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216화 (216/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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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2. Whereabouts of Mind(마음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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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허접작가 Scribbler입니다. 그냥 작가주저리나 한 번 떨어보려고 한자 한자 적어나갑니다.

Part 12.을 연재하면서 가면 갈 수록 막장하렘물로 간다는 코멘트가 더러 있었는데요..

작품소개에도 미리 '근친하렘개막장소설..'이라고 처음부터 미리 적어도 놓았고..

그리고 변명거리 하나 하자면 '운동회'편 이후로는 Part 13부터 분위기가 계속 어두워질 것 같습니다. Part 12가 끝나고 '에필로그'까지 대략 3개파트. (잘하면 4개예요. 원래는 2개의 파트선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조금 더 스토리의 안정화를 위해서..) 제 시나리오 대로라면 Part 13 초반까지만 밝게 될 것 같고 그 이후로는 주욱 어두울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정하지도 않았지만..아마도..

사실 '엔딩'을 아직까지도 정해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것때문에 너무 끈다는 느낌도 많이 있어요 빨리 엔딩을 정해놔야하는데..갈등이 너무 심해요.)

솔직히말해서 제가 좀 새드엔딩 편애하는 것도 있고..그렇다고 투표에서의 해피엔딩의 압도적인 지지율도 무시할 수 없고...게다가 '진히로인'을 서현과 지현 두 명중에서 정하지도 않았고..'텍본'을 제작할 지 말지 고민중이고..

어찌되었든 '회색빛~'의 이야기는 산으로 가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독자님들의 의견을 참고로하고 스토리를 정하려고 하고는 있지만...그것이 잘 되지도 않고..이 빌어먹을 작가는 수능생이고...빨리 완결을 내야된다는 강박관념도 많이 생기고 있어요.

이 소설 완결내고 차기작으로 거의 선정된 '흑의 계약자' 패러디는 가면 갈 수록 멀어져만가고 있고..심지어 제목까지 정해놓았는데..저는 한 우물만 파야하는 스타일이라서 두개의 연속연재는 무리더군요..

그에 따라서 완결횟수도 늘어나고 있다는..part 12가 예상외로 너무 길어져서..어쩌면 300회를 넘겨버릴지 몰라요. 이러면 소설의 재미는 더욱 더 반감이 되는데 말이죠..

빨리 운동회편 끝나고. 그 이후의 남은이야기가 끝나고 나면..바로 part 13인데...완결까지 코앞인데..후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너무 힘듭니다. part 12연재하면서 컴퓨터고장이라는 슬럼프도 있고..도중에 외전이라던가 번외편이라던가 200화 특집 인터뷰는 까놓고말해서 '그냥 쉬어가는 타이밍'이었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수능생이다보니 공부에 대한 압박감도 많이 있었고..이것도 일종의 스트레스해소였는데...

제가 제대로 슬럼프를 겪은 시기는 Part 5~6. Part 8에서 겪었는데..이번에는 너무 심해요 슬럼프가..그래도 매일 연재하려고 노력하고 자세하고 좋은 스토리를 내기위해서 이리저리 머리도 굴려보고..연참도 해보려고 하고..

그냥 처음 소설 연재시작했을 때. '그냥 내 나름대로 즐겨보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 한풀이이도하였고 그랬지만은..

스토리가 방대해지고 복잡해짐에 따라서 머리는 아파오고..조회수라던가 추천수라던가 그런 거 왠만하면 신경쓰지말자는 주의였는데..선작 막 '-' 나오면 정말 암담하고..'내가 이렇게까지 소설연재를 해야겠나?'라는 의문점마저도 생깁니다.

어쩐지 초심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느 샌가 저를 뒤돌아보면 코멘트수에. 추천수에. 선작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어느 한 막장글쟁이로 변해있었어요.

