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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 Gray
죄송합니다.
작가가 수능생이다보니 어떻게든 연재하려고 해보아도 기회가 마땅치가 않아요. 그리고 사실 그 동안 작품연재 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는데 가족들이 제가 소설쓰는 것을 그리 탐탁치 않게 보고 있어서 저도 조심조심해서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튼 정말로 죄송해요. 그래도 오늘은 연참할 수 있는 기회가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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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야~"
나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그의 이름을 불렀다. 나는 이제 중학생이었고 그와 이제는 같은 학교가 아니었기에 나는 아쉬워했지만 그래도 집에는 그가 날 기다려주고 있다는 것하나만으로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었다.
"어?"
그런데 없었다. 여기저기 방을 열어보며 '정우야?'라고 그의 이름을 불러보아도 그는 보이지가 않았다.
"어디갔지…아직 학교에서 안 돌아왔나…"
요새 그는 나에게 마음을 열어주고 있었다. 예전처럼 '서현누나!'하면서 달려와 안기지는 않았고 말수도 많이 줄어들었지만은 그래도 어느 정도 말도 할 수 있게 되었고 그와 대화를 하면서그는 나를 아직도 좋아해주고 있다라는 것에 너무나도 기뻤다.
하지만 동시에 나의 죄책감도 커져만갔다. 그를 죽인 것이나 다름없는 내가..그에게 마주 설 자격이나 있을까하고. 과거의 후회를 반복하지 않기위해서. 이렇게 억지로라도 그를 상냥한 척을 하는 것은 아니냐고.
나는 그것에 대해서 변명한다. 나는 '상냥한 척'이 아니라 '진심'이라고.
비록 난 과거에 잘못을 했지만..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나는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따뜻한 행동을 그에게 하고 있다고.
처음에 그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안 순간. 나는 '다행이다'라고 생각해버렸다. 그가 과거의 기억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면. 나에게 마음을 열어주었을까? 아니었다. 나는 그를 배신하였고 온갖 형언할 수 없는 폭언을 그에게 서슴없이 내질렀다.
아무리 날 좋아하고 있었을 지라도..그 날. 그는 날 무척이나 미워했으리라.
그를 생각해주기로하였는데..나는 순간 내 안위만을 찾고 있었다. '과거의 기억, 추억'을 잃어버린 그보다..나는...
하지만 만약에..그가 기억을 되찾는다면..?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무엇보다 두려움에 앞서서 난 어떻게든 진실을 은폐하려하였다.
"…그런 최악의 상상은 하지말자"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잘해야한다. 현재를 잘해야 한다. 과거는 모두 잊어버리고..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그를 대해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불안하였다.
'만약에 그가 기억을 되찾아서…모든 진실을 알게되고…그래서…나를 미워하게 된다면…?'
사실 난 미움받는 것이 당연하였다. 내가 그에게 지은 죄가 얼마만큼인데. 그렇지만..
숨기고 싶어. 그가 완전히 과거에 대해 잊어버리게끔.
이것은 그를 위한 것이 아니야. 나를 위한 것. 나의 이기적이고도 어리석은 마음.
난 얼마나 바보같은 여자인가. 나는 그에게서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에도 '애정'을 바라고있었다. 계속 날 좋아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그것이...그에게 또 하나의 '죄'를 지은 것인지도 모르고...
어째서인지 그를 대하는 가족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민정이야 어렸으니 여전하였지만은 그를 그렇게나 귀여워해주던 지현이마저도 차가워졌다. 그에게만큼은 한 없이 따뜻하던 지현이었는데..부모님에 이어서 지현이조차도..
그는 머리를 길렀다. 예전의 생글생글하던 그 얼굴이 아니라 차갑고도 감정이 없는 듯한 표정. 그리고 짙은 다크서클과 회색빛 눈은 사자(死者)를 연상케 하였다.
그가 죽기는 했었지만..지금은 살아있는데도 불구하고...이미 죽은사람과도 같이 행동하고 있는 그였다.
그 아이의 얼굴은 상당히 귀여웠었는데...지금도 엄청나게 잘 생긴 얼굴이긴 하지만은 나는 예전에 활기차던 그 모습이 훨씬 좋았다.
그는 스스로 눈에 보이는 '세계'와 단절시켰다.
그리고 수 없이. 매일매일 가출과 자살시도를 하였다. 가출이야 예전부터 했었지만은 다시 한번 죽기위해서 그는 자살시도를 끝도 없이 하였다.
오늘은 그가 자신의 손목에 있는 동맥을 잘라내 죽으려고 하였다. 나는 그걸 그의 자살시도를 항상 뒤늦게 보고야 만다.
넘쳐흐르는 피들. 그는 그걸 무덤덤하게 지켜볼 뿐이었다. 그리고 쓰러졌다. 나는 쓰러져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슬픔에 잠겨야했다.
"…"
다시 살아난 생명을 자기 스스로 끊으려하였다. 얼마나 고통 속에서 힘들었으면 사람이 하는 가장 극단적인 생각인 자살을 결심하는 것일까?
사람들의 그릇된 시선. 외톨이. 가족들로부터의 외면.
나는 바로 그것을 보자마자 신고를 하였다. 그의 일상생활보다 병원에서 있는 생활이 훨씬 더 길만큼 그는 오래 병원에 입원하였다.
"나는 분명…"
오래지나지않아서 침대에 누워있던 그가 얼떨떨해하며 깨어났다.
"일어났어…?"
"…서현누나…? 그리고 여긴…?"
