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9화 (39/189)

군것질

김민혁. 영웅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으로 지원과에 속함. 특기는 전자공학을 이용한 지원 물품 제작. 키

는 꽤 작은 편이라 나와 비슷한 수준인 160 초반. 이목구비가 오밀조밀해서 귀여운 인상이지만 검은 머

리카락이 정돈되지 않고 덥수룩하게 자라 눈썹과 귓가를 가려 음침하다고 왕따를 당함. 얼굴 피부는 깨

끗하고 몸매에 군 살은 없지만 옷 아래에는 화상이나 멍 자국이 조금씩 있음.

‘상처만 지우고 머리만 다듬어도 괜찮겠는데.’

여기가 남녀 역전 세계라면 그 정도만으로 충분 할 것이다. 남녀의 역할이 바뀌었고 그에 따라 남성의 가

치관을 그대로 여성이 가져갔다면 말이다. 애당초 사각 팬티 위에 앞치마를 입고 아침밥을 차리는 광경

에 전소희가 발정이 나는 걸 보면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

남자가 뭐 절세 미녀한테만 아랫도리가 반응하겠는가?

얼굴이 평범에서 조금 귀여운 쪽이고, 새하얀 피부의 여고생이 교복 살짝 들어 올렸을 때 안 꼴리면 일단

성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얼굴만 봐도 아랫도리가 시들 레벨이 아니면 어지간해서 성욕이 이긴

다.

이리 저리 끌고 다녀도 군말 없이 따라오는 걸 봐선 여자를 홀리기 힘들어 보이지만 그건 나중에 해결할

문제. 지금은 약 없이 완벽한 내 편으로 만드는 게 더 중요했다. 쇼핑을 하는 4시간 동안 미친 속도로 증식

한 그림자 촉수 때문은 아니었다.

‘…사실 맞지.’

사람을 묶어 두는 게 고작인 6개의 촉수가, 햄버거 가게에선 10개로 늘어나서 햄버거 포장지를 오물오물

씹어 삼키더니, 지금은 찢어진 와이셔츠를 통째로 삼켰다.

‘강정태가 아니라 얘가 주인공인 것 같은데.’

강정태가 1주일만에 느끼고, 2주만에 익혀서 1달안에 숙련된 것과 차원이 다른 속도. 모드에 존재하는

NPC들에게 나름의 스토리가 있는 걸 생각해보면, 사실 이건 우리 민혁이가 세상을 멸망시키는 게임 아

닐까.

썩어버린 영웅 협회를 몰살시킨다던지, 100억 인구를 전부 저주한다든가, 초능력자를 세상에서 지우고

온전한 천사 vs 악마 모드로 만든다든가.

허황된 개소리 같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게 문제. 그림자 촉수가 뭔지 모르고… 아니 그냥 초능력자도 아

니던 민간인 공돌이가 보일 모습이 아니었다. 강정태가 습득 속도가 빠르다면, 우리 민혁이는 정체는 몰

라도 수족을 다루듯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었다.

인간이 1주일만에 자유형부터 접영까지 마스터한다고 하면 세계 최고의 수영 선수가 되겠지. 하지만 태

어날 때부터 헤엄치며 태어난 물고기는 이기지 못한다. 강정태와 김민혁의 수준은 그 정도 차이.

“이건 내 돈으로 살게.”

주머니에서 지갑을 자연스럽게 꺼내 든다. 닿는 것 만으로 와이셔츠를 소멸시킨 그림자 촉수로. 바지와

팬티가 사라지며 매장 안에서 노출쇼를 벌이는 일은 없었다. 자연스럽게 촉수로 지갑을 꺼내 왼 손으로

잡아 들고 오른손으로 카드를 꺼낸다. 민혁이의 키가 작아 카운터에 가려져서 다행이지.

‘저 봐라 저거. 눈치 못 챘으면 큰일날 뻔했네.’

