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316화 (316/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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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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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읍..."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나는 그녀를 눕혔다. 대답조차도 할 수 없게. 정신조차 차릴 수 없게. 사랑해라는 말이 가시와도 같았고, 독과도 같았으나 나는 그것을 삼키고 찔리며 그녀를 내몰아버린다. 함께 이 영원의 구렁텅이에 빠지기를 바라는 이 이기적인 마음에.

마킹을 하고 싶었다. 그녀의 여기저기에 내 흔적들을 남기고 싶었다. 마치 어딘가에 놀러가면 자기가 왔었다는 것을 표시하고 싶다는 듯, 여기저기 낙서를 하는 사람처럼 난 그녀의 새하얀 살결 위에 내 입가를 조용히 가져간다.

보드랍다. 하얗다. 살살만지면 매끈매끈하면서도 부드러운 살의 감촉에 입술을 가져가면난 달콤한 향수에 취한 것 같았다. 내 코 안으로 풍겨져나오는 그녀의 살내음이 날 더욱 더 흥분하게 만들고, 더욱 더 죄악감으로 몰아가고 있었지만 난 애써 개의치 않았다.

"그...그만...그만해 정우야..."

그녀는 내 몸을 밀치려고 저항의 몸짓을 하지만 난 그것조차도 애교로 보여졌다. 내 입술이 어느샌가 그녀의 둔턱한 허벅지로 가 있는 순간, 미묘한 신음성이 들려온 것 같았다. 그래, 이게 내가 바라던 거였다.

늘 이 순간을 상상하며, 자위해왔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이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와 하나된 순간을 내 머리 속에 그리고, 또 색칠해왔다. 절정에 이르른 순간에 나오는 끈덕진 것들은 늪과도 같이, 진흙탕과도 같은 나의 추악하디 추악한, 욕망의 분출이었음이다.

급작스레 팽창된 감을 느낀다. 안 그래도 답답하던 차였는데 더욱 더 뚫을 기세인 양 꺼떡꺼떡거린다. 그녀의 가장 비밀스런 곳 가까이에 있는 살을 슬쩍하니 혀로 햝아본다. 슥..슥..하니 뱀의 혀로 그녀의 살덩이를 놀려준다.

"정우야...제발..."

왜 애매하게 저항하지? 그럴거면 때리고, 화를 내버리면 될 것을. 왜 그만하라면서 저항을 강력하게 하지않는 거지? 이것도 순전히 어린 동생의 애교로 보이는 것인가?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그녀는 아직까지도 눈치채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내가 알아서 그만두려니..하고 마음 속 어딘가에 그러한 마음이 자리한 것이었을까.

난 허벅지를 농락하던 혀를 천천히 비단길을 건너듯 그녀의 발로 이동시켰다. 뭐 그런 거 있지않은가. 옛날 사람들이 존경과 동경. 여러가지의 감정으로 발에 입을 맞추는 의식. 난 그런 것을 해보고 싶었다. 그녀의 왼발을 살짝 들어올려 작품에 흥취한 수집가마냥 그녀의 발을 섬세하게 만져본다. 무척이나 앙증맞은 작은 발과 발가락. 당장에라도 부러질 것만 같은 여린 발목. 그런 것을 약하게 만져보다 그녀의 발등에 쪽. 하니 입을 맞춘다.

그녀를 가지고 싶다라는, 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나만의 의식. 그리고 천천히 그녀의 등 쪽으로 팔을 뻗어 그녀의 브래지어후크를 풀었다. 탐욕적인 시선과 미소와 함께. 그녀는 깜짝 놀라하며 내 가슴을 밀치려고 하고 있었지만 이미 소용없었다. 브래지어 후크는 풀었고 난 브래지어를 단번에 풀어 그녀의 풍만하고도 완벽한 가슴을 감상하였다.

갈색빛이 감도는 유두와 한국인이라고는 도무지 믿기힘든 풍만하고도 아름다운. 서양의 모델과도 같은 그러한 크기에 난 살짝 놀랐다. 예상은 하였지만서도 말이다. 그녀는 재빨리 두 팔로 자신의 가슴을 가렸지만, 난 그것마저도 완력으로 풀어버린다.

"정우야...안돼...우린..."

"너도 날 원하고 있잖아. 차라리 욕을 하고. 날 세게 때리고. 밀쳐버려. 그러지 못할 거면.."

