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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2. Whereabouts of Mind(마음의 행방)
이러다가 400회 넘길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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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 11시 40분. 지현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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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아~"
학교가 끝나고. 청소당번이었던 나는 청소도구들을 마저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뒤에서 와락하고 안겨드는 누군가.
"무슨 일이야?"
"오늘도 바로 독서실 가는 거야?"
"응. 그래야지"
10월 말. 이제는 정말로 수능이 얼마남지 않다보니 자연스레 압박감이 생겨났다. 하루하루 달력이 오른쪽으로 가다가 밑으로 한줄 떨어지면 가슴이 철렁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고보니…우리 몇 일남았지?"
이제는 몇 일남았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수능이 35일남았다고 센 기억은 있는데 이제는 수능이 오기를 그냥저냥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학교독서실은 왜 신청안한거야?"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아 맞다. 신청자가 많았지"
이러한 수능생들을 배려해주기위해 특별히 독서실도 만들어놓았다. 그렇지만 신청자가 너무 몰려서 차마 신청할 수 없었다. 그리고 평소에 조용한 분위기를 선호하는데 사람이 많아지면 시끄러워질 수 밖에 없어서 집 가까이에 있는 독서실을 애용하고 있었다.
"그러는 너는?"
"나야 학원에서 썩고있지 뭐…지현이는 부럽다. 누구는 학원을 죽어라다녀도 성적이 안 나오는데 그 누구는 학원을 안 다녀도 전교권이고…서울에 있는 대학은 예약한 거 아냐?"
"별로…그렇지만도 않아"
"에이~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
"오늘은. 남동생군이랑 같이 가?"
"어…?"
"호홍~? 왠지 걸렸다는 눈치인데?"
"아…아냐!"
"지현이에게는 약점이 유일하게 하나 있지! 그게 바로 '남동생!' 참 남동생군은 행복한 사람이야. 이런 엄청난 미인누나가 이렇게 챙겨주니…"
"그…그건…"
"에이~오랜만에 같이 하교나 할려고 했는데 안되겠네. 이 브라콤!"
"놀리지마!"
"성질 내는 것 하고는…괜히 찔려서 그러는거 아냐?"
"아우우…"
"그런 표정은 반칙이라구? 지현이는 유독 남동생과 관련해서 말할 때에는 너무나도 귀여운 표정을 지으니까 이럴 때 사진에 찍어서 싸이에 저장해 둬야지…"
"하…하지말라니까!"
"역시 귀여워~"
두 손으로 내 볼을 꼬집으며 나를 놀리고 있는 수진이. 제발 그만두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내가 그렇게 티가 나나..? 정우를 좋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숨길 필요없잖아"
"뭐…?"
"남동생 좋아하는 거. 그걸 굳이 숨기려고 할 필요 있을까?"
"…?"
"'가족으로써' 동생을 좋아하고 사이좋은 남매사이인데 그걸 굳이 숨길 필요가 있냐는 얘기야"
"…수진아"
"내가 좀 진지했나~? 아무튼 지현이가 매일 이런 식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이야. 늘 조용하고 말도 없이 있다가 남동생얘기만하면 바로 돌변하는 지현이이니까. 평상시의 지현이의 모습보다 이런 지현이의 모습이 훨씬 보기 좋아"
"…"
"선약이 있다니 아쉽네~그럼 난 먼저 간다~"
"응. 고마워 수진아"
"고맙기는 뭘~쑥스러워지잖아?"
떠나가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나도 저절로 웃음이 떠올랐다.
"어쩌지…"
나는 복도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면서 혹시나 그가 올까하고 빼꼼 고개를 내밀어서 두리번두리번 찾아본다.
"지현선배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현언니!"
"으응…안녕…"
"혹시 누구 찾으세요?"
"아…아니! 그러니까…"
즉각 회피. 사실 정우를 만나면 오랜만에 같이 하교나 하자고 제안을 하려했었다. 그런데분명히 2학년들은 속속들이 빠져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인사를 받는 것도 어색하고 창피했는데. 제발 빨리 나왔으면...
"여신님이다"
"어디?어디?"
"발견!!"
"우오오오!!"
갑자기 나에게 달려오는 남자학생무리들. 이래서 내가 여기에 오기가 조금...
"여기에는 어쩐 일로?"
"저…저기…"
결국 나는 정우를 못 봤냐고 물어보기로 하였다. 그치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하기에도 거북해서 나는 조금 돌려말하였다.
"혹시…2-c반 끝났어?"
"네. 끝난 지 오래 되었는데요"
"…!!!"
"혹시 박정우 찾으려고…"
"그…그래…? 알았어. 고마워…"
결국 내가 한 짓은 죄다 허사였다. 나는 기다린 보람도 없이 혼자서 돌아가야만 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뒤에 있던 남자학생들이 죄다 '끄흑~!'하고 슬퍼하고 있던 것 같았는데..왜 그러지..?
