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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2. Whereabouts of Mind(마음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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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책임져"
....뭐라고 했냐 지금? Repeat? 다시 한번?
"…??"
"나 책임지라구"
"…!!!"
다시 한번 들어도 '책임져'라는 소리 밖에 나오지 않는다. 내가 뭐 사고(?)라도 쳤어? 왜 오늘 너를 책임져야하는건데? 게다가 그 소리때문에 반 애들이 죄다 경악했잖아! 오늘 대체 이 녀석이 왜 그러는건지...게다가 그 소리때문에 반 아이들은 모두 나와 그녀에게로 이목을 집중하고 있어서 우리는 나지막이 조용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것을 들으려고 조용해진 교실 분위기는 차마 막을 수 없었다.
"내가 뭘 어떻게 책임져야하는데?"
"그게…소원이야.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건지...
"오늘 주말이니까…시간도 많고. 그러니…"
그러니까 뭐를 해야되냐고요...얘기를 좀 해 얘기를...
"…그래서?"
"그래서라니?"
"내가 어떻게해줘야 네가 만족하는 건데?"
"그…그건…"
마녀답지않다. 이런 표정. 그녀는 항상 능글맞고 나를 놀려먹었었는데 요새 이상하게 '소녀'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갈색머리의 그녀가 소녀틱한 모습을 취하니..마치 예전의 '위선자' 연세희를 보는 것 같았다.
"데…데…"
"…?"
그녀는 직접 학생들앞에 얘기하기를 꺼려하였는지 나에게 다가와서 조용히 귓가에 대고 말했다.
"나랑…데…데…"
그러니까 얘기하라고. 귓속말을 하는데 왜 이렇게 떠는거야?
"데이트해줘…"
"뭐…?"
"아니…오늘…날 지켜주었으면 해"
지켜줘...?
"오늘…그리고 내일…나의 보디가드이자 매니저가 되어줘"
"…"
"그게 내가 원하는 거래의 '댓가'야…"
아항...그러니까...'노예'로군...
내가 무슨 하인이냐...? 그리고 오늘만 하면 될 것을 내일까지? 내일 공연한다고 했는데 공연 전에도 계속 저 녀석을 따라가야 되는 거야?
나는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저 녀석이 먼저 나에게 호의를 베풀었기에 Give and take.는 반드시 지켜야했으므로 나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애초에..저 녀석이랑 '거래'따위를 하는 것이 아니었어..
"…네가 그것을 원한다면. 해줄게"
뭐..친구이기도 하고..
"정…말…?"
"그래"
"딴 말…하기 없어…?"
"…알았으니까"
"그러면 오늘 방과 후…계속 같이 다니자"
"알았어"
"헤헤♡"
내가 승낙의 의사를 밝히자 이제야 그녀는 조마조마하던 표정에서 풀어져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이 갈색머리의 소녀. 나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뭘까.
그리고 귀여운 미소를 지으면서..그녀는...
'진정으로 기뻐하고 있었다'
"정우야~"
종례를 마치고. 예상대로 가방을 싸고있던 나를 기다리고 있는 그녀.
"자세히 얘기해"
"뭐를?"
"보디가드겸 매니저가 되어달라매"
"응"
"그 매니저 있잖아"
"따로 개인매니저를 두려는 거야"
"…?"
"그 매니저는…그룹 매니저이지 내 개인매니저가 아니야"
"…그러냐"
"그리고…보디가드도…다 회사에서 고용된 사람들이지 내가 따로 고용한 것이 아니고…"
"흠…"
"마지막이니까…"
"뭐?"
"마지막이니까…마지막기회니까…"
"…?"
"으응. 아무것도. 어서가자"
무언가를 중얼거리다가 내가 바라보자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손사래를 치고 교실 밖으로나가기를 재촉하고 있었다.
학교건물을 빠져나가고 둘이 같이 걷고 있었다. 그녀의 직업이 연예인이다보니 주위의 시선은 모두 그녀에게로 향하고 있었고 그 옆에 있는 나는 '저 자식 대체 뭐야?'라는 식으로바라보았다.
