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화 (9/189)

히어로의 자택

오늘만큼 이 지긋지긋한 집이 고마울 수 없었다.

조금 커다란 짐승 우리라고 생각하던 보급용 아파트는 방음 하나는 끝내 주니까.

윗 집에 있는 다른 C급 히어로 하나가 매일 밤 스피커의 음량을 최대치로 음악을 듣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녀의 귓가에 음악이 들려온 적은 없으니까.

B급 히어로가 듣지 못한다면, C급 히어로도 듣지 못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

“후우, 후욱… 아프면, 말 해?”

“네…”

수줍다는 듯, 고개를 슬쩍 돌리는 소년의 모습에 자괴감이 잠깐이나마 몰려든다.

열 살 어린 남자애를 깔아 뭉개면서 하는 말이 고작해야 ‘아프면 말해’ 라니.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생각도 잠시. 하복부에 올라오는 뜨거운 쾌감이 그 생각을 곧바로 태워버린다.

밟아 짓누르는 것 만으로 트럭을 음료수 캔처럼 찌그러트릴 수 있는 허벅지인데, 고작해야 스쿼트 하나에 온 몸이 후들후들 떨린다.

거의 십년을 해 왔던 마보 자세임에도 자세가 비틀린다.

“후우, 괜찮지, 괜찮아.”

무릎과 다리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허리를 천천히 내린다. 내려가는 엉덩이와 점차 벌어지는 다리.

땀으로 젖은 그 음란한 육체의 아래에, 소년의 사랑스러운 물건이 우뚝 솟아 있었다.

쯔거억, 물에 젖은 살 소리와 함께 그녀가 점점 더 내려간다.

플라스틱 모형 남근만이 파고 들던 그녀의 살집을 학생의 뜨거운 살기둥이 파고들어간다.

어수선하게 이불과 그녀의 허벅지 위를 오가던 손을 밑에 깔린 소년이 꽉 쥐어 자신의 가슴으로 옮겨간다.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말캉하면서도 탄탄한 소년의 가슴.

‘생각보다… 넓네. 하아, 남자의 가슴은 이런 느낌인가.’

뱃속에서 느껴지는 뜨거움과 다르게 조금은 서늘하다는 기분이 드는 소년의 피부를 어루만진다.

가슴에서 쇄골, 군살 하나 없는 배를 지나 배꼽과 옆구리를.

조금 간지러운지 그녀의 손 위에 겹쳐진 소년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 귀여운 반응에 육체 강화 능력자들은 처녀막까지 강화되니

미리 뚫어 두라던 초능력자 검사관의 조언을 따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머리 한 구석에 잠시 머물다 불타 사라진다.

“끄으으윽, 자, 천천히 해줄까.”

그녀의 엉덩이가 소년의 보드라운 몸에 닿아 단단하게 굳는다.

남자 경험이 하나 없는 그녀였지만 지난밤 들었던 ‘10살 차이’라는 단어는 그녀의 오기를 자극한다.

소년이 겪어왔을 슬럼가의 무수히 많은 밤 따위는 엄두에도 두지 않는다.

그녀는 연상의 여성으로서, 자신의 엉덩이 아래 깔린 연하의 남성을 리드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가득 차있었다.

“…네.”

맞닿은 손, 수줍게 반쯤 감은 눈, 홍조로 달아오른 새하얀 피부.

자신과 다르게 새하얗다 못해 투명해 보이는 그 몸 위에 올라가 마음대로 누비는 자신의 커다란 손.

그 음란한 모습과 대비되게 속삭이듯 말하며 눈을 내리까는 그 모습.

“후우우, 아니, 미안. 조금 조절 못 하겠다.”

그녀는 작게 중얼거렸다. 꾸준한 운동으로 단련된 복근과 허리에 힘이 들어가고 바들바들 떨리던 탄탄한 허벅지가 단단하게 부풀어오른다.

낯선 쾌감에 조금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래선 안된다.

그녀의 가슴 속에 잠든 여성성이 모든 것을 걸고 그녀에게 명령하고 있었다.

약한 모습 따위 보이지 말라고.

