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7화 (77/189)

뜨거운 여자

혀 끝에서부터 올라와 척추까지 흔드는 달콤한 맛에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맛을 음미한다. 하긴, 양복 여

성들의 기억을 봤을 때부터 이 정도는 예상했지만. 지하 도시는 말 그대로 ‘지하’ 도시다. 공장 단지에서

흘러오는 유독성 폐기물을 정화하는 거대 공기 청정기.

습격자들은 습도 95%라고 소리를 지르며 뜨거운 증기에 지져졌다. 습도부터 먼지 농도나 독성 가스를

100% 완벽 제거하는 거대한 공기 청정기 도시. 그런 도시에서 몇 백 평방 미터가 넘어가는 거대한 지역

을 3분만에 습도 95%로 만들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물을 뿌려야 했을까. 그리고 그 물줄기 속에서도

불꽃을 피워 올린 여성의 능력은 얼마나 대단할까?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히, 히이익!”

겁에 질린 고함 소리는 어느새 의미 없는 비명소리로 변했다. 바디 슈트의 갈라진 틈 사이로 보이는 새하

얀 살갗에 땀방울이 몽글몽글 올라온다. 배를 깔고 앉아 있는 상태에서 엉덩이가 그녀의 땀으로 젖어가

는 느낌이 들어 일어나 옷을 벗자, 그 짧은 시간동안 그녀의 몸이 뜨겁게 달궈졌다.

성적인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뭐야, 이건 또.”

내 육체는 비정상적으로 강화된 상태다. 원래대로라면 상급 흡혈귀, 혹은 최상급 흡혈귀가 되면서 밤의

귀족 테크를 타야 하는데, 적어도 2계단을 소희가 가진 용사의 피로 넘어버린 상태니까. 위기 속에서 각

성한 기억은 몇 번 있지만, 이렇게 사기적으로 성장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감촉. 극지방에서 반팔로 돌아다닐 수 있고, 어지간한 불꽃에는

화상도 입지 않을 튼튼한 육체임에도 사람 피부에서 깜짝 놀랄 정도의 열기가 느껴진다. 내 체감상 열탕

에 들어간 기분이 든다면,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녀와 접촉한 것만으로도 화상을 입고 피부에 물집이 생

기겠지.

머리통만 한 그녀의 가슴 안쪽으로 양 손을 집어넣는다. 꽉 죄는 바디 슈트와 그녀의 거대한 가슴 사이에

손이 끼자 마치 최고 온도로 올린 전기 장판에 손바닥을 지지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말캉한 그 감촉은 감

히 전기장판 따위와 비교할 수 없지만.

가쁜 숨을 몰아쉬는 그녀는 정말로 음탕해 보였다. 슬슬 아지랑이까지 보이려 하는 그녀의 뜨거운 피부

만 아니었다면 어지간한 정신력을 지닌 사내여도 곧장 바지를 벗어 던질 정도로. 음란하게 헉헉거리는

그녀의 모습과, 손을 달구다 못해 지져버릴 수준의 그녀의 피부가 나를 곤란케 했다.

‘지금 박았다가 좆 되는 건 아니겠지?’

흡혈귀의 마비 타액을 혈관 속에서 지져버리는 과감하면서도 미친 것 같은 능력도 그렇고, 달궈진 피부

도 그렇고 마치 시한 폭탄 같은 여자였다. 그리고 내가 가장 곤란하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그녀의 정체를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 고민도 잠시. 열에 들떠 가쁜 숨을 내쉬는 그녀와, 출렁이는 가슴은 내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다.

직접적인 성교가 불안하다면, 이 탐스러운 몸뚱이를 조금 사용하는 정도는 상관없겠지. 어차피 전리품으

로 들고 온 상황이니까.

슬그머니 몸을 앞으로 움직이니 땀에 젖은 바디 슈트 위에서 내 엉덩이가 미끄러지듯 앞으로 이동한다.

