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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2. Whereabouts of Mind(마음의 행방)
'흑의 계약자'패러디..언제 쓸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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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연습은 물론이고 도중에 연예프로그램에서하는 인터뷰까지 모두 끝마치고 난 후. 이제는 공연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할 때였다. 이 때의 나도 움직임도 느릿느릿(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했었는데 분주해졌다. 사실상 내가 하는 일은 뒤치다꺼리만 해주는 잡일이었지만. 이 잡일을 하는 사람의 일의 양도 엄청나게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심지어 연세희를 비롯한 멤버들을 볼 시간도 없었다. 그들에게는 그들의 할 일이 있고 나는 그들의 뒤에서 받쳐줘야하는 역할이기에 만날 일도 없어진 것이다.
어제와 똑같이 힘든 하루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아침에 있었던 연세희와 나와의 오해(?)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심상치않았다. '저 사람이 연세희의 남자친구라지?'라던가 '연세희를 도와주려고 일부러 여기까지와서 힘든 일 자청했다면서?'라던가
'아주 여자친구를 잘 두었다'라던가 '엄청나게 부러운 새끼'라던가..다들 그러한 말을 소곤소곤 거리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애초에 그러한 오해를 겪고 있는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곤혹스럽기 그지 없다. 특히나 그녀와 같은 경우에는 예전처럼 마음의 상처나 받지않을까 걱정이었다. 나야 이러한 뒷담들이야 어렸을 때부터 질리도록 들어와서 딱히 이젠 감흥도 없었는데..그렇지만 반면에 스캔들과 같은 자신의 사생활이 절대 보호되어야 할 연예인인 그녀의 입장은 어떡하겠는가. 이런 껄끄러운 시선 속에서 일해야 되는 것이 정말로 힘들 것이다.
"…하아"
애초에 내가 여기에 온 것이 잘못인 것인지..아마도 그런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뭔가 모순스럽다. 내가 오면 오해와 상처를 받아야하는 그녀. 그렇지만 그녀는 내가 오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둔감함의 신이야 신…'
그 말 그대로다. 난 정말로 둔감했다. 나는 '감정'이라는 것을 모르기때문이다.
'사랑'도. '증오'도. '분노'도. '그리움'도. '위선'도. '집착심'도. 구체적으로 어떠한 감정을가지고 있는 지 모른다. 특히나 나에 대한 상대방의 기분. 그래서 그것때문에 민정이에게 상처까지 입혀버렸다. 그녀는 나를 '이성적'으로 좋아하고 있었는데..나는 끝까지 눈치채지못해서 그녀에게 상처를 입혔다.
그렇지만..나는 정말로 모른다. 이럴 때 뭐를 알아가야 할 지 모르겠다. 혼자뿐인 세계에서 느닷없이 다른사람들과 '연결'이 된 지금의 나를 보면 상당히 혼란스럽기만 했다. 물론 사람을알아가면서 차차 하나하나의 '감정'에 대해서 알아가게 되는 것도 사실이긴하였지만 나는 아직도 '사람'이 고프다. 더 많은 사람을 알아가길 원하고 그 사람들과 그래..
계속 '인연의 사슬'로 엮여졌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그녀가 나에게 이렇게까지 행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정말로 무엇인가를 빼놓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였다. 게다가 사람들은 이러한 나를 보고 한숨만 짓는다.
그렇게생각하다보면 그녀도 나에게 '속뜻'이 무엇인지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 직설적으로솔직하게 얘기해주지않아서..사실 그녀의 성격이 '겉'모습만을 알고서는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에게서 숨겨진 '속'모습을 봐야 그녀가 어떠한 사람인가를 알 수 있었다.
'아니면…내가 '무심'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심함. 둔감함과는 또다른 것. 내가 둔감한 것이 아니라면 무심하다는 것이 옳다. 애초에
'관심'조차도 가지지 않았다. 사람에 대해서 알아가길 바라는 나였지만 정작 내가 노력한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그저 말로만 그렇게 얘기하지 실상은 무심했다는 것.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복잡해지는 것이 '사람'이라는 동물이다. 이제는 내가 지난날 살아왔던 내가 느꼈던 감정들. 이 감정들도 어쩌면 '거짓'일지도 모른다. 내가 느낀 것. 그 모든것이..그저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멋대로 '내가 느낀 감정은 이러한 것이다'라고 정의를내린 것인지도 모른다.
