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282화 (282/318)

0282 / 0318 ----------------------------------------------

Make Stand

-------------------------------------------------

두근.

......듣지 말자.

두근.

이 말은 절대 '듣지 말아야 하는 것'. 그러니 무시하자.

두근.

하지만 이 미칠 듯한 심장고동이...

두근.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

"이 바보! 왜! 대체 왜!!!"

그녀는 나에게 안기며 나의 가슴팍을 두들기고 있었다.

"왜 몰랐던 건데! 왜! 말해줘 오빠!!! 나는 이렇게나 오빠를 사랑하는데!"

콩콩하고 가슴을 두들기는 것이 서서히 사그라들면서, 그녀의 얼굴엔 눈물이 가득 고이고있었다.

"왜 나의 이런 마음을 몰라주는 건데…응…?"

"…민정아…"

나는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 그냥 멍해진 채로, 나의 가슴에 안겨 울부짖는 그녀를 껴안아주지도 않고서, 나는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사랑하고 있다. 그것도 나를. 친오빠인 나를. 이것은 확실히..잘못된 사랑이다. 날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것이겠지..라고 생각해보려 노력하여도 민정이의 이 절규는 그러한 생각을송두리째 뒤흔들어버린다.

"민정아. 정말로 날 사랑해? 이러한 찌질이에 폐인오타쿠를…사랑해?"

"응…사랑해…"

"게다가 난 친오빠야. 혈연이라고. 그런데 지금 네가 날…사랑하고 있는 거야?"

"사랑해…사랑한다고 정우오빠…"

나의 가슴에 얼굴을 부비며, 나에게서 사랑을 갈구하는 그녀. 하하..솔직히 말해 그냥 헛웃음밖에 나오질 않는다. 이러한 어이없는 상황. 정말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만 벌어질 것만 같은 이 상황이, 지금 나에게 현실로 다가오니 어처구니가 없다.

혼란스럽고, 어찌할 줄 모르겠다. 그녀의 고백을 듣고나서, 나의 사고는 거의 정지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녀를, 이제 어떻게 바라봐야할 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니까 생각해보면,그녀는 정말로 나에게 여러가지 대시를 했었다. 날 남자친구로 소개시킨다거나...팔짱을 낀다거나..같이 잔다거나...그리고..나에게 키스까지 해버린 그녀.

날 그저 오빠라 생각하고 있었다면 절대 하지않았을 행동이었음을 난 이제서야 깨닫는다왜 몰랐을까. 그녀는, 이렇게까지 나에게 애정표현을 하였는데...나의 마음을 얻으려고..정말로 노력하고 있었는데...

"대체…대체 언제부터 날 좋아하게 된 거야?"

묻고 싶었다. 대체 언제부터 좋아하게 되었는지. 사실 그녀와 난 요 10년동안 거의 지현누나와 마찬가지로 냉냉한 관계였다. 하지만..근래에 들어와서 화해를 한 이후 관계는 어느정도 회복이 되고서 지금까지 왔는데, 대체 언제부터 그녀는 나를 다른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었는지..이유를 묻고 싶었다.

"모르겠어…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난 오빠를 이성으로 바라보게 되었어. 어느순간부터 매일 꿈 속에 오빠가 나타나고, 어느순간부터 다른남자들이 나에게 고백할 때 오빠를먼저 생각하게 되어버렸어. 어느순간부터 자나깨나 오빠를 생각하게 되었고, 어느순간부터 지현언니와 오빠가 다정하게 있을 때면 질투를 하게 되어버렸어…"

"…"

"이건…'사랑'이 아니라고…아니라고 아무리 부정해봐도 안돼…오직 오빠만 보이고, 오빠만 생각하고, 오빠의 말 밖에 안 들리고, 이 세상에서 나의 사랑은 오직 오빠 뿐이라고…이게 사랑이 아니고 뭐야? 이걸 뭐라고 정의내려야 해? 이 마음은! 오빠를 볼 때마다 미친 듯이 뛰어버리는 이 심장은! 대체 무엇이다라고 말해야하는 건데!"

"…"

민정이는 나를 밀치며 넘어뜨린다. 그리고 나의 몸 위에 자신의 몸을 눕히고서...나에게 속삭인다.

"…안 되는 걸까…사랑하는데도…안되는 걸까…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말할 지라도…난 이렇게나 사랑하는데…역시나 안되는 걸까…"

나는 단지 그러한 그녀를 안아줄 수 밖에 없었다. 눈을 감고서, 그녀를 꼭 껴안는다.

날 사랑하지마. 좋아하지마. 아껴주지 마.

"오빠…"

"말해 민정아"

"단 한번만…단 한번만이라도 좋아. 나를…여동생이 아닌 여자로서 안아주면 안될까?"

"…그건…"

"원해. 오빠를.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까…나를 안아줘…제발…부탁이야 오빠…"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가 날 더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었다. 그녀의 가녀린 체구가 나의 품에 안기고서, 나의 품을, 나의 사랑을 원하는 그녀에게...안 돼. 그녀는, 민정이는 나의 혈연. 나의 소중한 여동생. 그러니까..그녀를 더럽혀서는 안돼.