"시선은 신경쓰지마. 오늘이랑 내일은 나의 매니저니까. 당당해져"
"…"
"친구가 좋다는 게 대체 뭐겠어? 나는 그다지 인맥이 없는 걸…그래서 너에게 부탁한 거야. 오늘이랑 내일 상당히 바쁘거든. 그래서…게다가 매니저오빠도 다른 멤버들도 챙겨야하느라 나 챙겨줄 시간이 없어. 그래서 임시로…널 '고용'한 거로 생각해줘. 너는 나 지킬 수 있는 힘도 있고. 보디가드도 같이 할 겸…"
"중간고사 때의 일은…"
"미안해. 사실 '노리고 있었어'"
"노리고 있었다…?"
"오늘이랑 내일 나 뒤치다꺼리해주는 건데…그냥 부탁하기에도 힘들었어. 너무 미안했거든. 그래서 너한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너에게 부탁하고. 어떻게해야 네가 오늘이랑 내일 나랑 같이 있어줄 수 있을까 해서 고민하다가 중간고사때. 너에게 노트를 건네준 거야. 너는 매일 자니까 수업도 안 듣잖아? 그래서 그걸로 시험공부에 도움이 될까해서…"
"그렇군…그런데 왜 굳이 나에게?"
"그건…"
"까놓고말해서 연예인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말이 안되지않나? 아무리 친구라도 그렇지 사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은…"
"…"
"내가 못들어주겠다는 것이 아니야. 문제는 내가 정말로 너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야"
"정우야…난…"
"세희"
"…응"
"내가 이렇게 너의 옆에 붙어있으면 '혹시 남자친구아냐?'라고 뉴스기사거리에 나올 지도몰라. 너 같은 경우에는 개같은 상황이지. 이런 폐인과 '연인'관계라니. 그것때문에 한바탕 곤혹을 치를지도 몰라"
"아니야…그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되는 지를 알려줘. 그리고 그것이…너에게 '위험성'이 있는일이라면 나는 바로 손을 떼겠어"
"…"
"난 친구의 미래를 가로막고 싶진 않아"
"친구…"
"친구잖아 .우리는"
"그저…친구구나…"
"사실 너 같은 연예인친구 둔다는 거. 정말 일어나기가 희박한 일이지. 보통 같은 연예인들끼리 친한 법인데 말이야…"
"…"
"…얘기해. 내가 뭘 해야되는 거야?"
"먼저…사무실가서 얘기하자"
"사무실…?"
"응. 거기에 가서…얘기할게. 지금은 일단…"
"그래…"
곧 얘기해주겠지....
나와 그녀는 사무실로 향하고 있었다. 사무실과 스쿼시장은 상당히 가까웠기에 그녀 역시트레이닝복을 입고 왔다갔다하면서 다닐 수 있었던 것이다.
사무실은 꽤나 큰 건물이었다. 대형회사인가..? 하긴 연세희정도의 인물을 키우려면 그 정도의 힘은 있어야지...
"잠시만 기다려. 내가 매니저오빠한테 얘기할 테니까"
그녀가 어디론가 가고 나는 뻘줌하게 1층 로비안에 있던 자판기 옆 의자에 앉아있었다.
"…안녕하세요"
세희를 기다리고 있다가 누군가가 나에게 인사를 건네주었다. 고개를 들며 쳐다보니 어떠한 앳된 얼굴이었지만 외모는 바로 '이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여자아이가 날 보고 있었다.
"저한테…인사를 하신 겁니까…?"
"예"
"아 예…안녕하세요"
"세희언니의 지인…맞으시죠?"
"네…"
"'그 분'이시구나…"
"'그 분'?"
"헤헷. 아무것도 아니예요. 여기 앉아도 될 까요?"
"네. 얼마든지 앉으세요"
"그렇게 존댓말 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냥 편하게 부르세요"
"아니요. 저는 이게 편해서…"
"부끄러우신가요?"
"그건 아니지만…뭔가 모르는 사람이랑 대화하면…"
"아하…낯을 가리시는 구나…"
"…죄송합니다"
"고작 그것가지고 죄송하다라고 말할 필요는 없어요. 사실 세희언니보다 전 1살 어린걸요? 듣기로는 세희언니의 친구분이라고 들었어요"
"네…"
"오늘. 우리 경호원이 되어주시기로 하신 거 맞으시죠?"
