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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0. Longing
우엉...
노을빛으로 물드는 언덕님 제 소설 봐 주셔서 감사드리구 군대 잘 갔다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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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다~"
우리들은 여기저기 사람들에게 여기서 제일 가까운 문고가 어디있냐고 물으면서 그들의 지시에 따라서 도착하였다.
"이제 그럼 책 사러 Go~"
책이 사방천지에 있으니 그녀는 매우 들떠보였다. 팔짱을 끼고서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나 나를 끌고다녔으니..
"이 책 살까? 이 책살까?"
"…그냥 알아서 골라"
"무라카미하루키 최신작 1Q84도 엄청 재미있어보이구…"
"누나 일본소설 좋아하는 것 같다?"
"응. 국적은 따지지는 않는데 유독 일본소설이 재미있어서"
"여태까지 얘기한 것이 모두 일본소설이라서…"
"정우도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읽어봐"
"뭐 있는데?"
"나도 잘 모르는데…'상실의 시대'. 이거 명작 중의 명작이야"
"흐음…"
"그리고…도쿄타워라던가…연애시대라던가…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던가"
"죄다 일본소설. 미국에서 구할 수 있어?"
'응. 내 룸메이트. 일본인이었다구?"
"그 룸메이트의 영향이구만…"
"한국인은 없지만…중국이라던가 일본인은 좀 있어서…"
"뭐 다른 책은 추천안해?"
"추리물도 좋아해서…코난도일이라던가 애거서 크리스티소설도 좋아하고…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도 좋아해"
"…"
"파울로 코엘료의 11분이라던가 연금술사도 재미있게 읽었어. 베르나르 베르베르소설도즐겨 읽고"
"…나는 도통 뭐가 뭔지…"
"연금술사"
"응?"
"이거 꼭 읽어봐. 너한테는 많은 도움이 될 거야"
"…"
"민정이 선물 사러 가야지?"
"선물?"
"냉정과 열정사이를 말이야"
"…두권이라며?"
"응 다 사게. 그리고 1Q84도 살 거야"
"…그 세권만 사게?"
"토익문제집도 사야된다고 얘기했다구"
"돈 꽤나 많이 깨지겠다"
"괜찮아 괜찮아~이 정도는~"
"일단 소설코너가 어디있는 지 봐야지"
"응"
"정우야"
"엉?"
그녀가 원하던 책을 다 사고. 우리들은 다시 밖으로 빠져나왔다. 나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는가 싶었다.
"저녁 먹을래? 사줄게"
"사준다고?"
이게 왠 떡이냐..
"응"
"민정이는 어쩌고?"
"민정이는 친구만나러가서 둘이서 먹으라고 했어"
"진짜 사주게?"
"응! 내가 명색이 정우 큰누나인데…그런 거 못해주겠어?"
"그럼 잘 먹을게"
"뭐 먹으러 갈까?"
"누나가 먹고 싶은 거"
"우유부단하게 굴지 말구~ 먹고 싶은 거 말해"
"…고기 구워먹으러 가자"
"삼결살? 갈비?"
"삼겹살"
"그럼 삽겹살 구워먹으러 가자~"
지글지글...
어쩌다보니 문고에서 바로 집으로 돌아가면 되었을 것을 저녁까지 둘이서 먹게되었다. 그녀는 열심히 집게로 고기를 굽고 있는 중. 정작 가자고 한 사람은 나였는데 더 열성적이었다.
"이제 먹자"
"응"
"정우야"
"…??"
"앙~"
상추쌈을 나에게 건네주며 '아~'하라고 권하고 있는 그녀.
나는 심히 당황스러웠다. 이런 행복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라..꿈에도 전혀 겪지 않을 것같았던 이런 상황...정말 부끄러웠다.
대신에 주변에 있는 남자들의 시샘에 찬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나 팔 아퍼~빨리 앙~."
"…아"
결국 받아먹으며 오물오물.
"맛있지?"
"…"
내가 대답을 할 리가 있나...그냥 맛있다고 끄덕끄덕.
"히힛~한개 더 싸줄까?"
도리도리.
"왜?"
나는 손가락으로 누나 안 먹었으니까 먹으라고 했다.
"정우야"
"??"
"나도 상추쌈해서 먹여줘. 정우 먹여줬으니까"
"…"
끄덕끄덕.
"헤헤~"
나는 상추쌈에 고기와 채소. 쌈장을 얹어서 말아 손으로 건넸다.
"앙~"
기쁘다는 듯이 냉큼 받아먹는 서현누나. 오물오물 먹는 것이 꼭 귀여운 강아지 같았다.
