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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 Gray
Part 0. 'Gray' 마지막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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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
탐욕에 가득찬 이들의 앞을 가로막아선 사람은 바로 10살 밖에 안된 작은 아이였다. 그렇다고 10살이라고 보기도 힘든 체구. 이들은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을 하였는지 바로 '이 꼬마새끼가 건방지게!!'라고 외치면서 그를 발로 차버렸다. 역시나 작은 체구라서 그런지 우당탕하고 쓰러지는 그.
하지만 그는 웃고 있었다. 비릿하게...이것이 그가 회색빛 눈을 얻은 이후로 나에게 보여준 웃음이었다. 그렇지만 이 웃음은 조소.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내지르고 있는 옅은 미소였지만 쿡쿡하고 웃는 그 미소에는 '광기'가 스며들어있었다.
날 위해서. 그는 광기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옛날처럼. 똑같이.
"이 꼬마새끼가 웃어?"
"때려. 얼마든지 때려봐. 하지만 지금 상황을 봐야 될 것 같은데?"
냉혹한 조소를 담은 그의 말에 어른들은 이제야 자신들이 감정에 휘둘려 장례식장에서 꼬마아이를 때렸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었다.
"아동을 폭력하는 것은 범죄라는 사실을 모르나?"
조문객들중에는 경찰 고위간부도 있었다. 아마도 아버지의 지인이었을 것이다.
"이런 곳에서까지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싶지는 않네. 좋은 말로 얘기할 때 가주게나"
그는 장례식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라서 그들을 내버려 둔 것이다. 그들도 창피한 듯이 이제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는 듯이 장례식장 밖으로 나갔고 또 나가면서 모욕을 당했다는 생각에 나와 그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다음에 두고보자라는 원한서린 눈빛.
나는 그 시선을 흘려넘겼고 발로 차이면서 벽에 부딪힌 그에게로 달려갔다.
"괜찮아?"
나의 걱정어린 말에도 그는 그저 '쿡쿡쿡…'하고 웃을 뿐이었다.
"정우야…"
"서현누나. 난 괜찮아. 나야 원래 이런 놈이니까"
"…"
"누나는 몸을 추스려야 해. 저기 소파에 앉아서 쉬고 있어"
그는 자기 자신보다 항상 나를 생각해주었다. 그는 툭툭 털고 일어나며 아무렇지 않아하였다. 자기 자신이 당한 것이 마치 당연하다라고 여기는 듯 보였다.
체념한 것일까..? 이젠 이 고통도 무감각해져만 가는 것일까..?
사람들의 외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처도. 너무나도 겪을 만큼 겪어서 면역이 된 것일까. 그래서 아무렇지 않아하고 이렇게 자기 자신을...비하하는 것일까..?
난 원래 이런 놈이라고 말한 그에게 난 어떠한 말을 해주어야 할까. 이제는 자기 자신조차도 싫어하게 되어버린 그를...
나는..어떻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
하지만 난 그것을 생각하기도 전에 부모님을 잃었다는 슬픔에 내 정신은 무너져내린다.
부모님이 관에 들어가 땅 속에 묻히는 순간 나의 정신이 아찔함을 느꼈고. 그리고 난 시야가 어두워짐을 느껴면서 서서히 눈을 감았다.
정신에서 깨어난 나는 여전히 이 곳이 부모님이 묻힌 묘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깨어나고보니 지현이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고 또 이 곳에 온 모든 조문객들이 나를 걱정스럽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괜찮니?"
어머니의 지인. 종종 우리 집에 놀러와서 우리들을 귀여워해주었던 아주머니가 나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주며 걱정해주고 있었다.
"괜찮아요"
나는 그녀에게 감사하다고 말을 전한 후. 쓰러져서 무척이나 죄송하다고 조문객들에게 얘기를 해주었다. 그러고서 다시 재개되는 장례식. 나는 이번에 정신을 유지하려 애를 썼고 다행히도 또 쓰러지는 불상사를 면할 수 있었다.
눈이 퉁퉁 부은 얼굴의 지현이. 이 아이도 얼마나 울었을지 짐작이 갔다. 여전히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한 얼굴의 순진무구한 민정이. 아직 이 아이에게는 알릴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 이 아이는 차차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연스레 알게 되는데다가 지금 부모님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리기에는 나이가 너무나 어렸다.
그리고...그는...그 아이는...무감각해져있다.
