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285화 (285/318)

0285 / 0318 ----------------------------------------------

HEART

===========================================================

-----------------------------------------------------

그가 나에게서 돌아섰을 때, 나는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사람.

하지만 누구보다도 나에게 가장 상처를 주었던 사람.

그 사람의 이름은 '정시하'. 나의 첫사랑이자 친구. 그리고 이제는 친구조차도 되지못하는 사람의 이름이었다.

나는 그녀에게서 돌아섰다. 그것도 무수히 그녀의 가슴에 상처를 줘버린 채.

'안녕…정우군'

그 때 들었던 그녀의 마지막 말은, 나의 가슴 속에서 평생 기억될 말이었다.

어느 누구보다도 나에게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쳤던 그녀였다. 비록 1년 전에 그러한 상처로 얼룩진 추억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나에게 다가가려 노력하였다. 다만, 내가 그것을 애써 '외면'하였을 뿐이었지..

지금 와서, 그녀와 화해를 하고, 친구로서..이대로 지내고 싶었다. 솔직히 말해 내 마음은 그러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나를 사랑하고, 좋아하고, 가지고 싶어하는 소유욕과 같은 감정이 남아있었나보다.

그녀는 기다렸다. 나에게서 '사랑해'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줄곧. 줄곧 기다렸다. 나를 스토킹하고, 내가 선물해준 하얀 곰인형을 '나'라고 생각하면서까지..

그리고, 그러한 그녀에게 난 자격지심을 느꼈다. 나는 그녀와 어울릴 만한 남자인가?하는끝임없는 의문. 그것이 나를 옥죄이고 옥죄였다. 좋은 남자를 만나길 바란다는 마음. 그것은 어찌보면 '변명'이었다.

나는 그녀와 어울리지 못하는 남자인 것을 알기에 나보다도 훨씬 더 좋은 남자를 만나라는 말을 남겼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도, 일종의 '자격지심'에서.

그녀의 진심은, 나에게 닿았다. 하지만 나는 그 진심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것은 변치않는 사실. 영원히 기억 될 진리.

내 주제에 정시하를 찼다..? 내가 생각해보아도 웃긴 일이다. 그렇게 이쁘고 속된 말로 새끈한 몸매인 여자가, 이러한 나를 사랑해준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있어서 판타지와도 같은 일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여자를 찼다고? 하. 웃기지도 않네. 내 스스로가 보아도 하염없는 조소만이 흘러나왔을 뿐이었다.

나도 매정한 놈이다. 나를 끊임없이 갈망하고 있는 한 마리의 고슴도치를, 외면한 셈이 되니까. 가시를 두르고 있어도 그 속은 한 없이 여리기만 한 고슴도치를..나는 차갑게 돌아서버린 것이나 다름이 없었으니까.

아아...

결국엔 나만 나쁜놈이다. 나만 쓰레기 같은 놈이다. 여자를 울리고, 냉정하게 굴고, 내 주제에 분수도 모르는 짓만 하고 있으니까. 배부른 짓이다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난 왜 그녀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었던 것일까.

단순히 나에 대한 집착때문에? 아니었다. 그러한 나를 향한 집착이야말로, 내가 바라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그런데 왜 나는 그녀를 거부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자격지심도..어찌보면 그냥 나에 대한 자기합리화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그래 난 이런 놈이야'라는, 그러한 자기합리화. 나를 끝도 모르고 매도하고, 부정하고, 자기 자신을 증오하고 싫어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인간.

나는 사랑을 모른다. 그리고 그녀도 사랑을 모른다. 사랑이란 것은 너무나도 쉬우면서도 어려운 감정이었다. 사람이 누구인가에게 반하였을 때, 그것은 너무나도 쉽게 일어나는 일이었으나 그 결실은 정작 잘 이루어지지 못한다.

가슴앓이. 아니면 용기있게 다가서도 시원하게 차이는 일이 일상다반사.

열번 찍어도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그러니까 용기를 내라고? 그렇게 마음을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마음을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이렇게까지 무적의 솔로부대가 생겨나지도 않았겠지.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난 참 행복한 인간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이러한 초미인에게 대쉬 받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러한 꿈과도 같은 일이 나에게 벌어지고 있다.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묘한 감정의 모순이다.

그녀가 싫지는 않았다. 하지만 난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왜? 어째서?

