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8화 (58/189)

자그마한 세상

온갖 설정에서 다양한 여성들과 섹스를 즐긴 나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았다. 빌어먹을 정조 역전 세계.

남녀 역전의 설정 때문에 예쁘장한 여고생들이 윗도리를 벗고 체력 단련을 할 때는 기분이 좋지만, 지금

은 그닥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 그렇… 푸흐흡. 미안! 정말 미안해!”

“아니, 웃지 말라니까…”

“뭐 어때, 가끔은 이런 것도 좋은 거야.”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남자가 가슴에 꼴리는게 뭐 나빠. 문제가 있다면 그녀가 B급 육체 강화 능력자의

끝자락에 서 있었다는 점일까. 가슴에 얼굴을 비비다 슬그머니 애무로 넘어갔지만 그녀의 강력한 육체는

그저 어리광으로만 받아들였다. 이 쪽은 분위기 잡으려고 하는 중인데, 간지럽다고 웃어버리고 사과하는

그녀.

“어우, 머리 헝클어져요 진짜.”

미안함을 애써 감추려는 지 머리를 감기는 것처럼 휘저어버리는 그 손길에 이불 속으로 쏙 파고든다. 어

두컴컴한 시야 너머로 옆으로 누워 침대 매트리스에 보기 좋게 눌려 있는 커다란 가슴이 보인다. 그 끝자

락을 괜히 툭 건드려 본다. 남녀 역전이 사회적 지휘만 그런 줄 알았더니, 무슨 성감대가 둔감해지고 지

럴…

설마 대신 내 젖꼭지가 예민해진 건 아니겠지?

“오늘따라 왜 이리 어리광이 늘었을까?”

이불 째로 소희가 나를 껴안자 자연스레 가슴이 얼굴을 가린다. 숨 쉬기가 불편하지만 따듯하다 못해 뜨

거운 피부가 와 닿는 물컹하고도 매끈한 가슴의 감촉과 은은히 풍기는 살 내음 때문에 참을 만했다. 팔 다

리를 뻗어 그대로 소희의 몸을 휘감는다. 온 몸으로 와 닿는 매끈하고 뜨거운 피부의 감촉. 아무리 튼튼하

진 능력자의 몸이라도 나체의 소년이 온 몸으로 휘감아 오는 걸 무시할 정도로 둔하진 않겠지.

숨을 쉬라는 뜻인지, 아니면 커플끼리 투닥거리던 장난이 점차 묘한 분위기로 넘어갔다는 것을 인지한

것인지 뒤통수를 누르던 힘이 사라졌다. 그렇다 해서 이불 밖으로 나가지는 않았다. 되려 더욱 달라붙어

피부로 그녀의 감촉을 만끽한다.

매혹적인 갈색 피부가 점차 촉촉히 젖어 든다. 서늘한 흡혈귀의 피부일지라도 이토록 밀착하면 뜨겁다는

것일까, 아니면 그녀가 흡혈귀의 페로몬에 취한 걸까. 가슴에 맺혀가는 땀을 혀로 핥는다. 짭조름한 맛 너

머에서 느껴지는 달큰한 향기. 흡혈귀 캐릭터에만 있는 감각.

움찔거리며 반사적으로 멀어져가는 가슴에 상체까지 밀착시킨다. 이불 밖에서 그녀의 한숨 소리가 들리

더니 이불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이 안으로 파고들어온다. 등을 살며시 쓰다듬는 가느다

란 손가락의 감촉. 딱딱한 굳은살이 내 말랑한 피부 위를 천천히 지나간다.

나 또한 B급의 능력자인데 굳은 살에 긁혀 아파할까 섬세히 다루는 그 손길에 또 다시 비실비실 웃음이

새어 나온다. 사랑받아본 적 많고 섬김 받아본 적 많지만 이렇듯 보호의 의미가 가득 담긴 손길은 각별하

기 마련. 가슴을 핥아가는 것을 멈추고 쪼옥 소리가 날 정도로 입을 맞춘다.

“야, 야야! 자국 남는다니까?”

“에이, B급 능력자가?”

가슴과 입술 사이로 황급히 손가락이 들어와 살짝 깨문다. 송곳니로 긁듯이 살살 손가락을 간질이자 이

미묘한 간지러움을 참지 못했는지 결국 방해하던 손가락이 사라진다.