"…"
이런 서현누나를 보면..두근두근하다...
"웅?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아니…"
"그럼?"
"그냥. 누나가 맛있게 먹는구나 싶어서"
"누가 준 건데~"
"…"
"자주 가야겠다 정우랑"
"왜?"
"즐거워"
"즐겁다니?"
"그냥 남자친구랑 돌아다니는 것보다 훨씬 즐거운 것 같애~"
"그건 아닐 껄"
"정말로 그렇다니까?"
"…"
"고기 다 타겠다. 빨리 먹자"
"…응"
"누나 덕분에 배부르게 먹었네. 잘 먹었어"
"응. 나도 배부르다~"
"집에 돌아가서 뭐할꺼야?"
"집에 돌아가면…씻고 공부나 할까 생각 중 정우는?"
"나는…"
막상 할 것이 없다. 그냥 이런 시간에는 미연시를 했었는데 서현누나가 금지를 시킨 이상그녀의 말을 들어야했다. 한번이라도 더 걸렸다가는 그녀의 실망은 클 테니까.
"…할 것 없어?"
"누나가 산 소설. 읽어볼까?"
"그러면 그렇게 해"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옷을 갈아입고 소파에서 누나가 사 왔던 책을 가져와서 읽기시작했다.
내가 읽고 있는 소설은 '냉정과 열정 사이'. 민정이가 읽고 싶어했던 책이었다.
책을 파락파락 한 장씩 넘기며..나는 서서히 스토리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Legame'.
이거...어디서 많이 들어보았는데....
'나와 너는 인연의 사슬로 얽혀져있어'
그녀다. '정시하'.그녀가 나에게 읊조렸던 말이었다. 그녀가 나에게 좋아한다고 얘기했었던 책이...이 책이었구나...
헤어진 연인을 알게 모르게 그리워하게 된다. 다가가기에는 우리는 너무나 동 떨어져버려서....그리워하면서도 애써 모른 척하고 있다.
인연이란건 끊기 어려운 법. 모른 척하고 거부하려고 해도 자꾸만 생각이 나게 만든다.
마치..'사슬'과 같이...
"정우야"
"…!!!"
샤워를 했는지 수건만으로 몸을 가리고 내 방으로 들어오는 서현누나.
"뭐 읽어?"
"그 전에 옷 좀 입어!!!"
"옷…?"
"…"
정말 흥분제와 같았다. 그녀의 젖어있는 머리카락과 아슬아슬하게 가려진 모습을 보고 있으니...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시선을 어디에다 둬야 될 지 모르겠다.
"헤헷~싫은데?"
나를 놀리려는 모양인지 내 옆에 바짝 앉아서 내 손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
"정우는 무슨 책 읽고 있어?"
"냉정과…열정 사이"
"민정이 읽으라고 사둔건데 먼저 읽어버리네?"
"…"
"정우"
"…?"
"얼굴 빨개"
"…!!!"
다 누나 때문이잖아!!!
"흐흥~ 나 때문에 그러는 걸 까나~"
그걸 다 알면서...
"에잇~"
몸을 가리고 있던 수건을 풀려고 하자 나는 식겁.
"그만!!"
"좋으면서 뭘~"
"…"
젠장....당장에라도 불경이나 주기도문을 외워야 정신을 차릴 것 같다..그런데 이런 걸 모르고 정신은 혼미해지기까지하니...
"누나. 일단 옷 좀 입어"
"…그렇지만…"
"입으라니까!!"
"…우웅…미안"
그제서야 방으로 돌아가서 옷을 입은 그녀. 그러고서는 다시 내 방으로 들어왔다.
"정우야"
"응?"
"화 났어?"
"…"
"미안…장난이었는데…"
"화 안 났어"
"정말?"
"응"
"그러면…여기에 계속 있어도 돼?"
"…응"
"나 있지…"
"응?"
"정우 허벅지에 누워도 돼?"
"…공부는?"
"그냥…눕고 싶어서…"
"알았어. 누워"
"그럼…"
그녀는 책을 읽고 있던 내 다리를 베개삼아 누워버렸다.
"편해~"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
"불편하지 않아?"
"…안 불편해"
"…"
"그런데…졸려…"
"자…잠깐…"
나와 돌아다녀서 그런지 피로가 쌓여서 내 다리에서 잠이 든 그녀였다. 깨울까했었지만 그녀의 잠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서현누나…"
"우웅…정우야…"
"…"
나는 그런 그녀에 살짝 웃고는 그녀의 긴 머리를 쓰다듬으며...
저녁은 그렇게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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