머릿 속이 복잡해지고 혼란스럽다. 윤리시간에 배웠던 '감정'에 대한 옛 사람들의 말들을 상기시켜보아도..'이것은 스스로 깨달아야한다'라며 오히려 질문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정우오빠"
"…예?"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아…"
"후훗. 혹시 세희언니 생각하고 계시나요?"
"…저기 수아양…"
"그렇게까지 높여서 말할 필요는 없는데. 그냥 '수아야'라고 불러주세요"
"이렇게 부르는 게 편합니다…수아양. 한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오빠"
"…상대방의 기분을 잘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상대방의…기분이요?"
"예. 그러니까…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나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말을 해야될 지 몰랐다. 생각은 하고 있는데 그것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
"저에게서 느끼는 상대방의 입장을 알 수 있는 방법이요. 예를 들자면 상대방과 대화를 하고 있는데 제가 '저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하고 알아갈 수 있는…그리고 그 사람이 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를…"
"흐음…"
"좀 이상한 질문이죠? 아하하…"
나는 스스로 머쓱해졌다.
"알 수 없어요"
"…예?"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없다…구요?"
"그 사람이 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그것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 이상은 절대로 알 길이 없어요. 속으로는 나쁘게 생각하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좋은 척하면 당연히 속을 수 밖에 없죠. 진심은 아무도 몰라요. 자신을 제외하고는. 그걸 표현하기위한 도구가 '말'밖에 없잖아요. 그 말을 하지 않으면…절대로 모르죠"
"…"
"오빠가 왜 이런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몰라요. 그렇지만 제가 확실히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그 상대방을 알아가기 위해서는…'친해져야'된다는 것이죠"
"친해져야된다…"
"사람은 참 간사한 동물이예요. 아무리 친한 사람일지라도…금방 뒤통수를 얼마든지 칠수 있는 것이 사람이니까요. 그렇지만 그러한 경우를 제외하면…대부분 친해지기만 한다면 그 사람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 수 있으니까요. 물론 그것을 위해서는. 친해지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죠. '말'이라는 것이 필요해요. '말'을 통해서 그것에 드러난 상대방의 의도나 마음을 알아가면서…그 만큼 자신도 표현해야하죠. 그러면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 생겨나는 것이니까요"
"…그렇군요…"
이러한 것은 알고 있다. '대화'를 통해서 상대방을 알아가야한다는 것쯤은.
"물론 행동을 통해서도 알 수 있겠지만…모르죠. 상대방의 입장을 미리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천개의 물길은 알 수 있어도 사람의 속마음은 모른다고. 친해지기는 하였지만 그 사람이 나에게 보여준 행동이나 말들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분간해야되겠고. 그 사람이 나에게 말하는 말들에게 담겨진 마음이 무엇인가도 알아야하죠. 참 생각하면 할 수록 복잡해져요. 하지만 오빠. 오빠의 잘못된 점은…충분히 상대방이 자신의 '기분'을알아주기를 열심히 표현하고 있는데…그게 다 드러나고 있는데 그것을 알지 못한다는 점이예요. 한 마디로 '둔감'하다는 점이죠"
"…"
"그 '둔감'이…얼마나 사람들을 답답하게 만드는 것인지 자기 자신도 모르고 있나요?"
"그거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휴…하지만 이것은 '스스로' 알아가야 한다는 점도 알고 계시죠?"
"…예"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좋아요 그렇지만…그 질문을 하기 전에 조금쯤은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서 돌아보도록 해요. 생각을 하고 생각을 해요. 그러면 금방 도달하는 답일테니까요. 너무나도 쉬워요. 이번에는 말이죠"
"…?"
"제가 얘기해줄 수 있는 어드바이스는 여기까지. 그 답은 너무나도 가깝고. 그리고 한편으로는 너무 멀기도해요. 하지만…이거는 거의 99%드러난 거나 마찬가지. 그 부족한 1%는 오빠가 채우셔야해요. 하지만 오빠도 '이미'알고 있는 답일거예요. 하지만 그게 믿기지않는 사실이라서 '일부러' 받아들이지 않는 것 뿐이지"
"…예?"
