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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2. Whereabouts of Mind(마음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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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리기 싫다. 이대로 편히 계속 자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서. 그녀의 향기과 그녀의 감촉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이것은 '꿈'. 현실이기도 하였지만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것은 '꿈'이다.
이 꿈의 연장선 상에서..나는 잠시 '미련'을 둔다.
깨어나면 모든 것이 깨져버리고 한 줌의 재 조차도 없이 사라져버릴 너무나도 허무한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 꿈을...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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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나의 '바램'과 다르게 금방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깨어나자마자 정신이 확연히 차렸다고해야할까. 다시 눈을 감으려고 해도 눈이 감아지지가 않는다.
"으윽…"
정신을 차리자마자 겪는 일은 통증이었다. 한 자세에서 오랫동안 있었던 탓이었는지 근육통과 비슷한 통증을 느꼈다.
시야가 가려져있어서 아직 확연히 모습이 드러나지않는다. 졸움은 사라졌는데 말이지..
"우웅…"
"…!!!"
머리카락 사이로 얼핏얼핏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다. 나는 보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서현누나는 속옷만 입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그리고 나는 서현누나의 가슴에 안겨서..계속 자고 있었다.
순백의 하얀 브래지어가 눈에 들어왔다. 봉긋이 솟아오른 가슴의 굴곡이 완벽하게 드러나고 있었고 가려야 할 부분은 브래지어로 가리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본 순간 갑자기 심장이 요동쳤고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너무 무방비해…게다가 언제 이렇게…"
분명히..아까 전에는 원피스와 비슷한 잠옷이었는데..언제 벗었지...?
게다가 아래에는 앙증맞은 하얀팬티만을 입고 있었다. 따라서 지금 그녀는 '속옷'만 입고 자고 있었던 것이다.
"아하하…"
나는 그저 헛웃음 밖에 안 나온다. 또 이런 청순하면서도 색기어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성욕'마저 들끓어올랐다. 한창 욕구불만인데 이런 상태라면 나는 지금 당장 그녀를덮쳐야 할 판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거고.
고개를 돌려서 그녀를 안 보려고하지만 남자란 무엇인가. 이런 건 유독 시선이 가는 것이 남자란 동물이 아니겠는가? 계속 유심히 지켜보게 되었다.
하얀 속옷과 어울리게 순백의 피부. 잘록한 허리. 각선미가 살아있는 기나긴 다리. 너무나도 폭신했던 봉긋 솟아오른 가슴.
"젠장…"
가슴이 자꾸 진탕된다. 못 버텨. 못 버틴다고. 이렇게 있는데 나는...친누나고 뭐고 당장에라도 때려치울 것만 같아.
반짝.
"…어라?"
"…정우…?"
그 때 눈을 반짝하고 뜨며 그녀의 눈동자와 내 눈동자가 마주쳤다.
"아하하…잘 잤어 서현누나?"
참 어색하다. 이렇게 말하면 나도 금방에라도 일어난 것만 같이 보이잖아. 나는 그 동안 누나의 몸을 훑어보고 있는 파렴치한 짓을 하고 있었는데.
"헤헤 정우야~♡"
또다시 와락하고 그녀가 나를 안아서 가슴으로 끌어당겼다. 아..폭신폭신...그런데 지금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지...?
"정우~ 잘 잤어효~?"
'뭐지 이건…'
왜 갑자기 서현누나가 혀 짧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거지..?
"으…응"
"다행이다~또 정우가 악몽 꾼 줄 알고…"
"낮에는…안 꿔"
"그래두…"
"그런데…있잖아…"
"웅?"
"서현누나 지금 상태. 봐 주었으면 하는데"
"…에?"
"자기가 지금 어떤 상태인가를…확인해 봐"
"에…에? 무슨 소리야? 어…?"
그제서야 자신이 지금 속옷만 입고 있는 것을 깨달은 서현누나.
"…"
"…"
"…에…그러니까…"
"후훙~?"
얼래...? 뭔가가..불안한데..? 서현누나가 짓고 있는 이 의미심장한 미소..
"…서현누나?"
"정우야"
"응…?"
"흥.분.했.어.?"
"…!!!!!!!!"
서현누나는 이어서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내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어때? 내 몸 보니까…흥.분.했.어?"
"…!!!"
"헤헷~♡ 정우 얼굴 빨개~!"
"놀리지마…!!"
"지금…집에는 아무도 없는데…"
"흐익…"
"단.둘.밖.에.없.는.데.~?"
"서현누나…왜 그래…"
서현누나는 이런 캐릭터가 아닌데...
"정우야…"
"…어?"
"…얼마든지 해도 상관없는데"
"…엥?"
"나랑…얼마든지 그렇고 그런 짓을 해도…"
'크아아아!!!!!!'
나는 마음 속에서 울분을 외쳐야했다.
