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색빛 세계와 검은 동물들-154화 (15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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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0. Long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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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여기는…"

몸이 무겁다. 왜 이렇게 무거운 것일까..이상하게 전혀 못 움직이겠어...

"어…서현누나…?"

...크억!!!!!!!!!!!!!!!!!!!!!! 나는 결국 서현누나 옆에서 자고 말았단 말인가!!! 게다가 서현누나의 매끄러운다리가...내 하반신에...

"으응…정우야…"

팔은 내 몸을 감싸고 있었고 그녀의 숨이 느껴질 만큼 우리들은 달라붙어있었다. 게다가 말이야..허리쪽에서 느껴지는 가슴의 물렁한 감촉이..

"나…이러고 있어야 돼…?"

행복하다. 이것이 아니잖아!!!!

게다가..내가 너무 흥분해서였을까..내 분신이나 다름없는 것이 기둥처럼...그리고 누나의다리가 거기에 척하니 올려져 있었으니...

"…남매들끼리 뭐하는 짓인지 원…"

전혀 이해가지 않는다. 전혀전혀전혀..이 상황을 이해 못하겠다고!!!

분명히 여기에서 자라는 소리를 듣고 마지못해 누웠다. 그리고 눈을 감고 모처럼 악몽을꾸지 않고 좋은 꿈을 꾸었다.

게다가 말이야..누나의 파자마는 이미 다 풀어질 대로 풀어져 검은색의 브래지어가 다 보이고..

"으응~"

끄아!!! 비비적거리지마!!! 게다가 누나는 내 몸을 더 끌어당겨서 바짝 붙여버렸다.

"…나 학교 가야 되거든요…서현누나?"

"우웅~ 정우야…"

내가 무슨 곰돌이인형도아니고..왜 이렇게 껴안고 있어...게다가 무슨 꿈을 꾸는 지 내 이름을 왜 이렇게 불러?

"서현언니?"

"…!!!!"

하필이면 이럴 때 지현누나가 들어올 줄이야..

"서현언니랑…에…?"

"…"

이런. 눈이 딱 마주쳐버렸다.

"하하…안녕…?"

"정…우…?"

젠장....

"정우…"

나는 어떻게든 벗어나서 학교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지현누나는 나에게 정말 실망한 듯이 표정이 차갑기 그지 없었다.

"하아…"

왜 이러는 거냐 오늘..오늘 무슨 운수가 대흉인가...

"왜…서현언니 방에서…"

"…그게 말이지…"

"서현언니랑…같이…"

"…"

당연히 그런 상황이었으니 누나가 실망할 법도 하지..남매끼리 대체 뭔 짓거리를 하고 있냐고..

"하암~ 잘 잤네~어~지현이네?"

"서현언니"

"오랜만이야~"

눈치채지 못한 듯 반갑게 인사하는 서현누나.

"서현언니"

"웅?"

"정우랑 같이 잤어?"

"웅"

"왜?"

"오랜만에 내가 같이 자자고 했지"

"…!!"

표정은 더 어두워지는 지현누나.

"뭘 어때 남매사이끼리…"

"그것이 아니라…"

"지현아?"

"언니 지금 거울 봐봐"

"응? 거울?"

파자마가 전부 다 풀어져있었고 검정색 브래지어가 훤히 보였다. 그리고 헝클어진 머리카락.

"어…내가 왜 옷이 벗겨져있는 거지…?"

"…"

나도 몰라요...왜 벗겨져 있는 건지...

"언니"

"응?"

"정우랑 그냥 자기만 했어?"

"응"

"…"

"정우야"

"응?"

"네가 일어났을 때에도 이랬어?"

"어"

"…내가 잠버릇이 안 좋나 보네…미안 지현아. 앞으로 조심할게"

"…알았어"

"그건 그렇고. 배고프다~정우야?"

"응?"

"나랑 같이 밥이나 하자"

"…응"

오해는 풀린 것 같았지만 지현누나의 분위기는 한 없이 어두웠고 나와 서현누나는 그러한 그녀를 눈치보면서 조심조심 밥을 먹었다.

"그럼 잘 다녀와~"

"서현누나는 어디 안 나가?"

"응. 나야 좀 쉬고 슬슬 취업준비하게"

"아…"

"나도 이제 일해야지"

"정우"

"응?"

"가자"

"…어"

"지현아"

"어?"

"아무 일 없었어. 걱정하지마"

"…응"

둘만의 등굣길. 너무나도 어색했다. 요새 지현누나와의 관계도 완전회 회복되었던 것도 같은데 지금은 전혀 영 아니올시다였다.

야구장에서 키스를 했고. 무엇보다 오늘의 오해때문에...나한테 이런저런 실망도 많이 있겠지..배려심많은 그녀는 그러한 것을 애써 내색하지 않는 거다.

"…"

"…"

무언가 말을 하려고해도 어떻게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아직도 덥기만한 9월. 수능이 2개월 밖에 남지 않은 지현누나와 그리고 머잖아 수능을 준비해야하는 나.

"…어제 고기먹으려고 했었는데"

"…"

"지현누나가 안 들어오니까…다음으로 미루었어"

"…"

"지현누나가 늦게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하니까…"

"…"

"지현누나"

"…응…"

"서현누나도 왔으니까 같이 고기 한 번 먹으러 가자"

"…"

"그럴 시간…없으려나?"

"…알겠어. 시간 있으면 주말에 가자"

"응"

그래도. 어색하기는 매 한가지였다.

"그럼 갈게"

"응. 집에서 보자"

"…"

그녀와 헤어지고 나는 교실에 들어갔다. 이 시간이면 당연히 세이프이겠지..?

드르륵....

"…얼래?"

왜..학생들이 모두 앉아있는 것이고...게다가 선생님이 있는 거지...

"13번 박정우 맞지?"

"네…"

"등교시간이 빨라진 거. 알고있어?"

"…아니요"

이건 또 뭔소리다냐...등교시간이 빨라졌다니? 나 그런 거 전혀 못들었는데..?

"다음부터 일찍일찍 오도록 해. 등교시간은 7시 40분까지 이니까"

정말 새로운 담임선생은 전혀 적응이 되지 않을 것만 같단 말야...여태까지 선생들은 나에게 '반감'을 품고는 있었지만 이건 뭔가...

어떻게 예전의 지현누나보다 더 차갑게 얘기할 수 있는 거지...?

"박정우. 선생님한테 진짜 제대로 찍혔나 보네?"

"…그 선생 말투 진짜 딱딱한 거 알아?"

"로봇도 아니고…"

"그렇게 예쁜 로봇 봤어?"

"넌 예쁘면 장땡이냐고!!"

"흐앗!"

"조회시간도 간단해. 그냥 차렷 인사하고 출석부르고 그냥 인사하면 끝이야. 알아서 하라는 듯이…시간표변경이라든가 2학기 되면 이런 거 있을텐데…"

"진짜 냉혈한이라니까? 선생 중에서 제일 차가운 것 같아"

"남자 수학선생보다 더 하다니까?"

"…"

"아무튼 무서워죽겠어…"

여자아이들은 새로 온 담임선생이 너무 딱딱하다며 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었고. 남자아이들도 예쁘면 용서가 다 된다는 편도 있었지만 그다지 그렇게 좋지 않게 보는 편도 있었다.

"…"

나는 길을 지나가고 있는 담임선생을 그저 창가에서 무심히 바라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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