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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2. Whereabouts of Mind(마음의 행방)
코멘트가 조금 줄어들었군요..완결이 머지 않다보니 그런건지..
그런데 정말로 연재하다보면 '아 정말로 완결로 다가가는구나..'하고 새삼스럽게 느끼게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텍본'으로 만들지 말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텍본'을 만들게 된다면 작품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되 조금씩 수정을 하고 그리고 스토리상의 문제때문에 제가 생각해두었었지만 연재에 넣지못하였던 일명 'Secret Part'를 넣을까 하고 있습니다외전도 물론 모두 수록해 놓을 것이구요..
물론 어디까지나 '가정'입니다. 독자님들이 원하시면 만들고..아니면 반응이 미미하다하면 그냥 이 본편으로 만족을 하구요...
그리고 차기작은 거의 'DTB'확정입니다. 전부터 소재가 불쑥불쑥 올라서 '회색~'과 같이연재를 할까 했었지만 아무래도 필력이 후달리는 저인지라 그것은 무리일 것 같구요..
그래서 이 소설 왠만하면 빨리 완결을 하고. 패러디란에 하나하나씩 올릴까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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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부터 그런 작은 트러블(?)이 생기고 난 후에 나는 여간 찜찜하기 그지 없었다. 반 아이들이 노려보는 거 하며..특히나 내 옆자리에 있는 세희가 나에게로 보내고 있는 그 은은한 살기는 정말로 나를 잠도 못 자게 하고 긴장을 유지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었다.
왜 이 녀석은 나한테 화가 난 것인지..아무래도 근본적인 원인은 정시하인 것 같았지만 어째 이 녀석은 시하보다 나에게 더 화를 내고 있는 것 같았다.
"…흠…"
그리고 정시하에게도 뭔가 미묘한 게 있었다. 그러니까 물불가리지 않고 달려들던 그녀가오늘은 조금 '조급하다'라고 해야할까..? 뭔가 미묘하면서도 불안해하는 것 같았다. 어쨌든 기분도 그렇고 시하나 세희가 나한테 하는 행동도 그렇고..
오늘은 운수가 안 좋은 날인가..기분도 그다지 좋은 상태도 아니었으니..지금 내 텐션은 상당히 꿀꿀 그 자체였다.
그런 상태였는데 수업을 들을 리가 있겠는가. 안 그래도 맨날 잠만 퍼자서 선생들의 눈총을 받고 있었던 나다. 잠을 자려고는 했지만 세희의 살기때문에 도무지 어떤 행동을 할 지불안해서 잘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수업을 들으려고 하자니 지금 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무슨 수업을 자기 기분대로 듣고 있냐고 욕할 지도 모르지만 사실 누구에게나 그런 날들이 있지 않은가. 유난히도 수업을 듣기 싫을 때. 아픈 것도 아니었고 어떤 일이 벌어진 것도 아니었는데 아무 이유없이 수업을 듣기가 싫어지는 뭐 그런 거.
나는 그저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지금 내가 앉고 있는 자리는 맨 앞자리가 아니라 맨 뒷자리에 앉아있어서 멍 때리고 있어도 선생은 저 녀석이 왠일로 깨어있지라고 의문만 품을 뿐 더 이상 터치를 하려고 하지는 않은 듯 보였다.
오늘따라 상념에 잠기는 날이다. 유난히도 오늘은 잡스러운 생각들이 순식간에 생겨났다가 사라져갔다. 특히나 그 잡스러운 생각들의 중심에는 '그녀'가 있다.
자나깨나 그녀생각. 내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게되니 더욱 더 그녀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짝사랑'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어도 '가슴앓이'의 통증은 나를 계속 짓누르고 있었다.
지금도 나는 갈등하고 있다. 이중적인 대립구도로 갈라져서 내 안에서 수만가지 논쟁을 벌인다. 그녀를 사랑하지 말라는 '이성'과 자신의 마음을 숨기려고하면 안된다고 하는 '감정'이 격하게 싸우고 있었다.
'…하아…'
각오를 굳히겠다고 했는데도..그 각오에서 균열이 생겨 조금씩이지만 무너져내려간다.
내가 이리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정말 미치도록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모르겠다. 내 자신도 모르겠다. 다시 심호흡을 길게 내쉰다. 이럴 때에는 심호흡이 임시방편이지만 그나마 심신을 안정시켜준다. 후우하고 길게 호흡. 조금은 편해진 것 같다.
머리로는 그녀를 사랑하지 말아야한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마음만은 그것을 따라가지않는다. 그녀가 보고 싶다. 나에게 보여주던 그 다정한 미소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그녀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내가 보내고 있는 이 1초 1초가 모두 그녀에 관련된 것뿐.
나의 정신과 몸. 심지어 나에게 주어진 시간조차도 그녀에게로 향하고 있다.
그나마 필사적으로 이성이라는 존재만이 말리고 있다. 이 이성마저도 놓아버린다면...
'버텨라…버텨라…'
버티는 거다. 이것이 정말로 아프지만 버티는 거다. 내가 얼마나 수백번 수천번이나 각오했던 일이던가. 그 각오를 무너뜨리게 할 수는 없다. 오늘도 내일도 그저 그녀에게로 향하는 마음이 사라질 때까지 막연히 기다린다.
나는...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한번 더. 마음을 굳게 먹는다.
2교시 쉬는시간. 2-C반 교실 뒷문에 시하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바로 일어나서 그녀에게로 갔다.
"정우군~"
"…기다렸어?"
"아니. 그다지"
"그래서. 할 말이 뭐야?"
"뭔가 귀찮아하는 눈치같은데?"
이 녀석 정곡을 찔렀네..? 귀찮은 건 100%사실이었다.