찢어진 교복 대신 여름용 스키니진에 셔츠만 입혀도 외모가 되니 괜찮은 모양새인데. 반팔을 입히고 싶

었지만 팔뚝의 담배 빵 자국 때문에 얇은 후드 티와 긴 팔 와이셔츠만 고르는 모양새에 슬그머니 카드를

내밀고 민혁의 카드를 점원의 손으로부터 빼앗았다.

“내, 내가 산다니까?”

“시끄러워요. 같이 땡땡이 친 값이니까 받아요.”

아담한 키의 잘 생긴 남고생 둘이 자기 앞에서 아웅다웅 하는 게 좋았는지, 아니면 카드 때문에 손이 닿은

게 기뻤는지 실랑이를 벌여도 알바생은 기분 나쁜 기색이 없었다. 20만원 가까이 나온 옷 선물이 부담스

러워 보였지만 상관없었다.

한반도 멸망 급으로 성장할 코인에 고작 20만원밖에 박지 못 한다는 게 서러울 뿐. 마음 같아서는 지하 도

시에서 금괴나 보석이라도 징수해서 바치고 싶지만 받을 리 없겠지. 그렇기에 사념으로 도우미들을 부른

다.

- 에… 진짜 합니까?

“뭐야, 오늘도 떙땡이야?”

“오랜만, 쏘정, 세민.”

옷가게에서 나오니 자연스럽게 쇼핑백을 채 가는 손. 소매치기인가 화들짝 놀라 눈이 동그래진 민혁이었

지만 내가 웃으며 인사를 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김세민과 이소정 두 명을 불러낸 것이었다.

그 뒤는 별 것 없었다. 같이 영화를 보고, 카페에서 떠들다 노래방을 가고.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하교 시

간과 맞춰 헤어지고. 물론 김민혁만.

대낮부터 남학생 하나와 여학생 둘이 교복을 입고 모텔 방을 대실 하려 하자 주인 아줌마의 표정이 차마

못 볼 수준으로 변하였기에 가볍게 최면을 걸었다. 낡은 플라스틱 키에 적힌 302라는 숫자. 덜거덕 거리

는 엘리베이터에서 셋이 딱 붙어 올라타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은 뭐, 일탈의 날인가.’

이런 낡은 모텔에 오는 것 또한 패스트푸드처럼 신선하기 그지없었다. 전쟁터 아니면 왕궁이었고 현대에

선 연예인이나 명문 아카데미 같은 데를 다녔지 이런 뒷골목 모텔은 와본 적 없었다. 현실에서 군부대 근

처 모텔에서 숙박한 적은 꽤 많지만.

낡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나의 손은 두 명의 허리를 감아 옆구리와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었다. 불륜

커플인지 집에 있을 아이를 피해 나왔는지 모를 중년의 커플이 우리를 보고 흠칫 놀랐다 눈이 멍하니 풀

려 복도에 몸을 기댄다.

“지난번에 말했었는데… 연습은 좀 해 왔어?”

나의 엄포에 두 명이 따로 반응한다. 김세민은 내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 슬그머니 손을 움직여주고,

이소정은 자신의 손으로 내 허리를 감아온다. 두 명 모두 나보다 키가 크기 때문에 얼굴에 그녀들의 가슴

이 닿는다.

전소희처럼 D컵의 폭유는커녕 윗집 여자처럼 부드러운 거유도 아니지만 여름에 맞게 얇은 천 옷 너머로

느껴지는 부푼 가슴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 둘 다 슬플 정도로 아예 없는 건 아니니까.

낡은 열쇠로 삐걱이는 방문을 열고 있을 땐 내 손은 김세민의 셔츠 안 쪽으로, 이소정의 손은 내 바지 속으

로 들어와 허벅지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끼익 소리화 함께 느릿하게 닫히는 문. 그와 동시에 딸각 소리와

함께 흘러내리는 나와 김세민의 바지.

“그래도 여자 자존심이 있지, 지난 번 처럼은 안 될 겁니다.”

