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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1. Sad Conf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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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확실히 얘기해"
"…내가 뭘…어떻게…"
"후…"
그녀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내가 대체 무슨 말을 해야 되는 건지..
"나도 사실 꺼림칙한데…"
"뭐가…?"
"확실하지도 않지만…여자의 감이랄까…"
"서현누나…?"
"후아…정우라면 충분히…반할 만도 하겠다만은…그렇다고…"
"반할 만도 하다니…?"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에 더…마음 아파 하겠지…"
"…?"
"민정이가 너 때문에 그렇다는 것은 알고있지?"
"…응"
"무슨 이유때문이라고 생각해?"
"무슨 이유라니…내가 민정이에게 소홀히해서…"
"단순히 그 이유 때문인거야?"
"그러면…"
"이 바보!!! 왜 몰라!!!"
"…에?"
"부우!!!! 정우는 바보야!!"
"…얼래?"
"민정이는 이 답답이가 뭐가 좋다고…"
"…응?"
"일단 정우가 스스로 해! 민정이를 어떻게 달래보라구!!"
"…내가 뭘 한다고…"
"으휴…이 바보…그렇지만…"
"…엉?"
"그래서…"
그녀는 내 방을 나가면서 뭐라 중얼거렸지만 뭐라하였는지 알아듣지 못하였다. 뭐지..서현누나가 나랑 얘기한 이후로 뭔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듯하였다. 내가 알지못하는..그렇지만 서현누나는 알고있는..그리고 서현누나가 내게 남기는 이상한 말들. 이것이 분명히 민정이가 상처받은 이유와 관계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는 있었지만 그 이상은 알아내지못하였다.
"그래서 네가…끌리는 건지도 몰라…정우야…"
내 방을 나가는 서현누나의 얼굴에는. 홍조가 살짝 여려져있었다.
"하암~"
하품을 길게 내뱉었다. 이제 저녁인가..나도 슬슬 나가서 저녁이나 준비해야겠다. 부엌으로 가려고 방을 나서니 거실에는 오로지 소파에서 잠든 서현누나만이 있었다. 자기 방에서 자면 될 것이지 왜 여기서 자고 있는지 모르겠지만은 그래도 이불없이 자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니 좀 그래서 서현누나의 방에서 이불을 가지고 와서 이불을 덮어주었다.
"우웅…"
귀여운 표정의 서현누나는 몸을 꼬물꼬물거리며 뒤척였다. 그런 모습을 보고있자니 더더욱 귀여워졌다. 그런 나이스바디를 하고서..이런 모습이라니..순간 'good!'이라고 외칠 뻔했다.
"아무래도…서현누나는 계속 잘 것 같네…"
그렇다면 나는..민정이와 먹어야 되는 것일까. 아무래도 방에서 저녁을 먹어야할 것 같았다. 민정이는 나와 있기를 꺼려하는 것 같으니..나는 앞치마를 두르고 저녁준비를 하였다.어차피 서현누나는 자고 있으니까 저녁을 만드는데에는 덜 힘들어질 것 같았다. 은근히 서현누나가 많이 먹어서였는데 이상하게도 서현누나는 전혀 살이 찌는 체질이 아닌 것 같았다. 누나의 생활을 봐서는 따로 몸매관리도 하지 않는 것 같은데..정말 완벽하디 완벽하다. 이 자매들은.
나는 분주히 저녁을 준비했다. 그렇지만 민정이가 저녁을 먹으려는지는 의문이었다. 그래도 설득은 해봐야되겠지..? 나는 반찬과 밥을 모두 식탁에 놓아두고서 민정이와 지현누나의 방에 똑똑하고 문을 두드렸다.
똑똑.
반응이 없다. 다시한번 두드려보아도 반응이 없었다. 혹시 나간 건가...? 나는 방문을 열었다. 방문을 열고보니..민정이가 있었다.
이인용침대에서 아랫침대를 쓰는 민정이는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 그녀의 단발머리는 헝클어져있었고 자신의 다리를 팔로 감싸고 고개를 숙인 채로 웅크리고 있는 그녀. 나는 그걸보면서 그녀에게 더더욱 용서를 구하지 못할 것 같았다.
"…오…빠…?"
"응. 민정아"
"여기에는…왜 왔어…"
단호하면서도 차가운어조였지만 그 목소리에는 진한 떨림이 있었다. 많이 울고 난 후에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민정아…"
"…얘기했었잖아. 오빠랑 할 이야기 없다고"
"…그래도…"
"미워…"
"…"
"너무나도 미워…"
"…민정아"
"내 마음을 왜…알아주지 못하고…"
"…미안해"
"미안하다면 다야…?"
"민정아…내가 너무 너에게…소홀히했어…"
"…그것이 아냐"
"…뭐?"
"그게 아니라구…"
"…"
나는 아랫침대에 기어들어와서 웅크리고 있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
그것때문에 당황을 한 모양이었는지 고개를 든 민정이의 얼굴은 잔뜩 눈물이 흐른 모양이었다.
"미안해…널 울려서…"
"그것이 아냐…"
"…?"
"이렇게 손을 뻗으면…"
그녀는 내 가슴에 손을 얹었다.
"너무나도 가까운데…왜…"
"…민정아"
"내 마음은 왜…이 곳에 닿지 못하는 걸까…"
"민정아…"
"한 소녀가 있었어"
"…응?"