소설 시작했을 때에는 연재수가 한 50건. 추천 하나만 나와도 이렇게 허접한 글임에도 많은 분이 봐주시는 구나하고 기뻐했던 지가 어제같은데..40만을 넘기고 그러하다보니 욕심은 가면 갈수록 끝이 없습니다.

그래도 처음쓰는 작품이고. 많은 분들 앞에서 보여주는 건데.

이렇게 찌질하게 주저리를 떨어대는 막장작가를 독자님께서는 너그러이 이해해주세요. 소설쓰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깨달은 초보입니다. 머리 속에서 상상했던것을 글로써 구현화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제가 써봄으로써 구구절절히 느끼고 있어요.

요새 소설의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해요.정작 이렇게 사라지니까 제가 그 동안 독자님들께 인기는 조금 받았구나..했었는데 안타깝기도 하고..소설 쓰는 의욕도 사라져가고..이제는 적응이 되어갑니다. 20~30건 했었던 코멘트수들이 팍 줄어드니까 처음에는 충격도 있었는데 말이죠,,

그렇지만 완결은 낼 생각입니다. 제 자기만족으로 시작된 소설이라고 해도..그래도 끝은 내야되지 않냐고 제 자신에게 묻고 있습니다.

소설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바로 내 자신에게 비롯된 것이기에..그래도 좋은 글을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 소임이니까요. 한 분의 독자님들이 더 읽고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한 생각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소설 연재하면서 즐거움이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고정독자님들이 생겼다는 것이지요. 그 분들이 그래도 꼬박꼬박 코멘트 달아주고 그러면 저도 모르게 의욕이 다시 솟기도하고 웃기는 댓글 보면 푸하하하고 웃을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막장작품에. 유쾌하게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로 감사드려요.

그러면서 깨닫는 바가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은 그것을 만든 작가가 아니라 그것을 읽는 독자가 주인이라는 사실을요. 예전에도 느꼈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사실을 더 체감하고 있습니다.

너무 주저리를 떤 것 같군요..아무쪼록 독자님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상 허접작가의 주저리를 마치면서..

Part 12. Whereabouts of Mind.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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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의 마지막행사. 계주. 어느 샌가 그것이 시작되려하고 있었다. 내가 자는 동안. 혹은 내가 2인3각달리기대회를 하는 동안 모든 대회가 끝나있었고 이제는 단 한 가지만이 남아있었다.

"…이제 단 하나만 남았다! 그것은 달리기계주!"

여전히 담임은 열혈모드. 유독 오늘따라 의욕이 넘쳐나보였다. 이럴 꺼면 체육선생을 하든가.

학생들은 지쳐있었다. 줄곧 운동장스탠드에서 구경하느라 조는 애들도 있었고 경기에 참여한 것 때문에 지쳐버린 애들. 어쨌거나 모두가 지치고 힘든 상태였다.

그리고 운동장에는 달리기계주 선수들이 있었다. 이번에는 3학년이 참가를 하지 않아서 2학년 계주가 아마 마지막 행사인 것 같았다.

한 반의 달리기주자는 총 5명. 게다가 내로라하는 달리기잘하는 녀석들이 모여서 고전이 예상되었다. 수련회때에는 그나마 장애물이라도 있었지. 지금은 장애물도 없었고 오직 순수하게 달리기속력으로만 판가름하기 때문에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아니 예측하지 못한다기보다 우승 가능성이 턱없이 낮다는 얘기가 옳을 거다.

"주자 1번 김성철"

"네!"

담임선생이 달리기순번을 정하고 있었다. 명단에는 이름만 올려두었지 정작 순서는 정하지않았으니까.

"주자 2번 이상규"

"예"

"주자 3번 김태윤. 주자 4번 한성진"

"예"

"그리고 주자 5번…박정우"

나는 마지막...또 마지막이다...나도 한 2번이나 3번하면 안될까? 왜 또 마지막이야?

"이상이 달리기 주자순서다. 특히나 박정우! 네 역할이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겠지?"

