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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0. Long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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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방불은 꺼져있다. 다만 깜깜한 밤하늘. 그것만이 보이는 아버지의 서재.
"…"
침대에는 서현누나와 지현누나가 사이좋게 잠을 자고 있었다. 서현누나도 자는 척하다가 어느샌가 잠이 든 듯. 서로 고개를 마주보며...화목하게..
창문에 가까이 다가가 밖의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새벽. 혼자만의 시간. 지지리 궁상을떨며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까?'하고 궁리만하게 되는 애매하기만한 시간이었다.
이번 9개월 동안 나는 참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절대로 화해하지 못할 것만 같았던 지현누나와 민정이랑 화해를 하였고. 나에게도 연예인친구가 생겼다. 그리고 첫 사랑 시하와 새로이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래전에 헤어졌던 서현누나가 돌아왔다.
'너는 어둠이야'
어둠..혼자. 소외받으며 살아왔던 인생. 자신을 항상 나락에 떨어트리며 자책하고 부정하기만 하였던 나에게..'변화'라는 건 우연히 찾아왔다.
'너는 빛이 되지 못해. 줄곧 어둠일 뿐이야. 아무리 네가 많은 사람들과 친해졌다고해도 그들도 언젠가는 너를 버리게 될 거야'
내 안에서..또다른 나가 부정하고 있다.
'두렵다. 버려지는 것이 두렵다'
예전에는 외로웠는데..이제는 내 주변에 사람들이 생기니 그 사람들이 혹시 나를 버릴까봐 두렵기만 하였다. 마음 속에선 항상 짐을 짊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누구와도 친해지지 못해. 오타쿠야. 히키코모리처럼 방에 처박혀 살지.
사람과 대화도 하지 않아. 그래서 그 사람의 감정같은 건 모르고 개념없이 말을 꺼내.
사람의 심정을 이해못하고. 대화도 잘 이끌지 못하니 그 사람들은 답답하기만 할 거야.
그래서 말하는 기회도 없어지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교류'가 없어져 언젠가 너는 버려질 거야. 게다가 너는 광기에 차 있어. 알고 있잖아? 너의 마음속에는 항상 광기가 존재해.
언제 폭발할 지 몰라. 폭발해서 네가 소중히 하는 사람들을 상처 입힐지 몰라.
버려지는 것도 두려워. 하지만 내 곁에 사람들을 두고 있는 것도 두려워.
나에게 '변화'라는 건 옳은 일일까? 잘못된 일일까?
알지못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해. 겪어봐야 알아.
나는...일개 겁쟁이야. 오로지 알고 있는 건 혼자서 살아가는 것 뿐.
새로운 길을 알려고 하지 않아. 안주하려고하지.
'천천히…하나하나씩…'
서현누나의 그 가르침도. 나에게는 너무나도 자신이 없는 거야.
내가 딛는 그 한 걸음은. 너무나도 천근만근 무거워.
발이 떨어지지 않아. 내딛으려고해도 두려워서..겁쟁이라서...
그러니까..나는...
'어둠'인거야. '빛'을 갈망하지만 숨어야만해. 나에게는 너무 눈부셔서...절대로 빛이 되지못해.
하지만 있잖아? '빛'이 되지 못한다고 해도...나는 '어둠'이야. 어둡고도 깜깜하고 암울하기만하지만..무엇인가를 '포용'하려고 하는 어둠.
나는 그러한 것을 꿈 꿔. 아니 바라고 있어.
'누군가를 환하게 비춰주진 못하지만 그 누군가의 모든 것을 묵묵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장점도 단점도...모두 감싸주는 '어둠'처럼...
최소한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해. 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
만약에 내가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하더라도..그러한 존재가 될 수 있기를..
그러한 것을 나는 바라고 있는 거야. 그것이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소망이겠지만.
"회장?"
"차렷. 선생님께 경례"
"안녕히가세요"
전달사항은 학급표지판을 보라는 무책임한 말과 함께 선생은 나가버렸다. 조회시간 때에는 이런 거 말해줘야 되지 않나?