엉덩이 밑에 깔린 여체의 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솟아오른 내 물건이 그녀의 가슴에 닿도록. 양 옆으로

벌어진 거대한 가슴 사이에 길쭉한 살덩이가 자리잡는다.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모은다. 뜨거운 살덩어리가 내 물건을 완전히 삼켜버리자 표현하기 힘든 감각

이 느껴진다. 소희의 속처럼 꽉 쥐어 짜는 것도 아니고, 클럽의 접대부 삼인방처럼 부드럽게 휘감겨오는

감촉도 아니었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이 뜨거운 감촉이 쾌감이라는 것이었다. 반쯤 서 있던 물건에 힘이 훅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땀을 윤활유 삼아 허리를 몇 번 찔러보니 가슴이 얼마나 큰지 내 귀두 끝자락도 보이지 않게

완전히 파묻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아직도 작게 벌려져 달뜬 숨을 내뱉는 저 자그마한 입술에 귀두 끝자락을 박아버리고 싶지

만, 그녀의 거대한 가슴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귀두 끝자락부터 뿌리 끝까지 골고루 감싸오는 쾌락.

양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모으고 허리를 흔들고 있으니 갑작스레 그녀가 내 손등 위에 자신의 손을 올린

다. 깜짝 놀라 아래를 내려 보니 눈동자는 여전히 흐리멍텅한 상황. 하지만 정신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어

도 본능적으로 육체가 쾌락을 추구하는지 허리 움직임을 멈추자 그녀 스스로 가슴을 이리 저리 누르기 시

작한다.

하지만 아무리 커다란 가슴이라 해도 파이즈리 만으로 얻는 쾌락에는 한계가 있었다.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니 그녀 또한 땅을 짚고 일어나려 시도하다 사슬에 걸려 멈춘다. 사슬에 걸려 엉거주춤하게 엉덩

이가 붕 뜨도록 일어난 그녀에게 손을 다시 뻗어 바디 슈트를 좀더 깊숙하게 가른다.

배꼽을 지나 좀 더 아래로, 그녀의 은밀한 곳이 있는 곳까지 서걱거리는 바디 슈트를 가르자 적당히 나 있

는 음모와 그 아래의 축축하게 젖은 살집이 보인다. 그녀의 엉덩이가 붕 떠 있는 김에 슈트를 좀 더 잘라

엉덩이 골이 보일 정도로 자르자 피부를 죄던 힘을 잃은 슈트가 축 늘어진다.

마치 팔 다리에만 휘감긴 모양새의 슈트 너머로 반쯤 가려진 여체는 완전히 드러난 나체보다 훨씬 음탕하

게 느껴진다. 반쯤 벗겨진 여성이 쾌락에 달떠서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들썩인다면 더더욱 말이다. 양손

과 양 발이 땅에 닿았지만 엉덩이만 떠있는 그녀의 밑으로 파고들어 물건을 바싹 세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 꼿꼿이 선 내 물건 끝에 그녀의 눅진눅진한 살집이 와 닿는다. 뚝뚝 떨어지는 끈

적한 액체가 귀두 끝자락을 적시고 그 액체를 윤활유삼아 그녀의 살집 위를 귀두로 문지른다. 흐리멍덩

한 눈동자가 허공을 응시하더니 반쯤 일어난 엉덩이가 그대로 주저 앉아 내 물건을 삼킨다.

“흐끄, 흐으으윽!”

비명처럼 들리는 신음소리와는 달리 그녀는 주저 앉은 상태로 어색하게 허리를 움찔거렸다. 흔들거리는

슈트 자락이 조금 불편했지만 손목과 발목에 묶인 사슬과 어울려 보이기 때문에 참을 만했다. 손톱을 뻗

어 그녀의 손목을 묶은 사슬을 잘라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이 뜨거운 쾌락이 어색한지 그녀는 온 몸을 이용해 내게 매달렸다. 그녀의 쭉 뻗은 다리

가 내 허리를 휘감고, 양 팔은 내 뒤통수를 휘감았다. 커다란 살덩이 사이에 얼굴이 파묻히자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 문득 파이즈리를 받고 한 번 싸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이게, 이건, 이게 뭐…. 으으윽?”