알고말고요..이렇게 부담스러운 것을 아주 자알 알고 있고말고요.

"네가 우리가 뒤처질 때에는 막판뒤집기를 해서 이기고. 아니면 우리가 유리할 때에는 굳히기에 들어가고"

"네…"

"왜 이렇게 대답에 힘이 없나?"

"예"

"뭐 네 녀석이 맨날 졸고 그래서 애초에 네가 나간다는 것에 의아함을 느꼈다만은…"

저도 그래요. 왜 제가 애초에 체육대회를 나가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다니까요?

"네 녀석들! 잘할 수 있겠지!"

"예!!"

"목소리가 작다! 잘할 수 있겠지!"

"예!!"

"좋아. 그 기세다. 그 기세로 하면 우리 반은 우승하는 거다"

담임선생이 갑자기 소리치는 바람에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죄다 우리 반을 쳐다보는것에 창피함을 느꼈지만은 이것은 이것 나름대로 담임이 우리의 긴장을 덜어내기위해서 한 응원이라는 점에서 이해를 하였다.

"달리기계주가 시작합니다. 선수여러분들은 모두 운동장 중앙으로 대기하여주시길바랍니다"

안내방송이 울리고.

"가라"

"잘하고 와라!!"

"우리 반이 우승한다!!"

반 아이들의 응원을 받고.

그리고 운동장으로 향하면서.

"오빠!!"

"정우야!!"

가족들의 힘찬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운동장에 섰다.

운동장에서는 조끼가 있었다. 선수들을 구별해주고 대표하는 여러 색깔의 조끼들을 반 별로 배분하고 있었다. 총 8개 반이 한꺼번에 하는 거였기에 색깔들도 다양했다.

우리 반. 2-c반이 주어진 조끼의 색깔은 검은색. 조끼를 껴입고나서 첫번째 주자가 출발선으로 향하고 있었고 두번째 주자가 그 반대쪽. 세 번째가 첫번째주자와 같은 곳. 이러한방식으로 가야했다.

각자의 위치로 나뉘어지기 전. 나름대로 반 아이들끼리 뭉쳐서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각자 손을 모아서 화이팅을 외치는 반들도 있었다. 상품도 보통 상품이 아니었는지라 각오는 더 대단한 것 같았다.

우리 반 역시 손을 모아서 화이팅을 외쳤지만...나는 진작부터 빠져있는 상태였다. 그저 넷이서 화이팅을 외치고. 나를 그저 스쳐지나가듯 흘겨보았다. 우리 반의 달리기주자들과는 그다지 친분도 없었고. 또 뭐 저 녀석들은 나를 싫어하는 것같으니까 별 수 있겠느냐만은.

첫번째주자와 세번째주자와 같이 출발선쪽으로 향했다. 두번째와 네번째주자는 반대편에서 뛰어서 우리들에게 바통터치를 할 거고 우리들도 똑같이 할 것이다.

제각기 몸을 풀고 있었다. 목을 돌리고. 어깨를 돌리고. 다리를 풀며 긴장해소를 하고 몸을 부드럽게 하려는 듯. 더 빠르게 뛰어보고자 신발을 벗고 맨발로 뛰는 학생들도 많이 있었다.

곧 이어서 첫번째주자가 출발선 앞에 서 있다. 선생이 가지고 있던 총소리가 울리면 그것이 출발신호. 2인3각달리기와 똑같다.

"준비"

달리기자세를 취한다. 8명. 너무 심한 경쟁.

탕!!!

이 운동회의 마지막을 알리는 총소리는 울려퍼졌다.

첫번째주자가 달리는 동안 세번째주자와 나는 대기였다. 세 번째주자는 미리 출발선에 서서 몸을 풀고 있는 중. 나는 현재 정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빨강색 조끼를 입고 있는 반이현재 1등. 아직까지는 비등비등했다. 그렇지만 두번째주자로 바통터치하는 순간부터 순위는 급격하게 갈리게 된다.

