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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2. Whereabouts of Mind(마음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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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이 났다. 내가 공연이 끝이나자마자 느낀 것은 바로 허무함이었다. 뭐랄까..아쉬우면서도 계속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끝나버린..그런 느낌.
"수고하셨습니다~"
무대 뒤에 있는 백스테이지에서는 수고를 많이 해준 조명과 오디오. 무대장치 스태프등 이 공연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도와준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있었다.
밤이 깊어간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만 간다. 때가 온 것이다. 헤어져야하는 시간.
그녀는 마지막에 나에게 진심을 보여주었다. '고마워'라는 말. 그것을 용기내어서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말해주었다. 이것이 이 공연을 통해서 얻은 수확이었을까. 아마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고맙다는 말. 조금이라도 일찍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마지막에 와서...
"정우오빠"
"정우씨~"
나는 공연 내내 서 있느라 다리가 아팠다. 그래서 의자에 앉아서 음료수를 '칙!'하고 뚜껑을 따고 벌컥벌컥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었다. 그러는 나에게 다가오는 멤버들.
"…정말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이 1시간 40분정도의 긴긴 공연시간을 버텨준 그들에게 수고하였다고 말을 하였다.
"뭘요. 정우씨도 엄청나게 고생하셨어요"
내가 해준 것이라고는 그냥 앞에 서서 질서유지겸 감시원역할 밖에 없었지만. 그녀들은 그래도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하였다. 공연이 끝나고 난 뒤의 훈훈한 분위기라서 나의 기분은 저절로 좋아졌다.
"…정우야"
그녀가 왔다.
"수고 많았어"
"응…너두…"
갑자기 어색해졌다.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부끄러운 듯이 내 시선을 살짝 피하고 있었고. 나도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왠지 모르게 어색한 이 분위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하였다.
"이제. 우리도 숙소로 돌아가야지?"
"예~"
"지쳐버렸어…"
"빨리 숙소로 돌아가서 씻고 자야지…내일 바로 태국으로 날아가니까"
"…그러게…"
"세희언니"
수아가 그녀의 귀에 뭐라뭐라 소곤대고는 우리를 보더니 씨익 웃으면서.
"조금있다가. '천천히'오도록 해요~"라며. 지들끼리 먼저 빠져나가고 있었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 나와 세희를 보면서 장난기 있는 웃음을 짓고 매니저와 함께 대기실 밖으로 빠져나왔다.
"…"
침묵. 갑자기 왜 이렇게 어색해진 것일까. 우리는 잠시동안 아무 말도 얘기하지 않았다.
"…정우야"
그리고 그 침묵은 그녀가 깨었다.
"잠깐. 걸을까?"
공연장 밖. 우리는 아무도 모르게 빠져나왔다. 여전히 섹시한 의상을 입고 화장을 진하게바른 모습. 이것때문에 뭇 사내들이 헤벌레..했었지 아마? 그 만큼 그녀는 정말로 아름다웠다. 긴 갈색의 머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나와 공연장 밖에 있는 공원을 떠돌고 있었다.
이미 관중들도 모두 빠져나가서 그런지 공원은 황량하기만 하였다. 하얀 가로등빛이 이 어두운 거리를 조금이나마 환하게 만들어주는 것일 뿐. 분위기는 상당히 어색하다.
"공연…"
이 어색한 분위기를 타파하고자. 나는 말을 꺼내었다.
"응?"
"공연. 멋졌어"
"아…고마워…"
정말로 세희답지 않다. 정말 이런 말 한 마디에도 이렇게 부끄러워하다니. 내가 지난 날 알던 그 연세희가 맞는지 정말 볼이라도 꼬집어서 확인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그 대화가 끝이었다. 그 이후 우리는 그저 아무런 이유도 없고 말 없이 공원을 걷고있었다. 서로 간의 거리를 살짝 두고서.
"…이제…11월이네…"
그러고보니 그녀의 말대로 11월이다. 벌써 이 1년이 끝나가는 건가..시간 참 빠르게 흘러간다. 한 것은 없는데..빨리 지나갔다.
