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180화 (1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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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1. Sad Conf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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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언니 일어나"

"지현아 아침이야 일어나야지"

"우응…"

이런 지현누나라도 아침때에는 영 맥을 못 추는 것 같았다. 미인은 잠꾸러기라고..서현누나도 그렇고 지현누나도 그렇고..미인이면 다 잠꾸러기인건가...?

내 품에 얼굴을 파묻고 얼굴을 비비적거리며 일어나기 절대로 싫은 듯 서현누나가 잡아당기고 있어도 일어나려고 하지 않았다.

"지현이에게…이런 면도 있을 줄이야…"

"나도 몰랐어…"

나도 완벽할 줄만 알았던(요리빼고)지현누나에게 이런 면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못했다. 그런 지현누나를 보고 있자면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보통 지현누나를 보면 뭐라고해야할까..인간이 아닌 듯한 느낌? 원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인데 지현누나를 보고 있으면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짐승오타쿠"

이제 민정이에게 범한 오타쿠를 벗어나 짐승오타쿠로 불리는 나. 민정이는 나를 부글부글분노에 찬 눈빛으로 나를 무섭게 째려보고 있었다. 나를 변태의 지존으로 몰고가는 눈빛같았다.

"변태잖아"

"…엥?"

민정이에게 독심술이 있었나..? 어떻게 내가 생각한 것을...

"오타쿠는 얼굴이 보이지않아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몰라도 성격은 단순하니까"

"…아항"

순간 수긍해버렸다.

"인정하네?"

"아니야!!!"

"지현언니를 더…덮치…"

잠깐 스톱!!! 난 하지 않았다고!! 몇 번을 얘기해야 알아듣겠냐!!!

"정말로 안 덮친거지?"

"…그래"

"잠깐 말을 머뭇거린 건 뭐야?"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런다!"

"뭐가 어이가 없는데?"

"내가 친누나를 덮쳐? 내가 그런 놈으로 보이냐?"

"그…그건 아니지만…"

"하아…내가 이런 패륜행동을 할 리가 있겠냐고…"

"남자는 다 늑대이고…언니도 예쁜 데다가 게다가 한 침대에 있으면…친동생이라도…"

아아. 민정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는 알고 있다. 나도 지현누나나 서현누나같은 사람들을 보면 아무리 친누나라고 해도 심장이 두근두근하다. 예쁜 여자를 보면 사족을 못 쓰는 보통 남자들과 다를 바 없는 나였다. 그래서 그러한 욕망이 드는 건 당연한 이유다. 그리고 나는 지현누나에게 그러한 욕망을 품었었다(꿈에서). 그렇다고는 해도 나는 그러한 파렴치한 행동을 할 정도로 개념없는 놈이 아닌데다가 그런 행동을 할 용기도 없다.

그런데..지현누나랑 한 침대에서 푹 안겨있는 상태로 있으면 나도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게다가 욕망을 불러일으키게만드는 그러한 외모를 가지고 계시는 지현누나. 정말 신이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려는 농간이었다. 게다가 나..상당한 욕구불만이다. 친누나에게까지 욕망을 품어버린. 어차피 애정결핍이었지만...

정말 애정결핍이 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했다.

"정우야"

"…넵"

반사적으로 비굴모드. 어찌되었든 나는 이 상황을 해명해야 되는 상황이었고 서현누나는 게다가..화나는 것보다 더 무서운 뭔가 흉흉한 오오라를 풍기는 미소를 짓고 계셨다. 그런오오라를 느끼고 있으면 당연히 비굴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라고 나는 변명한다.

"정우는 계속 이러고 있는 걸까나~?"

"…!!!"

"정우 혹시…지현이를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

"…?"

"이성으로써"

"…내가 그럴 리가…"

"…그러면 빨리 떨어지지 그래 짐승오타쿠?"

짐승오타쿠라는 별명이 입에 붙어버린 민정이. 하아..바보오타쿠에서 업그레이드가 되어버려서 나는 점점 민정이에게 '악'으로 찍히는 계기가 되었다. 원래부터 '악'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그래도 나는 민정이와 화해했다고 생각했는데..끄흑..그간 공들여왔던 관계가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짐승오타쿠?"

"옙…"

시종일관 화르르륵..하는 분노의 이글아이를 펼치시며 이게 무슨 사람 염장지르냐!!하는 얼굴의 민정양은 어째 더 분노한 것 같았다.

"…더 맞아야 겠다"

"…헉?"

"죽어!! 이 초둔감왕바보짐승오타쿠!!!!"

초둔감바보오타쿠에서..어째 '왕'이 붙은 거냐..? 아니 잠깐만..내가 이런 말을 할 때가 아닌 것 같은데..? 지금 당장...

분노의 스크류펀치를 날리는 민정이를 피해야...

젠장...늦었다...

퍼억!!!!!!

"에고고…"

아프다. 되게 아프다. 여태까지 민정이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맞아봤지만 이 만큼 아픈 주먹은 없었다. 새로이 민정이의 파워가 갱신되어서 가면 갈 수록 민정이 특유의 회전력을 가미한 스크류펀치는 날로 강해질 것 같았다.