첫번째주자가 달리기를 하면서 인코스 혹은 아웃코스로 돌아야하는 코너로 접어들었다. 반드시 인코너로 가야 시간이 단축. 인코너로 가고자 각자의 몸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너무 격렬한 몸싸움은 바로 실격간주였기에 조심조심해야할 거라고 예상했었는데..역시 경쟁과열이다보니 몸싸움도 심했다.

이와중에 순위는 왔다갔다 바뀐다. 초록색이 1등이었다가 다시 빨강색. 빨강색에서 또 이번에는 파랑색이 1등이다. 우리 반은 어디있냐고? 슬로스타터인지 거의 뒷구석에 있었다.그렇다고해서 차이는 거의 없었지만은.

바통터치를 해야하는 순간이 왔다. 계주에서 바통터치가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나가 알고있었다. 도중에 바통을 떨어트리기라도 한다면 바로 꼴찌로 가는 지름길이었기에..

두번째주자가 먼저 움직이면서 뒤로 손을 내밀고 바통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치고 나가기위해서. 그리고 바통을 받자마자 미친 듯이 뛰기시작하는 주자들.

이번에 우리 반 녀석이 조금 달리기실력이 뛰어나서였을까. 바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그래서 2-c반 녀석들의 환호성이 여기까지 들려왔다. 상위권싸움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 중위권보다도 몸싸움은 격렬하다. 지치기라도 한다면 뒤쳐지고 그러니 또 필사적으로 달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위권도 부랴부랴 상위권으로 쫓아가고자 노력 중. 아직은 갈리지 않았다. 하위권이 어느순간부터 상위권이 될 지도 모르는 상황.

이어서 세 번째 주자가 이었다. 그런데 노랑색팀이 바통터치를 하고 바로 치고나가는 도중. 넘어져서 바로 꼴찌 확정이 되었고 이제는 순위권이 서서히 갈리기 시작하였다.

우리반의 세 번째주자 3번째와 2번째 순서로 왔다리갔다리하고 빠르게 달리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 반 은근히 달리기 잘하네?

현재 1위는 보라색팀. 하위권에 있다가 이번에 에이스가 등장하신 모양이다. 엄청 빨라서 2번째와 3번째와의 간격이 조금 있었다. 하위권은 처음에 1등하다가 빨강색팀이 어느새 뒤쳐져있었고 노랑색은 넘어진 후에 쫓아오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만회하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였다.

이제는 서서히 내 차례가 다가온다. 후우하고 입바람을 내고 멍하니 서 있었다. 잘해야되는데 말이지..나도 어느샌가 이 운동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엇다.

세번째주자가 네번째주자로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고 그 시간은 무척이나 빠르다. 첫번재와 두번째사이의 벌려져있던 격차도 많이 줄어들어서 언제라도 1등은 바뀔 수 있었다.

반대쪽에서 세 번째가 네 번째 주자로 바통터치. 우리 반도 상위권이라서 남들보다 일찍바통터치를 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도중에. 떨어뜨려버렸다. 게다가 달리는 녀석들때문에 바통이 날아가버렸다.

"아놔…"

이러면 내 입장만 곤란해진다. 어떻게 만회하라고?

금방 우리반의 순위는 떨어졌다. 현재순위는 5위~6위. 게다가 마지막주자만을 남겨두고있었다. 내가 그렇게 달리기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왜 나를 명단에 넣고 또 하필이면 마지막주자라니. 후우..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변을 살펴보았다. 마지막주자라서 그런지 긴장감은 한층 고조.

오고 있다. 현재 1위 주자가 오고 있었고 그 뒤를 따라서 주자들이 우리에게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1위 주자가 같은 팀 마지막 주자에게로 바통터치하고 그 마지막주자는 이미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나도 서서히 뛰며 뒤로 손을 내밀고 바통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탁하니 물체의 느낌이 손끝으로 전해져온다. 드디어인가.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숨을 내쉴 필요는 없다. 오로지 뛰는 것만을 생각한다. 저 나를 앞지르고 있는 주자들은 이미 나보다도 가까이 골라인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현재 내 순위는 6위의 하위권.