"그러게…"
"조금. 추워"
"그러냐?"
"…바보…"
"뭐?"
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옷의 노출이 있어서그런지 살갗이 밤이 되면서 추워진 바람에 그대로 부딪혀서 살짝 오들오들해하고 있었다. 나는 추워하는 그녀를 위해 수트를 벗어제끼고 그녀의 몸에 덮어주었다.
"…어?"
"추워하는 것 같아서. 그러다가 감기걸린다?"
"그러면 너는…"
"버틸 만 해"
"…"
그녀는 갑자기 내 얼굴을 보려하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고서..나의 시선을 회피하고 있었다.
"왜 그러냐? 내가 또 무슨 잘못이라도 했냐?"
"…으응. 아무 것도 아니야"
"…?"
"…정우 은근히 매너있네? 이럴 때에도 둔감한 줄 알았더니…"
"글쎄다…"
나는 이게 매너인지도 모른다. 그냥 추워하는 것 같길래 덮어준 것 뿐이다.
"…정우야"
"응?"
"…이제 우리가 얼굴 마주할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네?"
"그래…"
그녀도 확실히 알고 있었다. 머지않으면 우리는 헤어진다. 내일 아침에 태국으로 떠나는 것같으니..이 밤이 그녀를 보는 마지막 기회인지도 몰랐다.
"많은 일이…있었지?"
"글쎄"
"너랑 스쿼시치고…수련회에서도 같은 방에 묵고…워터파크…그리고 지금…그런데 생각해보면 너랑 내가 그다지 오래 만나진 않은 것 같고. 시간도 별로 함께 보내지도 않은 것 같아…"
"…"
"그리고 이 시간도…얼마남지 않았고…너랑 보는…너랑 함께 있는…이 시간이"
"…나도 아쉬워. 처음이고 또 진심으로 나를 '친구'로 생각해준 이가 떠난다고 생각하니까…"
"…정우야"
"응?"
"우리는 친구야? 언제까지고?"
"…어?"
"언제까지고 우리는…친구야?"
그녀가 이런 질문을 해오니 나는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당연한 걸 뭘 묻냐…"
"언제까지고…계속…?"
"응. 네가 변심하지 않는 한은…나는 널 '계속 '친구'라고 생각할 테니까"
"정말로…단지 그 뿐이야…?"
"…어?"
"만약에…만약에 정우야…"
"왜 그래?"
"…날 붙잡아달라고 하면. 넌 들어줄 수 있어?"
"…?"
"지금 날 데리고 여기서…도망쳐줄 수 있어?"
"바보야. 그럴 리가 없잖냐"
내가 진짜로 무슨 납치범이냐..또 그런 짓하게?
퍼억!!
"크윽…"
급작스러운 공격을 나는 대비하지 못했다. 왜 갑자기 때리냐 너는!!
퍼억! 퍼억! 퍼억!
자꾸만 나의 명치를 계속 주먹으로 때리고 있는 그녀.
"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 넌 정말로 바보야!!!!"
바보소리를 들으며. 나는 그녀의 공격을 맞고 있었다.
그렇지만 잠시 후. 그녀는.....때리는 것을 멈추고...
나에게 안겨왔다.
"…세희야?"
"바보…바보 박정우…"
"너 또 왜 그러냐?"
"내가 이런 말까지 했는데…부끄럽지만 했는데 너는…"
"…?"
"…"
"뭐?"
그녀는 다시 나에게 떨어져나왔다.
"연세희…"
"뭐 됐어. 가자 정우야. 우리도 돌아가야지…"
이 녀석...
'왜 애써 밝은 척을 하고 있는 거냐…'
눈물자국이 선명했다. 나를 때리고. 안겨오면서 그녀는 잠깐 운 것이었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너를 슬퍼하게 만든 거냐. 내가 무슨 짓을 하였길래?
"가자"
아무렇지 않은 척. 그녀는 공연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는...
착잡한 마음을 숨긴 채. 그녀의 뒤를 따라야했다.
공원에서 공연장으로 돌아오고나서. 이미 주차장에서 밴이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를 계속밴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는지 몰라도.