가장 슬퍼해야 할 부모님의 죽음인데도..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조문객들 뒤에 숨어서 방관자와 같이. 나는 이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무언시위를 하는 듯이. 그는 무표정하게 회색빛 눈을 드러내면서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장례식이 끝나고 아주머니와 그가 대화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아주머니도 눈물을 얼마나 흘렸는지 곱게 화장한 얼굴이 눈물때문에 지워져가고 있었다. 그러고서 그를 붙잡고 그에게 얘기하였다.
"정우야"
"네"
무덤덤하고 어쩌면 냉정하다라고 말해야 할 낮은 목소리.
"정우는…부모님이 어디로 가신 지 아니?"
"하늘나라"
그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였다.
"부모님에게 잘 가라고…얘기해주지 그러니…"
그는 묘소 앞에 한 번도 선 적이 없었다. 그저 조문객들처럼 지켜보기만 하였다. 보통 자식들과 같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묘소 맨 앞에 서있어야 했는데...그는 맨 뒤에 서서 장례식을 지켜보았다.
"저는…그러지 못해요"
"어째서?"
아주머니의 말에는 그에 대한 원망이 깃들어있었다. 슬퍼해야 할 것이 당연할 지인데..어찌 이 녀석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냉혈한 이냐고. 자기 부모님이 죽었는데 이렇게까지 냉정하게 굴 필요가 있냐고.
"그러고 싶지도 않구요"
그것을 전혀 모르는 지. 그는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널 낳아주신 부모님이잖니?"
그 뒤에는 '그런데도 슬퍼하지 않는 거니 이 불효막심한 녀석아'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그는 꾸벅 고개를 숙인 채. 도망치듯 아주머니의 곁에서 빠져나왔다. 나는 도망치는 그의뒤를 쫓았다. 그리고 그가 도망치는 길을 앞질러서 나는 도망가는 그의 앞에 섰다.
"서현누나…"
"정우야"
"…"
나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는 나에게서까지 도망치고 싶은 듯이 바동거렸지만 난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정우야"
나는 진지하게 다시 한번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제서야 그의 움직임도 멈추었다.
"정우는…"
"…"
그는 여전히 침묵. 내가 할 말을 예상하기라도 한 것일까. 그의 표정은 어둡게 가라앉았다.
"슬프지 않은 거야? 부모님이 없다는 것에 대해?"
"…"
그는 '누나마저도 나한테 이런 질문을 하는 거야?'라는 표정이었다. 나의 질문을 완벽하게 예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눈에는 나나 아주머니나 다를 바 없는 존재였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것은 무척이나 슬픈 일. 그것에 슬퍼하는 것은 당연한 자식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나와 아주머니. 하지만 그의 눈물은 멈추었다. 그 동안의 그는 울만큼 울어서..눈물샘이 메말라버렸나보다.
"네가 그러는 거 이해해…하지만…"
나는 그의 심정을 곁에 지켜보고 있어 잘 알고 있었다. 부모님은..너무나도 지나친 냉혹한태도로 그를 대하였다. 그러니까 당연히 부모님에게 애정이 생길 리는 만무. 그래서 나를 부모라고 생각하고 나를 그렇게나 따른 것이다.
그래도 그를 낳은 것은 내가 아니었다. 부모님이었다. 나는 부모님의 괴로움도. 그의 고통도 모두 알고 있었기에 나는 어떻게든 부모님과 그와의 간격을 좁히려 노력하였다.
어째서였을까. 그 때 나는 또 울었다.
대체 무엇때문에 울었지? 부모님에 대한 죽음?
아니...그 때 내가 운 이유는 아마도..부모님의 죽음에 대해서도 무감각해져만 가는 그에 대한 동정과 연민에서 나온 눈물이었다.
하지만 만약에 이것도 아니라면..나는 누군가라도 의지하고 싶은 마음때문이었을 거다. 그 때 내가 왜 정확히 울었는지도 이제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내가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것은 그 때 나는 그의 어깨를 부여잡고 펑펑 울었다는 것이다.
"정우야…"
울고 있는 나. 그는 내가 울고 있다는 사실에 의아해하고 있었다.
"잠깐만…이러고 있어도 돼?"
그에게 미안했다. 나라는 족속은 왜이리 이기적인 것인가. 나는 이 아이를 보살펴줘야했는데..오히려 이 아이에게 의지만 하고...