커다란 엉덩이가 위 아래로 춤을 춘다. 허리를 움직이는 기교 따위 없었다.

단순 무식할 정도로 찍어 누르는 몸짓.

소년의 숨결도 그녀의 숨결도 점차 거칠어져 간다. 마치 짐승이 먹잇감을 내리 두르듯 그녀의 상체가 점차 내려가 소년의 몸 위에 포개진다.

탄력 있는 커다란 갈색 가슴이 투명한 소년의 가슴 위에 짓눌려 퍼진다.

그렇게 많이 까만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뭉개진 자신의 가슴 아래 있는 소년의 새하얀 가슴을 보고 그녀는 많은 것을 느꼈다.

어째서 연예인들이 ‘하얀 피부’에 환장하는지. 왜 미의 기준이 대부분 백인에 맞춰져 있는지.

피부 미백이란 게 남자에게 얼마나 커다란 것이며, 그 피부의 색 만으로도 이토록 음란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가슴에서 느껴지는 소년의 감촉을 만끽하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찍어 누르던 엉덩이의 박자가 느슨해진다.

그 것에 가쁜 호흡을 가다듬은 소년이 그녀의 손을 놓고 양 팔을 쭉 뻗어 그녀를 감싼다.

뒷머리와 어깨에 감겨오는 소년의 보드라운 손. 입술 위에 느껴지는 말캉하고도 달콤한 감촉.

아직 다 다듬어지지 않아 열기가 가득한 소년의 숨결이 그녀의 콧잔등을 타고 그녀의 얼굴을 간질인다.

속눈썹의 개수조차 셀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진 얼굴에 그녀는 순간 숨이 멈추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소년의 눈동자.

안도감과 애정과 따듯함과 사랑, 형용할 수 없이 기뻐하는 그 눈동자.

분명 날카롭게 올라가 무서워 보이는 그 눈매 안에는 그녀의 사랑을 갈구하는 자그마한 소년의 보석이 들어 있었다.

느려 졌던 그녀의 허리에 힘이 들어간다.

등허리의 근육이 바짝 조여지고 그녀의 살집 속 주름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것처럼 소년의 살기둥을 물어버린다.

마치 뱀이 먹이를 감싸버리듯.

“미안, 더는 못 참겠어. 정말 미안해.”

양 손으로 소년을 감싼다. 손바닥에 들어오는 매끈한 머리카락과 자그마한 뒤통수, 그리고 긴장했는지 옴폭 파여 들어간 소년의 등골.

손바닥으로 살며시 척추 위를 훑는다.

힘을 조금이라도 풀면 도망이라도 갈까 그녀는 소년을 완벽하게 껴안아버린다.

그리고 소년의 보드라운 입술이 그녀의 어깨로 향하고

“어, 어어어?”

그녀는 소년이 말한 ‘흡혈’ 특성이 뭔지, 온 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의 성욕이란 건 생각보다 이해하기 힘들다.

내 아랫도리 움직이는 것조차 제 2의 내가 있는 것 같은데 남의 성욕을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특히 침대 위에서 나를 감싸 안고 있는 그녀가 그랬다.

‘이게 이렇게 잘 통한다고?’

남녀 역전 세계여서 그런 걸까.

어떻게 알몸으로 문대면서 대딸을 쳐 주는 건 참아내면서 이불을 치우고 침대에서 기다리는 건 못 참을까.

그녀를 공략하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알몸으로 욕실에서 서로의 몸을 씻겨준 뒤 먼저 나와 그녀가 잠들 이불을 치워버리고

침대 위로 그녀의 베개를 올리니 얼굴이 붉어져서 먼저 기어들어왔으니까.

밖이라도 돌아볼까 싶어 그녀의 품 안에서 나오려 했지만, 강화된 육체는 보드라운 감옥이 되어 나를 감싸 안았다.

약간의 갑갑한 마음에 얼굴에 문대지는 커다란 가슴을 혀로 건드려 보았다.

음란한 살내음.

말캉말캉하면서도 탄탄한 가슴에 신기한 기분이 들어 열중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연예인 데이터 이전에도 학원물이나 청춘물로 대부분 플레이해서 이렇게 단단한 가슴은 처음인데.