만회한다. 어떻게해서든 만회한다.

이미 나는 무아지경으로 빠져들었다. 미친 듯이. 심장의 박동소리가 빨라지고. 숨이 거칠어져도 잠시 어떠한 하고 있던 생각도 잊어버리고 그저 '달리고 있다'는 본능에 내 몸을 맡겼다.

달리면서 바람저항이 크다. 가을이라서 선선한 바람도 불어오고 있었는데 달리고 있다보니 꽤나 싸한 바람이 나의 얼굴을 때린다.

먼저 내 가까이에 달리고 있던 녀석을 제쳤다. 현재 내 순위는 5위. 아직은 한참 멀었다.

그리고 4위. 3위는 현재 비슷비슷하게 달리고 있다. 그것이 내 현재목표. 나는 속력을 더 가속했다. 뒤에서 치고나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인지 4위와 3위인 녀석도 속력을 내고 있었지만 이미 내가 제쳐서 3위가 된 상태였다.

"오오오!!"

환호성은 더욱 더 커져만 간다. 이것은 어떠한 환호성인가.

나에 대한 환호성? 아니다. 그저 막바지에 이르러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미래의 기대감에 빠진 관중들이 내지르는 환호성이다.

가려져있는 머리카락이 바람때문에 올려지고 얼굴이 서서히 드러났다. 지금은 상관없다.어차피 끝나고나면 다시 머리내리면 되니까. 나의 회색빛 눈이 가지고 있는 시야가 유난히도 빛나보였다.

더욱 더 빠르게. 더. 더. 더. 더.

심장을 더 펌프질 한다. 격차는 얼마없다. 2위는 순식간이다.

2위와 위치가 비슷해졌다. 이제는 앞지르는 일만 남을 뿐. 나는 온 힘을 다해서 2위까지 제치고야 말았다. 거리가 벌어지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없다. 이제 남은 것은...

1위와의 대결.

1위의 빨강색팀. 이 팀 정말 극과 극을 오간다. 처음에 1등. 중간에 하위권. 막판에서도 다시 1등. 대체 이 팀은 어떻게 되먹은 모양이냐?

그러한 겨를도 없이 1위는 골지점으로 달려나갔다.

하필이면 힘을 빠져나가는데...얼마남지 않았는데....

'제길…제길…제길…'

빌어먹을!!!!!!

몸은 이미 지쳤다고 힘이 빠지고 있었지만 내 의지의 힘이 빠진 것은 아니다. 그냥 의지력으로 달린다. 속력은 더욱 더 가속화. 이미 내가 달리고 있는 한계속도를 넘어선 느낌이다.

가까워진다. 1위와의 거리가.

나는 더 의지를 발휘하고 이미 미쳐버렸다. 정신은 온데간데 없고 달리는 미친 놈이 한명이 있을 뿐이었다.

달린다. 달리고 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달리고 있는 것이 느껴지지않는다.

그저...뭐라고 해야할까....?

내가 이렇게 적극적인 놈이었나...?

전혀 관심조차도 없었고 어쩌면 내 가족들때문에 달리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는데 ..그러한 이유도 이제는 사라져버리고 열성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내가 있다.

햇살도 이제는 힘을 다한 모양인지 그늘도 서서히 지고.

시각은 3시 53분. 4시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와아아아!!!"

경기가 끝났다. 승자는 빨강색 팀. 내가 열심히했지만은 결국에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었나보다. 아니 많이 아깝기도 했다. 아슬아슬하게 빨강색이 통과했기때문이다.

"후…져버렸네…"

다 달리고나서 빨강색 팀원들이 달려나와 승리한 주자를 얼싸안고 기쁨을 표시했다. 이와함께 빨강색 팀의 반 아이들 모두가 달려나왔다. 그렇게도 좋은가 이긴 게?