끄흑..나는 샌드백이야..그렇지..샌드백인거지..?

지금 이런 내가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현누나는 잠자는 여신님의 포스를 보여주시며 나를 껴안고 주무시고 계셨다. 어째 일어날 생각을 안 하나..토요일 주말이다 보니 학교도 안 가고 그러니까 오늘은 아예 계속 잠을 자겠다는 계획인가..?

그러면..나는 계속 맞아야 되는 거..?

민정이와 서현누나는 절래절래 고개를 흔드는 모습. 벌써 우리들을 깨우러 내 방에 들어온지 30분가까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턱하니 다리를 내 다리 위에 얹어놓는 지현누나. 게다가..

"우응…"

"…어라?"

내 얼굴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더니 안아버린다. 마치 곰인형 껴안고 자는 듯이.

누나의 가슴에 파묻혀 시야가 안 보이게 된 나. 뭉클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이런 나에게 혹은 모든 남자들에게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행운이고 행복한 상황일테지만..왜 이렇게 타이밍이 안 좋은 거냐고!!! 이거 100% 지현누나를 추종하는 광신도들이 보면 나를 때려죽일 기세다. 또 문제는..

화르르르륵...

민정이는 물론이고 서현누나까지도 불타버렸다는 거지...

'아하하…'

난 오늘 죽을 운명인 건가...?

"민정아?"

"알고있어 언니"

"참~부럽다~그치?"

"그럼그럼. 참 부러워~"

둘이서 만담을 주고받는데 정말로 소름이 쫘악하니 끼쳤다. 이건 꿈에서 늘 겪었던 내가 죽는 장면이 저절로 연상이 되었다.

"지현이는…일어난 거 아니었나?"

"그러게…지현언니는 우리들 보라고 그러는 것 같은데…"

"설마…지현이가 이렇게 대담할 리가 없지…"

"그렇지…이건 잠버릇이겠지…그렇다면 문제는…"

"정우겠지(짐승오타쿠겠지)"

이구동성으로 말하면서. 민정이와 서현누나는...

"정우를 진정으로 반성하게 만들어야겠어"

아마. 나에게 분노의 연수합격을 펼치실 모양이다.

민정이야 그렇다쳐도 서현누나에게도 이런 괴력이 뿜어져 나올 줄은 몰랐다. 나는 그 자리에서 계속 맞아야만했다. 그런데 교묘하게도 내 등만을 때리고 있느라 지현누나에게만은 아무런 피해가 가지 않았다. 왜 자매들이 하나같이 주먹이 쎈지...서현누나만은 그러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었는데..

"후응…정우…"

나는 지금 지현누나의 가슴에 파묻힌 상태다. 게다가 글래머라서 상당히 부드럽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지현누나가 이리저리 뒤척이며 비비적거리고 있으면..끄아...

반면에 등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정말로 짜릿했다. 등에 피멍이 생긴 것 같았다. 몇분 간의연수합격으로 인한 반동으로 서현누나와 민정이는 이제 때릴 힘도 없었지만은..아프긴 정말로 아팠다. 민정이 펀치만으로도 아파죽겠는데...

"어라…민정이랑…서현언니…?"

내가 다 맞고나서야 일어나는 지현누나. 끄흑..왜 지금에야 일어나냐고요...

"지현아(지현언니) 드디어 일어났네"

"왜 그래…?"

"하도 안 일어나니까 그렇지!"

"에…?"

"우리가 얼마나 깨웠는데!"

"…못 들었어"

그걸로 해결이 됩니까요!!! 나는 아파죽겠다구요!!!

"지현아"

"응 언니"

"정우랑…어제 했어…?"

"에…?"

"어제…'금단의 사랑'을 나누었냐구…"

왜 얘기가 그런 것으로 가는 겁니까...

"…에?"

"지현언니"

"…대체 왜 그래?"

"오타쿠랑…새벽에…아무 일도 없었지?"

"…아무 일이라니?"

"그러니까…세…섹…"

잠깐...뒤의 얘기하려는 말은 무언가 절대로 위험한 느낌인데..? 그런데 나는 푹 파묻힌 상태라 뭐라 얘기를 꺼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떨어지려고 바둥거려도 지현누나가 나를 꽉 안고있느라 떨어지지도 않고..서서히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잠깐 그 전에!! 정우 좀 어떻게 해 봐!"

"어떻게라니…아!!"

"웁웁!!!"

살려줘...숨 막혀....

그제서야 느슨해지는 지현누나의 품. 나는 재빨리 품에서 빠져나왔다.

"헥…헥…"

"정우야?"

"…?"

"좋았어?"

"…응?"

"좋았냐구…?"

"이…이…짐승오타쿠주제에…"

어째 아까 전의 분위기가 되풀이 된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하하…아하하…"

이제서야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살아나고보니 지옥인 듯하다.

'..나 좀 살려줘요...'

"―――――데헷♡"

그 와중에. 지현누나는 알 수 없는 귀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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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이번 파트도 초반에는...가볍게...(너무 가벼운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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