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화 (20/189)

아카데미

점심 시간을 알리는 벨이 울리자 우르르 복도 울리는 소리가 난다. 건물이 10층짜 고품격 빌딩이고 최첨

단 설비로 가득한데다 반을 소규모 인원으로 편성해 엘리트 수업을 하는 한반도 유일이자 최고의 능력자

학교라 하더라도“비켜, 이 새끼들아!”

“야야! 오늘 스테이크야! 늦으면 육질 떨어진다!”

굶주린 학생의 질주는 막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 층은 격투반의 층. 식사 이후 오후부터 격렬하게 육체

단련을 하기 때문에 눈에 불을 켜고 식당을 향해 뛴다. 그 달려가는 무리에는 먼저 이야기를 해 둔 반장과

부반장, 그러니까 강정태와 조희정도 껴 있었다.

“우린 식당으로 갈게.”

“이야 점심시간 데이트~”

두 명의 인사를 받고 학생들이 폭주하는 계단을 피해 다른 계단을 찾아 내려간다. 목적지는 1층 식당이

아닌 5층의 창고. 복도 저 너머에서 울려 퍼지는 굉음과도 같은 발소리를 귓가에 흘려 넘기며 찾아간다.

“여기가…”

“맞아, 여기야.”

창고 앞에 도착하자 문을 빼꼼 열고 고개만 내미는 전소희의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마치 숨어서 나쁜 짓

이라도 하려는 모습 같지 않은가. 물론 지금 하려는 건 교칙 위반 맞지만.

“교복 참 멋지네.”

“이제 와서?”

손목을 잡아당겨 내부로 이끄는 것에 못이기는 척 딸려 들어간다. 그녀에 손에 들려 있는 둥그런 플라스

틱 장치. 화재 경보기 비슷하게 생긴 걸 봐선 어디에 설치하는 것 같은데 왜 이걸 들고 있을까.

“아, 이거?”

쪽 하고, 내 시선을 느낀 그녀가 입을 맞춰온다. 이마에서 점차 아래로 쪼면서 내려오는 버드 키스. 입술

위에 몇 번이고 부딪쳐오는 그 부드러운 감촉에 나는 얌전히 기다렸다. 늘 해주는 역에서 받는 역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이게 오늘 오전에 작업하던 물건인데, 그 원견 방지라고…”

원견이라, 생각해보면 그 할머니 시선이 가끔 느껴졌었지. 초능력자가 다양하다 보니 저런 물건도 있는

걸까? 하긴 투시 능력이나 천리안으로 여탕 훔쳐보는 놈이, 아니 남탕 훔쳐보는 년이 없다고 보긴 힘들겠

지.

“그러니까 안심해.”

후욱, 열기 가득한 한 숨을 내쉰 그녀의 입이 다시 내게 다가온다. 뜨겁고 물컹한 것이 입술을 핥다 입 안

으로 파고들어온다. 자그마한 틈을 벌려주자 기쁘게 들어와 이리 저리 움직이는 그녀의 혓바닥.

양 팔로 내 어깨를 휘감아온다. 도망치지 말라는 듯 뒷머리 위에 살며시 손을 올려 두는 그녀. 다른 한 손

이 슬금슬금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 등허리를 꽉 잡는다. 아직 엉덩이를 주물거릴 용기는 없는 건가.

어색하게 엉겨 붙어 오는 그 모습에 호응해 주기로 생각해 나 또한 팔로 그녀의 몸을 감았다. 교복과 제복

너머로 그녀의 탄탄하고 거대한 가슴이 이리 저리 눌려지는 게 느껴진다. 자그마한 창고가 점차 더운 공

기로 가득 찬다.

육체 강화 능력자는 호흡을 오래 참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거의 십 분은 넘어갈 정도로 입을 맞추다 겨

우 떨어져 나갔다는 소리였다. 타액이 은빛 아치를 그리다 그녀의 풀어헤쳐진 가슴 골 위에 떨어진다.

“그러니까… 밖에선 처음이긴 한데 괜찮지?”

여기서 그만둘 리 있나. 고개를 작게 끄덕이자 그녀가 평소보다 뜨거운 손으로 내 와이셔츠 단추를 푼다.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브래지어를 벗기려다 멈췄다. 이 쪽 방식대로 맞춰주는 게 그녀에게 더 좋겠지.

손을 내려 그녀의 제복 바지 버클을 풀어 손가락을 비집어 넣는다. 그녀의 비처에 닿지 않았음에도 느껴

지는 습한 열기. 손 끝에 느껴지는 속옷과 그 너머의 살집의 감촉을 음미하고 있자니 숨결이 점차 거칠어

지는 그녀가 내 교복 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더 이상은 말이 필요 없었다. 내 손가락은 그녀의 은밀한 곳의 위를 어루만지며 애타게 만들었고 그녀의

손은 내 살기둥을 쥐락 펴락 하며 굳건하게 만들었다. 이글거리는 그녀의 눈과 마주하고 이번에는 내가

그녀의 뒷머리를 붙잡았다. 조금 더 애가 타라는 의미로.

그녀의 바지를 내렸다. 눈에 보이는 건 눈을 감고 열중하는 그녀의 얼굴뿐이지만 그 아래가 얼마나 음란

한 모양일지 상상이 간다. 천천히 손에서 힘을 풀고 입을 떨어트리자 입 밖으로 나온 그녀의 혀가 보인다.

다시 그녀의 가슴골 위로 떨어지는 우리들의 침.

