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2화 (62/189)

축제

이야기의 도약이 심해 62편이 새로 추가되었습니다.

이번 화를 보신 분들은 전 화를 봐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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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지하실, 사내들의 찢어질 듯한 교성과 비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두 여성이 술을 마시고 있

었다. 코를 마비시킬 것 같이 음탕한 증기가 그 장소를 눅눅하게 만들어도 아무 상관없이.

딸그락.

더운 날씨에 녹아버린 얼음 조각을 잔 째로 흔들어 보이던 여성이 말했다.

“그래서, 작전은 언제 시작되는 거지?”

“글쎄, 저 친구가 말을 해야 알겠지.”

얼음 없는 잔을 쥔 반대편의 여성이 턱짓으로 한 쪽을 가리킨다. 교성과 술 향기로 음탕하게 젖은 지하실

에서 어울리지 않는 한 사람. 교복을 입고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그들을 노려보는 한 어린 사내아이.

“너… 희들!”

쩔그덩하고 그를 묶는 사슬이 거칠게 흔들리며 허공을 친다. 지하실의 조명에 갈라진 여러 갈래의 그림

자들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지만 두 여성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만 저런 능력 좋은 남자아

이를 질투라는 이름 아래 팔아 넘긴 멍청한 소년을 생각하며 술로 목을 축였다. 그 소년도 참 아름다웠는

데.

“아… 몸에 상처가 나지 않게 조심해 달라고. 너 정도 되면 꽤나 비싸게 팔려 나가니까. 우리가 지금 너를

즐기지 못할 정도로 말이야. 우리 조직의 중요한 자금이 되어 주실 몸인데.”

“고등학생, B급 정도의 이능, 독과 암습을 무의식적으로 막아주는 초능력. 정말 부잣집 할머니들이 좋아

하는 조건만 무서울 정도로 딱 가지고 있네. 협회의 높으신 분도 원하겠는데? 정말 여건만 좋았다면 너를

경매장에 내놓았을 거야.”

낄낄거리며 자신을 희롱하는 말에 사슬에 묶인 소년의 눈동자가 벌겋게 달아오른다. 하지만 눈치채지 못

한 두 여성은 다가와 꿈틀거리는 그림자를 짓밟고 그 몸을 쓰다듬으며 희롱한다.

“운동도 해서 팔뚝과 허벅지에 건강미도 있고, 가슴 근육도 모양 좋게 잡혀 있네. 키에 비해 조금 근육질

이지만 눈매에 색기가 넘치니 아담한 글래머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딱 좋겠군.”

잔을 내려놓은 그녀들이 품평하듯 김민혁 선배의 몸을 쓰다듬는다. 점점 노골적으로 변하는 손길. 와이

셔츠 위를 쓰다듬던 손길이 단추를 풀어 헤치고 점점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귀한 물건을 다루듯 섬세

한 손길이 팔뚝과 복근, 가슴과 허벅지를 어루만지다 속옷 아래로 쓱 들어간다.

음탕한 목적보단 마치 고기의 근수를 재는 듯한 모욕적인 손길. 이를 아득 바득 가는 김민혁과 아랑곳하

지 않고 신체를 어루만지고 들었다 내리는 두 여성.

“뭐… 이번 가을에 축제가 있다는데 역시 그 때 노리는 게 제일 좋겠지?”

“뻔한 방법이지만 제일 효과가 좋은 방법이기도 하지.”

“축제? 고등학생의 축제라… 조금 즐겨도 되나?”

갑작스럽게 거구의 여성이 끼어들어온다.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소년을 눕혀 두고 깔아 누르던 근육질의

여성. 마치 남자가 여자를 범하듯 중학생 소년의 다리를 들어 올리고 그 작은 성기를 퍽퍽 소리가 날 정도

로 찍어 누르던 여성. 이 중 가장 강해 보여 시선이 그 쪽으로 향했다.

다리 사이에서 묽은 정액이 뚝뚝 떨어지는 상태로 테이블에 오자 두 여성이 인상을 찌푸리며 뒤로 물러난

다.

“이봐, 남자의 알몸이면 몰라도 니 보지까지 관찰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뭘, 그런 말을 하기에 우리가 같이 즐긴 남자가 너무 많지 않나.”

껄걸 웃은 세 번째 여성은 테이블 위에 남은 잔이 없자 병 째로 양주를 들이켜더니, 병에 남은 양주를 눈물

흘리며 허벅지에 든 멍 자국을 어루만지는 소년에게 억지로 먹인다.

“자, 마시면 조금이라도 기분 좋아 질 거다.”

반항을 하다 한 대 맞았는지 터진 입술로 독한 양주를 꼴깍꼴깍 마시던 어린 소년은 사레가 들렸는지 캑

캑거리며 양주를 흘렸고, 제 가슴팍에 흐른 양주를 잡아먹듯 핥는 여성에게 체념하고 몸을 맡겼다. 그 뒤

로 펼쳐진 음탕한 장면들.

어린 소년들이 여성들에게 다리를 잡힌 상태로 깔아 뭉개 진다. 허리를 제대로 놀리지 못한다며 볼기를

맞는다. 가랑이 사이에 자그마한 얼굴을 끼워 넣고 숨이 막혀 바둥거리는 걸 즐거워하며 허벅지로 꾹 붙

잡는다.

그런 지옥과도 같은 광경 속에서, 사슬에 묶인 소년의 눈동자가 다시 검게 변했다.

“하늘아, 뭐해?”

“아니, 잠깐 볼 게 있어서.”

가을 축제까지 1주일 남은 어느 무더운 늦여름의 이야기였다.

‘쓸 데 없이 신중해.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미끼를 던졌는데도.’

