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몽과 악몽
침대에 누워 뻔뻔하게 기다린다. 뭐, 원하는게 있어 베갯머리 송사를 해야 하는 입장이니까.
잠 자기 전 전소희가 씻으러 욕실에 들어갔을 때 자연스럽게 이불을 치워버린다.
그녀의 감각이라면 내가 뭘 하는지 알겠지.
그 때문에 내가 이불을 치우는 날이면 그녀가 씻는 시간이 길어진다.
침대 위에 있던 덮을 이불까지 아예 치워버리고 기다리자 목욕 가운을 몸에 감고 나오는 그녀와 눈이 마주친다.
슬그머니 내려갔던 눈동자가 이불이 사라진 마룻바닥을 지나 침대 위로 올라와, 내가 팡팡 두드리는 두 개의 베개에 도착한다.
살풋 휘어지는 그녀의 눈매와 새하얀 이빨이 그녀의 감정을 전력으로 표현한다.
‘요즘 잘 엉겨 붙어. 좋네.’
여중, 여고, 체대.
흡혈로 읽었던 기억 중 남자와의 대화는 대학교 조교, 편의점 알바생이 전부.
그래도 이젠 남자의 몸에 조금 익숙해져 가는지 내게 잘 엉겨 붙는다.
물론 밖에서 다른 남학생을 만나면 굳어버리는 건 똑같지만.
뭐 엉겨 붙는다고 표현하지만 매끈한 미녀가 온 몸으로 감싸 안는 걸 기분 나빠 할 남자는 없었다.
있으면 뭐, 아랫도리가 구실을 못하거나, 남자를 향해 거총을 하는 특이 취향이겠지.
그러고 있으니 침대가 출렁거리게 그녀가 털썩 앉는다.
‘확실히 하나만 공략하니까 바뀌는게 보이네.’
젖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비벼 말려주자 슬금슬금 팔을 돌려 등허리를 감싸 안는다.
등 뒤로 팔을 돌린 불편한 자세로 내 엉덩이를 슬금슬금 만지기에 머리를 말리던 손을 멈추고 그대로 껴안아 가슴을 주무른다.
“… 여자 가슴이 좋아?”
“왜요, 남자한텐 없는 건데.”
남자들이 여자 가슴에 흥분하는 걸 여자가 이해 못하듯이, 여자들이 남자 엉덩이에 흥분하는 것 또한 남자가 이해하기 힘든데.
뭐 양 측이 이해하지 못할 걸 이해하려 들 필요는 없겠지.
어느새 침대 아래로 떨어진 수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를 주무른다.
불편하게 뒤로 돌아온 손이 엉덩이에서 허벅지로 옮겨가고, 내 손도 커다란 가슴의 끝부분을 희롱하다 점차 아래로 내려간다.
점차 뒤로 기대오는 그녀의 몸을 껴안자 고개를 돌리고 입을 맞춰온다.
몇 번이고 가볍게 쪼듯이 키스를 하자 새하얀 이빨이 드러나도록 씨익 웃는다.
그리고 스윽 몸을 돌려 나를 껴안아 침대로 밀치는 그녀.
그 탄탄한 몸의 감촉이 기분 좋아 그대로 드러 눕는다.
“… 왜,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이번에 신분증 만들어 주면.”
“만들어 주면?”
“같이 히어로 하고 싶어요.”
마치 메두사랑 눈싸움이라도 한 것처럼 그녀가 굳는다. 품 안에 나를 껴안고 그대로 멈춰버린 그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 조용히 가슴을 입에 물었다.
쯥쯥, 음란한 소리를 일부로 내며 가슴을 빨아보지만 그녀의 안색이 회복되려는 조짐 따위는 없었다.
“어… 꼭 그래야겠니?”
“네. 남자 히어로는 대부분 내근직으로 빠진다면서요.”
그녀는 내가 공권력을 믿을 수 있냐고 묻는 것이다. 뭐 머리속으로 나를 믿어줘서 이제 히어로도 믿는다,
같은 속 편하고 행복한 상상을 하도록 놔 둘까. 애당초 나랑 상관 없는 이야기니까.
“원래는 C급이었는데… 뭔가 달라진 것 같아요. B급에 가까워 진 것 같기도 하고. 전에 손을 베였어야 하는데 피부가 식칼에 베이지도 않고.”
슬그머니 손을 내려 그녀의 엉덩이를 양 손으로 붙잡는다. 손에 감겨오는 탄탄하면서 매끈한 그녀의 엉덩이.
매혹적이게 부풀어오른 엉덩이를 잡고 팔뚝에 힘을 준다.
마치 인형을 껴안듯 그녀를 등 뒤에서부터 들어 올렸다.
“어, 너… 이거?”
침대와 그녀의 엉덩이 사이에 껴 있던 손이 점차 들어 올려진다.
배꼽을 지나 명치를 지나 가슴 위로, 몸과 팔이 수직이 될 정도로.
“… 확실히 강해졌네.”
17살 여고생이 신장 180에 가까운 성인 남성을 손바닥 위에 올린 상태로 팔을 뻗는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
그게 가능 하려면 육체 강화 히어로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그녀를 들어 올렸고.
그녀의 몸이 무지막지하게 울퉁불퉁한 건 아니지만 가슴도 엉덩이도 커다랗고 꽉 압축된 근육도 많아 몸무게는 꽤 나가는데 말이다.
“알겠어, 내려줘.”
