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것질
낡은 침대의 매트리스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예민한 청각의 저 편으로 아스라히 들리는
그 불쾌한 소음. 하지만 그런 걸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침대 위에 얽힌 세 남녀 중 사
람은 없었다.
자신보다 작은 키의 소년의 위에 올라타 탐욕스럽게 탐하는 음탕한 모습. 누군가에겐 흥분할 상황이고
다른 누군가는 소년의 안위를 걱정할 모양새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열심히 몸을 움직이는 두 명의 여성
이 되려 몰려 있었으니까.
“연습을 확실히 많이 하긴 했는데… 너무 빨리 가는 거 아니야?”
“아니, 아니잇-!”
이소정의 잘록한 허리가 바르르 떨린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작게 부푼 가슴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일그러
진 얼굴에 가학심이 샘처럼 솟아 추가로 괴롭히기 위해 손을 뻗자 바르르 떨리는 다른 손이 내 손목을 잡
아챈다.
“일어났네?”
김세민이 말없이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이미 기절했다 깨어나길 두 번. 자신이 자극받지 않는 선에
서 버티려는 눈물 겨운 속셈이었지만 끈적하게 휘감겨오는 혓바닥이 에로틱해서 놔 두었다. 검지와 중지
를 감아오는 혀. 뾰족한 혀 끝이 손가락 마디의 살 주름을 꾹꾹 눌러온다.
“진짜… 너무 이상한 거 아니에요?”
“흡혈귀니까.”
츄릅거리는 음란한 소리와 함께 김세민이 내 손목을 양 손으로 붙잡고 고개를 앞 뒤로 흔든다. 자그마한
입술을 오므리고 두 개의 손가락을 당겨와 혀로 희롱하고 입 안의 살을 꾹꾹 눌러 댄다. 조금씩 흘러나오
는 타액이 손등을 타고 흐르자 입에서 손가락을 꺼내고 그대로 핥아 내려가기 시작한다.
손가락에서 손등으로, 그렇게 팔목과 팔뚝을 지나 어깨로. 머리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그녀는 어느
새 상반신을 눕혀 나의 상반신 위에 올라탔다. 모양 좋은 가슴이 이리 저리 눌리며 내 맨 가슴을 희롱한
다.
“역시 두 명은 사이가 좋네?”
“후우… 직접 상대하는 건 좀 무서워서요.”
쾌락에 아직도 익숙치 않은 김세민은 단지 내게 봉사를 하며 희롱 당하는 것 만으로 느릿하게 절정에 올
랐다. 하지만 내 허리 위에 올라탄 이소정은 김세민보다 더 했다. 허리를 꼿꼿히 세우고 기절한 게 벌써
네 번을 넘는다. 그렇기에 그녀가 이렇게 자신의 몸으로 이소정을 슬쩍 가린 것이겠지.
“손도 감당 못 하는데, 혼자 깔리는 건 사양하고 싶어요.”
두 명이 번갈아 상대해 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소정이 가진 여성의 자존심이 생각보다 강했다. 원래 모
범생이었던 김세민과 다르게 남자에 휘둘리는 것을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는 성격. 거기에 지난 번 체벌
때 내가 진심으로 혼내면 어떻게 망가지는 지 알게 된 김세민의 소극적 태도가 맞물렸다.
뭐, 내 시선으로 보면 여자 두 명을 동시에 즐기는 3P지만, 그녀들의 입장에선 조금 다르지 않을까. 친한
친구 두 명이 어여쁜 흡혈귀한테 물려 감염된 다음 그 흡혈귀 미녀 하나를 남자 둘이서 범하면 어떤 기분
일까? 내가 겪을 리 없는 일이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감정이다. 뭔가 특이한 우정이 피었겠지, 뭐.
“후우… 진짜, 얼굴은 귀여운데 여기는 흉악해가지고.”