"바보같아. 동생의 어깨를 기대게 되다니…되려 내가 어깨를 빌려줘야 했는데…"
"…"
그는 그저 침묵만을 하고 여전히 어깨를 나에게 빌려주고 있었다.
"정우야"
"응?"
"부모님을…용서해"
"…"
끝내 나는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그에게 얘기하였지만은 그에게 닿지는 못하였다. 닿을 수 없었다는 것이 옳겠지. 하루 아침에 그의 심경이 변화한다는 것은 애초에 무리였고 기대도 하지 않았으니까.
"그 '용서'라는 단어. 너에게는 너무나도 잔혹하겠지만…"
그럤다. 너무나도 잔혹했다. 이 아이에게 부모님이란 어떤 존재인지는 나도 정확히 모른다. 하지만 이 아이는 확실히 부모님을 원망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안다. 그러니 용서라는 단어를. 아니 용서라는 것 자체를 그가 평생동안 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지금은 모르고 있어도 돼…하지만 언젠가는…"
그렇지만 나는 빌었다. 언젠가 이 아이가 부모님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되어서 용서와 화해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게 해달라고. 비록 그것이 '과거'를 되찾는 일이 될테고..나는 필시 미움만 받을 일테지만..나의 애정으로는 그를 채울 수 없었다. 사실 그는 부모의 애정에 목말라하였으니까. 그래서 나에게 더욱 집착했던 것이니까. 그러니까..
"언젠가…"
눈물을 떨구며.
나는 계속 소원을 빌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괴로운 일인 것은 여전히 탐욕에 번들거리는 사람들이 날 힘들게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종종 집에 멋대로 찾아와서 여러가지 유혹을 하고 자기 자신의 탐욕들을 여지없이 드러내었다. 우리가 어리다는 이유로. 아무 것도 모르겠지라는 이유로 우리들을 얕보고서 온갖 말들을 꾸며낸다.
하지만 난 알고 있다. 어른의 위선을. 어린 나이에 그것을 너무나도 일찍 알아버렸다.
"…가주세요"
오늘만 해도 몇 번째인지 모른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여파가 아직 사라지지도 않았건만 그들은 여지없이 들춰내며 나를 들들 볶았다.
다행히도 아주머니가 도움을 주고 있어서 다행이었지만..나는 아주머니조차도 믿을 수 없었다. 우리들에게 있어서 어른들은 모두 적과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이 어린아이들이 무엇을 알겠는가. 게다가 나는 맏이. 이제 나는 이 아이들을 책임져야했다.
그렇다면 내가 이 아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 것일까.
'지식'이 필요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얻을 수 있는 지식과 경험. 그래야 이 어지러운 세상의 풍파를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난 부족했다. 부족하고 또 어렸다. 세상을 더넓은 안목으로 바라보아야 이 가족들을 확실하게 받쳐주는 기둥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유학. 나는 죽어라고 공부했다. 중학교 졸업이후로. 나는 고등학교진학대신에 미국에 있는 학교로 유학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아주머니에게 유학에 관한 것을 부탁하고 나서. 나는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지현이에게도 부탁을 하였다. 내가 없는 동안 이 아이들을 잘 부탁하겠다고. 힘들고 고된 시간이겠지만..난 조금이라도 견뎌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무엇보다 정우를…"
지현이는 '정우'라는 이름만 들어도 표정이 싸악 가라앉았다. 조금은 미소라도 보여주는 것인가 싶어도 그의 이름만 들어도 그녀는 냉정해졌다. 나는 대체 무슨 이유로 이렇게 그에게 냉정해진 것인지 묻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대답해주지도 않았기에 나는 그것을 어물쩍 넘어가는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유학을 결심하면서 한 가지 발목 잡히는 것은 바로 그였다. 그나마 날 의지해주는 아이인데..내가 떠나버리면 어떻게 될 지 상상이 안 갔다.
자살시도도 가출시도도 줄어들었다. 내가 항상 그를 껴안고 잤기 때문이다. 그는 내 품에 안겨서 새근새근 아기같이 잠들어있는 모습을 보자면 정말로 내가 이 아이의 엄마가 되는듯한 기분이었다.
머리를 쓰다듬으며..어떻게든 이 아이가 세상에 대해서 증오를 갖지 말아야 할텐데..라고 끊임없이 걱정을 하였다.
