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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2. Whereabouts of Mind(마음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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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거실 안.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tv. 소파. 시계. 탁자.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이 공간 속에 메워져있었는데도. 왠지모르게 허무감을 느낀다.
"미안해…미안해…"
자꾸만 누군가가 '미안해'라고만 되뇌인다.
그런데 그 누군가를 보려고 해도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미안해…"
단지 내가 알 수 있었던 것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눈물을 흘리며 오열하는 것만 알수 있었을 뿐.
'왜 이렇게 슬프게 울고 있어?'
묻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는다.
"미안해…"
오직 거실 안에서는 미안해라는 소리만이 들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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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꿈이다. 녹화하는 동안에 잠깐 대기실에서 쉬고 있었는데 잠이 들었나보다. 녹화시간이 은근히 많이 지연이 되다보니 이러한 꿈을 꿀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원래 난 낮에 꿈을 꾸지 않았었는데..어찌된 일인지 꿈을 꾸게되었다. 벌써 몇 번째인가..유난히 올해에 들어서 나에게 일어나는 고정된 일들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윽…!!"
머리에 현기증이 일어났다. 내가 꾼 꿈이 뭐였는지 다시 생각해보려고했는데 전혀 떠오르는게 없었다. 아니 생각하면 할 수록 머리만 어지러워졌다.
그만둘까. 어차피 생각나는 것도 없었고.
벌써 녹화시작 3시간 째였다. 대체 언제까지 해야되는 거야 이거. 연예인들이 녹화장에있는 동안 그들을 받쳐주는 사람들의 일거리는 갑자기 없어진다. 그래서 자연스레 심심해지는 것은 다반사. 나 역시 잠을 자버릴 정도로 많이 심심했었나보다.
시간은 이제 늦은 오후. 머지않아 저녁을 먹어야할 시간이었다. 이 이후의 스케줄을 살펴보면 이 녹화가 끝나자마자 다른 지역에 가서 공연을 한다. 그리고 공연을 끝마치고 나서다른 멤버들은 스케줄이 없다. 그 동안 내일 있을 콘서트 연습을 하거나 사실 아까 전에 들은 바로는 콘서트연습이 이미 완벽하게 되어있었기때문에 내일 연습 조금하고 또 리허설만 하면된단다.
그렇지만 우리는 계속 움직여야했다. 공연이 끝나면 스케줄이 없는 다른 멤버들과 다르게 인기가 가장 많은 이 녀석은 또 스케줄이 차 있다. 매니저는 내일 있을 콘서트관계로 따로 일을 해야했기때문에 이 매니저가 개인적으로 세희만을 챙겨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내가 개인적으로 '고용'된 거고.
나를 포함해서 코디 1명. 총 세명이서 새벽까지 이행해야 할 것이다. 축제 공연 이후로 있을 라디오 출연과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야에 하는 라이브프로그램.
"…원래 이런 거 저녁에 다 하지않나?"
어떻게 새벽까지 하냐고요..이 녀석들이 그리 체력이 좋게 보이지도 않는데.
참 연예인이라는 것도 고달프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도 지금의 난 빈둥비둥 거리고 있었지만.
"수고하셨습니다~"
드디어 녹화가 끝났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하는 예능은 성공리에 마치게 된 것 같았다.게스트들과 mc.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스태프들 모두 수고하였다면서 서로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드디어 끝났나. 이로써 첫번째 스케줄 종료.
"빨리 가야해 우리 늦었어!"
"예상 외로 지연이 많이 됐네…"
"어서 타! 차로 1시간 40분 정도 걸리니까 잠 좀 자두고"
"밥 좀 먹어요~"
"너무 배고파요~"
세희를 비롯한 멤버들이 녹화를 마치고나서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몇 시간 동안이나 녹화를 하느라 체력이 소진되는 것은 당연한 거겠지만 어째 매니저는 가차 없었다. 바로 우리들을 차에 태우고 자신이 운전대를 잡았다.
"세계엑스포가 열리는데 거기에 축하공연 와달라는 초청을 받은 거 알고있지?"
"눼…"
다들 힘들이 없었다.
"…일단 밥부터 먹어야겠다"
결국에는 매니저도 두손 두발 다 들어서 항복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태로 공연을 하다가는 되려 망칠 수도 있는 데다가 멤버들의 상태만 더 안좋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저녁을 일단 먹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매니저의 항복에 멤버들은 모두 승리의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제대로 된 식사를 보장받지 못한다. 간단하게 김밥이나 샌드위치 같은 것을 사가지고 와서 차 안에서 이동하면서 먹어야했다.
"정우야"
"…응?"
"여기"
세희가 호일로 포장된 김밥 한 줄을 내밀었다.
"괜찮아. 너 먹어"
"으응. 정우 먹으라고 사온 거야 이거"
"…너 배고프잖아"
"이 이후에 밥 먹을 기회 없을 지도 몰라"
"네가 공연하고 있는 동안 나는 따로 밥 먹을 기회 있으니까 너 먹어"
"…"
"정우씨 바보"
"바보네"
"걱정되서 사준 건데…"
"둔감…"
같은 차안에 타고 있던 다른 멤버들과 여자코디들이 수군수군거린다. 또 나보러 왜 그래?
"왜 그래요 다들?"
이러고 물으니까.
"…스스로 알아보세요"
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그리고 세희는..
"흥!"
삐진 듯이. 내 얼굴을 보자마자 홱 얼굴을 돌려버리는 것이었다.