"여기까지만 얘기할게요. 아 맞다…지금 최종리허설하러 가야되는데! 그럼 오빠! 이만 실례할게요!"
"…??"
내가 뭐라고 말하려고하는 사이 그녀는 후다닥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내가 물으려고 한 것은 이게 아닌데…"
어쩐지. 시간낭비만 한 것 같았다.
리허설현장이자 콘서트를 할 장소에 도착하였다. 이 곳에서 최종리허설을 하고 잠시 후 공연을 하게 될 것이다. 멤버들은 최종리허설이기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다 해야되는 시점이었다. 머지않아 이 공연장은 관중들로 꽉 메우지기 때문이다.
"어이 매니저! 빨리 여기로 와!"
나는 이리저리 불러다니고 있었다. 뭔가 긴요한 일이 아니었는데도 이런저런이유로 불려다니고 있었다. 다른 매니저 역시 마찬가지. 특히나 이 매니저는 특히나 공연준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서 여러가지를 코디들. 스태프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정우야"
오랜만에 그녀를 보았다. 몇 시간밖에 떨어져있지않았는데도 너무나도 오래 떨어진 것만같이.
"…잘 되어가?"
"응. 이렇게 된 거…모두 정우덕분이야"
"내가 뭘 했다고…"
"나 바쁜 거 열심히 커버해주고…그리고…"
"…?"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튼 고마워. 나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주어서"
"…그냥 뭐…"
"난 언제까지라도…떨어져있어도 이런 친한 관계 유지되었으면 좋겠어"
"나도…그렇게 되기를 바래"
"…너란 친구 둬서 다행이야"
"너 왜 이러냐? 이렇게 나에게 칭찬을 하니 뭔가 이상하다?"
"그렇게 들리니?"
"…응"
꼬집!!!
"끄윽…!!"
"호홋! 내가 언제 이렇게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 되었을까?"
"…죄송합니다…"
"나도 칭찬을 하면 하는 사람이야. 내가 무슨 냉혈한도 아니구…"
"…끄으…"
"…바보야…"
"…이거나 놓아주고…"
"이렇게나 얘기하는데도…넌 정말 바보라구…"
"…일단 이거놓고 얘기하자니까…"
그녀는 푹 고개를 숙이면서 내 옆구리를 계속 꼬집고 있었다. 그러면서
콰악!!!
"커억!!"
"넌 정말 바보라구!!! 흥!!"
내 발을 세게 밟아준 뒤 총총걸음으로 뒤를 돌아서서 가는 그녀였다.
그러고서 잠시 뒤. 최종리허설이 시작되었다. 멜로디가 들려오고. 멤버들이 무대에 나와서 공연 전에 할 노래를 부르고 그 동안 연습한 안무를 소화해내었다.
공연 전의 스태프들 역시 바쁘고 코디들도 바쁘고 모두가 바쁘다. 무대장치 준비하랴 음향을 조절하랴 관중들을 받아주랴 눈 코 뜰 새도 없이 모두가 분주해졌다.
나는 이제는 보디가드가 되어야했다. 매니저의 일은 모두 담당매니저가 하고 있었고 나는이제부터 그녀. 연세희의 신변을 보호해줘야하는 경호원이 되어야했다.
화장실에서 나 홀로 매니저에게 얻어논 정장을 갈아입었다. 이번이 두 번째로 정장을 입는 것인가...두 번쨰인데 여전히 어색하다.
"하아…"
아까 전에 연세희가 나에 대해서 화내는 바램에 어떻게 그녀의 옆에 서서 보호해야 될 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리고 그 전에 나의 임무는 공연을 하는 동안 관객들이 무대 앞으로 뛰쳐나오는 일이 없도록 질서유지를 해야된다는 것이었다. 보수는 무보수. 친구 하나 잘 둔덕분에 이런 일까지 하게 된 나였다.
넥타이를 매고 완벽하게 수트를 차려입었다.
"역시나…나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구만…"
시간은 다 되었다.
이제. 공연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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