부모와 어른들. 그리고 같은 아이들에게까지 버림받은 아이였다. 나는 이 아이를 버려두고 차마 떠날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떠나지않으면..나는 물론이고 다른 가족들까지 무너져버린다. 정우에게는 너무나도 미안한 일이었지만..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그에게 항상 죄만 저질렀다. 따뜻하게 대해주겠다고 다짐도 해 놓았고..그의 곁에 항상 함께 있어주겠다고 그와 약속까지 하였는데 나는...
차라리 떠나지말까? 이 아이의 곁을 지켜주며 살아가는 것이 더 옳은 일이지 않을까?
그렇지만 필요했다. 우리를 얕보고 괴롭히는 자들에게서 버텨내려면 그에 걸맞는 사회적지위와 힘이 필요했다. 학벌. 인맥 등. 어느 것이든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다지 인맥이 넓지 않았기에 미국으로 유학을 가면 높게 쳐주고 학벌을 우선시 하는 이 사회임을 생각해내서 결심을 하였다.
유학을 가고..그 만큼 경험과 넓은 안목과 지식을 가지고 살 수 있다면...유학을 간다고해서 그런 것이 생기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나는 또 하나 알아볼 것도 있었다.
나는 그 동안 그의 '회색빛 눈'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현실상으로는 도무지 일어날 수 없는 일. 어째서 왜 그에게 이런 눈이 생긴 것인지...나는 알아야만 했다. 내가 자초한거고 내가 만든 것이니까.
자료도 찾아보았다. 오컬트자료도 찾아보고.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도 보았다.
하지만 알아내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혹시나 외국에 나가면 알아낼 수 있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 유학을 결심한 이유도 있었다. 그래서 만약에 자료에 대해 연구를 해보면 그의 회색눈에 대해서 해결할 방법이 있지나 않을까하고..그리고 해결된다면 그는 더 이상 '이방인'취급을 당하지 않아도 되니까. 특별한 취급이 아닌 평범한 사람처럼 될 수 있어서...
그렇지만 이 무거운 마음을 어찌하지는 못하였다. 짐을 싸는 내내 나는 그를 생각하면서 아주 느린 속도로 짐을 옮겼다. 그를 혼자두지 말아야한다는 미련에. 그리고 어쩌면 나는...
'그에게서 도망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갈등의 혼란에 휩싸였다.
아니야. 아니야. 나는 그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는 걸...?
나는 그저..그를 지키기위해서 떠나는 것일 뿐이야라고 변명을 해보아도...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떠나는 공항에서 세 가족이 나를 배웅해주고 있었다. 떠나지말라는 민정이. 나에게서 모든 것을 미리 듣고 무덤덤하게 있는 지현이. 그리고 나를...가련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그는 마치 떠나지말라고 간절하게 말하는 듯 보였다.
이제는 정말로 떠나야 할 시간. 나는 민정이와 지현이에게 이별인사를 하고나서 마지막으로 그를 껴안았다.
"한 가지 약속 해줄래?"
"…?"
"더 이상…떠나려고도 죽으려고도 하지마…"
그렇게 된다면 난 정말로 슬퍼질테니까. 나는 너에 대한 죄책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하니까. 그리고 너는 얼마든지 행복해질 가치가 있는 사람이니까..그러니 자기 자신을 비하하지말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으로 그와 약속을 하였다.
어차피 내가 생각해보아도 그것은 자기변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것은 순전히 나의 후회를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었다.
과거를 완벽하게 잊고서 살아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난 그에게 그것을 은연중에 강요하고 있었다. 그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궁극적으로는 결국 모두 나를 위해서였다. 나의 이기주의였다.
그를 껴안아주고나서 나는 게이트안으로 들어갔다.
발걸음은 무거웠고. 나는 떠나는 내내 오직 그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왠지모르게 그가 내내 그리워질 것 같았다. 유학생활하면서도 그만을 생각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이 '그를 향한 사랑'으로 변질될 것임을.
나는 그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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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 'Gray'종료입니다.
사실 어젯밤 9시 경에 눈뜬황제형님과 간단한 인터뷰를 가졌었습니다. 대략 1시간 정도 진행이 되었었는데요. 무척이나 즐거웠습니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서 인터뷰를 해주신 형님에게 감사하다는 말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조금 늦어지기는 하였지만 사정이 생기셔서 그러니 이해를 하고 또 미뤄졌음에도 꼭 약속을 지키시는형님이 무척이나 고맙습니다.
다시 Part 13 'Between'으로 돌아갑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서현'편이 시작되니까요. 또 본격적으로..엔딩을 향해 달려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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