"하웅…"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간단히 주린 배를 채우고나서 이동하는 동안 모두 피곤하고 지쳐서 곯아떨어져 자는 소리만이 차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너도 자라"
차 안에는 현재 매니저와 나만이 깨고 있었다. 나머지는 모두 수면중.
"아니요. 괜찮습니다"
이미 아까 전에 잔 데다가 난 저녁에 잘 수 없기 때문에. 벌써 어둑어둑 해가 지고 깜깜해져서 라이트를 키지않는 한 도로를 달릴 수 없었다. 게다가 많이 시간이 지체되어서 꽤나 고속도로에서 급하게 달리는 듯한 매니저.
"…안 졸리십니까?"
나는 물었다. 특히나 매니저는 운전을 하고 있어서 더 피곤할 것 같았다.
"당연히 졸리지"
졸음운전은 위험하다고 들었는데...
"속력은…안 줄이십니까?"
엄청나게 휙휙 지나간다. 잠깐 딴 데 보았다가는 바로 사고가 벌어질 것 같은 아찔한 상황이었다.
"나야 안전운전하고 싶지만…워낙에 바쁘기 때문에…"
"…위험한데…이런 거…"
"어쩔 수 없어. 이미 한 약속을 지연시키거나 깨면 안되는 법이니까"
"…"
그렇지만 그 전에 사람의 생명이나 안전이 더 소중한 법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묻고싶었지만 참았다. 약속하기 이전에 죽어버리면 약속이고 뭐고 없는 것이 아닌가하고 항의해보려고도 했었지만 안하기로 하였다.
"…우리들의 세계는 이런 법이니까"
혼잣말을 하는 듯한 매니저의 이 한마디가 유독. 자조적이고 쓸쓸하게만 들려왔다.
도착을 하여도 하품을 계속하고 졸움을 못 이겨서 계속 꾸벅꾸벅 조는 멤버들. 그렇지만 이들은 정작 공연을 하는 와중에는 신나게. 그리고 즐겁게 하고 있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피곤함에 쩔어서 이리저리 몸도 제대로 못 가누었었던 것 같은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이지..
공연도 끝났겠다. 바로 우리들은 다음 스케줄로 이동했다. 이게 무슨 지옥의 강행군도 아니고..왜 이렇게 한시바삐 움직이는 것인지...
"그렇지만. 이것은 스케줄이 적은 편인걸요?"
"…!!"
나는 그 말에 까무러칠 뻔했다. 나도 사실 이렇게 왔다갔다하면 자연스레 피곤해지고 힘들어질 수 밖에 없었는데...이게 적은 편이라고..?
"보통 하루에 스케줄이 많으면 10개 이상도 나와요. 그래서 어떻게하다보면 우리나라 한 바퀴 도는 기분도 들구요"
"…"
"그나마 저희가 내일 마지막 공연하고 나서 해외로 가서 적어진 편이예요. 대부분의 한국에서 하는 스케줄은 미리 정리했어요"
"…그렇군요"
이 작디 작은 소녀에게서 어떠한 힘이 나오는 것인가. 너무나도 힘들고 고된데...
"힘들지 않으십니까?"
"힘들죠"
"그렇지만 왜…?"
"이것이 저의 '직업'이고. 제가 해야할 일이며. 제가 원하던 일인걸요"
"…"
"이러한 힘듬이야 얼마든지 버틸 수 있어요. 저는 연예인이니까요 누가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얻게 되겠어요? 저는 운이 좋은 거예요. 이렇게 원하던 직업을 손에 얻게 되고 이렇게 할 수 있게 된 제가. 운이 좋은 거죠"
"…"
"물론 힘들어요. 그렇지만…저는 이러한 고생에 반드시 복이 올 거라고 믿기때문에…저는 물론이고 세희언니. 다른 멤버들 모두. 아니 연예인이라는 사람들모두가 노력하는 것이랍니다"
"…"
"한편으로는…아쉽기도해요"
"뭐가말입니까?"
"이렇게 청춘을 낭비하는 거잖아요? 대학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고. 클럽에 친구들과 같이 평범하게 가서 놀고. 사랑도 해보고. 이러한 일상적 생활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는 느낌도 많이 들어요"
"…그렇습니까"
"세희언니가 부러워요. 그나마 저희중에서도 가장 많이 학교에 나온 언니이니까"
"…"
"물론 그 이유에는. '그 누군가'가 존재해서였기때문이겠지만"
"…네?"
"으휴…얘기를 꺼낸 제가 잘못이네요"
"어서 안 오고 뭐해~"
"정우씨 빨리 와요~!"
"네네~ 지금 가요~어서 가요 오빠. 사람들 기다려요"
"…예"
우리들은 재빨리 차 안에 올라탔다.
"이로써 오늘 스케줄은 끝~"
"숙소가서 자야지~"
"세희언니 불쌍해…"
"또 스케줄 남아있어 세희?"
"응…"
"숙소에는 들어올 수 있어?"
"아니 오늘은 사무실가서 자야 될 것 같애"
사무실가서 자야된다고..?
"…정우씨랑 같이?"
"에…?"
갑자기 놀란 그녀. 또 얼굴까지 빨개져버렸다.
"흐흥~?"
지금 확실히. 세희를 놀려먹고있다. 그리고 나는 왜? 나까지 사무실에서 자야된다고?
"당연히 '개인'매니저니까 같이 움직이는 게 당연한 거죠 정우씨"
'얼래…?'
그랬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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