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벤트
유사 광기는 진짜 광기를 이길 수 없다.
게임 데이터 제작 노가다를 하다 현자타임이 와서 멀티 모드의 공방을 돌아다닐 때, 한 여성을 만나고서
느낀 것이었다. 황제의 이름으로 행한 인종 청소, 제국의 이름으로 벌인 대 학살, 무림에서 피의 혈겁을
겪고 어지간한 미치광이는 전부 만나봤다고 생각했었는데.
“플레이 로그 대부분이 성직자던데, 힐러가 마음에 드시나 봐요?”
“네, 성직자로 플레이 하면 마녀 사냥이 쉽거든요.”
정말로, 게임 속에서 만나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신전의 힘이 강한 배경이라면, 신성력이 높은 사람이 말하는 모든 것이 진실이 되거든요. 무고한 사람
잡아서 마녀 사냥할 때 이보다 좋은 캐릭터가 없죠. 심지어 스탯을 많이 올리면 마녀 사냥을 당하는 사람
도 자기가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자책하는 경우도 있다니까요? 사실 내가 심심해서 그런 건
데.”
배시시 웃으며 인체 해부 패키지 데이터를 구매할 생각이 있냐고 물으며, 체험판으로 동네 주민 하나를
잡아와 해부하는 그녀가 말했다. 나는 그녀같은 순수한 미치광이를 처음 만나 이것 저것 질문했고, 그녀
는 자신의 모든 것을 궁금해하는 나를 기꺼워하며 자신의 철학을 모조리 말해주었다.
“천국이 있어야 지옥이 있고, 지옥이 있어야 천국이 있어요. 사람들은 체념이 빨라서 자신과 대비되는 사
람이 없으면 바로 순응해버리거든요.”
“그거 아세요? 인간의 뇌는 생존을 위해 진화해서 그런지, 고통을 받아들이고 순종해요. 심지가 굳은 사
람을 무너트리는 것은 고통이 아니라 시간이에요.”
“강한 고통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종이에 베인 따끔한 정도의 고통도 고문에 사용할 수
있어요. 간지럼 태우기가 왜 유서 깊은 고문의 한 종류겠어요?”
그녀는 우수한 교육자였고, 교육의 댓가로 내 상품 중 종교 전쟁에 관련된 데이터를 받아갔다. 전쟁 직후
의 피폐한 사람들을 상대하고 싶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대인 전투에는 자신이 있지만 만 단위의 병력을
운용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고 투덜거린 그녀는 이후 PVP 대회 인터뷰에서 ‘무고한 사람을 괴롭히는 것
이 너무나 즐겁다’ 라는 발언을 해서 넷상에서도 꽤나 화제가 되었지.
“딴 생각 말고, 안 쪽까지 확실히 빨아...”
그르렁대는 것 같은 여성의 목소리에 잡생각을 그만 두고 혀를 깊숙이 집어넣는다. 살주름이 조여 들며
혀를 꽉 잡아 누른다. 울컥 쏟아져 나오는 비릿한 액체에 얼굴이 젖어 들어간다. 혀를 멈추지 않고 고개를
드니 흐릿해진 눈동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제 동료 하나는 양 팔뚝이 뼈만 남은 상태로 흐느끼다 기절했고, 다른 하나는 배가 고파서 떠들 힘도 없는
지 축 늘어져서 이쪽에 무시무시한 시선을 보내고 있음에도, 그녀는 눈 앞의 쾌락에 매달리고 있었다.
“후우, 후... 옷, 옷도 벗어...”
명령하는 것은 그녀지만, 주도권은 당연히 이 쪽에 있다. 순종적인 태도가 언제 끝날지, 내게도 저런 고통
이 올지 두려워하면서도 그녀는 점점 과격한 명령을 내린다. 어루만져라, 핥아라, 빨아라, 벗어라“미친, 미친 년놈들. 이 상황에서 붙어먹고 자빠졌어...”
3일째 물을 마시지 못해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오른편의 여성이 중얼거렸지만 이미 쾌락에 취한
왼 쪽 여자는 핏발이 선 눈으로 나를 노려볼 뿐, 제 동료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3일간 그녀는
내게 성적인 부탁이 아닌 것을 하면, 되려 동료들이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두 사람에게도 식사를 나눠 달라 부탁했을 때, 좋은 걸 하자면서 사슬을 풀어 달라 했을 때, 원하는
정보가 있냐고 물어보다 스스로 조직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음식을 가지고 들어온 조직의 막내에게 도움
을 요청할 때. 그 때마다 대가를 치르는 것은 가운데 있는 여성이었으니까. 여기서 저 말에 대꾸를 하면
고문을 시작하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미친 년 놈들, 이런 상황에 붙어먹냐, 야 개새꺄아아!”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 짜 의자를 덜컹이는 발악을 배경 삼아 느릿하게 옷을 벗는다. 스트립 쇼는 질릴 정
도로 봐 왔기에 어느 정도 흉내는 낼 수 있다. 이 짓거리로 먹고 사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어설프지만 3일
내내 페로몬 때문에 발정기 상태가 유지된 사람의 눈에는 무엇보다도 매혹적으로 느껴지겠지.
허리를 부드럽게 돌리며 바지 벨트를 풀고, 과장되게 팔을 움직여 셔츠 단추를 하나 하나 풀어낸다. 달칵
거리는 소리, 옷감 스르륵 거리는 소리에 거칠어지는 숨 소리가 둘. 하나는 애무로만 절정에 다다른 여성
의 것이요, 다른 하나는 3일 내내 페로몬 속에서 방치된 여성의 것이다.