"…네?"
"경호원이요 경호원. 사실 경호원 중 한 분이 몸이 몹시 아파서 대체요원이 필요했는데 사설경비업체에서도 인원이 부족하다고해서 보내줄 수 없다고 얘기했어요. 그 때 세희언니가 말한 거예요. 자기 아는 사람 중에 경호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이점이었던 것은…"
"…?"
"고용비가 공짜였다는 점이죠. 세희언니의 지인이었으니까"
"역시나…"
"에…역시나라뇨?"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리고…세희언니가 몹시도 원하는 바람에요…오빠를…"
"…예? 지금 뭐라고…"
"이것은 말하면 안되려나. 죄송해요 실언을 했었나봐요"
"…"
"또 오늘은 세희언니 스케줄이 워낙에 빡빡해요. 내일은 우리 공연하는 것도 있고…저희 멤버중에서 24시간이 모자란 사람은 세희언니 뿐일 거예요. 그래서 매니저오빠가 계속 여태까지 언니만 따라다녔던 거고요. 그렇지만 오늘은 저희도 바쁜데다가 스케줄이 저희랑 세희언니랑 나뉘어지거든요. 그래서 매니저가 두 명이 필요했어요"
"…그렇군요"
"그래서 세희언니가 사장님한테 말했어요. 언니가 따로 고용하면 안되냐고. 돈은 들지 않게할테니 알아서하면 안되겠냐고 말했더니 사장님이 고민하시다가 ok해주셨어요.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저…로군요"
"이렇게 그룹의 한 멤버가 따로 개인적으로 부르는 것은 그렇기는 하지만…우리도 고육지책으로 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러니 양해바래요"
"…네"
"듣기로는 무척이나 무술을 잘한다고 들었어요"
"…아닙니다"
"에헹. 숨기려고해도 소용없어요. 5명을 혼자서 쓰러드렸다면서요?"
"그건…"
내가 기습으로 한 것이었는데다가...솔직히 '편법'이었지...내가 무슨 정식으로 무술을 배우는 것도 아니었고..맞고 맞아가며 책을 통해 배워나간 것 뿐이었다.
나는 강해지고 싶었다. 이렇게 약하기살아가기 싫다면서 책이로든 혹은 뭐로든 상대방을쓰러뜨릴 수 있는 기술들을 익히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어렸을 때부터 계속 맞아가면서 맷집이 생겨가고 또 어디가 약한 부위인지 저절로 파악하게 되면서…뭐 책을 통해 새벽마다 연습해나갔다. 하지만 정작 그 노력을 실전에서 사용한 적은 별로 없었다.
내가 정식으로 무술을 배운 사설 경호원들과 붙는다면..100% 필패다.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아 죄송합니다. 생각할 것이 조금 생겨서…저도 모르게…"
"그렇게 고민하실 필요없어요. 보디가드 일 보다는 매니저의 일을 더 하게 될 꺼니까요"
"…"
"여기요"
"…이건?"
"세희언니의 스케줄이예요. 매니저라면 외워둬야죠? 이 스케줄대로 하는 거예요"
나는 그녀가 건네준 종이를 보았다. 정말로 내가 보아도 오늘이랑 내일은 바빴다.
"그리고…후훗♡"
"예…?"
"아니요. 세희언니랑 오붓한 시간 잘 보내시라구요"
"…??"
"어쩌면 있죠…언니가 오빠한테…"
"세희가 저한테?"
"아니예요. 얘기하면 재미없겠다. 아 저기 세희언니 오네요"
"정우야"
"오랜만이군"
세희와 함께 옆에 있는 남자는 무척이나 낯에 익은 얼굴이었다.
"세희언니. 매니저오빠"
"…네가 어떻게 여기에?"
"저야…세희언니 맞으러 갔다가…그냥…에헷♡"
"세희의 지인이 바로…너 였냐…?"
"오랜만이네요. 매니저님"
나는 차갑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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