“그… 요즘 더워서 가슴은 보일지도 몰라.”

“보이면 자랑하면 되지.”

“이걸? 자랑하라고?”

“왜~ 고등학생 남자 친구랑 찐하게 즐겼다고 자랑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이불 밖에 있는 그녀의 얼굴 표정이 대충 상상은 간다. 부끄러움에 달아오르고, 헛소리한다는 뚱한 표정

이 뒤섞여 있겠지. 다시 한 번 껴안아 오는 팔뚝에 아까보다 힘이 들어가 있는 게 느껴진다. 반항하지 않

고 그녀의 몸에 다시 얼굴을 문댄다.

“학교에서 자랑하면 우리 늙은이가 곧바로 잡아갈 거고, 술자리에서 자랑하면 맞아 죽을 걸?”

“B급 육체 강화 능력자가 뭘 맞아 죽는다고.”

“그러네… 맞아 죽는 게 편하겠다. 동기 중 하나가 감각 교란 능력자라 응급센터에서 일하거든… 구급차

타고 다친 사람 고통 없애 주는 식으로. 걔가 장난을 치면 입 안에서 깔라만시 원액이나 까나리 액젖을 원

샷한 맛이 난단 말이지…”

또 이상한 분위기로 빠져들어가는 것 같아 손을 아래로 뻗는다. 단단하게 맞물린 허벅지 사이로 파고드

는 나의 손. 답답할 정도로 꾹 눌러오는 압력이 있었지만 매끈한 피부 덕에 내 손이 꽤나 자유롭게 움직인

다.

“고등학생때 담임이 부모를 들먹인 적 있거든, 그 때 발현…. 윽!”

몇 백, 몇 천번을 들락날락 해도 단단히 잠겨 있는 살의 성문. 움찔거리며 허벅지를 좀 더 조여오지만 이

미 손가락은 원하는 곳에 도착했다. 적당히 정리된 털을 슬슬 건드리니 땀과는 다른 향기가 살짝 이불 속

에 풍겨 오기 시작한다.

그에 말하던 것을 멈춘 소희의 손이 내 머리에서 더 아래로 내려간다. 손을 아래로 내리기 위해 그녀의 몸

이 숙여지자 다시 얼굴에 가슴이 와 닿는다. 살과 살 사이의 틈새 위를 살며시 손가락으로 문지른다. 마찬

가지로 그녀의 손가락이 내 엉덩이와 귀두 끝자락을 살살 쓰다듬는다.

얼굴에 와 닿는 부드러운 가슴의 감촉을 만끽하며 손가락을 살살 문지른다. 굳건히 다물린 살의 틈새에

서 끈적한 액체가 점차 흘러나온다. 손가락이 마치 늪지 위에서 천천히 가라앉는 사람처럼 조금씩 파고

든다.

“하아… 하늘아, 많이 무서워?”

“…무섭다기 보다는”

그 씹쌔끼들이 빨리 기어 나와서, 가장 가까운 우리 고등학교를 노렸으면 좋겠어. 악명 높은 빌런이 되기

위해서는 미성년자를 건드리는 악독함 정도는 보여야 하고, 그걸 위한 좋은 제물이 바로 옆에 있으니까.

빌런이 되고 싶은 그 년도 대가리가 정상이면 일반인 여고 대신 남녀 혼합인 우리 학교를 노리겠지.

인질로 붙잡혀 눈물 흘리는 것은 지켜줘야 할 대상일수록 인상 깊게 박히니까. 더군다나 시간이 좀 비면

빈 훈련장에 끌고 가서 즐기려 들지 않을까? 학생들이 무서워서 다른 곳을 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었지만 곧바로 가라앉는다. 히어로한테 정면으로 선전포고를 하려는 새끼들이 히어로 지망생에게 쫄아

서 다른 곳으로 우회할 리 있나? 강간당하고 살해당하는 어린 히어로 지망생들. 좋은 그림이었다.

“짜증나요.”

조직을 이끄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 지 미리 계획을 짜고 있으니 머리가 복잡했다.

그냥 싹 다 죽여버릴까, 도시 중심부를 점령해서 피 안개를 뿌릴까. 독가스 빌런을 굴라로 만들면 독성 구

울이 될까? 끓어오르는 폭력성을 한 단어로 축약하고 나머지를 가슴 깊은 곳으로 삼킨다.