"사람들한테…걸리지만 않으면 되잖아…단 둘 밖에 모르는 비밀로…"
그녀는 검지손가락으로 내 얼굴선을 쓸어넘겼다.
"정.우.야."
정말 치명적인 유혹이다 이거...그런데 이거 혹시...
'진심'인가...?
으..그래도 참자..참아내자 박정우...그녀의 품에 안겨있는 것만으로 욕구를 해소하자고 하지 않았는가...?
"여자의 몸은…처음이야?"
"…그만…"
"정우야…날 원해…?"
"그만해. 서현누나. 장난인 거 다 알고 있어 그러니까…"
"날 원하면…얼마든지 상대해줄게…그리고 나…"
"…"
순간 꿀꺽하고 침을 삼켰다.
"처음이야…"
"…서현누나!!!!"
"정우야…"
"그만…그만하라고…정말 이거…진심이야…?"
"응…나는…널…"
그녀는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걷어내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입술. 그녀와 나 사이의 거리는 급속하게 가까워졌다.
"이러면 안된다는 거…알고있잖아…그러니 제발…제발 서현누나…"
"…널…"
입술이 맞춰지려고 한다.
그렇지만 내 몸은 피하려고 하질 않는다. 몸은 정말로 정직한 듯. 그대로 경직이 되어 있었다.
다가온다.
다가온다.
그녀의 입술이. 붉은 앵두빛 입술이...나에게로...
"널…"
"서현누나…"
아아...정말 나쁜 사람이야 서현누나는...
참아내려고 했는데..정말 이런 거 하지 말아야 되는 거 알고 있어서..버텨내려고 하는데..
이렇게 먼저..다가가버리면..나는...나는 어떡하라는 거야...?
누나의 곁을 떠나려는 나를. 누나를 사랑해버린 나를. 이제는...
"에잇!"
딱콩!
"아얏!"
눈을 감고 그녀와의 입술이 포개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이마에 충격이 왔다.
"헤헹~속았지롱~♪"
"…어라?"
"정우 낚시 대성공!"
"어…라…?"
"역시 정우는 순수하다니까! 이러한 낚시에도 속고!"
"서현누나…"
"미안해 정우야…너를 놀리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데헷――♡"
"서현누나!!!"
"아이코!"
역시나..서현누나가 이럴 리가 없지...다행이다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내가 너무 진심으로 대했던 탓이었을까. 창피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리고 이런 서현누나의 장난에 질려버렸다.
"에휴…내가 말을 말아야지…"
"뭐야~? 은근히 기대했던 눈치인데~?"
"…"
그렇게 정곡을 지르면 어떡하라고요..
"헤헤~또 얼굴 빨개졌다~"
"…놀리지말라니까"
"너무 귀여워~♡"
나의 양 볼을 꼬집으며 이리저리 흔들고 있는 그녀.
"우으…아퐈…"
"우리 정우가 너무 귀여운 걸 어떡하라구~♡"
'으휴…'
"정우야…?"
그녀는 내가 대답을 하질 않자 꼬집던 볼을 놓았다.
"…"
"화…났어?"
뭔가 불안하고도 자책하는 표정으로 그녀는 나를 보고 있었다.
"으으…아파라…"
"나 때문에…화 났어…?"
"화 안 났어"
"화났잖아…내가 이런 장난쳐서…"
"아니야 서현누나"
"나는…그냥…정우랑…정우랑…"
"…서현누나"
"난…그저…"
도무지 미워할 수가 없었다. 나는 바로 그러한 그녀를 끌어안았다.
"…정…우야?"
"화 나지 않았다니까"
"…정말…?"
"응. 정말이야"
"정우가…화난 줄알고…"
"내가 이러한 일에 화 났겠어?"
"그렇지만 내가 너무 심하게…"
"뭐 그러한 것도 있었지만"
"…화 났잖아…"
"자꾸 그러면 정말로 화 낼 거야?"
"흐에…잘못했어요…"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쓱쓱 쓰다듬었다. 이거 정말 중독성있는 거 같아..
"정우 정말…화 안난거지?"
"그렇다니까"
"헤헤~♡ 정우야~"
그러면서 부비부비 내 품을 비비고 있는 그녀. 나는 너무나도 귀여워서 계속 머리를 보듬어주고 있었다.
"정우야…"
"응…?"
쪽.
그녀가 나에게 기습키스를 감행하였다.
"어…?"
"이건 사과의 표시~"
"…"
"그리고 있지…"
"…응?"
"나…정우랑 진심으로 하고 싶었을지도"
"…??"
"헤헷~♡ 그럼 나 먼저 씻고 있을게 천천히 일어나~"
이불을 걷고 일어나서 방문을 빠져나가는 그녀.
"옷은…언제 입으려고…?"
그녀는 여전히 속옷만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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