"오빠…"

민정이는 나의 오른쪽 뺨에 자신의 손을 대고서, 나의 입을 곧바로 맞추었다.

"…!!"

그러더니 자신의 혀로 나의 혀를 이리저리 맞춘다. 혀와 혀가 섞이고, 나는 그녀를 떼어내려하였지만 그녀는 오히려 나의 얼굴을 부여잡고서 더 격렬히 혀를 애무한다.

"하아…하아…"

격렬했던 나와 그녀의 입맞춤이 끝나고, 입술을 떼어내자 보이는 것은 숨을 몰아쉬며 상기되어있는 그녀의 얼굴. 격렬했던 딥키스 덕에 나와 그녀의 사이에선 타액선이 기다랗게 늘여져있었다.

스윽...스윽...

"…민정아…"

그녀는 요염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손을 나의 턱선과 목을 훑고서 천천히 아래로, 아래로 내리다가 나의 그것이 있는 곳에 멈추고서 서서히 그 곳 주변을 손으로 애무하기 시작하였다.

"기분좋아 오빠…?"

민정아...너 이런 것을 대체 어디서 배워 온 거냐...마치 서큐버스의 유혹인 듯 그녀의 숨결은 아주 가까이서 느껴지고 있었고 그 귀여웠던 얼굴이 지금은 색기와 요염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민정아…그만해…"

"나 계속 이럴 거야. 오빠가 날 안아주기 전까지는"

"그만하라고 했잖아. 지금 도를 넘어설 대로 넘어섰다는 거…알고있잖아…"

"맞아. 알고있어. 그런데도 이렇게 하고 있는 거야. 오빠를, 너무나도 원하니까"

"…"

그녀는 계속해서 나의 그것을 손으로 애무하고 있었다. 젠장..이러한 손놀림은 예삿 손놀림이 아니었다. 무슨 애국가라도 불러야하나...나는 여동생의 손에 느끼는 그러한 패륜아가 되기는 싫단 말이다!!

"오빠……조금 커져버렸는 걸?"

"…"

이미 느끼고 있었던 거냐!!!! 크아악!!

이러기는 싫었지만...어쩔 수 없다. 나는 한창 애무하기 바쁜 그녀의 손을 부여잡고 오히려 반대로 그녀를 나의 몸 아래에 눕혀버리는..한 마디로 덮치는 자세로 바꿔버렸다.

"아직 네가 이런 짓 하기엔 너무나도 어려. 그리고 내가 안아줄 리 없다는 거 알고 있으면서…"

뚝....뚝...

민정이의 눈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굵은 눈물. 너무나도 처량히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 그녀는...정말로 날 원했던 것이다. 아니...이렇게해서라도..나에게서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의 눈물에 흔들려서는 안된다. 그래, 이러한 눈물에 약해지는 거야 당연하였지만..그녀는 지금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순간의 감정'일 것이다. 조금의 시간이 흐르면..괜찮아질 것이다. 그래서 난 그녀를 막아야한다. 이렇게 냉정히 대해서라도, 그녀를 뿌리쳐야한다.

"이제, 그만하자 민정아"

나는 억누르던 그녀의 두 손을 풀고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려하였다. 그녀에겐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기에 말이다. 그녀에게서 돌아서서, 가려하는데 그녀는 날 또다시 막아서고 있었다. 뒤돌아있는 나의 허리를 껴안으며..

"가지마…"

'하아…'

집착이다 이런 거.

"오빠는 그저 내가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오빠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하지만 아니야…이 마음은…오빠를 사랑하는 이 마음은…절대 변치 않을 것만 같아서…그래서 너무나도 괴롭고…괴로워서…"

"…"

"항상 지현언니만을 바라보는데…단 한번도, 날 돌아봐주지않는데…그래서 이 마음이 찢어지고 찢어져…쓰라린 아픔만이 나에게 다가와…날 힘들게 만들어…나도 사랑받고 싶은데…나도 오빠에게 사랑받고 싶은데…"

"…"

아아..그녀의 이러한 마음. 더 들으면 들을 수록 괴로울 뿐이다. 빌어먹게도, 나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녀를 위로해줄 수가 없다. 하지만...내가 지금 '미안해. 널 사랑해줄 수가 없어'라고 얘기했다가는, 그녀의 여린 마음이 산산조각 나버릴 것만 같아 두려웠다.

정말로 우유부단하고 쓰레기같은 인간이다 나.

"…민정아"

"응…"

나는 내 허리에 두르고 있던 그녀의 손을 풀고서 그녀를 공주님안기로 껴안은 뒤, 내 방으로 들어갔다. 무척이나 가벼운 그녀의 몸무게. 지현누나보다도 가벼웠다.

그녀를 내 침대에 눕히고서, 나 역시 그녀의 옆에 누웠다.

"오빠…?"

"나. 재워준다고 하지않았었나?"

"그건…"

"아니면…"

나는 그녀를 폭하니 껴안았다. 이걸로 위로가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않는다. 하지만...그녀가 이해해주었으면 하였다.

이런 행동 밖에 할 수 없는..이 바보같은 오빠를 말이다.

=====================================================================

아....나도 모르게 h신을 쓸 뻔했다는...(이거 lt노벨이다. 자제해라 이놈아)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