자신만만한 이소정의 모습에 몸에서 힘을 풀었다. 가끔은 이렇게 봉사 받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몸에서

힘을 빼니 공주님 안기로 안겨져 침대로 옮겨졌다. 남녀 역전 때문인가, 봉사를 받아 본 적은 있어도 공주

님 안기로 침대에 던져지는 건 처음인데.

엉덩이로 느껴지는 불편한 푹신함에 이 모텔은 두 번 못 오겠다고 생각할 즈음, 두 명은 미리 상의해 둔 게

있는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김세민은 내 등 뒤로 넘어와 나를 자신의 허벅지 위에 눕혔고 이소정

은 그대로 침대에 엎드려 내 하반신 위로 올라왔다.

사각 팬티 밖으로 드러난 허벅지를 자그마한 혀가 살살 핥는다. 가슴 단추를 하나씩 풀며 반팔 블라우스

를 벗어가는 그 모습에 내 물건이 속옷을 밀어 올리며 우뚝 솟는다.

“뻐근할 때까지 짜 드립니다?”

생긋 웃는 그 눈웃음과 다시 단발로 자른 얼굴이 요녀보다는 악동의 미소 같아서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

다. 곧바로 허벅지부터 무릎 뒤 오금까지 핥아가는 그 감촉에 몸을 부르르 떠느라 나오진 않았지만.

봉사한답시고 분위기를 잡는데, 얼굴 상이 앳되어서 그런지 색기가 감돌지는 않았다. 물론 이 세상의 여

성에게 색기가 있다고 하면 애매한 반응을 보이겠지만, 정작 섹시한 건 내 머리를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

린 김세민.

아직 옷을 전부 입고 있는 이소정관 다르게, 내가 바지를 내린 김세민은 슬그머니 윗도리도 벗어 둔 상태.

목덜미에 매끈하면서 쫀쫀한 허벅지의 살갗이 느껴진다. 이마를 쓰다듬으며 눈꺼풀을 살며시 내리는 시

원한 손가락.

그 부드러운 인도에 맞춰 눈을 감자 살내음이 훅 풍겨온다. 무릎 베개를 해 준 상태로 몸을 접은 건가. 서

늘한 살에 위 아래로 휩싸여 있으니 네 개의 서늘한 손이 온 몸을 어루만진다. 어깨로부터 팔뚝과 겨드랑

이를, 허벅지로부터 옆구리와 가슴까지.

미끈미끈하면서 축축한 혓바닥이 슬그머니 경계선 안으로도 기어들어온다. 우뚝 솟아오른 성기의 끝부

분이 사각 팬티의 앞 트임 부분을 밀고 나가는 게 느껴진다. 축축한 귀두 끝이 서늘한 바깥 공기를 만나자

마자 더운 숨결이 느껴진다.

“연습, 많이 했나 보네.”

아플 정도로 솟아오른 내 물건을 감싸오는 혓바닥. 통증처럼 느껴지는 열기가 조금이나마 식는 게 느껴

진다. 귀두의 파인 곳을 자극하는 그 할짝거림에 성욕이 불처럼 일어 갈증이 나 이소정의 뒷머리를 잡으

려고 손을 뻗자 어깨를 어루만지던 서늘한 손이 다른 곳으로 인도한다.

손 안에 한 움큼 잡히는 부드러운 감촉. 손가락 사이에 느껴지는 오똑 솟은 가슴의 끝자락. 김세민이 막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 지 예상했는지 긴 혓바닥이 물건 전체를 감아온다.

학교 선배와 쇼핑을 했다는 증거는 현관에 벗어 던져져 있으니,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었다. 조급해지

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손바닥에 가득 느껴지는 감촉을 즐긴다.

[작품후기]

와! 선호작 1천!

이런 글을 이토록 봐주시다니 언제나 감사합니다.

허겁지겁 썼는데 딱 맞춰서 올릴 수 있어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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