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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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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게 그녀를 깔아뭉갠다. 그녀의 두 팔을 양 옆으로 벌리고서, 그녀의 여린 손목을 억세게 부여잡는다. 나의 느닷없는 공격에 그녀가 당황스러워서 이리저리 피해보려고, 막아내려 발버둥하지만 나의 힘을 감당할 수는 없었다.
키스를...아니 이것을 키스라 부를 수 있었을까. 억지로. 반 강제로. 그녀의 입술을 덮치며 혀를 넣어 저항하고 있던 그녀의 입술 안에 있는 혀를 이리 얽히고 저리 얽히고 하는 것이 과연 진정 키스라 부를 수 있었을까.
그녀의 두 발이 아둥바둥한다. 고개를 회피하려하여도 이미 혀와 혀가 연결되어있는데다가 내가 놓아주지않아서 그녀는 숨을 쉴 수 없어하는 지경이었다.
――정복감이 들었다. 내가 그녀를 정복했다는 이 성취감.
만끽했다. 이 순간을. 예전에 장난삼아 했던 프렌치키스가 아니었다. 달콤하면서도 아릿하다. 붉은 불꽃이 피어오르고, 그 불꽃은 점점 까맣게 타들어간다. 암흑으로. 어둠으로. 거무튀튀하게.
희열이 차오른다. 더 하고 싶다.
난 그녀의 입술을 덮치며 그녀의 오른쪽 유방을 부여잡았다. 옷을 통해서 느껴지는 이 감촉. 부드러우면서도 계속 만지고만 싶은, 자연스레 어머니가 생각나게 되는...그러한 그녀의 가슴에 난 한껏 농락의 분위기에 취해있는다.
"웁!우웁!"
반항해도 소용없어. 누난 내 꺼야. 넌 내 꺼야.
절대 주지않아. 내 꺼니까.
".....!!!!!"
소유욕. 욕망. 더 희롱하고 싶다. 더 범하고 싶다. 아아 씨발....그녀의 신음소리를 듣고싶다.
'내가 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지?'
미쳤다라고 자신의 상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난 계속해서 움직였다. 하지만 잠시 생각에 빠진 탓이었을까, 힘이 순간 풀려 난 그녀의 저항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거칠게 밀려난다. 멍~하니 있는 나의 눈은 그녀의 울먹울먹한 눈동자가...눈에 너무나도 선히 담겨져있었다.
"......"
안돼. 여기서 아무 말도 하지못하고 물러나버리면....난 버려져. 버려질 거야. 그녀는 필시 나에게 실망했을 테니까. 충격먹어서, 더 이상 나와 얘기를 하고 싶지않을 테니까.
버려진다라는 그러한 느낌에 난 재빨리 그녀를 내 품안에 끌어당겨 꼭 안아버린다. 이 온기....너무나도 따뜻했던 이 온기를 난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왜...그랬어...."
원망에 찬 그녀의 목소리가 날 아프게 하지만, 날 괴롭게 하지만, 여기서 물러나고 싶진않았다. 이미 '강간미수'까지 한 나다. 더 뻔뻔해져야했다.
"정우야...대체 왜 그랬어..."
한동안 버둥거리고 있던 그녀의 저항도 내가 말없이 꼭 안아주자 점점 사그라들었다. 난 이 때가 기회라고 느꼈다.
"누날 빼앗기고싶지않았어"
"얘기했잖아. 이제 더 연락하지않는다고..."
".....이렇게 하다가는 다른 누군가에게 빼앗길 것 같았어. 그래서 괴로웠어"
"....정우야..."
그래...이것이 나의 솔직한 감정. 솔직한 나의 마음. 솔직한...나의 욕망.
"괴롭고..괴로웠어...꿈을 꿨어...누나가 다른 누군가에게 안겨 날 버리는 꿈을...그래서...그래서 난 슬펐어. 미치도록 아팠어. 나는 누날....사랑하는데. 너무나 사랑하는데. 박서현이라는 여자를 미치도록 사랑하는데..."
"....!!!"
부들부들. 그녀의 몸이 떨린다. 그래. 충격먹었겠지. 친동생이 누날 사랑한다니까. 하지만난...그래. 미쳤다. 미친 놈이다. 그래서 눈에 뵈는 게 없었다.
"단지 그거였을 뿐이야. 단지 빼앗기고 싶지않았을 뿐이야. 단지 누날...내 꺼로 만들고 싶었을 뿐이야"
"....정우야...."
"이 온기를 놓치고 싶지않아. 평생 느끼고 싶어. 난 그러면 안돼? 이게 어리광이라고 해도 좋아. 미친 짓이라 해도 좋아. 욕해도 좋아. 손가락질 해도 좋아. 하지만....."
그녀를 더욱 세게 끌어안는다. 숨도 쉬지 못하게끔. 오직 나만, 나만 느낄 수 있게끔.
"사랑해 박서현. 난...너 밖에 보이지않아"
".........."
잠시동안의 정적. 난 그저 끌어안기만 하였다. 이걸로 되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내 마음을 전달했으리라 생각한다. 후회? 그딴 게 존재할 리가 있었나? 이미 미쳐버리고, 미쳐버린 나인데.
헤어나올 수 없을만큼, 그녀에게 중독되어버린 나인데.
안던 품을 잠시 풀고, 난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울먹울먹하던 그 물기가 얼굴에남아있어서, 슬며시 손으로 그녀의 눈물자국을 닦아주었다.
"......동생이 아니라, 남자로 봐줘"
나의 고백.
그리고 이것은, 비극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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