징어와 땅콩을 가득 입에 넣고 우물대며 맥주를 들이킨 그는 맥주의 취기로 인해 기분이 좋아진 듯 몸을 늘어뜨렸다.
“좋아. 어쟀거나. 한신은행은 연락이 오면 그 때 대처를 하자고. 무엇보다 우리는 팔공과 접촉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을 접촉해야해. 그래서 팔공과 일본 자동차 회사간의 연합을 깨야해.”
취기 때문에 말의 속도가 조금 느려졌지만 황 상무의 의도는 분명했다. 박기범 대리는 내일 날이 밝는 대로 도서관에 가서 자동차 산업에 관한 데이터를 찾아보기로 마음먹었다.
자동차에 관해서는 그가 잘 몰랐기 때문이다.
문득 황 상무가 보는 서재에 자동차산업에 관한 내용이 있는 것을 얼핏 보기도 한 기억이 있는 터라 회사를 들리고 나서 도서관에 가는 걸로 전략을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