과거에 대한 트라우마? 그래. 그러한 것도 이유라면 이유겠지. 또다시 나를 이용하지않을까하는 두려움에서 그녀를 거부하였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말이야..이미 그러한 것에는 익숙해지고 익숙해져버려서, 무감각해져가는 나인데 그러한 것을 두려워할까?

무감각해져서, '아 그래 그렇구나'하고 넘겨버리는 것은 아닐까?

길가를 떠돈다. 어두운 밤길. 그녀의 집에서 나와 도시의 밤거리를 배회하고 배회한다. 나조차도 모르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나는 방황한다.

이 마음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대체 누굴 향해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냥 떠돌고 떠돌 뿐..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마치 집시처럼, 떠돌기만 할 뿐이었다.

날짜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느 날.

나는 그렇게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

<시하시점>

떠나보낸다. 그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그를.

나를 사랑해주지않아도 좋아. 싫어해도 상관하지않아.

나는 그냥 그가 너무나도 좋을 뿐이야. 그래서 항상 곁에 있고 싶었어.

언젠가 내 마음이 닿을 때까지..기다리고 기다려도..아아 그래..

나는 애초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이러한 나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걸. 마음 깊은 곳에서 그렇게 생각하였는데, 그것을 애써 묻어두며 나는 그를 항상 밝은 낯으로 대하였다.

화해한 이후, 그를 스토킹하는 것도 멈추었다. 그가 싫어할까봐. 그리고 너무 들이대면 부담스러워할까봐 그와의 만남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였다.

당장에라도 그가 보고 싶어 미칠 것만 같았지만, 그것을 꾸욱 누르며 나는 친구들과 어울렸다. 그래야 그가 조금이나마 나를 편하게 대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에게 평범한 여자아이로 다가가고 싶었다. 더 이상 집착하지않고, 평범하게. 그냥 여느 소녀처럼. 나는 그렇게 그에게 여자로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싶었다.

한 번 벌어졌던 그와의 거리가 너무나도 멀다는 것이야 알고 있었기에, 난 화해를 하였음에도 그와의 간격이 오히려 더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하고 조마조마했었다.

친구로 시작하자. 그래..처음부터 여자와 남자는 친구로 시작하는 거다. 그리고 서로에게 호감이 쌓이면, 그 때 부터 연인이 되는 것이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를 기다렸다.

그가 아무리 다른 여자와 붙어있어도, 그냥 마음 속에서 '살심'만 일어날 뿐. 나는 그것을 꾸욱 누른다. 또 집착해버리면, 그와의 거리가 멀어질 테니까.

사랑받고 싶었어.

그래...나는 그에게서 사랑을 받고 싶었어.

그가 떠나가고 남아버린 거실 안. 째깍째깍하는 시계소리만이 들려오는 텅 비어버린 거실 안에서 나는 펑펑 울었다.

이제 더 이상 그와는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것에. 완전히 그와는 끝났다라는 것에. 그것이너무나 서러워, 펑펑 울어버렸다.

눈물...

눈물...

눈물...

펑펑 울고 울어서 내 주변엔 물기로 가득차 있다. 그에게 이뻐보이려고 입었던 옷도, 이제는 이 눈물에 다 젖어갈 뿐이었다.

좋은 남자 만나라. 너는 나와 어울리지않아. 나는..쓰레기 같은 놈이야. 그러니 날 사랑해주지마. 이러한 말을 하는 그가 너무나 야속하였다.

그런데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나는 뭔데..?

나는 대체 뭐가 되는 건데..?

자기 자신을 비하하면서 떠나버린 그. 그리고 그러한 그에게 꺼져버리라고 말해버린 나.

우리 둘 사이는 정말로 이렇게 끝나버렸다...라는 것에 울었다. 그것이 슬퍼 울었다.

그를 마음에 둔 이 2년동안, 나는 여지껏 겪어보지 못하였던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그와의 사이가 틀어져버린 이 1년동안, 나는 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의 얼굴을 보는 것에도 행복해하였다.

그래, 그는 나에게서 너무나 상처를 많이 받았으니까. 그래서 난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저지른 죄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에. 하지만 나는 그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이러한 쓰라림도 웃으며 견뎌내었다.