싱싱한 고등학생, 범할수록 마약처럼 중독성이 있게 만들어 놨지만 건드리진 않았으니 패스. 부잣집 마

나님에게 비싸게 팔리는 걸 알고, 그런 종류가 몇몇 더 있다는 걸 알았으면 망설임이 사라질 법한데.

‘신중하다기 보단… 병신 같다고 해야 하나. 애들 몇몇 던져줬더니 거기서 슬쩍 만족하지는 않겠지? 10

명보다 많아지면 의심받으니 귀찮아지는데.’

이 학교에 남학생은 참으로 많았다. 더군다나 성적만 보고 들어오는 명문고가 아닌 초능력이 있으면 일

단 오고 보는 학교. 날라리부터 모범생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한 상황. 그 중 찾을 가족이 없거나, 평소 행

실이 불량하고 가출이 잦은 애들을 던져 준 상황인데.

“아, 누구 오면 어쩌려고 그래…”

“괜찮다니까.”

지금쯤 김민혁이 두 여인에게 위 아래로 쥐어 짜이며 다 뱉어 내고 있을 텐데. 직접 범할 수 없으니 오나홀

로 쥐어짜는 모습을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원래 세계의 여성들도 남성향 야동을 볼 때 딜도나 전

동마사지기를 사용하는 걸 보면 이런 기분이 들었을까. 뭔가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든다.

“저것만 가리면 되는 거 아니야? 그리고 이사장님 오늘 행사 있는 거 봐 놨단 말이야… 싫어?”

슬쩍 소희의 팔을 쓰다듬는다. 피부와 피부가 닿을 듯 말 듯 흐르는 손길에 그녀가 후우, 숨을 내쉰다. 아

마 머릿속에서는 도덕적 관념과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성욕과 맞서 싸우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나 좋을

대로 도와줘야겠지.

슬그머니 몸을 밀착하며 혈액을 아래로 보낸다. 성적인 전희 없이 우뚝 솟아오른 나의 물건. 바지 밖으로

도 윤곽이 보일 수준이 되자 허벅지에 와 닿는 감각 때문에 라도 그녀의 시선이 저절로 내려온다.

“너, 너어…”

“나 이러고 전투 실습 가면… 애들 다 있는데?”

그녀로서는 거절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체육복 위로 엉덩이를 주무르는 손길이 느껴진다. 귓가에 흐윽

거리는 숨소리를 내자 점차 거칠어지는 손길. 꼭 껴안고 있어 보이지도 않는 얼굴이 어찌 일그러질지 상

상이 간다.

조부모의 영역 내에서 일탈을 즐기는 것에 대한 불안함. 미성년자와 관계를 맺는 배덕감. 젊은 여성의 성

욕. 동급생은커녕 인기 연예인에게도 눈길 주지 않는 미소년이 자신에게 매달린다는 우월감. 그리고 그

모든 것에 쾌감을 느끼는 자신에 대한 죄책감.

연인이라는 이름 아래 뻔뻔히 손을 대 오기에는 낮짝이 두껍지 않았고, 반대로 세상에 의지할 사람 하나

없이 자신에게 매달리는 어린 소년을 외면하기에는 마음이 여렸다. 자기암시로 편히 마음먹지도 않고 죄

책감을 가지면서도 순응하는 그녀의 모습.

“하아… 정말, 곤란하게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어.”

쇄골 위를 흝는 그녀의 입술이 뜨겁게 달아올라 낙인처럼 자국을 만든다. 그 복잡한 마음이 성욕에 점칠

되어 아무 생각 없이 섹스에 열중하게 되는 모습도, 달아올라 쾌감을 느끼는 모습도, 그 이후 성욕이 가라

앉은 자리에 다시 죄책감이 몰려오는 모습도.”

“소희 누나… 사랑해요.”

“아, 나도, 사랑해.”

사랑한다는 말을 하자 입술을 막아오는 그녀의 입술. 이제 대화와 교감 따위는 없이 완전히 성욕에 먹힌

그녀에게 몸을 맡긴다. 체육복이 거칠게 풀어 헤쳐지고 바지는 슬쩍 내려가 꼿꼿이 서 버린 내 성기를 붙

잡는다.

바지 고무줄에 눌려 귀두와 끝자락만 삐져 나온 내 물건을 어루만지는 그녀. 손을 뻗어 그녀의 제복 벨트

를 풀어버린다. 마치 뱀처럼 꿈틀거리는 부드럽고 탄력 있는 육체는 나를 휘감아오고, 이미 충분히 젖어

있는 그녀의 은밀한 부분이 나를 통째로 삼켜버린다.

“하아… 누나, 시간은 아직 괜찮으니까.”

“그래? 나는 적다고 생각하는데…”

제복에 얼굴을 묻는다. 섬유유연제의 향기 너머로 그녀의 살 냄새가 희미하게 느껴진다. 바로 근무와 대

련에 들어가야 하니 옷을 더럽힐 수는 없어 중앙의 단추만 풀고 그녀의 밑 가슴에 얼굴을 들이민다. 코 끝

으로 느껴지는 눅진한 살 냄새와 땀 냄새. 간지럽게 느껴졌는지 그녀가 나를 껴안는 힘이 강해진다.

“정말, 어리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여오는 그 부드러운 쾌감에 몸에서 힘을 빼고 사정을 준비했다. 참으려면 끝까지

참을 수 있지만 그게 그녀와의 관계에 도움을 주지는 않으리라. 아무리 용을 써도 가버리지 않는 연인이

라니, 누구에게 좋으라고.

[작품후기]

이야기의 도약이 너무 심해 중간 한 편을 끼워 넣었습니다.

새로운 내용이 62편으로 추가되고, 기존의 62편이 63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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