"끄아~뭔가 멋있어~"
좀 저런 무뚝뚝한 담임한테 반해버린 남자아이들은 수두룩하지만말이다. 아무래도 이런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나으려나..
나는 선생과 같은 '위선자'들의 진정한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선생들이 나에게 뭐라고하든 그냥 귓구멍후비며 예예 알겠습니다하고 반성하는 척을 하면 그냥 넘어가버린다.
'위선자'
그들에게는 대한민국의 자라는 청소년들을 올바르게 길을 이끌어주어야한다는 정의감따위는 눈꼽만치도 없다. 그저 돈을 벌기위해. 가르치면서 생계를 꾸리며 살아가려는 평범한 사람들에 불과하다.
선생의 역할이라며 감정을 최대한 죽이며 학생들을 가르치려고한다. 학생들이 속을 썩여도 체벌 몇 대. 혹은 말로 반성하게 만드려고 노력한다.
나는 어른을 싫어한다. 특히나 '선생'과 같은 위선자들을 더더욱 싫어한다.
'그 사건'때. 모든 선생들이 학부모총회때 나의 퇴학을 모두 찬성했었다. 정작 나에게는 단 한 마디 훈계도 없었다. 이런 폭력학생한테는 그러한 가르칠 가치도 없었다는 얘기가 되지 않는가?
사건과 관련된 비밀리에 이루어졌었던 학부모총회때 나를 완전히 배제시키고 자신들만의 논리로 학생들을 보려는 것이 싫었다.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결과'만을 보고 그 사람들은 판단한다.
특히나..선생과 같은 족속들.
학부모야 엄연히 '외부인'이니 결과에 치중할 수 있다고 하자. 하지만 선생들은 관계자이다. 학교의 위신이 떨어진다며 숨기려고하는 교장하며..왕따인데다가 이런 폭력사건까지일으키니 아주 나를 쓰레기취급을 하는 선생들.
그 사건을 일으키기 전의 왕따였을 때..선생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줄리 있겠는가? 알면서도 모른 척한다.
그래놓고서 학생들에게 예의니 질서니 뭐니 가르친다. 사실 그거 보고 나는 비웃는다.
학교에서도 왕따니뭐니 그러한 폭력을 근절한다는 명목으로 종이 한 장 딸랑 주고서 절대로 '비밀엄수'를 한다는 될 리가 없는 거짓말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돈을 뺏긴 경험은 없습니까? 혹은 폭력을 당한 적 있습니까?'
'누군가가 맞고 있다거나 금품갈취를 당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뭐 이런 질문만 해놓고서 맨 뒷사람 시켜서 대충 걷는다. 그러고서 '비밀엄수'라고? 용기있게 써놓았다가는 되려 피만 보는데?
후에 오는 보복이 두려워 쓰지 않는 것이 100%다. 그리고 계속 겪게되어버린다. 그것이 우리. '학교라는 사회에 소외된 자'의 말로이자 비극이었다.
그리고..내가 교장 협박했을 때..이러한 협박에 왜 굴하냐고 묻고 싶었다.
나의 행동은 '불의'이다. 이 '불의'를 고쳐주고 질서를 바로잡아야된다고 몇 번이나 세뇌를 시켜버린 것이 학교다. 그런데..이 학교내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데..명백히 하극상이었고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었는데..나는 아무런 피해도 받지 않았다.
'힘'이라는 것에 굴복해버리고 학교의 위신때문에. 언제 나에 의해서 죽을지 모르는 자신의 목숨때문에 입을 굳게 다물어버린 교장. 아주 웃겼다. 정말로 웃겼다.
"박정우?"
"어이"
"박정우?"
"…예?"
언제 수업시간이 되어버린 거냐..게다가 1교시는 담임시간...이런 망상을 하다가 정신을차리니 주위의 시선들이 따가웠다.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전에는 학생들한테 존대말쓰더니 지금은 반말하고 있네...
"교과서 몇 쪽인지 알고 있어?"
