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6화 (46/189)

더치 커피

허리를 흔들거나 하는 귀찮은 일은 하지 않았다.

나는 내어주는 사람이 아닌 받아가는 쪽이었으니까.

“으, 하아, 으우우웁!”

남성의 성기를 입에 문 여성이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른다. 젖지 않은 소중한 곳에 무자비하게 쑤셔 들어와

자궁 입구까지 닿는 거대한 나의 성기 때문이기도 했고, 자신의 몸이 거대한 통로가 되어 버린 고통 때문

이기도 했다.

의식을 완벽히 잃은 강정태와 김민혁은 그저 기절한 상태로 몽정하듯 울컥울컥 여성들의 입 안에 자신의

정액을 뿜었고, 여성들은 목구멍으로 직접 넘어오는 정액을 삼키고 그 안에 담긴 뜨겁고 거친 마력을 받

아들이기도 전에 내게 다시 빼앗겼다.

쉽게 말해서, 이 여성들은 1회용 커피 필터 마냥 거름망으로 쓰이고 있었다는 뜻이다. 10명 전부 민간인

이라 효율은 2할에서 3할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지. 약품이나 마법 등의 밑 작업 없이 10명

정도 되는 인원을 꼬시려면 초능력이 없는 대상으로 골라야 한다.

“아 씨, 효율 좆같네 진짜.”

알리바이를 위해 그녀들은 죽으러 갈 것이다. 2구역으로 향하던가, 이상한 패싸움에 휘말리던가. 마음에

드는 몇 명은 굴라로 삼아도 되겠지. 장난 삼아 허리를 몇 번 흔드니 고통의 비명에 쾌락이 담긴다. 사정

감이 올라와서 금방 멈춰버렸지만.

흡혈귀의 눈으로 봤을 때, 생명이 정말 아슬아슬한 선까지 갈취 되면 그대로 내 물건을 뽑아 옆으로 여성

을 치운다. 허벅지에 말라붙은 처녀혈의 흔적을 남긴 여성들이 바닥에 드러 누워 붉게 부풀어 오른 자신

의 음부를 가리지도 못하고 자빠져 있으면 아직 멀쩡한 여성이 같은 위치에 와서 같은 자세를 취한다.

몇 명은 젊은 나이인데 술 담배를 얼마나 즐겼는지 생명력을 조금 빼앗겼다고 피부가 주름지고 머리카락

의 뿌리가 희게 변했다. 한 시간만에 10명 중 7명이 끝났으니 시간 배분은 정확했고. 초능력자가 아닌 민

간인을 제물로 삼아 효율은 나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두 명의 강대한 능력은 내가 제어할 수 없는 것이니

까. 왜, 그런 명대사도 있지 않은가.

가질 수 없다며 부숴버리겠어.

이제 두 사람은 B급 위로 올라가지 못한다. 나에게 갈취당한 부분을 타인에게서 똑같은 방법으로 빼앗아

오는 게 아니라면. 남성의 정은 그만큼 커다란 생명을 담고 있으니까. 이건 남녀 역전 세계에서도 똑같다.

왜 복상사하는 남성이 있겠는가? 그만큼 한 번 싸는데 몸에 무리가 가니까 그렇지.

10명의 여성을 다섯씩 나눠 강정태와 김민혁에게 사용했다. 여성들은 1회용이지만 두 명은 아니었다. 이

제 성장이 막혀버렸다 해도 나와 동등한 능력자. 내가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갈 때까지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마력 창고가 된 것이다.

정화 마법으로 침대 위의 마법진을 지우고, 성교의 흔적을 지운다. 성기에 묻은 침, 고통 때문에 여성들이

흘린 눈물과 땀, 그리고 처녀혈. 비틀비틀 걸어 나가는 여성들에게 신경을 끄고 주변 정리를 한다. 열 명

이나 되는 여성이 우르르 한 방에서 몰려나가는 장면은 좀 수상하겠지만 사건 사고도 없는데 누가 CCTV

를 볼 리 없고.

이 두 명이 남자여서 꼬실 수 없었지만, 반대로 남자여서 잡아먹을 수 있었다. 술에 취해 잠들었다 깨어난

여성이 처녀를 잃었다면 고통과 출혈의 흔적으로 상황을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남자는? 그저 개운하

게 일어나는 게 끝. 자기 불알에 담긴 정액 양을 측정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여성처럼 첫 경험의 흔적이

몸에 새겨지는 것도 아니다.

내게 생명력을 빼앗긴 이름도 모르는 여자들은 우리보다 훨씬 먼저 호텔에 들어와 각자 다른 방을 잡아

둔 상태. 자신들의 방에서 한 숨 푹 잔 다음 뇌리에 박힌 명령에 따라 2구역으로 향하겠지. 생명력이 풍부

한 녀석들은 가서 이리 저리 사용될 것이고, 벌써 노화가 진행된 허약한 녀석들은 유서를 남기고 자살할

것이다.

맥주 캔을 따고 시원하게 한 잔 들이켠다. 발기한 상태로 여성의 처녀막을 몇 개나 찢었음에도 자유롭게

사정하지 못해 아플 정도로 단단해진 물건이 덜렁거린다. 피를 깨끗하게 씻어냈음에도 검붉은색으로 보

일 흉기. 마력과 생명력을 한껏 흡수해 더욱 부풀어 오른 것처럼 보인다.

“빨리 소희한테나 가야지. 이러다 터지겠네, 진짜.”