그녀의 가녀린 두 팔을 붙잡고 그녀의 울먹울먹하는 눈물상에도 난 미소짓는다. 그것조차도 사랑스러워서 미칠 것만 같고, 그것조차에도 난 미안함과 자괴심과 죄책감과 나 자신에 대한 증오에.....

"널 원해. 미친 듯이 널 원하고 있어"

"....정우야"

그녀의 팔을 내 가슴에 댄다. 내 심장이 있는 오른쪽 가슴팍에 사뿐히. 미친 듯이 고동거리는 내 소리를 그녀의 손을 통해 느끼게 해주려. 이 긴장되고 불안한. 이 심장소리가 그녀를 향한 나의 마음을 증명할 수 있는 단 하나 밖에 없는 증거.

두근거리고.

두근거리고.

또 두근거린다.

"....."

그녀의 눈가에 고인 물방울들을 쓸어넘기며 느껴지는 나의 이 슬픔을 그녀는 알까. 하하....이미 미쳐버릴 대로 미쳐버린 놈인데....나에게 슬픔이란 감정이 존재하긴 할까. 아니 슬퍼할 가치조차 없겠지.

천륜을 배반하려하고 있음에 울 가치는 없다. 그러기에 더더욱...

썩을대로 썩어버린 고목나무에 단 하나의 새싹이 자라고 있다면, 그것은 필시 '그녀'다. 나에게 희망이란 것을 알려준 그녀. 사랑이란 것을 알려준 그녀. 하지만 난 그녀를 더럽히려한다. 그릇된 나의 욕망에.

끝까지 숨겨야했는데 끝까지 숨기지 못했던 나의 이 나약함을.

그녀와 천천히 몸을 겹친다. 머리칼을 쓸어넘긴다. 이것만으로도 난 당장에라도 죽을 수 있을 것 같다. 너무나도 행복해서. 이마에 입을 맞추고, 그녀의 탱탱한 볼살에 내 얼굴을 비벼보기도하고.

나만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이 고양감. 이 행복감. 그리고.....이율배반적인 감정.

그녀를 내 몸 전신에 느껴보려 으스러지듯이, 그녀를 껴안는다. 맨살과 맨살이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이 따스한 기분이....나를 검은 나락으로 인도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몇 번이고 생각하고 말해보고 마음 속으로도 써보기도하고 읽어보기도 하는 이 말을 한 수억 번 정도해야 내가 만족할 수 있을까. 오직 나만의 자기만족이다.

그녀가 뭘 하고 있든, 저항하든 말든. 나 자신만의 만족을 위해 그녀를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아니 그렇다.

그래...특히나 나와 그녀가 하나가 되었을 때. 살과 살이 연결이 되었다는 것을 느꼈을 때. 침대시트 위로 피가 흘러나오고, 그녀의 처녀를 내가 가졌다는 것에. 난 마치 미쳐버린 광신도처럼 흥분해버렸으니까.

그녀가 아파하고 울고불고 하여도 나는 움직였다. 그녀의 탐스러운 젖가슴을 만지고 햝고 깨물기까지 하며 유린하고, 허리를 움직이며 아파하는 그녀를 감싸안고서, 생식행동에 따른 내 본능을 마음껏 휘두르고.

그녀의 귀에 야한 신음을 내뱉으며, 목 부근에 키스를 퍼붓고. 살짝 귀를 혀로 간지럽히기도 해본다.

마지막으로 나 혼자 절정에 다다라, 하얀 액체를 그녀의 안에 사정하고. 난 다시 움직였다. 그녀와 키스를 몇 번이나 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정말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는데, 난 나 멋대로 지랄하고 또 지랄한다.

내 사랑에 대한 증거는 이거였나. 이 가학적인 모습. 이 고통이야말로 내 사랑일까. 웃기는 군. 너무나도 웃기는 사실이야. 자세를 바꿔 짐승들이 하듯이 뒤에서 움직이여보기도 하고 옆으로 그녀의 두 가슴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그녀의 안에 박아보기도 하고, 멋대로. 내 마음대로.

그녀의 고통스러워하는 목소리를. 난 애써 안 들으려고 귀를 닫았다.

난 한 마리의 짐승새끼나 다름이 없었다. 그녀가 울고 있는데 안아주기는 커녕...그것을 즐기며, 내 욕망을 충족하고 충족하고 있었으니까.

"아파...아파 정우야...제발..."

그렇다.

난......이미 악마나 다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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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삭제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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