핏발 선 눈으로 달뜬 숨을 내뱉는 여성의 시선, 쇠사슬을 맨 손으로 끊어 보려다 실패한 여성의 시선, 자
신의 양 팔과 옷을 서서히 벗어가는 나를 두려운 눈으로 쳐다보는 시선. 세 쌍의 눈동자가 내게 향하였을
때, 나는 그 미친년의 마지막 조언을 떠올렸다.
‘뭘 하다가, 아무 이유 없이 때려 치세요.’
‘왜요?’
‘이유가 없으면 이해를 못하고, 사람들은 이해 못하는 걸 제일 무서워하니까.’
텅텅,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고 겁먹은 막내의 음식 서비스가 도달했음을 알린다. 나는 모든 옷을 마저 벗
은 상태로 문 밖으로 나갔다. 카트를 밀던 자세 그대로 부자연스럽게 멈춘 어린 여성. 지하 도시 조폭 똘
마니 답게 꽤나 화려하게 치장했지만 앳된 얼굴은 가릴 수 없었다. 대학 새내기 정도가 멋 부리려고 화려
하게 치장한 정도. 얼굴도 눈살이 찌푸려 질 정도는 아니고, 금발로 염색해 멋 낸 머리카락도 그럭저럭 어
울린다.
“에, 저기 무슨?”
“배가 고파서, 좀 먹으려고.”
옷을 벗은 남자 앞에서 굳어버린 처녀, 라기보다는 호랑이 우리에 고기를 넣으러 갔더니 갑자기 달려들
어서 굳어버린 사육사 마냥 멍하니 멈춰버린 그녀. 싸구려 향수와 기초 화장품 냄새 너머로 식은 땀 냄새
가 공포심과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목을 깨물었다.
“이, 이게 뭐햐흐하아앙-“
와장창 소리가 나며 카트 위의 음식이 바닥에 쏟아지자 굶주린 여성의 탄식이 길게 들려오고, 다른 의미
로 굶주렸는지 발정난 냄새를 풀풀 풍기는 여성의 고함 소리도 들려온다. 음식이 치워진 카트 위에 엎어
진 여성을 내려다보며 나는 염동력으로 창고 문을 그대로 닫아버렸다.
‘얘만 먹고 집에 가서 구경이나 해야지.’
음식 카트에 기역자 모양으로 엎어트린 뒤, 활동하기 편하게 개조된 양복 바지를 아래로 끄집어 내렸다.
창고 안의 여성처럼 완벽하게 관리를 하지는 않아 손에 뱃살이 조금 잡히지만 이 정도는 애교 뱃살로 봐
도 될 수준이니 괜찮다.
“있지, 조금 소리를 크게 내 주지 않을래? 창고 안까지 들릴 정도로.”
“무, 뭐냐, 뭐야아?!”
흡혈의 여파로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엉덩이를 짝 소리가 나게 두드리자 악! 하는 비명소리를 내지른
다. 남녀 역전 세계라 그런지 여자 엉덩이를 두드려도 꺄아악! 하는 꼴릿한 비명소리를 들을 수가 없네.
‘접대부가 아니면 대부분 윽, 억 거리기만 하니까.’
창고 안에서 사람 몸을 해체 분해하던 싸이코패스 미남이 갑자기 알몸으로 뛰쳐나와 자신을 역 강간하려
든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도, 엎어진 막내의 엉덩이는 쾌락으로 젖어 들어가고 있었다.
창고 ‘안’까지 카트를 서빙 하면서 3일동안 세 끼 식사에 간식이랑 간호용으로 사용될 술, 안줏거리, 물과
간편히 먹을 건량 같을 걸 옮기면서 페로몬에 노출되었으니까. 거기에 용사도 1시간은 뿅가게 만드는 흡
혈까지 당했는데 버텨낼 수 있을 리 없다.
“알겠죠? 꽁씹하는 기념으로 조금 크게 허덕여봐요.”
음란한 말이 취향이었는지 삽입도 전에 바르르 떨리는 허리를 붙잡고, 넙데데한 엉덩이에 그대로 치골을
들이 박는다. 음란하게 젖은 살 틈으로 굳건하게 솟은 물건이 파고 들어가고, 그녀는 쾌락에 이기지 못하
고 커다란 비명을 질렀다.
끄아악, 하고.
‘아이 씨, 진짜 확 식네. 그래도 박는 맛은 있으니까.’
한 모금 흡혈을 함으로서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그녀는 선배들이 업소에 들어가서 처녀 딱지만 겨우 뗀
애송이였다. 마약 섹스보다 황홀한 흡혈 섹스에 취해서 그런지 그녀는 꺼억 거리는 소리를 내며 팔 다리
를 부르르 떨었다.
가슴은 별로지만 골반은 넓적한 그녀의 풍만한 엉덩잇살을 쥐어 뜯을 듯 움켜쥐며 그대로 허리를 흔든
다. 물이 많은 체질인지 어느새 사타구니와 엉덩이살이 맞부딪히는 팡팡 소리는 음란한 액체가 휘저어지
는 찌걱거림으로 변한 상황.
“후우... 어때요, 기분 좋나요?”
“으, 으그극, 뭐, 뭐야 이것, 악!”
짜악, 골반을 두드릴 때 마다 꽉 조여 오는 게, 순진한 막내에게 이상한 성벽을 심어주는 것 같지만 뭐 어
떠랴. 과도한 쾌락에 바둥거리는 몸뚱어리를 카트 위에 무자비하게 짓누르며 허리를 흔드는 것은 즐겁기
그지없는데.
창고 안에서, 새카만 감정이 스멀 스멀 흘러 나오는 것을 느끼며 나는 그대로 허리를 흔들었다.
[작품후기]
역시 크리스마스에는 스팀 게임이죠
하데스 질렀는데 넘모 재밌는 것
여러분들의 후원 쿠폰은 정말 감사하게 받아서 연쇄할인마에게 바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