"그건 아니고…10분 밖에 안되니까…"
"후응…그러면…있잖아 정우군…"
"응"
"중간고사이고 하니까…"
"중간고사…?"
잠깐 까먹고 있었다. 중간고사가 정말로 머지않았다는 거. 나는 왜 이런 부분에서만 자꾸만 잊어먹는 건지...
"…내가 사실 공부를 잘 못해서…"
"언어영역은 엄청나게 잘하잖아?"
그렇다. 이 녀석은 언어영역은 정말로 잘했다. 내가 듣기로는 언어쪽에서만큼은 학년 톱을 자랑한다고 들었는데...
"그렇지만…수학이나 영어…잘 못하는 거 알잖아…"
그런데..이 녀석 대체 왜 이런 말들을 하는 거야..?
"그래서…?"
"그러니까 오늘부터…우리 집에서 같이 공부하지 않을래?"
"…하아?"
이건 또 뭐다냐...
"정우군이…공부하는 거 도와줬으면 좋겠어…"
어이 이봐요..정시하양..? 나는 그런 거 할 재목이 전혀 안되는데..?
"…싫어하는 것은 알아…그렇지만…"
"…"
"정우군"
"…어"
"아직…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거지?"
"뭐…?"
"날…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
이 녀석...아직도 이러는 건가...
"…정시하"
"응…정우군…"
"학교 끝나고 얘기하자.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까"
나는 안 그래도 마음이 심란하기 그지없었는데 이 녀석의 이런 말들마저 들어버리게 된다면 정말로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 추스릴 시간이 절실하기만 하였다.
"…그러면…방과 후에 정우군 교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아"
"후우…"
한숨은 날이 지나가면 지나갈 수록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어떤 분의 말을 인용하자면 세상다 산 늙은이와 같다고 해야할까.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그녀를 이제 싫어하지않는다. 예전에는 죽도록 싫어했고 증오했었는데 그런 감정들은 모두 사라지고 쇠약해져만갔다. 싫지는 않다. 그녀가 나를 죽이려고는 했었지만 모두 그녀의 '애정결핍'에서 비롯되었기때문에..나는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나나 그녀는 '애정결핍'. 사랑에 목 말라하는 바보같은 종자들이다.
그래서 그녀가 싫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녀가 나를 원하는 건 확실하게 눈치채고 있다. 이런 바보같이 둔감한 나라도 그녀는 여전히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언제 받아줄 지도 모르는데 그녀는 내가 그녀를 받아들일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난 정말로 나쁜 놈이다. 정말 모순덩어리였고 사람들에게 상처만을 주는 놈이다.
확실히 그녀는 이쁘다. 외모도 물론이거니와 몸매도 좋고 무엇보다 사교성이 있어서 그녀의 주위에는 항상 시끄럽기만 하였다.
2학년 중에서 연세희와 다투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였다. 이 정도로만 보아도 그녀와 나의 차이는 천지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자격지심'을 갖고 있다. 그녀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그녀는 오히려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며 행복해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정도의 사람이라면. 충분히 행복해 질 가치가 있다.
그런데 어떻게 나같은 인간이 그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녀와 데이트를 했을때에도. 그녀가 나에게 붙어서 웃고 있는 것을 보자면 나는 차마 그녀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나는 그녀에게 이런저런 감정을 품고 있다. 그녀를 미워한 적도 있었고 그녀에게서 분노를 느낀적도 있었고 또 그녀때문에 깊은 실의와 슬픔에 빠진 적도 있었지만 나는 그녀에게 '연민'. '동정'. '미안함'. 등..절대로 '사랑'과 어울리지 않는 감정만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것은 갑자기 눈 뜨게 된 감정이었지만..그녀에게는 너무나 미안한 일이었지만..내가 사랑하는 사람..그것도 친누나를 사랑하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그것을 말하려고하자니 입이 떨어지지않는다.
두려웠다. 그녀에게 또 상처를 주게 된다는 것이.
그리고 무서웠다. 나 때문에 또다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은 그녀가 어떤 행동을 할 지.
그 때에는 분명히..나를 죽이려고 할 것임을 알기에.
'죽음'이 두렵지는 않다. 나는 이미 수 차례 자살시도를 해왔기에 이제 '죽음'이라는 건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녀가 걱정이 되었다.
사랑의 상처를 받게 된 그녀가 어떤 나날을 살아갈 것인지. 내가 '정시하'라는 한 사람의 아름다운 소녀를 영원히 망쳐버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것이 무서울 뿐이다.
한 마리의 가련한 '고슴도치'가..너무나도 걱정이 되었다...
그렇지만 말해야해. 그렇다고 미뤄둘 수는 없어.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나에게도 또 그녀에게도 가장 편한 방법인지 몰라.
'미안해'라고. 나는 너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다고. 나 같은 놈 만나지말고 다른 사람과 좋은 사랑 꾸며보라고. 이렇게 거절하기가 힘들다.
어쩌면 '친구'를 잃고 싶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연인'으로 지내기도 했었고. 그녀가나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지만..나는 그 이상의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에게 친구가 별로 없는데 그나마 있는 그녀를 잃고 싶지 않아서 이러는 것인지도 몰랐다.
우유부단하기 짝이 없다. 확실하게 끝맺음을 해야하는데.
3교시부터 방과 후 전까지 나는 정말 고심하고 갈등하고 머리를 굴려보았다. 연세희가 정시하랑 무슨 일 있냐라고 물어보아도 딱히 아무일도 없었다고 그냥 방과 후에 잠깐 얘기하기로 하였다고만 둘러대고는 다른 사람과 얘기를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방과 후, 종례시간이 끝나자 약속대로 그녀는 내 교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정우군"
"응"
"…그래서…나랑 같이 공부할 거야…?"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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