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2/189)

여학생 기숙사

어지간한 내용으로는 경찰이 출동하지도 않는 2구역의 슬럼가.

기숙사와 교육지구가 몰려 있는 3구역의 경계선 쪽에 형성되어 곤란한 지역.

평범한 좀도둑부터 거물 빌런까지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지역이라 3구역 경계선만 엄중히 지키지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신경 쓰지 않는다.

괜히 내부에서 범인 찾겠다고 뒤집다가 경계가 허술해진 3구역으로 넘어가 학생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니까.

과거에 기숙사를 점령한 인질극이나, 학교를 대상으로 벌인 방화 범죄를 생각해보면 경찰들의 대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으… 대체 무슨 상황인지 짐작이 안되는데요.”

“이건 뭐, 참… 할 말이 없네. 여자 속옷 가지고 싸운 거야, 뭐야?”

하지만 경찰은 경찰인지라, 시체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은 해야 했다. 경찰들 엿먹으라고 신고하는 뒷골목의 주민들이 있으니까.

뒷골목 사람인지 아닌지를 떠나 민원에 긁히면 인생 꼬이는 건 공무원 모두의 공통점이다.

골목길에 있는 세 구의 시체. 하나는 뒤통수가 깨졌고, 다른 하나는 배에 구멍이 뚫렸다.

또 다른 하나는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얼굴에 난 상처로 사망.

과다 출혈로 인한 사망인지 꿰뚫린 순간 즉사인지 그건 부검하는 애들이 알 것이고.

“그쪽은 뭐 나온 거 없답니까?”

“예, 뭐… 여자 속옷 말고는 뭐 없네요.”

아무것도 없이 싸웠다면 차라리 마음이 편했겠지. 3구역에서 학생의 피해 유무를 확인 차 나온 검사관이 대답한다.

슬럼가에 익숙한 2구역 경찰관인 자신도 이런 기분인데, 저 검사관은 어떤 기분이겠는가?

세 시체 중 하나는 여학생의 분홍색 속옷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아니 씨발… 팬티 하나 가지고 지금 셋이서 이렇게 싸웠다고?’

슬럼가 출신 답게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성범죄 전과가 있는 녀석들이다.

그런 녀석들이 여학생의 속옷을 쥔 상태로 죽어 있으니 다들 그쪽으로 생각할 수 밖에.

“별… 병신들을 다 보겠네. 학생 피해 사례 없죠?”

“뭐… 학생이 신고한 건 없네요. 뭐 남자 속옷 도둑 이야기는 조금 있었는데 이 새끼들은 속옷이면 다 좋은 건가?”

결국 사건은 경찰관들의 마음에 경멸과 의문만을 남긴 채 종결되었다.

그 곳에서 사라진 여학생과 한 흡혈귀에 대해 아무런 단서조차 찾지 못하고.

기숙사보다는 원룸처럼 보이는 방. 두 개 있는 침대가 이 방이 2인 1실이라는 걸 알려준다.

침대 하나에 바들바들 떠는 소녀를 밀어 눕혔다. 힘이 풀린 다리로 풀썩 넘어지며 살며시 말려 올라가 드러나는 새하얀 허벅지가 매력적이다.

“이, 이러지 마세요. 왜 그러세요.”

강간당할 뻔했던 뒷골목에서 20분정도 떨어진 자신의 기숙사 방까지.

팔짱을 끼고 데이트를 하는 모양새로 끌려온 그녀는 적당히 상황을 이해한 듯했다.

원래대로라면 흡혈귀의 매혹에 당해 저런 반응조차 없어야 하는데.

간만에 보는 무력한 반항에 되려 가슴 속이 뜨끈하게 달궈지는 기분이 든다.

떨리는 목소리의 애원을 무시하고 허벅지에 혀를 가져다 댄다. 골목길에서 쫒기며 달렸는지 땀내음이 풍긴다.