조금 추한 모습인 걸 알아도 냉장고 안의 찬물을 슬그머니 부어보지만 달아오른 내 물건은 고작 냉수 따

위에 지지 않는다고 주장하듯 꺼덕이기만 했다. 파자마 파티랍시고 헐렁한 잠옷 바지를 가져와서 다행이

지. 물론 꽉 조이는 불편함은 없어도 바지 안에 뭐라도 집어넣은 것 마냥 부풀어오른 앞섬을 숨길 방법은

없었다.

냉장고 안에서 여성들이 들고 온 소주와 맥주를 꺼내 정성스럽게 섞었다. 두 잔 정도는 내가 마시고, 나머

지는 슬그머니 바닥에 흘리던가 침대에 뿌렸다. 아까 바닥에 뿌린 냉수 또한 같은 이유. 방 안에서 나는

술 냄새와 어지럽혀진 주방을 보면 누가 봐도 술파티의 현장이겠지.

“아 씨, 오랬만이라 그런가 이거…”

그 술파티의 현장과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부풀어 오른 내 바지 앞섬이 문제지만 이 늦은 밤에 호텔 복도

를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을 리 있나. 있다고 해도 아까 나간 여성들이 전부겠지.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차

림을 대충 흐트러트리고 나 또한 다른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왁, 술 냄새!”

“…하늘아?”

심호흡을 하고 문을 확 열어버리자 거실 소파에서 어색하게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두 명이 이 쪽으로 고

개를 돌린다. 그래도 둘 다 B급 능력자라고 몇 m 떨어진 곳에서 술 냄새를 맡긴 맡네. 몸에서 힘을 풀고

흐느적거리며 방 안으로 들어오자 조희정이 방으로 가겠다며 빠르게 사라진다. 술 마신 한창때의 남녀가

호텔에서 방 하나를 쓰겠다는데 거기에 계속 남아 있을 정도로 병신은 아닐 테니까.

‘생각해보니 양 침대에 한 명씩 눕혀 놨는데… 걔도 강화 능력자니까 알아서 치우겠지.’

남자애들에게 침대를 양보하고 바닥에서 자든지, 한 명을 들어서 옆 침대에 옮겨버리던지. 남자 셋 여자

둘이 여행을 왔는데 전원 B급 능력자라는 무시무시한 조합이니 알아서 하겠지.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

다.

“너, 너 그…”

“맨날 맥주만 마시고오~”

‘왜 그리 후다닥 튀어 가나 했더니.’

소희의 시선이 아래에서 올라올 줄 모른다. 조희정이 왜 얼굴이 뻘개져서 도망쳤나 했더니 바지가 찢어

질 수준으로 텐트를 친 상태. 기둥과 불알에 생명력이 집중되어서 허벅지와 아랫배에 열기가 느껴질 정

도로 뜨끈뜨끈해서 정작 얼마나 높게 솟아올랐는지는 자각하지 못했다.

“너는 진짜, 술 마시면 안 되겠다.”

한숨을 푹 내쉰 소희가 나를 부축해서 침대로 데리고 간다. 만취했다고 생각해서 간호라도 해 줄 생각이

겠지. 하지만 그러면 이 남아 도는 에너지는 허공으로 증발하는데 너무 아깝지 않은가. 그대로 취한 척 온

몸을 그녀에게 비볐다.

“쓰기만 하고 맛도 없던데.”

“하늘아, 잠깐만, 하늘아?”

순정 만화에 너무 심취해서 취향도 그 쪽 순한 맛으로 세뇌되어버린 소희는 그나마 쌓아 올렸던 경험을

다 날려 버린 것처럼 당황해 내 이름만 불렀다. 하긴 은근히 유혹하고 슬금슬금 다가오는 것에 면역이 생

겼지만, 이렇게 대놓고 섹스어필을 당한 적은 없겠지.

귀두 끝에 닿아 있는 얇은 면 바지 한 조각, 그 너머로 소희의 탄탄한 허벅지가 느껴진다. 장난 삼아 허리

를 움직여 이리 저리 찌르자 단단히 솟아오른 바지 끝자락에 허벅지살이 이리 저리 눌리는게 보인다.

“와 씨, 뜨거워… 술 때문인가?”

꿀꺽 침을 삼킨 그녀는 몸을 비벼오는 나를 천천히 침대로 이끌었다. 나 또한 어차피 그녀가 넘어오게 될

걸 알기에 그녀의 몸으로 내 사타구니를 눌러 기분 좋은 압박감을 즐겼다. 이게 그 바닥 딸인가 뭔가 하는

건가. 비비는 것은 바닥 따위가 아닌 여성의 허벅지지만.

“음, 하늘아? 정신 좀 차려 볼래? 그 마법은 못 쓰나?”

그녀의 중얼거림에 대답하지 않고 그대로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깊게 숨을 들이 쉬자 머리를 한 가득 채

우는 살내음. 연인을 껴안는 자세 보다는 껴안는 베게를 다리로 붙잡든 소희를 붙잡아 침대에 억지로 눕

혔다.

허벅지에 비벼지는 뜨거운 남자의 물건, 그 안에서 꿈틀대는 10명의 생명력. 그리고 음식과 함께 그녀에

게 먹였던 약물. 그걸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로 워터파크에서 열심히 핫도그와 타코야키를 굽는 두 명의

굴라에게 감사를 표한다.

“하늘아? 하늘아…?”

내 등을 토닥이던 손길이 자연스럽게 바지를 내려준다. 열기를 머금어 타오를 것 같던 살기둥에 와 닿는

서늘한 그녀의 손바닥. 아니, 평소에 따듯하게 느껴졌던 그녀의 손도 지금은 상대적으로 차갑게 느껴질

정도였다.

“우와… 뜨거워라.”

그러니 그녀는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이 뜨거운 열기에서 벗어날 수 없겠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