이를 세워 살며시 물어보지만 꽤 쎄게 물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국은커녕 붉어지지도 않는다.

‘이러면 진짜 흡혈이 내 능력인가?’

그런 것치고 새벽에 흡혈을 발동할 때에는 이빨이 저항 하나 없이 쑥 들어갔는데.

어젯밤 깨물 때에는 푸딩을 무는 기분이었고, 오늘은 타이어를 깨무는 감촉이다.

물론 단단한 정도만 이야기하는 것이니 입에서 느껴지는 건 기분 나쁜 감촉은 아니었다.

꼼지락 꼼지락, 그녀의 품에 안겨 조금이나마 편한 자세로 몸을 움직이며 가슴을 물었다.

심지어 양 팔도 껴 있어서 움직일 수 있는 건 혓바닥밖에 없으니까.

흡혈귀의 힘까지 뽑아낸다면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해 떴네, 씨바.’

등 뒤로 내리 쬐이는 아침 햇살에 온 몸이 나른해졌기에 그저 그대로 있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그녀가 다운로드 해 놓고 지웠지만 내가 복구해버린 망가에서 봤던 내용도 있으니까.

다시 한 번 꼼지락거리며 그녀가 일어나는 것을 유도하였다.

“으으음…. 아오, 몇 시야…”

쉰 목소리, 라기보단 섹시한 허스키 보이스로 변한 그녀가 손을 허우적댄다.

원래대로라면 휴대폰이 있어야 할 곳으로 뻗어질 손이지만, 지금은 품 안에 내가 안겨 있는 상황.

힘 없이 허공을 휘젓는 팔을 붙잡아 내 뺨으로 유도한다.

“… 잘 주무셨어요?”

단단한 손이 무의식적으로 내 뺨을 주무른다. 말캉말캉, 그래 말랑하겠지.

이 흡혈귀 육체는 남녀 역전 세상 버전인지 몸에 근육 따윈 없으니까.

근력과 체력은 인간을 초월해 C급 히어로와 비벼볼 수 있지만 몸 자체는 그냥 군살도 근육도 없는 통나무 몸매다.

그거에 이 여자는 흥분해서 눈이 돌아갔지만.

“어, 어으… 잘 잤, 아니 나 때문에 못 잤니?”

옆으로 누워 나를 감싸 안고 있던 그녀가 뒤로 누워버린다.

내가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았기에 자연스럽게 팔베개를 벤 모양새가 된다.

천장을 올려다보며 한 손으로 눈을 가린 그녀의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자괴감이랑 쾌감이랑 막 섞여서 머리 아플 거다. 곱게 타협하지 그랬니.’

팔베개를 한 상태에서 몸을 그녀쪽으로 반 바퀴 굴려 이번에는 내가 그녀에게 매달리는 모양새로 달라 붙는다.

땀이 식어 찐득해진 살갗이 서로 문질러진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을 희롱하며 굳건하게 다시 올라온 내 아랫도리다.

“저기… 아직 출근까지, 시간 있는데…”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며 허리를 슬쩍 찌른다.

옆구리에 문질러지는 뜨겁고도 딱딱한 감촉에 그녀는 등허리를 흠칫 떤다.

눈을 가리고 자기 반성의 시간 따위를 가지게 들 것 같나.

이토록 먹기 좋은 호구가 어딜 도망가려고.

“아침 차리기 귀찮은데… 대신 다른 거 먹을래요?”

머리로 누르고 있던 팔을 붙잡아 점차 아래로 이끈다.

단단하면서도 시원한 체온이 달아오른 내 살기둥을 소중하게 감싸는게 느껴진다.

여기서 확실한 것 하나가 있다.

점차 손아귀에 힘을 주고 조금씩 위 아래로 흔드는 그녀가, 반드시 지각을 할 거라는 것.

[작품후기]

역전 떡씬이 너무 어려워서 갈아 엎었다가 늦었읍니다.

나도 내 위에서 식스팩녀가 스쿼팅해줬으면 좋겠다

아 깔아뭉개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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