"병원이야. 네가 쓰러져있는 것을 보고…"
"아아…나는 또…'못 죽었구나'…"
"정우야…"
"이 질긴목숨…또 이어지는 구나…"
'아니야…아니야…'
넌 이미 죽었단 말이야...
"서현누나"
"…응"
"나는…죽고 싶어"
생명을 포기한 그의 눈동자에는 '살고자하는 욕망'이 없었다.
"어째서…어째서 죽고 싶은 거야?"
"나는…살 가치가 없으니까"
"왜…? 왜 스스로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데?"
"나는…'쓸모 없는 사람'이니까…"
"…!!!"
"그러니까…내가 존재할 이유는 없어…"
"정우야…제발 그런 말은 하지마…"
이 아이의 존재이유는..'쓸모 있는 사람'.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 하지만 자신은 그러지못하고 오히려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는다. 그래서 그는 늘 이렇게 상처받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그에게 상처를 주었다.
"나는 있지…'검은 동물'이 보여"
"검은…동물?"
"사람들의 안에 있어 검은 동물이…그리고…우욱!!!"
"정우야!!!"
"우욱! 우웩!!!"
무엇인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생각난 듯 그는 구역질을 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분명히 비위가 상할 광경. 하지만 난 비위가 상해하는 것보다 그가 너무나도 불쌍해서 그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차 있었다.
"막지못했어…난 막지못했어…"
무엇인가 후회하는 모습. '과거'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그런 것이 보여…검은 동물이…사람들 안에 있다는 것을…"
"그래서…스스로 눈을 찌른 거야?"
"…"
그는 스스로 샤프로 눈을 찔렀다. 그 눈을 찌른 것때문에 피눈물을 흘리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떄문에 정신병원에 갇혀서 나는 한동안 그와 만날 수 없었다.
이제는 그에게서 환각이 보이는 것이다. 사람들 안에 검은동물이 있다니..나로서는 절대로 믿을 수 없었고 그가 너무나도 정신적으로 괴롭고 고통스러워서 급기야는 환각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하였다.
"정우야…"
나는 그를 다시 껴안았다. 토사물로 옷이 더러워져도..
"…서현누나…"
"나로서도…너의 슬픔을 모두 채워줄 수 없는 거니…?"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것에 '아픔'을 느꼈다.
"예…?"
10살. 그가 10살이었고 내가 15살이었을 때. 나는 너무나도 믿기지 못하는 소식을 들어야했다.
'부모님의 죽음'.
어머니와 아버지가..비행기추락사고로 돌아가셨다. 나는 그 소식을 어머니의 절친한 친구로부터 들었다. 그 소식을 듣고서 난 수화기를 한 동안 놓고 멍하니 있었다.
믿기지도 않아. 어떻게..어떻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에 나는 절망을 느꼈다. 이런 어린 아이들을 남겨두고서 어찌 갈 수가 있냐고. 아니 이것이 꿈이라고 믿고 싶었다. 당장에라도 부모님이 달려와 장난이라고 말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아니었다. 장례식장에서..나란히 걸려있는 부모님의 영정사진을 보고나서야..난 이것이 꿈도 아니었고 장난도 아닌 진실이라고 믿어야했다.
부모님을 위한 향이 피워지고. 각기 사람들이 장례식장에 와서 조문을 하고 있었다.
우리를 빼고 일가친척도 아무도 없었던 부모님. 그나마 친척이라고 해보아야 너무나도 머나먼 촌수의 그 동안 전혀 보지못했었던 사람들이 다 였다.
한창 동안 멍하니 있는다. 민정이는 자꾸만 '엄마 아빠 어딨어?'라고만 묻는다.
지현이는 흐느끼지않고 그저 눈물만 주룩주룩 흘러내릴 뿐이었고..그리고 그는..
무감각 무표정.
이제는 부모님의 죽음조차도 슬퍼하지 않는다. '감정'을 잃어버린 그. 아니 그토록 냉정하게 굴었던 부모님들이 돌아가시니까 잘 죽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힘들다. 난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흐느낌. 오열하는 것도 이제 지쳐만갔다.
이제는 내가 책임져야했다. 이 어린아이들을. 내가 부모님이 되어 그들의 기둥이 되어줘야하였다. 짊만을 얹어주고 사라진 부모님. 나는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그 때에는 또 한창 이러한 나의 심정도 모른 채 오직 부모님의 유산만을 노리고 오는 사람들이 가족들을 꾀여내고 있었다. 자신이 후견인이 되어주겠다는 둥. 잘 보살펴주곘다는 둥 감언이설로 나와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그만 가주세요"
나는 이들을 상대하는 것도 버거웠다. 제발 날 내버려뒀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울고있는 것도. 버티는 것도. 너무나도 힘들다.
하지만 그들은 물러서지도 않고...자신의 탐욕을 드러낸 채. 우리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나는 차라리 부모님의 유산. 맘대로 가져가라고 하고 싶었다. 너무나도 힘들었으니까.
세 아이들의 기둥이 되어야 할 나인데...이렇게 쉽사리 무너져버리면 안되었는데...나는 부모님의 죽음을 견디기에는. 굳건히 버티기에는 아직 내가 어렸다.
기대고 싶었다. 나도 부모님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다. 하지만 맏이라는 것에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였다. 그런데..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는 또 '책임감'을 강요받는다.
'제발…'
"꺼져"
그 때. 너무나도 냉정하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의 앞에는..
너무나도 작은 등을 가진 어린아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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