목덜미와 얼굴을 핥아오던 김세민의 뒤에서 떨리는 이소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이소정은 봉사보
다 몇 번을 기절하게 되는 쾌락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목덜미를 핥아 올라오며 키스를 해 오는 김세민. 그
리고 다시 내 배에 손을 올리고 허리를 들썩이는 이소정.
“너, 무 하잖아요, 옷!”
자그마한 심술로 이소정의 허리 놀림에 맞춰 허리를 위로 퉁 들어올린다. 귀두의 끝에서 느껴지는 생소
한 감촉. 꾹꾹 누르자 살 주름이 마치 경련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바르르 떨려온다.
“자, 잠깐만… 깊어…”
당황한 이소정이 꺽꺽 소리를 내고, 시선을 돌리려는 김세민의 혀가 더욱 깊숙하게 파고들어와 내 혀와
잇몸을 꾹꾹 누른다. 하지만 이제 슬슬 역할을 바꿀 때가 되었지.
배 위에 올라온 손에 체중이 실리는게 느껴진다. 비틀거리며 이리 저리 옮겨가며 어떻게든 체중을 버티
려는 손과 파르르 떨리는 팔뚝. 명치 아래를 눌러오는 성인 여성의 체중. 하지만 강화된 육체는 고작 그
정도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왜 멈춰?”
“아니, 그… 읍!”
당황한 김세민이 입술을 떼자 묻는다. 당황스러운지 동그랗게 변한 눈동자가 마치 겁먹은 처녀 같아서
잠시나마 남녀 역전 세계를 잊게 만든다. 그대로 손을 뻗어 뒷목에 손을 올리고 다시 입을 맞춘다. 입술
너머로 느껴지는 촉촉한 감촉.
“머, 멈춰 달라니까요, 우으윽-“
양 손으로 김세민의 뒤통수를 껴안고 입을 맞추며 허리를 들썩인다. 조금씩 거칠어지며 내 얼굴에 뜨겁
게 와 닿는 김세민의 숨결과 힘이 풀려가는지 상체를 주체 못하고 흔들거리기 시작하는 이소정.
“흐, 흐윽, 남자! 체력이, 후우… 뭔!”
“그러게 누가 욕심 부리래?”
평범한 여성이었다면 아마 질 내에서 피가 날 수준이 아니었을까? 몸이 덜렁이자 고개를 가눌 힘조차 없
는지 머리가 흔들리며 말이 끊긴다. 허리를 강하게 쳐 올릴 때 마다 끅끅 거리는 소리를 내는 그녀.
내 물건의 기둥을 그녀의 살주름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빨판처럼 죄어들어 온다. 쾌락에 제어를 잃은 몸
떨림. 마치 잡아당기는 것처럼 풀어줄 기색 없이 조이기만 하는 그녀의 속살에 나 또한 꼬리뼈 아래로부
터 아릿한 통증이 올라온다.
“아, 안 되는데…”
두 눈을 질끈 감은 이소정은 이제 내 가슴에 머리를 박고 허리만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나 또한 더 많
은 쾌락을 위해 침대를 양 손바닥으로 집고 열정적으로 허리를 위로 쳐 올렸다. 쾌락의 한복판에서 오직
김세민만이 제정신으로 자신에게 향할 저 쾌락의 파도를 두려워하며 자신의 친구의 추태를 바라보고 있
었다.
“으, 으윽, 가, 간다, 으으윽-“
‘남녀 역전 세계는 다 좋은데 신음소리가 좀 그래.’
마치 사정을 필사적으로 참아내는 남성의 목소리처럼 크으윽, 하고 이소정이 길게 울부짖다 쓰러진다.
내 옆에 무릎을 꿇고 상체를 숙여 가슴을 누르던 김세민과의 키스를 멈추고 살며시 밀어내자 그 자리로
픽 하고 쓰러진다. 눈물이 눈꼬리부터 뺨을 타고 내려가 땀과 뒤섞여 턱 끝에서 방울 방울 떨어지는 모습.