"그 소녀는…너무나도 바보같이 자기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였어…"
"…"
"그 소녀의 마음 속에는 한 사람이 있었어. 가장 가까이에서…그 소녀를 봐주고 지켜주고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을…"
"…"
"하지만 그 소녀는 알지못했어. 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그 바보같은 소녀는…그 소중한 사람에게 너무나도 매몰차게 굴었어. 자신이 진심으로 그러는 것이 아니었는데도. 단지…그 사람을 한심하다고 여기는 주위의 분위기에 휩쓸려버려서…"
"…"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로 마음이 가 있었어. 그 소녀와는 다르게 그 사람이 마음을 준 그녀는…그 사람에게 너무나도 잘 대해주었어…그리고 그녀는…그소녀와 다르게 그 소녀조차도 감탄할 만큼 아름다웠고. 그 소녀와 다르게 배려심도 깊었어…그래서 그 사람은 항상 소녀가 아닌…그녀를 바라보게 되었지…"
"…"
"그것이 불안했어. 자신이 냉정하고 매몰차게 굴었던 그 사람이…나를 봐주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보는 것에 대해서…왜 불안했던 것인지는 몰라했었어…그렇지만 머지않아서…자신은…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었다고 알아버린거야…"
"…"
"언제부터였는지는 몰라…단순히 좋아하게 되어버렸는 지도 몰라…하지만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게되니 자연히 공허함을 느끼게되었어…자신의 곁에서 항상 아무런 불만없이 있어주는 그 사람이 없게되니까…묵묵히 내 곁에 있어주는 그 사람이 없게되니까…"
"…"
"너무나도 늦은 후회에. 더욱 더 초조하게 되어버린 그 소녀는 질투를 하고 사랑하고 있는 그 사람을 더욱 더 냉정히 굴었어…너무나도 바보같이…그렇게하면 그 사람이 자신을 돌아봐주지않을까하는 헛된 이유에서…"
"…민정아…"
"그렇지만. 그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었어…좋아하고 있다고. 당신을 사랑하고 사랑해서 이렇게 영원히 자신의 곁을 떠나갈까봐 불안해하고 있다고…"
"…"
"내 곁을…떠나지 말아달라고…당장에라도 돌아와 자신을 껴안고…사랑해달라고…"
"…"
"하지만 그런 말을 하기에는 그 소녀는…금단의 사랑에 빠져버렸어…절대로 이루어질수없지만…그래서 더더욱 가슴이 아파서…"
"…"
"그 사람은…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소녀를 눈치채지 못하고…지금까지…"
"…민정아"
"그 소녀는…화가 났어. 왜 인지 알아? 너무나도 몰라주어서…이런 마음을 몰라주고…단지…단지…"
"…"
"'소중한가족이자 여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
"그 사람은…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어…그냥…어찌보면 그 소녀가 여동생이라는 이유로 곁에 있었는지 몰라…하지만 그것조차도 없었다면…당장에라도 그 사람은 소녀의 곁을 영영 떠나버렸을지 모르니까"
"…민정아…넌…"
"하지만 언젠가…영원히 알아주지도 못하겠지만…그 소녀는…그 마음이…그 사람에게 닿기를 바라고 있어…단순히 나의 이기심이자…너무나도 죄를 지었던 그 사람에게…사랑한다는 마음을…표현하고. 말해주고 싶다고…그것이 닿지않을지라도…그 사람이…당연히 거부하겠지만…그래도…"
"…"
"이 마음을.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었어"
"…박민정…"
그녀는 나에게 안겨왔다. 아아..나는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둔감하고 둔감해서…아직까지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내가…
"이렇게. 얘기해줘야 알겠어…오빠?"
"…"
"이렇게 얘기해줘야…이 마음에…닿을 수 있는 거야…?"
"…"
"흐…끄흐…흑…"
그녀에게서 다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안 그래도 울었는데 또다시 울음보가 터져버린 너무나도 연약하고..연약한...동생.
"흐아아앙!!"
내 품에서 울고 있었다. 내 옷을 꽉 붙잡고서..너무나도 참고 참아왔던 서러운 눈물을..토해내었다.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는 걸로..그녀의 마음이 풀리게 될까..?
"정말 오빠는…초둔감바보오타쿠야…"
"아아…그렇지…"
"바보야…정말…게다가 짐승…"
"짐승은 아니라고…?"
"그럼 뭔데…?"
"나는 진짜로…지현누나를 덮치진 않았어"
"바보!!"
퍽!!
"끄윽!"
"그런 말을…꼭 해야겠어?"
"…미안"
"어차피. 받아주지 않을 거지…?"
"…"
"그렇지만. 얘기할 거라고 스스로에게 맹세했어. 그러니까…"
그녀는 내 품에 안겨있던 것을 빠져나와서..
자신의 입술을..내 입술로 가져다대었다.
막아야했다. 정말로 막아야했다. 하지만..난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당신의 마음에 닿기 위해서…"
그녀의 입술과 내 입술이 겹쳐졌다. 나는 그 자리에 멈춰있었지만..
그녀가 스스로 다가와서..나와 입맞춤을 나누고 있었다.
입맞춤을 나누며..자신의 팔로 내 몸을 감싸안고...
속삭인다.
"오빠…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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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아..오글오글...
죄송합니다. 어제 30만기념연참을 하지 못했어요..하지만!!!
오늘은...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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