"…죄송합니다"
이럴 때에는 죄송합니다라고 바로해주는 게 정석이다. 이 학교라는 빌어먹을 사회에서 적응하기 위한 수단 중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했고.
"친구들한테 물어봐서 지문읽고 해석하도록 해"
정말 싸늘하게 말하는 선생의 어조에 내 등골은 서늘하기만 했다. 햐..말로만 사람을 춥게만들어버리는 스킬..썰렁개그보다 더하면 더했다.
"…몇 쪽이야?"
옆에 있는 애들한테 물어봤다. 대답해 줄리 만무.
"…"
아직..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정말로 많았다.
"183쪽이다"
내가 알지를 못하자 한심하다는 듯 페이지를 알려주는 담임.
"…"
빌어먹을이다.
"우효~박정우를 제압하는 카리스마~"
"최고다!!"
"아주 박정우가 빌빌 거리는 구만~"
멀리서 나에 대해 뒷담화를 하는 녀석들은 여전하다.
"정우야"
"응?"
"저런 소리. 신경쓰지 않아도 돼"
"…"
"나도…사실 너에 대해서 뒷담화하기는 했었지만…이제 너는 절대로 나쁜사람이 아닌 것을 알고 있으니까…"
나쁜사람 맞다. 아주 흉악한 놈이다 나는.
"…별로. 위로해 줄 필요는 없어"
"…"
아직은 이 아이들에게 신뢰가 가지 않는다. 내가 헌신짝처럼 버려질 두려움에서. 마음을 열지 않고 있었다.
"어이 박정우"
"응?"
"담임선생이 너 좀 보자는데?"
"드디어 뜨는 건가~"
"1:1!!"
"어쩐지…첫 만남부터 이상하더니만…"
"저 녀석은 왜 선생들마다 찍히는 건지…"
"저 녀석 운명도 기구하다 참…"
"그런데 선생 진짜 예쁘지 않냐?"
"너는 아직도 그런 말이 나오냐?"
"당연하지! 좀 더 섹시하게 입고 왔으면 좋았을 걸…"
"에휴…저 선생이 예쁜 건 알겠는데. 꿈 깨라"
"저 선생이면 당연히 남자친구 있겠지"
"안정된 직업도 있겠다…외모도 좋다…게다가 선생이라 학벌도 있겠다…"
"그런데…너무 차가워"
"남자들도 다가가지 않는 거 아니야?"
"다가가기야 하겠지"
"저런 것도 매력이야"
"아주 콩깍지가 씌었구만 씌었어"
"너 지현누나 팬이지 않았냐?"
"선생의 팬이기도 해"
"언제부터 팬클럽이 생겼다고…"
"별명도 생겼어. 쿨혜연이라고"
"그거 참 맞는 별명이네…"
"이름도 예쁘지 않아…? 혜연?"
"너는 그냥 꺼져라"
"넵…"
"저 새끼. 무슨 소리 들을까?"
"그러니까…따라가볼까?"
"어차피 못 들어. 그냥 귀찮은데 있지 뭐"
"앉아"
이러한 독대는 무수히 해왔던 나이지만 저렇게 차가운선생이랑 하는 것도 처음이네..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나는 이 선생에 대해서는 그리 호감이 가지 않았다.
"너. 맨날 잔다면서?"
"…"
"게다가 일어나 있을 때에도 딴청만 피우고"
"…"
"너. 내 수업 들을 생각 있기나 한 거야?"
"…죄송합니다"
노처녀히스테리부리시나...왜 저래...?
"그리고 너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
"…!!!"
"퇴학을 당하지 않는 것이 용하다면서?"
"…"
"선생들이 얘기하던데…너 조심하라고"
"…"
"나는…너같은 학생 처음 봐"
"…"
"앞으로. 내가 있는 가운데서 자거나 딴청피우지마. 알겠어?"
"…예"
저번 담임이고 이번 담임이고 아주 나를 들들 볶는구만...?
"뭐. 상관없으려나"
나는 진짜로 상관없었다.
그런 차가운 그녀의 안에는...'알' 하나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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