이긴 게 좋긴 하겠지..종합우승한 애들 모두한테 문상준다는데..게다가 아무래도 계주에서 우승한 반이 종합우승하는게 유리하지않은가? mvp는 아마도 승리한 마지막 주자일 것 같고...

지쳐버렸다. 몸의 리바운드가 찾아와서 나의 몸을 무겁게 만들었다.

털썩하고 주저앉아버렸다. 졌다고해서 그렇게 집착하지는 않았다.

그냥 만족했다. 나도 나름대로 노력을 했으니까. 비록 졌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다며 자신을 다독이고 달랜다.

결국에는 자기합리화였지만...그래도 이러는 것이 더 편하다.

"아쉽다…"

다른 녀석들도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하는 아쉬움으로 조끼를 벗고 터덜터덜 출발선으로되돌아가고 있었다. 출발선에서는 미리 다 모인 아이들이 마지막주자들을 맞이해서 격려를 하고 잘했다며 그래도 아쉽기는 하다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승패따위에는 안중에도 없었나보다. 아니 안중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끝나자마자 그렇게 서로 경쟁적으로 치열하게 뛰던 아이들도 다른 반아이들끼리 웃고 떠들고막 그랬으니까.

계주가 끝났다는 것과 함께 반의 위치로 돌아가고...승리를 한 반은 엄청 시끄럽게 떠들어댔고 다른 반 애들 역시 언제 졌냐는 듯 드디어 끝났다라며 좋게 얘기하고 있었다.

우리 반 역시 마찬가지. 다른 반 아이들처럼 열심히 뛰고 온 애들을 수고했다며 격려해주었다.

"모두 다 수고해주었다"

그리고 난 그러한 격려조차 받지 못하고 그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볼 뿐이었다.

종합우승은 예상대로 빨강색 조끼의 2-d반. mvp역시 계주의 마지막 주자였다. 상 수여와함께 간단한 폐막을 치르고서 우리는 제각기 귀가를 하였다.

"뭐…이런 거 상관없으려나…"

내가 애초에 반 녀석들에게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듣는다는 것이 말이 안되었다.

결국에 아이들에게 필요에 의해서 이용당한 꼴이었다. 이제는 쓸모가 없으니까 나에게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는 거겠지...나는 그런 것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오빠"

"…민정아?"

"아까웠어 정우야"

"서현누나?"

"수고했어 정우"

"…지현누나까지…"

사실 응원하는 사람들은 전에도 충분히 갈 기회는 많았을텐데. 아직까지도 가지 않았었나우리 가족들은?

"기다리고 있었어 오빠"

"…먼저 가지…"

"그래도 정우가 경기하는 건데! 봐야 되지 않겠어?"

"…"

"1위까지 할 수 있었는데…나는 처음에 네가 우승한 걸로 알고…"

"…"

"너무 아슬아슬하게 졌어…아깝지않아?"

"…아깝지않아"

"분하지않아?"

"분하지않아. 그냥 만족해"

"…정우…"

"돌아가자. 집에"

가족들과 함께 있음으로 인해서 나는 큰 위안을 얻었다.

"응!"

"내가 맛있는거 해줄게 정우야!"

"상처…"

"아 이거?"

"피…흐르고 있잖아"

"오빠…"

"그러고서 뛴 거야 정우…?"

내가 걸을 때마다 피가 뚝뚝하고 땅바닥에 흘러내리고 있었다.

"괜찮아. 집에 빨리 돌아가서 소독하고 밴드붙이면 되겠지 뭐"

"정우…"

"그렇게 걱정스럽다는 듯이 보면 내가 그렇잖아? 안심해"

"그렇지만…"

"괜찮아 지현누나. 나는 멀쩡하니까"

"…응"

나는 살짝 웃고는 가족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마음은 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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