하지만 그의 곁에 누군가가 생길 때마다..나는 질투심이 들어버렸다. 그는 나를 싫어하였기에 완전히 날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까하고..그러한 막연한 불안감이 내가 그를 '집착'하게끔 만들고 있었다.

너무나 사랑하고 사랑해서, 그와 섹스하는 꿈도 자주 꾸었다. 이미 남자경험이야 있던 나였으나 그와의 섹스는 너무나 두근거리고 기뻤다. 그것이 한낱 환상. 꿈에 불과하였지만, 그것에 나는 만족했다.

자위도 많이 했었다. 그를 생각하며, 그가 나를 껴안아주는 것을 생각하며. 나의 위에서, 포근하게 나를 감싸주는 그를 생각하며.

아아..그 정도로 난 그를 미치도록 사랑했었던 거다. 마치 'Fanatic'. 광신도와 같이.

"아아아아아아!!!!!!!!!!!!!!!!!!!!!!!!!!!!!!!!!!!!!!"

"시하야…"

슬픔에 잠겨있던 날 포근히 감싸주던 누군가가 있었다. ..엄마. 나의 엄마. 나를 위해서 그를 데려오기까지 했었던 바보같은 엄마. 아무런 말도 없이, 이러한 날 감싸주며 나를 다독인다.

"괜찮아…괜찮단다…그러니 펑펑 울으렴…"

정말 바보같은 엄마. 착해빠져서 어리석기까지한 나의 엄마. 나는 엄마가 미웠다. 차라리 독해졌으면 하였다. 단란했던 세 가족의 생활이, 단순히 '위선'에 불과하였다는 것을 알아차린 그 순간부터...나는 그 때 부터 엄마가 미워지기 시작하였다.

어렸을 때, 나는 행복했었다. 한 없이 다정했던 엄마. 그리고 그러한 엄마와 어린 나를 감싸주던 아빠. 그러한 세 가족의 평화로웠던 생활. 나는 그 때 꽤나 즐겁고 잘 웃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하아…하아…"

끼익...

아빠가 어떤 여자 위에서 헐떡인다. 엄마가 아닌, 젊고 색기있는 여자. 엄마가 없는 틈을 타서, 딴 여자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광경을, 나는 보고야 만 것이었다. 여자는 신음소리를 흘리며, 나의 아빠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는 문 틈 사이에서, 그러한 것을 바라보기만 하였다. 어렸을 적의 난, 대체 그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이었는지도 몰랐으니까.

아빠의 여자들은, 계속 바뀌었다. 그런데 변하지않았던 것이 하나있다. 아빠가 불륜을 저지르던 대상들은 모두, 젊고 색기있는 여자들이었다는 것.

"어머 귀여운 아이로구나. 이름이 뭐니?"

"시하…정시하요"

"시하? 이쁜 이름이네"

그러면서 나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는 여자들. 나는 그러한 손길이 불쾌하였다. 나의 머리는 엄마가 쓰다듬어주는 것이 아니면 싫었으니까. 아빠의 담배핀 후의 손길도 싫었다. 전에는 정말로 좋았었는데..이제는 절대 아니었다.

정말 그 때부터 난 남자들이 그냥 한 없이 여자들의 외모, 몸매를 보며 음탕하게 쳐다보는그러한 동물들이라는 것을 난 깨닫게 되었다. 그냥 외모, 몸매만 있으면 어떤 남자들이건 다 꼬실 수 있었으니까. 조금만이라도 꼬리를 치면 말이다.

지루한 사랑. 지루한 섹스. 남자는 나에게 헐떡거리지만, 정작 나는 느끼지도 못하였다. 오르가즘? 그딴 게 있을 리가 있나. 처음엔 흥미 위주로 만났지만, 흥미가 없어지게 되면 난 바로 식어버리는 성격이었다.

정말..내가 봐도 못된 거만 배운 것만 같았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늘상 그러한 생활을 유지해왔다.

내가 인기 있다는 거 잘 알고 있다. 내 몸매를 보며 꼴린다고 음탕하게 바라보는 남자의 시선들이야 잘 알고 있었다. 내 외모? 어딜가서든지 눈에 띄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쁜 여자들 많고 사람 많기로 유명한 한국고. 커플들도 정말로 많았다. 행복한 학창생활따위 이제는 기대조차 하지도 않았다. 내가 입학하고 나서부터 나에게 대시하는 수 많은 남자들.