“시간, 별로 안 남은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고 커다란 가슴 위에 떨어진 액체를 천천히 핥자 손가락 끝에 울컥하고 더 많은 물기가 느껴

진다. 피부에 달라붙은 스판 팬츠는 물기를 가득 머금어 그녀의 은밀한 부분의 모양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 그러네. 점심 시간 끝나기 전에는 가야지.”

달아오른 그녀의 머릿속에는 내가 아직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게 증발해버렸다. 그렇다면 피라도 먹어야

지. 흡혈귀니까. 그녀의 가슴골 위를 희롱하던 수그린 자세 그대로 이를 세운다. 밖에서 한다는 상황 때문

에 흥분했는지 송곳니를 세위 그녀의 가슴 위를 살며시 긁어도 딱히 막지는 않는다.

혀 끝에 기분 좋은 달콤함이 느껴진다. 많이는 필요 없었다. 살짝 베인 상처, 그리고 그로부터 흘러나오는

피 몇 방울. 그 정도면 나와 그녀에게 충분하다 못해 넘쳤다.

습기를 머금다 못해 완전히 젖어버린 그녀의 속옷을 아래로 잡아 내리자 끈적한 타액의 실이 속옷과 연결

되어 있었다. 그 모습에 속옷에서부터 손가락을 올린다. 타액의 선을 따라 위로, 위로… 그렇게 그녀의 안

으로.

손가락이 억지로 틈새를 열자 꽉 물려 있던 그녀의 은밀한 곳 안에서 미처 나오지 못했던 물방울이 똑똑

흘러나온다.

‘참 대단한 몸이야.’

완벽에 가까워지는 강화된 육체는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한다. 탄탄한 가슴과 풍만한 엉덩이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음담 패설에서 말하듯 조개처럼 꾹 입을 닫은 그녀의 살집은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애

액마저 어느 정도 붙잡아 둘 정도니까.

손 끝으로 이리 저리 어루만지며 그녀의 가슴을 계속해서 핥는다. 가슴을 핥으며 위를 올려다보니 고뇌

하는 눈동자가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이 즐기게 둘 것인가. 달아오른 육체를 식히기 위해 내 욕망대로 움직일 것인가. 남자에게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여성일지라도 이렇게 장난치듯 애무하면 반응이 순진하다. 그래도 피까지 빨았는

데 더 애를 태우면 미안하겠지.

어느새 사라진 흡혈의 상처 위를 입술을 모아 강하게 빨아들인다. 강화된 육체로 명기가 되었더라도 안

좋은 점은 있었다. 아무리 힘을 줘서 입을 맞춰도 키스 마크가 나질 않아. 천천히 몸을 세워 떨어지자 그

녀의 눈동자가 기쁨으로 가득 찬다.

위로부터 단추를 세 개 열어 남의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가슴이 보이는 데다, 바지와 속옷까지 다 젖어 허

벅지가 음란하게 젖어 있는 여성.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나를 덮치지 않는 것은 야외 섹스에 대한 내 긴장

감을 풀어주기 위한 것일까. 그저 기다리는 그 음탕한 모습에 내 물건이 더욱 껄떡거리는게 느껴진다.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살며시 허벅지 아래에 손을 가져다 대자 그녀가 다리를 들어 창고의 벽을 밟는다.

단련된 하체가 불안정한 자세를 버티게 만들어준다. 꾹 닫힌 그녀의 살집도 다리가 거의 90도에 가깝게

벽을 짚어버리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빠끔 입을 벌린다.

분홍색 보다는 건강한 붉은색 속살에 내 물건이 침입한다. 느긋하게 파고들어가는 내 물건을 빨아들이는

그녀의 살주름. 꾸물거리며 더 깊은 곳으로 유혹하는 그녀의 몸. 아직 타액이 마르지도 않은 그녀의 가슴

에 얼굴을 묻는다.

“윽, 으으… 자, 잠깐. 왜 이러지 이게…”

“학교여서 그런 거에요, 아니면 교복 때문에 그래요?”

고개를 들지도 않고 속삭인다. 아직 격렬히 움직이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흥분이 점차 높아지는 게 온 몸

으로 느껴진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거칠어지는 숨결.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그녀의 가슴. 그리고 홍

수라도 난 것 마냥 물기가 쏟아지는 그녀의 은밀한 곳까지.

살며시 허리를 튕겨 그녀의 깊숙한 곳까지 집어넣자 몸을 바르르 떤다. 야외 섹스에, 학교에서 고딩 따먹

는 데다, 저 원견 방지 장치가 잘못되면 자기 할머니에게 들킬 수 있다. 아직까지 시선이 느껴지지는 않지

만.

저 중 어느 하나가, 혹은 모든 요소가 그녀를 강제로 흥분하게 만들었다. 불안감, 일탈에 대한 쾌감, 흡혈

이 주는 쾌락과 자신의 자궁 입구까지 와서 쿡쿡 찌르는 나의 물건까지.

“미안, 더 못 참겠어.”

그렇게 되면 그녀는 늘 내게 사과를 한다. 어느새 그녀가 벽을 딛던 다리를 내리고 나를 바닥에 눕힌다.

유도 기술이라도 사용하는지 몸에 힘 한번 준 적 없는데 자연스럽게.

"괜찮지?"

고개를 살며시 끄덕인다. 바닥에 드러 누운 내 위에서, 마치 시옷자 모양으로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그

녀. 살짝 벌어진 그녀의 은밀한 곳이 적다라하게 보인다. 그녀가 서서히 내려와 내 몸 위로 내리 앉는다.

[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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