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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0. Long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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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이 몽롱하다.
아직도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왜…"
지현누나와 왜 키스를 한 것일까..그녀는 나의 친누나. 그녀와 그렇게 키스를 하며 사랑을표현하는 것은 '금단'. 내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었다.
그런데 빌어먹게도..나도 모르게 그녀와의 키스에 동조. 아니 동조를 한 것이 아니라 그녀를 더욱 품에 안으며 키스를 했다는 거야...
'죄책감'.
나는 야구장에서 그녀와 키스를 한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는데...꿈에서 왜 그녀가 나타나서 나와 입을 맞춘 것일까.
'게다가 그녀와 키스를 하면서 그녀를 갖고 싶다는 욕망이 들어버렸다'
그녀의 모든 것을. 몸도 마음도. 모두.
"나 정말 미쳤나보다…"
나의 내면의 세계에서..꿈에서...
"꿈…?"
꿈이라고 하기에는...그녀의 얼굴이..그녀가 흐르고 있는 눈물이 생생히 기억났다.
"아니지…절대 아니지…"
누나가 절대로 그럴 사람 아니지..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왜 나한테 키스를 하겠어..
'애정결핍'.
그 하나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나는 누구에게라도 애정을 받고 싶었나보다. 지금 현재의나로선 가장 관계가 가까운 사람은 지현누나였으니...지현누나가 꿈 속에서 나타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라고 자기합리화.
그녀를 보기 더 부끄러워졌다. 창피해서 그녀를 볼 면목이 없었다.
친누나에게 그러한 욕망을 품어버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니까.
"그저 '한밤의 꿈'. 그거일 뿐이야"
기분이 묘했다.
"하아…"
태양이 떠오른 듯 빛이 창문을 통해 비춰진다. 이제 나는 학교에 가야 될 시간이었다.
똑똑.
"누구…?"
"정우"
"…!!!"
지현누나였다.
"…왜?"
"학교…같이 가자…"
그녀와 함게 가기 부끄러웠다. 그녀의 얼굴을 보면 그 때의 꿈을 상기시킬까봐...
"…안돼?"
"…조금 기다려줄 수 있어?"
"응…"
"그렇다면…"
"기다리고 있을게"
"…응"
나는 방을 나왔다. 그리고 그녀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
"…"
서로 간에 할 말이 없다.
"…좋은아침"
"…응"
아하하...나 진짜 왜 이러냐...그녀의 얼굴을 볼 때마다 심장이 자꾸만 두근거렸다.
'설마…'
에이 아니지. 그럴 리가 있겠냐. 꿈이야 꿈. 정신차려 박정우. 너는 그저 외로워서 그랬을 뿐이야.
나는 아하하하고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로 들어서면서 스치며 본 그녀의 슬픈 미소는...
꿈에서 그녀가 나에게 보여주었던 그러한 표정이었다.
"정우"
둘이서의 등굣길. 서현누나도 민정이도 여전히 꿈나라여서 식탁에 아침을 차려두고 둘이서 현관문을 나섰다.
"왜?"
"…왜 그래?"
"뭐…뭐가?"
"그냥. 자꾸 내 시선을 외면하는 것 같아서"
"하…하…그럴 리가 있겠어?"
사실이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었다. 그녀의 얼굴을 보면 나는 '죄인'이라고 느낄 것 같았다.
"그럼. 내 얼굴을 봐"
"…!!"
"정우"
"…응?"
"고개를 돌려서 나를 봐줘"
"…"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슬픈 얼굴이 한 눈에 들어왔다. 젠장..보기가 창피하잖아...
"…지현누나"
"응…"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
"…"
아나 대체 나 왜 이러냐고요...
"정우는…"
"응?"
"…사랑하는 사람 없다고 했지?"
"…어"
"그러면…내가…너의…"
"…??"
"으응. 아니야. 아직은 얘기하지 않을래"
"…"
"정우는…기다려주면 되는 거야"
기다려..? 대체 뭐를...?
"…정우는 내 마음 받아주었으니까"
"…뭐?"
"꿈이…아니니까…"
.....그녀가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우"
"응?"
"늦겠다. 빨리 가자"
그녀는 내 손을 턱하니 잡고 종종걸음으로 학교를 향했다.
"그럼 나중에 보자"
"응"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 나도 2-c의 교실문을 열었다. 교실문을 열자마자 들어오는 것은 아이들 모두의 눈초리와 선생의 싸늘한 표정.
"박정우?"
"네…?"
"내가 분명히. 등교시간이 빨라졌다고 얘기했을텐데?"
"…"
"밖에 나가 서 있어"
"…"
에휴...저 선생은 왜 나를 안 잡아먹어서 난리인지...