"왜 이렇게 늦었을 까나~?"
"단 둘이 공원에서 무슨 짓을 했을까나~?"
어째 이상한 질문만 하고 있는 멤버들.
"너는…"
"아. 저도 돌아가야지요"
"원한다면 데려다 줄 수 있다만은…?"
"버스가 끊기는 하였지만은…전 택시타고 가죠 뭐…그리고 피곤해할 것 같아서요. 매니저님도 얼른 들어가서 쉬셔야죠"
"그래…수고 많았다"
처음에 악연으로 만났지만은 이제는 좋게좋게 얘기할 수 있게되었다.
"하암 피곤해~"
"정말…택시로 돌아가도 되요?"
"예"
그 이후 나와 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확실히..날 피하려하였다.
이제는 마지막인데..좋게 헤어지면 어디 덧나냐...?
서로 그냥 웃음을 짓고 헤어지고 싶었는데.
그래야 내가 이 이별을 웃으며 수용할 수 있었을 텐데. 너란 녀석은...
"그럼. 돌아가라"
"예 안녕히가세요"
"정우씨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수고했어요 정우오빠~"
다른 멤버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
결국 세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는 정말로 헤어지는 시간인데.
"…잘 가라"
그렇지만 그 말이라도 해주고 싶어서. 나는 조용히 그녀에게 말을 하였다.
"응…"
그렇지만 그녀는 나의 얼굴을 보려하지 않는다.
그러고서 밴은 떠나간다. 이제 이 공연장에는 나혼자 밖에 남지 않았다. 나도 돌아가야 되겠지...
"…나는 왜이리 미움받는 인생인 거냐…"
그렇게 나와 그녀는 헤어졌다. 그것이 전부.
조금은 허무하게. 그리 좋지못한 이별을 맞이하였다.
"둔감함이라…"
나는 결국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였다. 그녀가 끝까지 무엇인가를 숨기려한 것을.
자조적이고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그냥. 그랬을 뿐이다.
"하아…"
갑자기 생각났다. 토요일 일요일. 나는 가족들한테 한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걱정하고있으려나...그러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만은...
"돌아가자"
더 이상 미련을 둬서 무엇하겠는가. 나는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갔다.
이 무거운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끼익....
집으로 돌아왔다. 이게 얼마만에 오는 집이냐...역시 집이 최고다. 다행히도 가족들은 모두 자고 있었다.
"피곤하네…"
이럴 때는 정말로 잠을 자고 싶지만 말이야...
딸칵.
"어…?"
갑자기 거실의 불이 켜졌다. 그리고....
"부우우우우~"
내 얼굴 앞으로 서현누나가 볼을 부풀린 것이 눈에 보였다.
"우후후후…이제야 왔구나?"
"…정우"
"아하하…안녕?"
나는 그들의 뒤에 있는 수라때문에 비굴해질 수 밖에 없었다. 정말로 화가 난 것이다.
"부우우우!!!!"
서현누나는 확실히 삐졌다. 그래 죄송해요..모두 제 탓이예요...
"왜 그동안 연락 안 했어!!!"
"얼마나 걱정한지 알아!!"
지현누나와 민정이는 엄청나게 역정을 내었다.
"부우우!! 정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미안해…"
"그래서. 이 주말동안 대체 어디에서 있었던 거야? 또 어디에서 잤고?"
"…우리는 정우가 혹시…또 가출한 것은 아닐까 하고…"
"…미안해"
나는 고개를 푹 숙이면서 미안해라고밖에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역시나 이들은 나를 걱정해준 것이다. 그것이 고맙기도하고 한편으로는 또 슬프기도 하였다.
"어디에…있었던 거야?"
"조금…친구가 부탁을 해서"
"친구…?"
정말로 의아해하는 세자매. 하기야..나에게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정말로 놀라워하겠지..
"…설마…세희언니야?"
"…!"
이 녀석은 어떻게 알아낸 거냐...
"세희언니야?"
"응…"
나는 솔직하게 말하였다.