왼 다리를 들어 올려 오금부터 허벅지까지 천천히 음미하자 침대에 있던 이불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기 시작한다.

“왜 그러시는데요…”

사람 셋을 순식간에 죽인 모습을 보고 반항할 정도로 심지가 굳은 여학생은 아닌 듯했다.

들어올려진 한쪽 다리로 인해 치마가 젖혀진다.

보이는 것은 속옷이 아니라 꽉 다물려 있는 도톰한 살집과 깔끔하게 다듬어진 음모.

다른 애무 없이, 깨물지도 않고 혀로 살살 허벅지를 핥자 도톰한 살집 사이로 끈적하고도 투명한 액체가 조금씩 새나오기 시작한다.

만만한 실험체가 있으니 지금 내 캐릭터가 어떤 상황인지 알아내야만 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상체를 가리는 이불을 잡아채 바닥으로 던졌다. 순하게 내려간 눈꼬리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그런 슬픈 표정과, 입에서 나오는 애원과는 다르게 새빨갛게 홍조가 올라오는 뺨과 씰룩이는 입꼬리.

‘매혹 능력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겠네. 레벨 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심신적 충격을 받아 정신이 흔들린 상태로 팔짱을 끼고 페로몬을 뿜었는데도 제정신을 차리고 있는 모습이나,

허벅지에 타액을 듬뿍 발랐는데도 평범하게 애무 받는 여성의 모습을 봐선 이쪽 계열 특화는 아닌

것 같았다.

“기, 기분이 이상해요. 그만… 제발 그만…”

물론, 눈 앞에서 사람 세 명이 머리와 복부가 찢겨 죽었는데도 오금에 키스 몇 번 하고

핥았다고 육체가 완전이 이완되어서 꿀물을 주륵주륵 흘리는 것을 봐선 어느 정도 최음제 역할은 하는 것 같고.

“말했잖아, 받을 건 받는다고.”

오금에서 허벅지를 타고 아래쪽으로 점차 머리를 내린다. 들어올려진 다리가 움찔거리며 발 끝이 오그라드는 게 보인다.

허벅지에서 내려가 엉덩이에 키스 마크를 남기듯 입을 강하게 맞추자 누운 자세로 허리만 올리며 바르르 떤다.

“흐읏… 이게 뭐야, 이상한데…”

정보가 범람하는 이 미래 사회에서 여자 고등학생이 성적 지식이 전혀 없을 리 없다. 적어도 자기 몸이 보이는 반응이 뭔지 아는 눈치.

울먹이는 표정이 보기 좋아 조금 더 괴롭히고 싶어졌다.

“뭐야, 내가 대가를 받는데 니 기분이 너무 좋아 보이는데.”

“아니, 히이익!”

한번 더, 조금 다른 곳에 다시 빨아들이듯 입을 맞추자 뭔가 말하려다 다시 바르르 떠는 모습에 아랫도리가 불끈 솟아오른다.

바지를 밀어내는 그 감촉이 만족스럽다. 적어도 육체는 정상적으로 만들어졌네.

불끈거리는 내 아랫도리와는 상관없이, 자괴감이라도 드는지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시 흐느끼는 그녀를 더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폭탄 테러나 지구 멸망같이 쾅쾅 터트리는 적은 많았지만 이토록 정성을 들여 누군가를 괴롭힌 적은 없었는데.

피에 취해서 이 흡혈귀 몸뚱아리에 끌려가는 걸까?

‘뭐 어때, 좆침반이 그리로 향했는데.’

침대에서 내려와 그녀의 발목을 잡아 끈다. 시트가 어지러지고 치마는 완전히 밀려 올라가 배꼽만 가려주기 시작했다.

뒤집힌 교복을 입은 채, 얼굴을 가리고 우는 여고생.

별 생각 없이 잡아 당겼지만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그림이었다.

“하아… 하아…”

침대 끝자락에 엉덩이를 걸치게 끌어 내렸다. 다리 하나는 무릎을 꿇고 앉은 내 다리 사이에 끼워진 상태.