그냥 비웃음만 나왔었다. 그래..나의 겉모습만을 바라보고 나를 사랑하는 인간들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 모든 것이, 이러한 나의 세계가 그가 나타나고나서부터 바뀌었다.

이것이 사랑이라는 것일까하며 두근거렸다. 남자에 대해서 냉소주의를 가지고 있었던 나에게, 그는 정말 별개의 사람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 같아서, 그것이 나에겐 색다른 경험이었고 정말로 기쁜 일이었다.

그는 나에게 모텔로 가자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키스할려고 분위기를 이끌지도 않는다. 그냥 아주 천천히, 아주 느리게 그는 나를 대하였다.

그것이 어찌보면 답답하였는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것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나와 손 잡는 것에 부끄러워하고, 그러한 쑥맥이었으니까.

정말...이러한 남자를 왜 진정으로 좋아하게 되어버렸는지...

"엄마…"

"…왜 그러니?"

"나…차여버렸어…"

"…"

"정말로 좋아하였는데…후후…"

"그는 나쁜아이로구나. 이렇게 귀여운 내 딸에게 상처를 입히고…"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독이는 엄마. 난 아빠의 불륜을 알고서도 애써 모른 척하는 그녀가 미웠지만, 정말로 미웠지만. 이번만큼은 기대고 싶어졌다.

"…엄마"

"응?"

"아빠라고 불리는 인간을…아직도 사랑하고 있어?"

"…"

나의 물음에 엄마는 그냥 미소로 답하였다.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혼소송도 하지않지. 아니, 그러한 이혼소송도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엄마가 너무 착해빠진 것이었다.

"엄마는 너무 착해…착하고 착해서 내가 화가 날 지경이야…"

"화내지마렴. 우리 이쁜 딸 시하야. 나는 너의 웃음을 항상 보고 싶어"

"…"

.........내심 나는 묻고 싶어졌다. 이러한 사랑이라는 감정을 왜 신은 인간에게 부여하였는지. 이렇게 아프기만 한데, 왜 인간에게 주었는지..

예수가 말하였다. 인간을 미워하지마라. 서로 사랑하라.

정말 성인군자나 할 소리였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강조하였는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아프고 아프다. 구멍이 숭숭 뚫려버려 이젠 완전히 구멍이 생길 지경이다.

이제는 마음이라고 하기에도 무색한, 그러한 공허함. 그러한 공허함이 나에겐 찾아왔다.

싫어...모든 것이 싫어...

착해빠진 엄마도...그리고...

'정우군…'

나의 모든 것. 나의 사랑. 하지만 이미 떠나가버린 사람.

한 번이라도 돌아서서 날 껴안아준다면, 나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할텐데.

설사 이대로 헤어진다하더라고, 난 웃으며 그를 보낼텐데.

그를 싫어하게 되는 것이 두려워. 그것이 나는 너무나 싫어.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싫어하는 것은...내 마음이야.

텅 비어버린 마음이 너무나 싫어.

채워줘. 채워줘. 이러한 나의 마음을 채워줘.

물이라도 좋아. 모래라도 좋아. 그러니까 나의 이러한 마음을 채워줘.

하지만...나는 만족하지 못할 것 같아. 더 공허해질 것만 같아. 이것은 그냥 임시방편에 불과한데. 정작 내가 원하고 있는 것은 따로 있었는데.

돌아와요.

제발 돌아와줘요.

나를 싫어해도 괜찮아요.

나를 거부해도 괜찮아요.

나에게 '좋아해'라고 말해주지않아도 괜찮아요.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라고 말하여도 괜찮아요.

하지만 내 곁에 있어주세요.

잠시동안이라도 좋아요.

곁에 그냥 있어도 좋아요.

절 바라봐주지 않아도 좋아요.

언젠가 질려버려서 떠나버려도 좋아요.

그러니 돌아와줘요. 잠시만이라도 곁에 있어줘요.

그것이 나를 유일하게 채울 수 있는 방법이니까.

그러니까...

"정우군……"

이러한 날, 붙잡아줘요.

====================================================

시하 외전. 'HEART'입니다.

시점은 193~194화 쯤이구요.

본편에선 서현을 사랑했지만...지금은 아무도 사랑하지않아요.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