"세희언니가…오빠한테 부탁을 했어?"
"응…"
"무슨 부탁?"
나는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얘기하였다. 세희가 부득이하게 바쁜 일정으로 인해서 매니저를 한 명 구할 수밖에 없게되었고. 그것이 나로 결정이되어서 내가 이 주말동안 세희의 개인매니저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잠은 세희의 사무실에서 해결했으며(절대로 세희랑 같이잤다고 얘기할 수가 없었다) 밥은 알아서 먹었고. 그리고 세희는...내일 태국으로 아시아투어를 간다는 등등..모든 얘기를 꺼내었다.
"…"
"그런데…왜 오빠여야 한 거야…?"
"맞아…왜 연세희는…"
그러게말이예요..저도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고 있어요...
"정말로…여자랑 같이 있었구나…"
엥...? 이건 또 무슨 소리여..?
"우리는 이렇게나걱정하고 있는데…이 바보오빠는…"
화르르르륵...
얼래..? 뭔가 위험한 분위기이다...?
"부우~"
여전히 서현누나는 볼을 부풀리며 나를 째려보고 있었고...
"우리가 이렇게나 걱정하는데…"
분노에 찬 민정이와 지현누나. 그리고 서현누나.
"미안해요…"
"정말로…반성하고 있어?"
"다시는 안 그럴테니까…"
"정말로?"
"옙…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진짜로 안 그럴거야?"
"넵…"
나는 철저하게 비굴해지며..그녀들의 화를 풀어줘야하였다.
"또다시 그러면…나 다시는 정우얼굴 안 볼거야"
"적어도 연락이라도 해줬으면…"
"맞아…"
이 사람들...내가 미안해질정도로 날 걱정해주고 있었구나...
"정말…미안해…"
"피곤하지 정우?"
"어…?"
"일단 씻고 자"
"응…그럴게"
"다시는 그러지마 정우"
"알았어…미안해…"
"우리는 먼저 자고 있을테니까 너도 들어와서 자"
"헤헷~드디어 정우랑 같이 자네~"
"얼마나 그리웠는데…"
"응. 같이자자"
"에…?"
그들의 상냥함에. 나는 조금만 어리광을 부려보기로 하였다. 뭐..내가 각기 떨어져서 자자고 얘기해도 들을 이들이 아니고 말이야..
"응!"
그들이 내가 스스로 같이자자고 얘기하는 것이 정말로 기뻐하고 있었다. 다행이다..화가 풀려서...사실 가족들이 이렇게까지 날 걱정해줄은 몰랐는데...
그들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여전히 피곤하다. 나는 일어나서 학교갈 준비를 하였다. 침대에서는 세 자매가 행복하게 자고 있었고...나는 먼저 빠져나와서 밥을 챙겨주고 학교로 갔다.
"하암~"
그 녀석. 잘 갔으려나...
"이제는 더 이상 상관할 필요도 없나…"
더 이상 생각하지말자. 그냥 잘 지내기를 바라는 수 밖에...
교실에 도착하자마자 세희의 친구가 나에게 왔다.
"…무슨 일이야?"
"세희랑…주말에 만났지?"
"…응"
"잘 헤어졌고?"
"응…"
"이제 세희랑…사귀는 사이가 된 거야?"
"뭐…?"
이게 무슨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냐...사귀는 사이라니..?
"설마…너…"
"…??"
"세희한테…고백 못 들었어?"
"…어?"
"박정우…세희가 고백안한거야?"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고백이라니?"
"이 바보야!!!"
"…!!!"
"너. 정말로 눈치채지 못한 거냐고!!!"
"뭐?"
"야이 자식아!! 너는 대체 어디까지 둔감한 거야!!!"
"…??"
나는 그녀가 나에게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지 몰랐다. 고백이라니..? 세희랑 내가 사귀는사이라니...?
"세희한테…고백 정말로 못 들었어?"
"전혀…"
"너…세희랑 주말에 내내 있었잖아. 그런데도…"
"어"
"…아직도 몰라?"
"뭘?"
"세희는 널 사랑하고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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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은 part 12 마지막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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