반대쪽 다리는 다시 들어 올려 내 어깨 위에 걸치고 푹신하다고 보기 힘든 침대 매트리스에 턱을 괴었다.

움찔거리며 조금씩 꿀물을 흘리는 살단지와, 살짝 눌린 통통한 엉덩이가 보기 좋다.

운동을 따로 하지는 않았는지 몸이 바르르 떨릴 때 마다 조금 있는 살집이 귀엽게 떨린다.

손을 뻗어 허벅지를 쥐자 풍만한 살집이 잡힌다. 허벅지가 아니라 뱃살이라도 쥐는 기분이 들 정도로 하체가 풍만했다.

이러니까 그 새끼들이 눈이 돌아가서 팬티부터 벗겼겠지.

‘지금쯤이면 머리 좀 아프려나?’

죽은 시체 손에 쥐어 준 분홍색 팬티가 떠올라 웃음이 나온다.

포장지 벗기는 재미는 그 새끼들이 봤으니, 맛은 내가 봐도 되겠지.

한동안 바라보자 불안한지 슬그머니 상체를 들어 올려 내 쪽을 쳐다본 여학생과 눈이 마주친다.

새빨갛게 물든 얼굴, 눈물로 얼룩진 눈가와 땀에 젖어 뺨에 달라붙은 적당한 길이의 검은 머리카락들.

“그래서, 네 가랑이 너머로 사람을 보는 기분이 어때?”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은 사라지질 않는다. 허벅지에 뺨을 대고, 그녀의 음모가 코 끝을 간질일 정도로 들이대고 속삭이듯 묻는다.

끈적거리는 꿀물을 토해내는 살단지가 그녀의 귀라도 되는 것 처럼.

“꺄악! 왜, 왜 이런 짓을…”

그녀가 상체를 일으키며 살며시 접히는 뱃살과 배꼽을 보고 싶어, 치마를 옆으로 잡아 뜯었다.

조금 더 알아보고 싶어 기본 아바타로 보이는 와이셔츠를 벗고 그녀의 다리 사이로 다시 파고든다.

그녀의 왼 다리를 껴안아 내 다리 사이에 집어넣고, 그녀의 오른 다리를 내 왼 어깨 위에 올린다.

혓바닥으로 핥던 자세보다 훨씬 늘어난 접촉면.

나는 바르르 떨리는 그녀의 살집이 눈이나 귀라도 되는 것 처럼바라보며 말을 걸었고,

그녀의 갈 곳 잃은 시선은 자기가 적신 매트리스부터 나의 맨 몸까지 바쁘게 훑었다.

“대체 왜 이러는 거에요…?”

겨드랑이와 가슴으로 껴안아 느껴지는 풍만한 허벅지 살,

양 팔로 지탱하며 상체를 세우자 흐트러진 와이셔츠 너머로 보이는 손에 살짝 잡힐 정도의 뱃살.

내 숨결이 느껴질 때 마다 파르르 떨리며 계속해서 꿀물을 흘리는 그녀의 틈새.

껴안고 장난을 친게 거의 30분은 넘겼다. 은은한 쾌감에 익숙하게 된 걸까, 내가 해치지 않을 것이 본능적으로 느낀 걸까.

그녀는 살며시 내 어깨를 밀어내며 물었다.

“그, 대체 누구에요? 왜 이러시는 거에요? 곧 룸메이트가 와요.”

나는 그 질문에 처음으로 대답해주기 위해, 그녀의 허벅지를 강하게 깨물었다.

“흐으, 꺄아아아악!”

혓바닥에 느껴지는 달콤한 맛. 뺨에 튀는 미지근한 액체.

팔에 힘이 풀리며 뒤로 풀썩 넘어져 온 몸을 바르르 떠는 여체.

이제 내가 누구인지 깨달았을 것이다. 적어도 그녀의 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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