얼굴을 완전히 감싼 가슴의 감촉을 즐기고 있으니 그녀의 어정쩡한 허리 놀림이 멈추고 목소리가 들려온

다. 나는 반사적으로 엉덩이를 흔들어 그녀의 깊숙한 곳을 찔렀다. 왜소한 체구의 흡혈귀 아이돌이나 2m

에 가까운 전사의 육체로 대면좌위를 겪은 경험은 많으니까.

느긋하게 허리를 올리자 점차 그녀의 깊숙한 곳까지 파고 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무슨 상황인지는 몰

라도 정신을 차리게 내버려 두는 것 보다는 일단 한 번 보내는 게 좋겠지. 차분히 숨을 들이쉬니 여성의 호

르몬 섞인 체취가 폐 깊숙이 파고든다.

양 팔을 다시 그녀의 바디 슈트 안으로 집어넣는다. 커다란 가슴, 매끈한 겨드랑이를 지나 부드럽지만 근

육이 느껴지는 등으로. 앞쪽을 반으로 갈라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해도 온 몸을 구속복마냥 죄던 바디

슈트 틈바구니에 팔을 통째로 집어넣으니 꽉 눌리는 압박감이 상당하다.

그보다 놀라운 것은 양 손이 만나지 않는다는 것. 가슴이 얼마나 커다란지 내 양 손이 그녀의 날개뼈에서

멈췄다. 무슨 나무 그루터기도 아니고 한 손으로 껴안을 수 없는 둘레라니. 놀라움을 느끼며 천천히 허리

를 흔드는 스피드를 올렸다.

꽉 끼는 바디 슈트는 반쯤 취향이었던 것일까, 양 팔로 그녀를 꽉 껴안으니 그녀의 살주름이 내 물건을 꿈

틀거리며 휘감는 게 느껴진다. 피부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쾌락에 들떠 나를 껴안아 오는 그녀의 악력. 그

리고 목 아래부터 엉덩이골까지 세로로 갈라 버렸음에도 구속력을 잃지 않는 바디 슈트의 압박감.

마치 꽉 끼는 통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으로 허리를 흔든다. 바닥에 앉은 자세로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쾌

락에 취한 그녀가 안긴 자세에서 반쯤 스쿼팅을 하듯 허리를 격렬히 흔들기 시작한다. 주도권을 의식 잃

은 여성에게 빼앗기다니, 이런 경험은 정말 오랬 만인데.

나 또한 이제 뜨겁고 숨막히는 쾌락에 그저 고개를 박고 끈적한 여체를 힘껏 껴안았다. 가슴처럼 커다란

엉덩이가 출렁거리며 내 허벅지를 두드리고 얼굴을 짓누른 가슴의 진동이 점차 격렬해진다.

풍만한 엉덩이가 물건이 거의 뽑혀 나갈 수준으로 힘껏 올라가더니 그대로 쿵 내려온다. 여태껏 했던 피

스톤질보다 훨씬 깊숙이 파고들어가 아직도 꽉 다물린 살틈을 강제로 파고드는 게 느껴질 정도로.

“흐익, 흐이익… 이, 이게 모야… 그마, 그마해….”

쾌락에 취해 팔 다리에서 힘을 잃고 축 늘어져 엉덩이와 등허리를 움찔거리는 그녀를 양 팔로 꽉 잡고, 몇

번 더 깊숙이 물건을 비집어 넣는다. 마치 폭죽이 터지듯 감은 눈 너머로 쾌락이 번쩍거리는 것이 보이며

그녀의 안에 그대로 정액을 싸지른다.

쾌감에 축 늘어진 여체가 내 몸을 누르며 자빠지는 것에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 눕는다. 콘크리트 바

닥에 머리가 닿지만 불쾌하진 않았다. 되려 한 번의 섹스로 이정도까지 기가 빨려 나가는 것에 만족스럽

게 한 숨을 몰아쉬었을 뿐.

[작품후기]

다들 몸 성히 태풍을 넘기셨는지.

저희 아파트 단지는 나무 몇 개가 부러져서 방송으로 외출하지 말라고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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