담임은 나에게 늦지말라고 경고를 준 후. 교무실로 돌아갔다. 나는 그제서야 교실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다.
"그건 그렇고…"
'꿈이…아니니까…'
그녀가 한 이 말이 자꾸만 걸린다. 꿈이 아니라고..? 뭔 꿈...?
"대체 뭐지…"
"어이 박정우"
"엉?"
"뭔 생각하고 있어?"
"아 그냥…"
"1교시 담임시간이라고? 준비해야지"
"뭘?"
"시험준비"
"뭔 시험?"
"쪽지시험 본다고 했는데…너 학급게시판 안 보냐?"
"…??"
"하긴. 네가 볼 리가 있겠느냐만은…"
"이번에 쪽지시험 못 보면 방과 후에 남아서 이거 다시 봐야 돼"
"…!!!"
"학급게시판에 그렇게 써져있었어"
"…"
"에고…네 신세는 항상 불쌍하기만 하구나…"
"…"
.....할 말이 없다.
"그럼 잘해 봐"
"야 선생왔다"
"차렷. 선생님께 경례"
"안녕하세요!"
"시험준비 모두 해 왔겠지?"
"…"
"그럼 빈 종이 하나 꺼내서 시험을 보도록 하겠다"
"그만! 맨 뒷사람이 걷도록 해"
이거 대체 뭐다냐...도통 뭐가 뭔지 모르겠네...나는 청소당번 끝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학교 끝나고 남아야 되는 거야...?
"나는 그 동안 채점을 할 거니까 조용히 있도록 해"
"…"
정말 포스가 철철 넘쳐흐른다. 저 담임.
어차피 머지않아 사라질 존재지만.
"호명한 사람은 방과 후에 남아있어. 청소까지 하도록 하고"
"나이스! 나 청소당번이었는데!"
"3번 김서진"
"케엑!!"
"다행인 줄 알아라 이 녀석아"
"푸하하하!!"
"13번 박정우"
"…예상대로다"
"저 녀석. 오늘 하는 것도 몰랐을 걸?"
"뭔가 불쌍하다…"
"잠신…"
"시체는 말이 없다고들 하잖아?"
"크크큭!! 그거 말 된다!"
"푸하하!!"
"조용히 해"
"…"
"박정우"
"네?"
"너 다 틀렸어"
"…"
"오늘 쪽지시험 하는 것은 알고는 있었어?"
"…"
"아예 몰랐다는 거구나"
"…죄송합니다"
"오늘 박정우 너 혼자만 남아라"
"…!!!!"
"다른 애들은 그래도 어떻게든 맞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데 너는 백지장이잖아"
"…"
"오늘. 남아라"
"…"
진짜...제대로 찍혔구만...
"박정우 고맙다!"
"니 덕분에 살았다!"
"우효!! 나이스!!!"
이거..분명히 사람 염장지르는 거지..?
"시체"
"왜 부르냐?"
"담임때문에 고생이 많다…"
선생들이 나를 모두 싫어해서 이런 취급은 적응이 되었다. 고생이랄 것도 없었다.
"…"
나는 방과 후에 담임의 공언대로 혼자서 청소를 하고 쪽지시험을 다시 보게 되었다.
슥..슥...
빗자루로 쓰레기를 열심히 쓸고..걸레를 빨고 바닥을 닦았다.
'너는 분하지도 않냐?'
"…"
화가 나는 건 사실이었지만 잘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저 내 신세가 이러려니하고 순응할 수 밖에 없었다.
드르륵..
"…"
"박정우"
"…"
말하기도 귀찮다.
"…"
싸늘한 그녀의 표정. 여전히 딱딱하고 아무런 감정이 드러나 있지 않았다. 꽃밭에서 해바라기를 볼 때 빼고는 전혀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다.
슥...슥...
"…!!"
그녀는 청소도구에서 빗자루를 꺼내더니 쓸기 시작했다.
"…"
빗자루로 쓰레기를 쓸고 걸레를 화장실로 갖고가서 빨아오더니 교탁과 칠판을 닦았다.
"…제가 하겠습니다"
"…쪽지시험 빨리 봐야 될 거 아니야?"
"…"
...사람 동정하는 거냐...이러한 동정따위는 받고 싶지 않아.
"…동정입니까?"
"…!!"
그녀는 잠깐 흠칫하였다.
"혼자서 청소하는 거 보니까 불쌍해져서 동정하는 거냐고요"
"…"
"청소는 알아서 하겠습니다. 청소끝나면 알리러 올 테니까 돌아가주세요"
"…"
"선생님이 먼저 이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러니…"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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