극도의 쾌락을 느끼고 사지를 가누지 못해 축 늘어진 모습은 언제 봐도 아름다우면서도 야하게 느껴진
다.
“이젠 네 차례네?”
“음, 주… 주인님?”
가슴에 침을 흘리려 드는 이소정을 김세민 반대 방향으로 밀어낸다. 쯔꺼억 하고 점도 높은 소리를 내며
빠져나오는 내 성기는 아직까지도 우뚝 솟아 있었다. 애액과 정액이 뒤섞여 더렵혀진 내 물건을 이불로
닦아내는 김세민의 엉덩이가 탐스럽기 그지없었다. 쭉 뻗은 각선미도 아름다웠지만 내 머리 옆에서 무릎
을 꿇고 앉은 상태다 보니 그녀의 은밀한 비부가 슬며시 가려지고 보이는 것은 매끈한 엉덩이의 일부뿐.
“주인님이라, 되게 신선한 단어네.”
슬금 슬금 엉덩이를 희롱한다. 감염되어 정신적으로 복종하게 되었음에도 남아 있는 현대인의 개념과 여
성으로 서의 본능은 주인님 이란 존칭을 꺼리게 만들었는지 직접적으로 입에 담은 적이 별로 없는데.
“그으… 저는 좀 약하다 해야 하나, 소정이 처럼은 못 하니 조금 살살-“
부드러운 이불로 감싸여 있던 내 물건이 깨끗이 닦이자 이불이 사라지고 미지근한 손이 휘감아온다. 기
절할 때까지 몰아치게 되고 이를 악 물게 되는 이소정과는 다른 느낌. 왼 손으로 기절한 이소정의 가슴을
만지며, 오른 손으로는 무릎을 꿇고 조금씩 상체를 숙이는 김세민의 하반신을 쓰다듬는다.
“바, 발바닥은 간지러운데…”
그토록 뛰어다녀도 굳은 살 하나 없는 발바닥을 어루만지다 손을 위로 올린다. 몸이 움직이며 발꿈치에
눌리는 탐스러운 엉덩이. 양 손으로 내 물건에 봉사하는 그녀였기에 이리저리 움직이는 엉덩이가 발꿈치
에 눌려 그 사이의 은밀한 곳을 슬쩍 슬쩍 내보인다.
하지만 손가락으로 어루만져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은 없었다. 동전의 양 면처럼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고 봐야 하나. 하기야 나도 여성의 몸을 어루만져 줄 때, 그녀가 내 성기를 슬그머니 쥔다 해서 수줍어 하
지는 않겠지.
두 손가락을 세워 안으로 쓰윽 밀어 넣는다. 미지근한 피부와 달리 눅진한 습기와 함께 뜨거운 열기를 머
금은 그녀의 살주름이 부드럽게 내 손가락을 휘감는다.
“흐읍! 자, 잠시만요?”
가느다란 손가락이 위 아래로 움직이다 말고 양 옆으로 회전하며 살살 내 물건을 어루만진다. 나 또한 보
답하기 위해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구부려 그녀의 살주름을 살살 긁는다. 안절부절 못하며 몸을 움찔거리
자 그 여파로 엉덩이가 벌어지며 내 손가락을 먹어 치우며 움찔거리는 그녀의 비부와 애널이 함께 보인
다.
이른 낮부터 피어오른 음탕한 열기는 석양이 습한 바람을 몰고 올 때까지 계속되었다.
[작품후기]
시험 기간이 되었습니다.
최대한 글을 짜내고 있지만 칼럼을 위한 정치 기사 분석과 야설을 동시에 쓰는 걸 제 뇌가 쉽게 받아들이
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최소 2일에 1편은 쓰고 싶은데 소설을 묘사가 아니라 자꾸 분석을 하려 드
네요... 정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