다시 전소희를 침대 위에 내리고 등 뒤에서 껴안는다. 뭔가를 고민하려는 그녀의 옆 얼굴에 나는 그 생각을 방해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녀는 생각을 많이 할수록 부정적으로 빠져들어가는 것 같으니까.
슬쩍 허리를 움직인다. 그녀의 탄탄한 엉덩이에 끼워진 내 살기둥이 그녀의 살결을 타고 움직인다.
아랫도리와 두 알이 그녀의 엉덩이에 짓눌리고, 윗쪽 귀두가 그녀의 등허리를 살살 긁어내린다.
“그래도 언제까지나 신분도 없이 얹혀살 수 없잖아요. 휴대폰도 사고… 고등학교도 다시 가고.”
‘생각해보니까 또 수업 듣게 생겼네.’
학원물 데이터를 사는 사람들은 그런 논리다. 내가 풋풋한 청춘 로맨스를 꿈꾸던, 여교사 능욕을 꿈꾸던게임 속에서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몇몇 모드들이면 몰라도 좀 고급스러운 아카데미로 가면 성적으로 사람을 나누니까.
맞는 말이다. 심지어 몇몇 여성들은 성적이 나와야지 공략이 가능하다고 울며 겨자먹기로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
그렇게까지 공들여야 할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이긴 하지만.
물론 나는 히어로 아카데미에 가서 누구를 공략하려는 게 아니라 정보를 빼 먹으려는 거니까 상관 없다.
이미 B급 현역 히어로의 품에 안기는 중인데. 건강미 넘치는 식스팩녀 말고 뭔가 동하는 게 있다면 또 몰라.
학창 생활이야 적당히 하고 실습 점수와 인맥으로 커버를 치면 된다. 수험 공부를 하는 것 보단 몸을 이용한 로비와 정치 싸움이 더 재미있겠네.
수업 시간엔 자야지 뭐. 교장이나 이사가 히어로가 아니라면 매혹을 걸어 두면 되고.
“고등학교… 그러네.”
“왜요, 남자 고등학생을 품에 안았다는 자각이 이제야 들어요?”
마주 껴안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인다. 목덜미에 내 입술이 닿을 때 마다 그녀가 움찔거리는게 느껴진다.
고작해야 송곳니를 두려워하는 B급 히어로라니.
그녀는 느긋하게 나를 깔고 앉아 음미하는 섹스를 좋아하니 이성을 잃고 달려들게 하는 흡혈이 조금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으음… 깨물까, 말까.”
주사 맞기 전 알코올솜으로 문지르듯 그녀의 목을 혓바닥으로 핥자 그녀가 슬그머니 내 살기둥을 세워 엉덩이로 깔아 뭉갠다.
흡혈 당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인가.
여성이자 연상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귀여워 목덜미를 살살 깨문다.
“아, 아 잠깐만.”
“괜찮아요, 이야기도 다 했고 시간도 많은데.”
송곳니에 살짝 긁히자 화들짝 놀란 그녀가 상체를 세운다. 가장 익숙한 기승위의 자세.
그녀의 손이 자연스럽게 내 가슴 위로 올라온다. 나한테는 기승위지만, 그녀에게는 정상위라고 해야 하는 걸까.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아랫도리에서 끈적하고도 뜨거운 쾌감이 느껴진다.
“처음부터 너무 힘이 들어갔다… 고등학생 상대로.”
“으 큭, 너어… 진짜!”
팡팡하고 고등학생이라는 키워드에 흥분한 그녀를 위해 허리를 들어 올리며 작정하고 약을 올리자 몸을 돌려버리는 그녀.
매끈한 등근육과 커다란 엉덩이가 보인다. 내 허벅지를 짚고 천천히 엉덩이를 휘젓는 그녀.
꽉 조이는 살주름이 빙글 돌아가며 압박감이 느껴질 정도로 휘감아온다.
“헤에… 첫 날 기억해요? 교복 입고 다니기를 잘 했네.”
커다란 엉덩이가 내 아랫배에 짓눌리며 모양을 일그러트린다. 손을 뻗어 주물러보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허리를 휘젓는다.
위 아래로만 움직이더니 조금이나마 발전한 모습.
꾹꾹 짜내듯 쥐어 짜는 그녀의 속살에 나는 쾌락을 참지 않고 말했다.
“아… 나올 것 같은데.”
내 목소리에 그녀는 주저 없이 엉덩이로 나를 뭉개며 더 깊은 곳으로 나를 받아들인다.
귀두 끝자락에 느껴지는 생소한 감각. 나는 망설임 없이 괄약근에 주던 힘을 풀었다.
아찔한 사정감이 휘몰아친다.
그녀 또한 그녀의 몸 가장 깊은 곳을 채우는 뜨거운 액체에 쾌감을 느끼는지 등허리가 파르르 떨리는게 보인다.
‘뭐… 전소희를 키우더라도 하나만 고집할 이유는 없지만.’
학교에 가면 또 맛있어 보이는 여자들이 있겠지.
적당히 사용해서 전소희의 질투를 유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고 굴라로 만들어도 나쁠 건 없을거다.
내가 침대 위에서 이렇게 느긋하게 보내는 동안에도 두 명의 굴라는 좋다고 하수구의 남자들을 강간하고 다닐 테니까.
‘조금 돌아다니면서 굴라를 한 10명까진 늘려야겠다.’
좁은 구역에서 벌어지면 귀찮으니까, 주말에 시간을 내서 2구역으로 넘어 가야 겠다.
뭐라고 핑계를 대야 그녀가 납득을 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