사각사각..사각사각...
"후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시간개념도 없다. 그저 기계와 같이 사각사각하고 적어나가는 것뿐. 아니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책에 적혀있는 내용들을 보든가.
잠시 휴식을 하기로하였다. 오늘따라 유난히 집중력이 없었다. 뭔가 알 수 없는 불안함에 나는 그것에 신경을 쓰느라 제대로 내용이 머릿 속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뭘까..이 불안함은...
"정우…"
어째서인지 그에 대한 것 같았다. 이 '불안함'. 혹시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학생~"
"…예?"
"시간 끝났어 새벽 2시야"
벌써 이런 시간.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집으로 들어가야하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헛되이 보낼 시간 같았으면 차라리 정우에게 데이트라도 하자고 말하는 건데...내가 너무공부에 치여사는 것인지..그러한 나를 그는 항상 걱정해주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는 여전히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로 그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것이 아닐까?'라고 내 마음은 초조해져만 갔다.
최대한 밝게 생각하자...집으로 돌아오면 정우가 '어서와'라고 반갑게 맞아주겠지...
오늘따라 지친 몸을. 그에게 안기면서 풀어내고 싶었다.
끼이익...
"나 왔어"
"오빠! 아니 지현언니구나…"
"민정아?"
"정우왔어!?"
유달리 민정이와 서현언니가 정우왔냐고 뛰쳐나오다가 나임을 알자 표정이 자꾸만 어두워져갔다.
"…왜 그래?"
불안해진다. 설마....이 불안감이 현실이 되지는 않을까하고..
진짜야..? 정말로 그런 거야..?
"오빠…혹시 학교에서 만났어?"
"아니…못 만났어…"
"…바보…바보오빠…"
"왜…?"
"정우. 아직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
"에…?"
집에...아직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내가 아는 그는 절대로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이번이 두 번째. 새벽이 되어서도 들어오지않는 그였다.
"그 때에도…새벽 1시 30분쯤에야 돌아왔었는데…더 늦게…"
"히잉…정우가 안 들어와…"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곧 있으면 올 거야"
"히잉…그래두…"
"서현언니"
"웅…알았어…"
곧 있으면 들어올거야...그러겠지..
째깍...째깍...
새벽 3시를 넘어섰다. 우리는 모두 거실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 들어오네…"
"혹시 나쁜사람들 만나서…"
"민정아!"
"미안…그렇지만 오빠가…"
"괜찮아. 정우가 그렇게 어린아이도 아니고. 돌아올 거야"
그렇게 말하는 나도 정말 '정우가 어떻게 되어버린 것이 아닐까..?'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한 생각에 잠겨있었다.
"연락도 없고…"
"서현언니. 연락도 없었어?"
"응…애초에 우리들도 정우한테 연락이 안되는 상태고…"
"이번기회에 핸드폰을 마련해야지…"
"우리 찾으러 돌아다닐까?"
"어?"
"찾자. 이렇게해서라도 오빠 찾아야지"
"진정해 민정아"
"언니들은 진정하게 생겼어!"
"…침착해. 우리라고 정우가 걱정이 안 되는 줄 알아?"
"서현언니…"
서현언니가 최대한 차분한 어조로 민정이를 다독거렸다. 하지만 그 어조에는 너무나도 걱정되고 초조하고 불안한 그녀의 심경이 고스란히 보였다.
아까 전까지만해도 조금 어려보이는 행동을 하였던 서현언니는..이런 면에서 보면 정말로어른답고 우리들의 맏이가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다려보자. 고작 하루야. 고작 하루밖에 안 지났어 민정아. 우리들은 지금 연락도 전혀 안 되는 상태이고 이렇게 새벽내내 돌아다녀봤자 헛수고야. 그리고 이렇게 찾아다니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해. 나도…마음같아선 정우를 온 동네 돌아다녀서라도 찾고 싶어…그렇지만 그 전에 우리가 차분해질 필요가 있어. 하루 더 기다려보고 정말로 안 오면 그 때가서 찾자. 정우가 멋대로 외박하고 오는 경우가 있잖아?"
"외박…?"
정우가..외박을 한다..?
"우리가 이렇게 걱정하는데…오빠는 어디서 뭘…"
"설마…"
"언니도…방금 같은 생각했어?"
"설마…여자랑…"
"여자…"
"안 돼!"
"부우우!!! 진짜로 그런 거라면 정말로 가만 안 둘거야!"
"그 때에는…"
정우를 향한 걱정과 불안에서 갑자기 느닷없이 살기로 바뀌어버린 서현언니와 민정이. 나도 정우가 여자랑 함께 있는 것이라면....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애초에 그런 상상을 하는 것이 끔찍했다.
도리도리.
고개를 돌려보며 아니겠지..하고 있지만..의심이 생긴 이상...
'정말로 그런 거라면…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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