“괜찮아, 그런 헛소문 믿는 거 아니야.”

소희가 나를 끌어안는다. 나 또한 그녀를 끌어안는다. 두근 두근 뛰는 그녀의 심장소리는 나를 지켜주겠

다고 약속하고 있었다. 누가 누구를 지켜주는지도 모르고. 그게 참 귀엽지. 사냥개를 지키려는 아기 고양

이 같아서.

‘뭐… 잘 키우면 호랑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내 엉덩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온다. 이불 속에서 우리의 몸이 조금씩 더 겹쳐진다. 갈라진 살집 위를 오

가던 손가락이 이제 깊숙이 들락날락 거리다 빠져나온 자리로 내 물건이 슬며시 대가리를 부벼 집어넣는

다. 귀두 끝자락에서 뜨거운 쾌감이 찌릿하게 등허리를 타고 올라온다.

“움직일 게.”

손을 뻗어 그녀를 껴안는다. 가슴에 얼굴을 묻고 정신을 오로지 그녀가 주는 쾌감에 집중한다. 쯔거억 끈

적하고 음란한 소리와 함께 파고든 내 살기둥을 그녀가 꽉 붙잡고 쥐어 짜내는 것이 느껴진다. 가슴으로

느끼진 못했지만, 몸이 달아올라 있긴 했는지 숨결이 조금 빠르게 거칠어진다.

“후우… 하늘아, 하늘아…”

귓가에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입을 열고 대꾸하기도 귀찮아 다시 가슴에 소리가 날 정도로 입을 맞

춘다. 쪼옥 소리와 쯔걱 소리가 침대 이불 아래라는 자그마한 세상을 시끄럽게 뒤덮는다. 고작해야 2m짜

리 음탕하고 뜨거운 세상을.

몸에서 힘을 풀고 있으니 내 엉덩이를 단단히 붙잡은 그녀가 허리를 튕긴다. 남녀 역전 세계도 나쁘지는

않네. 조루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소희의 여성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 주기 위해 나른하게 온 몸의

근육을 풀어버린다.

“가, 갈 것 같아?”

근육에서 힘을 완전히 뺀 탈력 상태가 되니 그녀가 감촉으로 알아 차린다. 아마 사정 직전, 쾌락으로 몸에

서 힘이 빠진다고 생각하겠지. 치솟아 오르는 나의 사정감을 알아차린 그녀가 내 엉덩이를 꽉 쥐고 허리

를 더 강하게 튕긴다.

앞뒤로 음탕하게 흔들리는 그녀의 허리 놀림. 그 격한 움직임에 이불 안 세계에 바깥 공기가 조금씩 들어

온다. 그녀의 치골이 턱턱 소리를 내며 내 배에 돌진한다. 치골이 아랫배에 비벼지다 그대로 낙하해 내 물

건을 뿌리 끝까지 삼킨다. 강화된 육체의 강력한 코어 근육은 옆으로 드러 누운 불편한 자세에서도, 그녀

가 허리를 마음껏 튕기게 만들어 준다.

“흐으, 흐으윽… 가, 간다!”

마지막으로 강하게 내려 찍고 멈춰버린 소희를 강하게 끌어안는다. 탈력 상태로 내 몸은 치솟아 오르는

정액을 막을 생각 따윈 없다. 새하얗고 뜨거운 정액이 그녀의 가장 깊은 곳으로 파고드는 게 느껴진다.

“하아아… 말은 상냥하더니, 침대에선 거칠고.”

“아, 아니… 여자는 어쩔 수 없다니까.”

몸에 힘을 다시 주며 좁고 더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불 밖 찬 공기가 피부를 서늘하게 핥고 지나간다.

다리 사이에서 정액 거품이 살짝 맺힌 그녀는 물티슈를 뽑아 들고 내 물건을 청소해준다. 그 행위로 음란

하던 작은 세계는 축축히 젖어 침대 밑을 뒹굴기 시작한다.

[작품후기]

남녀 역전물이 부족해서 나도 쓰기 시작했는데

왜 내꺼 빼고 남은게 없지?

특히 잘 보던게 조아라 정지먹고 사라진게 너무 마음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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